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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끄는 제주도 관광명소 ’서귀포’] 혼저옵서예

향기男 피스톨金 2006. 3. 24. 02:05

 

                 눈길끄는 제주도

 

         관광명소 ’서귀포’ 혼저옵서예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물놀이도 즐기고 영화도 보세요.”

2002년 월드컵 이후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서귀포 제주월드컵경기장이 레저·문화 복합공간으로 탈바꿈하면서 제주의 대표적 관광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기장으로 꼽히는 제주월드컵경기장에 들어선 시설은 제주워터월드와 닥종이 인형 박물관,세계성문화박물관,익스트림 아일랜드,롯데 시네마 등. 경기장의 야간조명 시설이 완공되는 5월쯤엔 야간관광 명소로도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제주워터월드=

 

제주도 최초의 실내 물놀이 테마공원인 제주워터월드는 경기장의 창고 등을 개조해 만든 레저 공간. 파도치는 바다를 연상하게 하는 파도풀과 초당 1.5m 유속으로 흐르는 길이 200m의 유수풀,짜릿한 스릴감이 압권인 2개의 슬라이더,그리고 어린이를 위한 아쿠아플레이 등 다양한 물놀이 시설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수영장을 비롯해 사우나,찜질방,야외 선탠장도 갖춰 물놀이를 겸한 휴식도 가능하다. 특히 1㎞ 길이의 경기장 스탠드는 조깅이나 산책로로 이용되는 것은 물론 경기장의 푸른 잔디와 서귀포의 옥색 바다를 배경으로 자전거를 타는 공간으로 거듭났다.

 

조만간 화산 분출물인 송이석 분말을 지하수와 섞은 화산수도 선보일 예정이다. 1200명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제주워터파크 입장료는 어른 2만5000원,어린이 2만원(064-739-1930).

 

◇닥종이 인형 박물관=

 

귀마개를 하고 연을 날리는 아이들,딱지치기를 하는 아이들,널뛰기를 하는 아이들,고무줄 놀이를 하는 아이들…. 익살스런 표정의 닥종이 인형 230여 점을 전시한 닥종이 인형 박물관은 동심의 세계로 시간여행을 온 듯 내내 미소를 짓게 한다.

 

닥종이 인형은 닥나무 껍질로 만든 우리의 전통 한지 닥종이를 겹겹이 붙여 만든 것으로 1990년대 초부터 닥종이인형 만들기에 전념해온 박순애 선생과 그의 제자 23명이 참여해 만든 작품들이다. 전시관내 작품들은 옛날 옛적에,학교 풍경,가족,꽃 시리즈 등 다양한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이밖에 1954년 대통령컵 골프대회,1962년 해녀 매스게임,잊혀진 CF 등 희귀 영상을 감상하거나 DJ박스,추억의 교실 등을 통해 과거로의 시간 여행도 경험할 수 있다. 입장료는 어른 6000원,어린이 4000원(064-739-3905).

 

 

◇익스트림 아일랜드=

 

움직이는 의자에 앉아 입체영상물을 즐기는 익스트림 아일랜드는 4D 특수효과를 가미해 가상체험의 현실감을 극대화시켜 준다. 관람객의 좌석이 상승과 하강을 반복해 직접 공룡과 싸우는 것 같은 체험을 함으로써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관람료는 어른 6000원,어린이 4000원(064-739-0051)..

 

 

◇세계성문화박물관=

 

고대에서 현대까지 인류의 성문화를 엿볼 수 있는 세계성문화박물관에는 카마수트라,춘화 등 2000여점의 성 유물이 전시돼 있다. 남자 성기를 연상케 하는 커다란 대포와 여자 성기를 닮은 기암괴석 사진이 눈길을 끈다. 입장료 7000원으로 미성년자는 출입 금지(064-739-0059).

제주=박강섭 기자 kspark@kmib.co.kr

 

 

 

[제주 중문단지 산책길] 드라마 주인공 처럼

 

[국민일보 2006-03-23 15:42]

 


“평범한 결혼식은 싫다.”

 

영화나 드라마의 주인공을 닮고 싶은 신세대 커플을 중심으로 교회처럼 꾸며진 휴양지의 예식장에서 결혼식과 허니문을 겸하는 ‘채플 웨딩(Chapel Wedding)’이 늘고 있다. 일본의 경우 해외에서의 채플 웨딩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일부 상류층이나 연예인이 채플 웨딩으로 화제에 올랐을 뿐이다.

