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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우뚝 솟은 귀때기청봉, 험하기도 하여라

향기男 피스톨金 2006. 3. 1. 20:29

 

                      설악산,

 

   우뚝 솟은 귀때기청봉, 험하기도 하여라

 
▲ 점봉산에서 바라본 설악의 서북능. 왼쪽 끝이 귀때기청봉, 오른쪽 끝이 대청봉.
ⓒ2006 이현상
설악산은 탐방객 수가 2004년 12월 31일 현재 330만 명(국립공원관리공단 자료)으로, 20개의 국립공원 중 북한산(약 540만 명) 다음으로 많은 국민들이 탐방하는 곳이다. 북한산 국립공원이 서울 시내와 인근 지역에 걸쳐 있고 도봉산을 포함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으므로 실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산은 설악산이라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코오롱등산학교 정규반 41기와 암벽반 21기 수료생들의 등산모임(http://cafe.daum.net/
korock41)에서는 지난 2월 24일부터 26일까지 2박3일간 서북능 종주길에 나섰다.

전문적인 암벽 등반을 주로 하고 있지만 겨울철 워킹 산행 프로그램의 하나로 준비된 이번 설악산 서북능 종주 산행에는 모두 24명이 참가했다. 산을 제법 다녔다는 사람들에게도 고된 코스로 이름난 설악산 서북능인지라 치밀하게 식단을 준비하고 장갑, 모자, 아이젠 등 동계 산행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 대승폭포 앞을 지나는 계단.
ⓒ2006 이현상
첫날밤 장수대 야영장에서 야영을 마치고 장수대 매표소를 통해 입산한 후 대승령에 올라 본격적인 능선길 산행을 시작한다. 들머리를 남교리의 십이선녀탕으로 잡을 수도 있으나 해가 짧은 동계 산행에서는 대피소가 있는 중청까지 하루 만에 이르기에는 벅차다. 들머리를 남교리로 할 경우 대부분 능선상에서 비박(Bivouac, 노숙)을 해야 한다. 우리는 서북능을 걸쳐 중청에서 1박한 후 희운각, 양폭, 비선대로 하산할 계획이다.

▲ 대승령. 이제 본격적인 서북능 종주가 시작된다.
ⓒ2006 이현상
장수대 매표소를 지나 약 1km 정도 오르면 금강산의 구룡폭포, 개성의 박연폭포와 함께 한국 3대 폭포의 하나인 대승폭포가 나타난다. 이제 1시간 30분 정도 더 가파른 길을 오르면 대승령이다. 장수대에서 대승령까지는 보통 2시간 20분 정도 소요된다.

▲ 1289봉 오르는 길.
ⓒ2006 이현상
설악산 서북능 산행의 어려운 점은 식수를 구할 수 없다는 점과 등산로 자체가 험하다는 것이다. 대승령을 지나 대청봉 방향으로 가다 보면 곧 나타나는 1289봉이 첫 번째 험로이다. 70도 이상의 경사도를 가진 암릉을 올라서야 하는 것이다. 안전 로프가 설치되어 있지만 겨울철에는 결빙 지역이라 조심해야 한다.

▲ 우뚝 솟은 귀때기청봉을 향해 전진하는 대원들.
ⓒ2006 이현상
종주산행이 늘 그렇듯이 서북능 역시 끝없이 이어지는 능선길에서 전후좌우를 조망하는 즐거움이 대단하다. 끊임없이 높고 낮음을 반복하며 걷다 보면 어느새 남은 길보다 걸어온 길이 더욱 아득하게 멀어져 있다. 특히 설악의 서북능으로 대청봉을 향해 가다보면 왼쪽으로는 내설악과 외설악의 절경이, 오른쪽으로는 점봉산과 그 너머 백두대간으로 이어지는 첩첩산중이 산행의 피로를 잊게 한다.

▲ 1408봉을 조심스럽게 내려서고 있다.
ⓒ2006 이현상
서북능 종주에서 가장 힘든 구간은 아무래도 1408봉 오르는 길과 높이 1580m인 귀때기청봉 오르는 길이다. 1408봉은 험한 암릉을 넘어야 하는데 거의 수직에 이르는 경사도로 자칫 추락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안전로프가 설치되어 있지만 로프를 놓치지 않도록 주의하고 낙석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 귀때기청봉의 너덜지대.
ⓒ2006 이현상
서북능 종주에서 귀때기청봉만 넘어서면 여유가 생긴다. 귀때기청봉을 내려서면 한계령 갈림길이 나오고 이제부터는 완만한 능선길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산행 내내 우뚝 서서 발길을 재촉하던 귀때기청봉은 오르고 내리는 길이 온통 너덜지대(돌이 많이 깔린 비탈)다. 자칫 돌틈으로 발이라도 끼면 부상을 당할 우려가 있는 곳이다.

▲ 귀때기청봉에서 바라본 점봉산.
ⓒ2006 이현상
귀때기청봉에 올라서면 이제 대청봉이 손에 잡힐 듯하다. 귀때기청봉에서 약 40분 정도 너덜지대를 내려오면 한계령 삼거리에 도착한다. 많은 등산객들이 한계령으로 올라오거나 내려간다. 조망이 좋은 능선길이 포함되어 있고 비교적 평이한 구간이어서 당일 산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계령 갈림길에서 약 3시간, 거리로는 5.4km 정도 더 진행하면 중청대피소에 닿을 수 있다. 끝청까지는 완만한 오름길이다.

▲ 한계령 갈림길.
ⓒ2006 이현상
오후 5시 한계령 갈림길에 도착했다. 장수대 야영장에서 막영을 한 후 아침 8시에 매표소를 통과했으니 9시간 만에 도착한 것이다. 애초 계획보다는 1시간 정도 늦어졌지만 한계령으로 탈출할 정도는 아니다. 게다가 남은 구간은 평이한데다 대원들도 모두 생기를 잃지 않고 있다.

▲ 해가 지는 서쪽 하늘.
ⓒ2006 이현상
어느새 구름 사이로 해가 지고 서녁 하늘은 잠시 화려한 물감이 풀어진다. 아름다운 그림이다. 그러나 이제 곧 날이 저물 것이다. 안온한 잠자리와 따뜻한 저녁식사가 있는 중청대피소까지는 부지런한 걸음으로도 3시간은 가야 한다. 아마도 두어시간은 야간 산행을 해야할 것이다. 서둘러야 한다.

[오마이뉴스 2006-02-28 17:56]    
[오마이뉴스 이현상 기자]
 
 
덧붙이는 글
코오롱등산학교 수료생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카페(http://cafe.daum.net/korock41)에서 함께 한 산행 기록입니다. 2편에서는 중청에서 희운각, 양폭, 비선대로 하산한 기록이 이어집니다.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 K.622 아다지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