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들/세 상 칼럼들

사촌이 땅사면 배가 아프다

향기男 피스톨金 2006. 2. 20. 12:28

          

          사촌이 땅사면 배가 아프다  

 

 

  

 子貢問曰: 有一言而可以終身行之者乎, 子曰: 其恕乎

[자공이 묻기를 한마디의 말로 평생토록 실행 할만한 것이 있습니까?

이에 공자는 그것은 용서일 것이다]

 

짧은 말 한마디 말로 평생토록 실행할 만한 말이 있느냐는 자공의 물음에 공자는 다른 사람도 자신처럼 용서하고 사랑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통상 사람들은 출항하는 배에는 많은 사람들이 전송하고 있지만, 입항하는 배에는 별로 환영하는 사람이 없다.

출항하는 배의 앞날은 예측하기 어렵다.

항해 중에 풍랑을 만나 침몰할 지도 모르는데 왜? 성대하게 전송한단 말인가?

 

[사촌이 땅을사면 배가 아프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속담을 [사촌이 땅을 살 경우 그것이 부러워서 배가 아프다] 라고 해석하고 있다.

이것은 인간의 마음 속에 들어 있는 부정적 감정인 시기와 질투를 단 한 마디의 말로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핵가족제도의 후유증인지 왠지 다른 사람이 잘 되면 배가 아프다.  

무엇 때문인지 다른 사람이 좀 높아지면 그를 깎아 내리고 싶어지고  누군가가 그에 대해 좋은 말, 칭찬의 말을 하면 어떻게 해서든지 그의 약점을 들추어내 추락시키려고 한다.  

 

12대 300년간 만석군의 재산을 이어간 최부잣집의 가훈은 의미가 깊다.
1)과거를 보되 진사 이상은 하지 말라
(당쟁에 얽히지 말라는 뜻)

2)재산은 만석 이상 모으지 말라(욕심을 부리지 말고 사회에 환원하라는 뜻)

3)과객(過客)을 후하게 대접하라(인정을 베풀어 적을 만들지 말라는 뜻).
4)흉년에는 남의 논밭을 매입하지 말라
(가진자로서 없는자를 착취하지 말라는 뜻)
.
5)최씨 가문 며느리들은 시집온 후 3년 동안 무명옷을 입어라
(검소, 절약하라는 뜻)
.
6)사방 백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상부상조하라는 뜻 ).

 

시기와 질투는 우리가 가져서는 안 되는 나쁜 감정이며 버려야 할 것들이다.  우리가 이것을 가지고 있으면 그것으로 인하여 부끄러움을 당하게 될 것이며 결국은 무서운 파국을 초래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시기와 질투가 아니라 사랑과 용서와 이해의 삶이 되어야 한다.

위의 해석은 일제 강점기때 일본에서 일부러 바꿔버린 것이라고 한다.
본래는 [사촌이 땅을 사는데 보태 줄 것이 없어 배라도 아파서 거름이라도 줘야할텐데..]
그러니까
[사촌이 땅을 사면 배라도 아파야 할텐데..] 라고 하는게 맞는것이다.

[배가 아프다]는 정 반대의 시기와 질시가 섞인 아주 나쁜 말로 일제가 바꾸어 놓아 버렸다고 한다.
우리 민족은 상대방이 잘 되면 시기하고 질투하는 민족인 냥 의식적으로 말을 바꾼 것이다.


성경을 보면 이삭이 하나님의 축복으로 하는 일마다 잘 되자 그를 시기하고 질투하는 자가 일어난 것이다.  바로 이삭이 머물러 살던 불레셋 왕 아비멜렉이다. 

 

경제적으로 보면 인간이 가지고 있는 남에게 뒤지지 않으려는 경쟁 욕구는 경제발전의 동기가 된다.

전통사회에서 사촌은 자기와 [가장 가깝고] [가장 유사하고] [가장 경쟁적일 수밖에 없는] 소중한 존재임이 분명하다.

가까운 곳으로부터 먼 곳으로, 쉬운 것으로부터 어려운 것으로, 구체적인 것에서 추상적인 것으로, 사실적인 것에서 일반적인 것으로 등의 동심원적 확대원리에 입각한 동기부여 전략은 조상들의 뛰어난 예지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자기는 아무런 변화가 없는데 사촌이 갑자기 자기 나름의 노력으로 자기가 사지 못하는 땅을 사게 되었을 경우, 단기적으로는 시기심과 질투심이 끓어오르지 않을 수 없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강렬한 경쟁의식의 유발은 충분히 경제발전의 동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경쟁의식은 [아픈 배를 고치기 위한] 끊임없는 자기노력의 [보이지 않는 손]이 발동되게 마련이다.

 

그리하여 개인의 목적달성은 물론, 가정, 사회 및 국가의 발전도 가능한 것이다. 한국의 [따라잡기 모델:catch-up model]의 성공요인은 바로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이 승화,발전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적절한 경쟁은 단기적으로는 뼈를 깎는 괴로움이 수반될 수 있겠지만 이를 극복했을 경우 자기 발전은 물론, 사회,국가 발전도 기약할 수 있다.

 

벼를 심은 논에 메기와 미꾸라지를 함께 넣어 놓으면 단기적으로 메기의 먹이인 미꾸라지에게는 엄청난 충격과 위협일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가을 수확기가 되었을 때 메기의 먹이로 모두 없어졌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미꾸라지가 메기에게 먹히지 않기 위하여 더 활발히 움직이고 체력단련을 한 결과 더 굵고 튼튼한 미꾸라지로 성장하게 된 것은 바로 경쟁의 소산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미꾸라지와 메기가 열심히 경쟁한 결과 병충해 제거는 물론 논매기도 활발하게 이루어져 풍작을 약속해주는 것이다.

 

황우석교수의 논문이 일부 조작됐다는 서울대 조사단의 공식 발표가 있자

전세계의 매체들은 대서 특필하고 우리를 조롱하는 듯 하다.

일본 신문들은 24일 황우석 교수의 논문이 조작됐다는 발표를 2-3개면에 걸쳐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일부 신문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세계 각국 과학자가 황교수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다음 연구주제를 검토해 왔는데 논문이 조작됐다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면서 [세계 과학계를 오도한 죄가 너무 크다]고 비판했다.

일부 신문 보도에서는 [그것 봐라]라는 분위기도 느껴진다.

황우석교수는 줄기세포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고 이는 한국민의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나는 지금도 이 말을 믿고싶고 기다려 보고 싶다.

子曰: 其恕乎!

우리만이라도 다시 한번 용서하고 용기를 심어줄 수는 없을까?

안타까운 일이다.

안타깝고 착잡한 마음에 횡설수설했습니다

 

 

 

 

출처; 세월따라 강물따라 김영희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 K.622 아다지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