 

하지만 이젠 제주도에서도 채플 웨딩을 올릴 수 있게 됐다. 섭지코지의 올인하우스와 제주하얏트호텔이 이같은 형태의 예식장을 잇달아 선보였기 때문이다. 제주도 채플 웨딩은 비용도 외국보다 저렴해 벌써부터 예약이 쇄도하고 있다.

 

◇올인하우스=

 

제주 섭지코지에 위치한 올인하우스는 드라마 ‘올인’의 소품을 전시한 드라마 기념관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실제로 결혼식을 올릴 수 있도록 채플 웨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드라마 속 인하와 수연이 사랑을 확인하고 맹세한 웨딩 채플에서 지금까지 11쌍이 결혼식을 올렸다.

 

올인하우스의 채플 웨딩은 신부가 예식을 주관하는 게 특징. 신랑신부 메이크업을 비롯해 웨딩드레스와 턱시도,야외 촬영에 필요한 의상과 소품까지 모두 원스톱 맞춤 서비스로 진행된다. 가격은 150만원부터(064-782-7800).

 

◇하얏트호텔=

 

지난 2월에 오픈한 하얏트호텔의 레인보우 웨딩 채플은 유리창을 통해 제주 바다가 한 눈에 들어와 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긴다. 신랑신부가 걸어 나오면 바닥에 7가지 빛깔의 안개가 깔려 마치 무지개를 걷는 듯 황홀감을 맛보게 된다.

 

주례,싱어,피아니스트 사례금과 코디네이터,웨딩부케 등이 포함된 예식 비용은 98만∼148만원으로 결혼식은 목사가 진행한다. 호텔 숙박비와 웨딩드레스 대여료,호텔에서의 리셉션 비용은 별도. 예식에 참가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결혼식이 인터넷으로 생중계되는 것도 특징이다

(064-739-1297).

박강섭 기자 kspark@kmib.co.kr

 

 

 

     제주 중문단지 산책길] 女心잡은 사색

 

                그리움을 띄우다

 

[국민일보 2006-03-23 15:42]

 


첫사랑의 추억이 빨간색 엽서를 한 자 한 자 메운다. 유채꽃 향기보다 짙은 그리움이 파도처럼 밀려와 까마득한 절벽을 오르고 클래식 선율에 취한 동박새의 춘흥은 사색에 잠긴 여심에 잔잔한 파문을 그린다. 가는 봄날이 서러운 듯 봄비에 젖어 희미해진 첫사랑의 추억이 숲속 빨간 우체통에 차곡차곡 쌓인다.

 

사색의 산책로는 제주 중문관광단지 바닷가 절벽을 걷는다.

제주 하얏트호텔에서 신라호텔을 거쳐 롯데호텔로 이어지는 약 1㎞의 바닷가 절벽 산책로는 수려한 경치에도 불구하고 늘 한적하다.

 

영화와 드라마의 단골 촬영장소로도 유명한 산책로에 인적이 드문 것은 일반인들의 접근이 자유로움에도 불구하고 호텔 구역이라 출입이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객실 창문을 열면 중문의 청옥빛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오는 하얏트호텔에서 바닷가 잔디밭으로 내려서면 산책로의 시작점이자 끝점이다. 요트 형상의 레인보우 채플 옆에 위치한 야외수영장은 이은주의 마지막 출연작인 드라마 ‘불새’에서 가든파티가 촬영됐던 곳.

 

바닷가 절벽을 따라 나무 데크를 깔아 만든 산책로는 바람에 날려온 유채 씨앗이 드문드문 무리지어 노란꽃을 활짝 피웠다. 태평양에서 밀려오는 파도가 쉼 없이 절벽에 부딪쳐 천둥소리를 내고 돈나무 숲에선 무시로 꿩이 날개를 퍼덕인다.

 

하얏트호텔 산책로는 동쪽 대포해안 주상절리대 뒤에서 솟는 해와 서쪽의 갯깍 주상절리대 뒤로 지는 해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명소. 한낮에는 요란한 엔진음과 함께 파도를 가르는 제트보트와 돛을 활짝 펼친 요트가 한 폭의 그림을 그린다.

