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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크루즈 여행…바다의 낭만, 이벤트의 즐거움에 빠져

향기男 피스톨金 2006. 2. 13. 16:50

 

               동남아 크루즈 여행…

 

                   바다의 낭만,

 

          이벤트의 즐거움에 빠져보세요

크루즈에만 오르면 고정관념이 사라진다. 현실감을 잃는다. 즉 ‘환’, 비현실 공간 속으로 들어서고 만다.

 

특급호텔 크루즈는 분명 황량하던 바다에 사치를 불어넣으며, 여행 마니아들의 호기심을 한껏 자극한다.

 

과거엔 소수의 부유층이 즐기던 여행수단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100만원대의 저렴한 상품이 즐비하다.

 

가족은 물론 연인들의 이색관광 상품으로도 손색이 없다. 일단 크루즈에 몸을 실으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게 중평이다.

 

#싱가포르가 이제는 미항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그 바다 위로 4만5000t급의 하얀 프린세스호가 만국기를 펄럭이며 떠 있다.

 

이곳 선착장에서 주 2회 출항한다. 정원 1500명의 매머드급이다. 첫 번째 목적지는 말레이시아. 선착장 주변의 관광객들이 앞다퉈 사진기 셔터를 눌러댄다.

 

 

“일주일 넘게 배안에서 어떻게 보내죠?”

“걱정 마세요. 놀거리가 너무 많아 걱정입니다.”

 

호기롭게 웃어보이던 가이드가 손가락으로 저 넓은 바다를 가리킨다. 설레는 마음으로 배에 오른 이방인, 애써 웃는다. 크루즈 여행의 포인트는 실시간 펼쳐지는 이벤트를 잘 활용하는 것.

 

갑판 입구에 그날그날의 이벤트가 빼곡이 공지된다. 댄스파티와 선상 만찬, 그리고 각종 공연까지….

 

요란한 뱃고동 소리와 함께 묵직한 선체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선장의 손에 모든 걸 내맡긴 배는 잔잔한 바다를 호기롭게 가른다.

 

 

#싱가포르에서 출발한 지 8시간. 기항지인 말레이반도의 남서부, 말라카 해협에 도착한다. 인구 36만명의 항구도시다.

 

14세기 수마트라 섬에서 온 파라메스바라가 이곳을 중심으로 이슬람 왕국을 건설했다. 지리적 조건 때문인지 동서 무역의 중계지로 번창했다.

 

 이곳에서 4일간 머문다. 낮에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등 여러 항구를 떠돌며 시내 관광을 즐기고, 밤이면 선상에서 준비한 다양한 이브닝 파티에 참가한다.

 

말레이시아를 등지고 13시간 걸려 도착한 곳은 태국의 푸껫. 변화무쌍한 색상의 바다는 어느 새 항구에 가까워질수록 발 아래의 바다를 투명하게 물들인다.

 

수면에서 보이는 푸껫은 쓰나미의 아픈 상처 따위는 치유된 듯 보인다. 오히려 깨끗해졌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푸껫의 안다만해는 신비스런 바다 빛을 실시간 연출한다.

 

커다란 창문 너머로 넘실대는 바다를 보는 것도 모자라, 가이드의 손에 이끌려 찾아간 곳은 코끼리 트래킹 체험의 장. 육중한 코끼리 등에 올라 산길을 한참 올라 삼림욕에 빠져있다 보니,

 

정신까지도 맑아지는 느낌이다. 푸껫에서 맛있는 타이식 요리로 저녁을 즐기고 다시 갑판으로 올랐다.

 

 

#푸껫의 매력에 빠져 한숨 자고 일어나니 어느 새 배는 망망대해에 떠 있다. 다음날 아침, 선상에서는 ‘와~’ 하는 짧은 함성이 터져 나왔다. 페낭의 공연단이 선상을 향해 공연을 펼치고 있다.

 

댄서들의 춤사위가 흥겹다. 빨리 공연단을 맞이하고 싶은데, 심술 맞은 선장이 배를 천천히 움직인다.

 

페낭 관광을 마친 뒤 선상에서의 마지막 날. 갑판에서는 시원한 버드와이저 맥주를 홀짝이는 관광객들이 지난 여행을 추억하는 듯 서성인다.

 

 밤새 달려온 배는 어느 새 도착 기항지인 싱가포르를 목전에 두고 있다.

김지만 기자(manji@heraldm.com)

 

 

 

 

***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 K.622 아다지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