여행(Travel)이야기들/재밋는 중국여행

소주,운하와 정원의 도시 소주를 가다

향기男 피스톨金 2006. 2. 13. 15:09

 

 

         운하와 정원의 도시 소주를 가다

 

▲ 졸정원 풍경 1
ⓒ2006 변종만
소주는 도시 자체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고, '하늘에는 천당이 있고, 땅에는 소주와 항주가 있다(上有天堂, 下有蘇杭)'는 말이 있을 만큼 중국에서 자연 경관이 아름다운 곳으로 손꼽힌다.

또한 양자강 삼각주 평원 위에 자리잡고 있어 토질이 좋고 자원이 풍부하며, '동양의 베니스'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물의 도시다. 상업도시로 교통이 매우 발달했고, 중국의 4대 부촌에 걸맞게 아름다운 정원들이 많다.

 
▲ 졸정원 풍경 1
ⓒ2006 변종만
전체 면적 8488㎢ 중 평원이 4654㎢를 차지해 농업과 공업(실크), 민물 털게(양정호 털게) 양식으로 고수익을 얻고 있다. 하지만 산을 구경하려면 차로 두세 시간을 달려야 겨우 등산을 할 수 있다. 총인구 570여만 명 중 100여만 명이 시내에 거주한다.

25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역사문화 도시답게 사주지부(絲綢之府, 비단의 도시), 어미지향(魚米之鄕, 바다가 가까워 살기 좋은 곳), 원림지도(園林之都, 정원의 도시) 등으로도 불린다. 특히 '천하의 원림은 강남에 있고, 그중 소주의 정원이 가장 으뜸이다'라는 말과 어울리는 200여개 정원 중 10군데가 복원돼 관광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그 중 진대의 시 한 구절 '졸자지위정(拙者之爲政, 어리석은 자가 정치를 한다)'에서 이름 지어진 졸정원은 암행어사였던 왕헌신이 관직에서 추방되어 고향에 돌아온 후 38년간 건축해 만든 개인정원이다. 부지의 60% 정도가 연못이고 물 주변에 누각이나 정자 등이 있으나 일부만 공개되고 있다.

누각에서 보면 불빛에 의해 무지개가 뜬 것처럼 보이고, 창문에 테이프를 붙여 밖에 눈이 내리는 것 같고, 술 먹은 사람이 취한 모습을 보이지 않도록 정원 다리를 갈지자로 만든 것이 이채롭다.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높은 탑이 정원 연못에 그림자가 비치도록 조성한 것을 보면 건축의 극치라고 불릴 만하다.

 
▲ 호구탑 오르는 길의 역사물
ⓒ2006 변종만
호구는 원래 춘추시대 오나라의 왕 합려의 묘지였다. 호구라는 이름은 장례를 지낸 3일째 되던 날 백호 한 마리가 나타나 능을 지켰다는 전설에서 유래했으나, 호구 전체의 모습이 호랑이의 생김새를 닮아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높이 40m의 언덕인 호구의 정상에는 소주의 상징인 일명 호구탑이 있다. 높이 47.5m의 호구탑은 소주에서 가장 쉽게 눈에 띄는 건축물로 일명 운암사탑이라고 하며 1~6층까지는 북서쪽으로 4도 기울어지고 7층만 반듯해 균형을 잡고 있다.

부부인 간장과 부여가 칼 검지를 만들었다는 시검석, 던진 돌이 바위 위에 앉으면 아들을 본다는 침석, 비밀 통로를 만들고 비밀이 지켜지도록 사람들을 칼로 죽여 바위가 피색을 띠고 있는 천인석, 비밀 통로를 찾으려고 파다 만들어진 검지, 서시가 거울로 보았다는 우물 쌍청교, 바보 스님이 판 우물 한인천이 있다.

물이 풍부한 이곳에선 어디를 가든 수로(운하)와 명청 양식인 뾰족한 처마 끝이 날카롭게 하늘로 향한 지붕을 볼 수 있다. 호구탑을 보고 출구 쪽으로 나가면 멋진 수로와 지붕이 기다린다.

▲ 한산사 1
ⓒ2006 변종만
한산사(寒山寺)는 기인인 한산(寒山)과 습득(拾得)이 살았다고 해서 묘리보명탑원(妙利普名塔院)이라는 긴 이름을 버리고 다시 붙여진 사찰이다. 매년 12월 31일 일본의 한산사 스님들이 직접 참여해 이루어진다는 108번 타종식으로 더 유명해진 곳이다. 대대로 원수 관계였던 집안의 원한을 풀고 친구로 사이좋게 지냈다는 한산과 습득 스님이 우정을 나눈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탑 2층에 올라 사찰 주변의 풍경까지 관람할 수 있다.

한산사 종소리가 들리니 시 한수로 소주에서 제일 유명한 시인이 된 장계라는 사람이 지었다는 풍교야박(楓橋夜泊)이 생각난다.

落烏啼霜滿天 달은 지고 까마귀는 우는데 하늘 가득 서리가 내리네
江楓漁火對愁眠 풍교에는 고깃배 등불을 마주하여 시름 속에 자고
姑蘇城外寒山寺 고소성 밖 한산사에는
夜半鐘聲到客船 한밤중에 종소리가 객선에 이르네

한산사의 산문 앞에 걸려 있는 다리는 강촌교(江村橋)이고, 시에 나오는 풍교(楓橋)는 산문(山門) 오른쪽으로 꺾어 200m 정도 가면 있다.

▲ 한산스님과 습득스님
ⓒ2006 변종만
실크공장에 들어가면 누에고치틀, 고치에서 뽑은 실로 천을 짜는 모습, 실크로 만든 제품들을 쇼핑하는 코너, 패션쇼를 하는 무대가 연결되어 있다. 누에고치를 뜨거운 물에 넣어 실을 뽑아내는 과정을 견학하다 보면 번데기를 많이 본다. 누에가 두 개나 들어 있는 고치는 얽혀 있어서 수공으로 하나씩 ∩ 모양의 대나무에 10개씩 꼽는다. 이불솜을 네 귀퉁이에서 잡아당겨도 끊어지지 않는다.

[오마이뉴스 2006-01-27 12:14]    
[오마이뉴스 변종만 기자]

 

 

 

***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 K.622 아다지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