 

산책로의 벤치는 드라마 ‘올인’이 촬영됐던 곳. 산책로는 하얏트호텔 동쪽 끝에서 중문해수욕장으로 내려가는 산책로와 신라호텔로 이어지는 산책로로 갈라진다.

 

신라호텔 숨비정원의 산책로는 숲의 닫힌 공간과 바다의 열린 공간을 교대로 조망한다. 영화 ‘쉬리’의 마지막 장면이 촬영됐던 쉬리벤치는 바다를 벗하는 열린 공간의 대명사. 3개 중 가운데 벤치가 주인공으로 두 그루의 소나무 아래 위치한 쉬리벤치와 이병헌이 묵었던 ‘이병헌룸’은 지금도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다.

 

쉬리벤치 앞에는 1996년 한미정상회담 후 김영삼 대통령과 클린턴 대통령이 제주의 푸른 바다와 유채꽃을 배경으로 기자회견을 가졌던 정상 회견장. 주변에는 나지막한 돌담에 둘러싸인 유채밭에서 유채꽃이 서둘러 꽃잎을 피우고 있다.

 

동백꽃이 뚝뚝 떨어진 산책로는 ‘첫사랑 언덕과 우체통’이란 낭만적 이름이 붙은 쉼터에서 절정을 이룬다. 울창한 해송에 둘러싸인 호젓한 쉼터는 파도가 절벽에 부딪치는 소리와 산새들의 노랫소리에도 아랑곳없이 사색에 젖거나 밀어를 나누는 연인들로 정겨운 풍경을 연출한다.

 

두 개의 벤치 사이에 세워진 청동함에는 빨간색 엽서와 필기구도 준비되어 있다. 엽서에 사연을 담아 숲속의 빨간 우체통에 넣으면 호텔에서 우표를 붙여 그리운 이에게 보내준다. 사랑하는 연인과 가족에게 보내는 엽서가 한 달 평균 500여 통이 접수될 정도로 인기.

 

은은한 클래식 선율이 흐르는 산책로를 몇 번 오르내리면 중문해수욕장으로 통하는 바다계단이 나타나고 야트막한 고개를 넘으면 롯데호텔 산책로가 펼쳐진다. 연분홍 복사꽃이 피기 시작한 산책로엔 크고 작은 3개의 풍차로 이루어진 풍차라운지가 이색적이다.

 

이곳도 영화 ‘올인’이 촬영됐던 곳으로 산책로는 이곳에서도 중문해수욕장으로 연결된다.

 

반달 모양의 중문해수욕장은 제주도 방언으로 ‘진모살’로 불린다. 길다는 뜻의 ‘진’과 모래라는 뜻의 ‘모살’이 합쳐진 말. 검은색,흰색,붉은색,회색 등 4가지색을 띤 진모살의 모래사장엔 지우개를 자처하는 파도가 연인들의 발자국을 지우고 또 지운다.

 

신라호텔 절벽 아래에 위치한 산책로 주변은 사구와 모래사장,그리고 절벽을 따라 온갖 아열대식물이 자생하는 식물원. 바위에 붙어사는 콩짜개란을 비롯해 순비기나무 등 30여 종의 난대성 식물이 동남아의 휴양지를 방불케 한다.

 

하얏트호텔 산책로 아래에 병풍처럼 늘어선 절벽은 제주도의 숨겨진 비경. 오랜 세월 파도에 깎여 둥글둥글해진 검은 현무암과 사각형 또는 육각형 돌기둥 바위들이 주상절리를 이룬다. 비록 수량은 적지만 무지개를 만드는 개다리폭포와 기묘한 형상의 바위는 한 폭의 동양화.

 

하지만 진짜 비경은 개다리폭포와 중문골프장 아래에 위치한 갯깍 주상절리대 사이의 자그마한 해수욕장. 작다는 뜻의 ‘존’과 모래라는 뜻의 ‘모살’이 합쳐져 존모살 혹은 조근모살로 불리는 해수욕장은 왕바다거북의 산란지로 밝혀진 곳이다.

 

해질 무렵 황금빛 모래가 반짝이는 존모살에서 바다 품에 안겨 산책하는 여심들로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드는 곳. 존모살은 자연이 만든 비밀의 공간이다.

제주=글·사진 박강섭 기자 kspark@kmib.co.kr

 

 

 

 

        [제주 중문단지 산책길] 여행메모

 

[국민일보 2006-03-23 15:42]

 

제주신라호텔은 결혼시즌을 맞아 결혼기념일과 허니문 패키지 상품을 선보였다.

내달부터 5월31일까지 이용 가능한 결혼기념일 패키지는 주중(화∼목요일) 28만원,주말(금∼월요일) 35만원으로 2인 조식권과 라운지 음료 이용권,사우나 이용권 등이 제공된다.

 

내년 3월 말까지 선보이는 허니문 패키지는 주말 2박 기준으로 디럭스룸 패키지 69만원,럭셔리룸 패키지 120만원,스위트룸 패키지 150만원. 스위트룸 패키지의 경우 공항 픽업 서비스 등 다양한 무료서비스 혜택이 주어진다(1588-1142).

 

탐라산업개발은 한국관광공사 선정 우수여행상품인 ‘제주 비경 발품 여행’을 내놨다. 한라산 어승생악,외돌개,개다리폭포∼존모살 해수욕장∼갯깍 주상절리대,용눈이 오름,섭지코지 등을 전용버스를 타고 둘러본다. 2박3일 일정으로 요금은 왕복항공료 등을 포함해 어른 24만원,어린이 19만2000원(1544-4118).

 

 

 

 

 

             제주 물찻오름·절물오름

 

[한겨레 2006-03-22 23:33]    

 


[한겨레]

제주도의 봄은 온통 노란색 세상이다.

성산포에서 유채꽃의 꽃망울을 터뜨린 봄 기운은 섭지코지를 넘어서 개나리와 만나 제주도의 들녘을 노랑으로 채색한다.

 

그러나 제주도의 진짜 봄은 복수초로부터 싹튼다. 이른 봄 채 녹지 않은 눈 속에서 노란 꽃망울을 내밀어 그 온기로 언 땅을 녹이며 봄기운을 지피는 얼음새꽃이야말로 진정한 봄의 전령이다.

 

물찻오름 산꼭대기 호수는 화산섬의 눈동자
아직 남은 눈 주변엔 애띤 아기얼굴 빼꼼
내려오는 길엔 기원탑에 돌 하나 얹고
발길을 절물오름으로

 

이즈음 제주도가 자랑하는 368개 오름에는 이 얼음새꽃, 곧 복수초의 향연이 한창 펼쳐지고 있다. 복수초와 더불어 제비꽃, 너도바람꽃, 노루귀, 산자고, 할미꽃, 솜방망이, 솜나물꽃, 양지꽃, 갈퀴, 별꽃, 개불알풀꽃, 광대나물꽃, 개구리발톱풀꽃 등 야생화들도 30만년 전 용암이 빚어놓은 화산섬의 신비한 바람자리를 형형색색으로 수놓을 채비를 하고 있다.

 

이성복 시인은 사진에세이집 <오름 가는 길>에서 “아름다움이란 본래 자연 속에 숨어있던 것이 우연히 드러나는 것에 불과하며, 본질적으로 자연에 뿌리 두지 않은 아름다움이란 없다고 할 것이다. 달리 말하자면 아름다움은 자연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다”고 제주도의 오름을 예찬했다.

 

북제주군 조천읍 교래리에 자리잡은 물찻오름(약717m)과 제주시 봉개동 절물오름(697m)을 오르는 오름 산행은 복수초를 비롯한 야생화의 잔치를 지켜볼 수 있는 좋은 여행길이다.

 

특히 물찻오름(검은오름)은 제주도의 368개 오름 가운데 백록담과 물장오리, 물영아리, 금오름, 동수악, 사라오름과 함께 드물게 굼부리(분화구)에 넓은 산정호수를 품고있어 자연의 신비감을 느끼게 만든다.

 

하늘을 찌를 듯 울창한 삼나무 숲 사이로 난 제1횡단도로(옛 5.16도로)인 11번 국도를 달려 물찻오름을 찾았다. 산굼부리로 접어드는 갈림길에서 900m쯤 나아가자 왼쪽으로 시멘트로 포장된 좁은 임도가 보였다. 비포장과 시멘트 포장이 번갈아 이어진 한적한 숲길을 따라 4·5킬로미터쯤 좁혀가자 물찻오름 입구가 나타났다.

 


물찻오름을 오르는 길은 산뽕나무와 떼죽나무, 좀작살나무, 산딸나무, 졸참나무, 서어나무, 꽝꽝나무 등이 어루어져 마치 산림욕장에 들어온 듯했다. 좁다란 등산길 좌우에는 복수초와 천금성, 새우난, 별꽃 등 야생화들이 수줍게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20분쯤 걸려 산 정상 부근에 이르자 탐방객들이 오며가며 하나씩 돌덩이를 보태 쌓아놓은 돌무더기와 기원탑들이 반겼다.

 

정상에 오르자 발 아래 커다란 원을 그린 잔잔한 산정호수가 쪽빛 하늘 아래 봄볕을 받으며 졸고 있었다. 김송(38·경기도 일산시 송정동)씨는 “제주도에 몇번 와보았지만 이렇게 오름이 아름다운 줄 몰랐다. 특히 산 위에 호수가 있는 것이 너무 신비롭다”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조릿대 숲을 헤치고 호수로 내려가니 맑은 물 속에 회색 빛 붕어들이 봄맞이 나들이를 하고 있는데, 건너편 응달진 골짜기에는 아직 잔설이 얼비친다. 김영훈(46·제주시 화북동)씨는 “예전에는 물찻오름에 붕어가 살지 않았는데 누군가 풀어놓는 바람에 몇해 전부터 낚시꾼들이 몰려들면서 물찻오름의 자연환경과 고즈넉한 분위기를 헤치고 있다”고 안타까와했다.

 

물찻오름을 내려오는 길에 다시 만난 기원탑에 돌을 얹으며 세계에 자랑할 만한 자연유산의 보고가 더는 파괴되지 않기를 마음 속으로 빌어본다.


물찻오름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절물오름을 찾아가자 지천으로 피어있는 복수초를 보려는 관광객들로 붐볐다. 절물자연휴양림 입구에서 나무계단 길을 지나 완만한 길을 걸어 30분 정도 올라가니 주봉인 ‘큰대나’가 반긴다. 말 발굽모양의 분화구가 펼쳐지며, 멀리 동쪽으로 성산일출봉이, 북쪽으로는 제주시가 한눈에 들어온다. 개오름과 민오름이 이웃해 있다.

 

제주도에서 10여년 전부터 오름 사진을 찍어온 사진작가 서재철(59)씨는 “오름은 제주도 자연생태계의 보고이며, 제주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자 사후세계가 결합된 의미있는 장소”라고 말했다. 그는 “제주도에 오름이 없다면 몹시 황량했을 것”이라며 “제주도 여행의 깊은 맛을 알려면 반드시 오름을 올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제주군 구좌읍 일대는 크고 작은 다양한 오름이 집단적으로 봉긋봉긋하게 솟아있어 ‘오름의 왕국’이라고 불린다. 거대한 거미가 버티고 있는 형상의 동검은이오름(거미오름·340m)과 한마리 용이 누워있는 모습을 닮은 용눈이오름(247m) 등은 봄철 유려한 곡선과 울긋불긋한 들꽃의 양탄자를 깔아놓아 오름 등산의 필수코스로 손꼽힌다.

 

용누리오름은 3차례 화산 폭발로 특이하게 분화구가 3개인데 정상에 오르면 성산일출봉과 한라산을 조망할 수 있으며, 동검은이오름은 등산입구가 원시림으로 우거져 자연경관이 빼어난 것이 특징이다.

 

 

 


제주도/글·사진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오름 사진찍기 ‘활화산 열정’

서재철씨 30여년 외길 촬영

 

“오름을 오르면 오랜 세월이 빚어낸 다양한 화산의 형체와 더불어 제주도민의 오랜 삶의 역사와 모습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제주도민은 오름에서 나서 오름을 일궈 밭을 매고 죽으면 다시 오름에 묻힙니다. 오름은 제주도민들의 삶의 터전이자 영원한 휴식처라고 할 수 있어요.”

 

제주도 남제주군 표선면 가시리에서 사진 갤러리 ‘자연사랑’을 꾸리고 있는 서재철(59·<제민일보> 편집부국장)씨는 제주도에서 첫손으로 꼽히는 오름전문 사진작가이다. 한라산에 미쳐서 72년 <제주신문>에 입사했던 그는 76년부터 86년까지 10년간 ‘한라산의 꽃’을 연재하면서 생태전문 사진기자로 이름을 날렸다.

 

“노루를 찍느라고 몇년간 산속에서 살다시피 했어요. 아내도 산을 좋아해서 토요일 저녁에는 한라산에서 함께 지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친구들이 시내에서 저를 만나기보다는 한라산에서 만나는 것이 쉽다고 말할 정도였어요.

 

” 그런 노력은 <제주도 야생화> <제주도 버섯> <제주도 새> <제주도 곤충> <제주도 말·노루> 등 ‘제주도 자연생태 시리즈’ 5권으로 열매를 맺었다.

 

“지중해 시칠리아 에트나산의 단성화산이 약 260개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제주도는 섬 전체가 특이한 화산 지형으로 단성화산인 오름이 360여개나 돼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세계자연유산으로 보호할 가치가 충분해요.” 그는 제주도의 오름은 동서쪽으로 산맥처럼 길게 늘어져 있는데 한라산의 동부 사면쪽에 가장 많이 분포된 특징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90년 창간된 <제민일보>의 사진부장겸 편집부국장 대우로 일하면서 작고한 김종철 전 제주신문 편집국장이 집필한 연재물 ‘오름나그네’의 사진을 14년간 찍어왔다. 그동안 모두 340여개의 오름을 정리해 지난 95년 오름전문 사진집 <바람의 고향 오름>과 지난해 <화산섬의 바람자리 오름>을 냈다.

 

97년부터는 몇달씩 백두산과 압록강과 두만강 지역에서 살면서 백두산 야생화 촬영에 매달리고 있다. 지난해 여름 한라산과 백두산의 야생화 60점을 정리해 ‘한라 백두 야생화의 만남’ 전을 열었으며, 현재 ‘산산진경’이라는 이름으로 백두산과 한라산의 비경을 전시하고 있다.

 

그동안 전시회 ‘제주 풍물전’(몽골 순회)과 ‘제주 해녀전’, ‘한라산 노루가족’ 등을 서울과 제주에서 열었으며, ‘제주의 사계’와 ‘한라산에서 백두까지’ 등을 선보였다. 그는 “올해에 한라산과 백두산의 야생화 사진을 정리한 사진집 <우리 산 우리 꽃>과 성산의 비경을 담은 <제주도 성산> 사진집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064)787-3110.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 가는 길

 

물찻오름은 북제주군 조천읍 교래리와 남제주군 남원읍, 남제주군 표선면 등 3개 읍면의 경계선이 마주치는 정점에 자리잡고 있다. 제주시에서 제1횡단도로(옛 5.16도로)인 11번 국도를 타고 서귀포쪽으로 오다 산굼부리로 가는 1112번 지방도를 지나쳐 900m쯤 나아가면 왼편으로 물찻오름으로 가는 시멘트 포장의 임도가 나온다.

 

절물오름은 물찻오름에서 11번 국도로 나와 제주시쪽으로 900m쯤 가다 산굼부리로 가는 1112번 지방도로로 접어들어 5분 거리에 절물자연휴양림 안내판을 따라 들어간다.

 

동검은이오름과 용눈이오름은 제주시에서 16번 국도를 타고 남제주군 성산읍쪽으로 가다 송당초교 4거리를 지나 성산읍 경계에서 들어갈 수 있다.

물찻오름에서 절물오름까지는 15분거리, 절물오름에서 동검은이오름과 용눈이오름은 각각 20분과 25분 거리이다.

 

 


◆ 여행 정보

 

오름 여행은 트레킹이나 산악자전거를 이용하는 것이 자연친화적이면서 알찬 재미를 맛볼 수 있다. 오름 여행전문 뭉치이벤트(www.뭉치.com)에서 오름 트레킹 상품을 내놓고 있으며, 오름 정보 제공과 산악자전거도 대여한다. (02)2248-9008. 투어버스여행사에서는 한국관광공사로부터 ‘2006년 국내우수관광프로그램’으로 선정된 ‘제주비경발품여행’(동부권 해안관광, 서부권 해안관광)을 판매하고 있다. (064)747-4004.

 

◆ 맛집

 

제주 국제공항 내 항아리식당(064-743-6181)은 성게국, 갈치국 등 국 전문식당이며, 신제주 연동의 왕중왕 식당(064-742-4656)은 제주도 흑돼지(근고기) 구이로 유명하다. 또 제주시 탑동의 소라횟집(064-757-9953)은 자연산 활어와 함께 존단이(상어새끼)회로 잘 알려져 있다.

 

 

 

 

 

        제주, 아직 안 가본 곳이 더 많다

 

[문화일보 2006-03-22 15:14]

 

(::‘오감 오행’ 패키지로 ‘숨은 속살 찾기’::)

 

1. 숨겨진 바다 조른모살 찾아가기 제주를 여행하려면 한 번에 다 돌아보려는 욕심을 먼저 버려야 한다. 제주는 어차피 한국인에게는 두고두고 찾아가게 될 여행지 다.

 

조바심이 나더라도 욕심을 버리고 아껴가면서 하나씩 풍경을 만나는 게 제주를 만나는 좋은 방법이다. 제주에 다녀온 여행자 들의 태반은 훑듯이 해안도로를 따라 관광지를 돌고서는, 두번째 도 똑같은 코스를 돌면서 ‘더이상 볼 게 없다’고 말하곤 한다.

 

그러나 제주는 그렇게 간단한 여행지가 아니다. 숨겨진 제주의 풍광은 이런 여행에서는 결코 속살을 드러내지 않는다.

 

먼저 꼭꼭 숨겨진 제주바다의 풍경부터 만나자. 이제 제주의 웬 만한 바다는 외지인들에게도 모두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오감 오행’ 투어의 제주 패키지 여행이 데려다주는 서귀포 색달해안 쪽은 제주 현지민들도 고개를 갸웃거리는 숨겨진 곳이다.

 

서귀포 의 하얏트호텔이 끼고 있는 중문해수욕장은 현지민들 사이에서 ‘진모살’이라고 불린다. 제주 방언으로 모살은 모래라는 뜻. 진 은 ‘길다’라는 말에서 나왔다. 그래서 진모살이란 ‘긴 모래해 안’이라는 뜻이다. 중문해수욕장의 동쪽에는 조른모살이 있다.

 

조른은 ‘좁은’이란 뜻이므로 조른 모살은 ‘좁은 백사장’이다 . 500m 정도 되는 활처럼 굽어진 흰 모래사장과 연청색 물빛은 낭만적인 분위기를 한껏 풍긴다. 워낙 아늑하게 숨어 있는 해변 이라 인적도 없고 모래사장에 발자국도 찍히지 않았다.

 

돗자리를 깔아놓고 책을 읽는다든지, 하염없이 밀려드는 파도를 보면서 앉아있는 일. 도시의 삶에서 꿈꾸던 완벽한 ‘휴식’의 모습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2. 오름을 찾아, 바람을 따라…

 

제주 ‘발품여행’은 말그대로 ‘발품’을 팔아야 하는 여행이다 . 패키지 여행이지만, 관광지마다 서는 버스를 타고 내리는 그런 수동적인 여행은 아니다. ‘오름’을 제발로 딛고 숨차게 오르 는 일은 자유여행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

 

제주 전역에는 모두 368개에 달하는 ‘오름’이 있다. 오름이란 제주방언으로 ‘자그마한 산’을 뜻하며 분화구를 갖고 있는 기 생화산구의 명칭이다. 초지와 억새로 뒤덮인 오름은 제주도 외의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색다른 풍광을 보여준다.

 

‘발품여 행’은 수많은 오름 중 전형적인 제주오름의 모습을 갖추고 있는 구좌읍 종달리의 ‘용눈이 오름’을 코스로 선택했다. ‘용눈이 ’란 용이 누워 있는 모습과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이름대로 용이 휘감아돌듯 구불구불한 능선이 신비한 느낌을 준다. 해발 274m지만 한라산 중산간에 있어 자체높이는 88m 정도에 불과해 그리 힘들이지 않고도 가뿐히 오를 수 있다.

 

용눈이 오름 정상에서 맞는 바다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속도는 가히 놀랄 만하다. 장정 몇명이 몸을 떠미는 듯한 엄청난 바람의 힘은 몸을 세우기도 힘들 지경. 우우 몰아치는 바람에 몸을 맡 기고 정면으로 맞서면 귓전으로 말발굽소리가 들리는 듯한 착각 마저 느끼게 된다.

 

일제히 바람을 따라 누운 억새밭 사이로 보라 색 할미꽃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바람을 피해 낮게 피운 들꽃들 이 점점이 보석처럼 뿌려져 있다.

한라산 기슭의 어리목 뒤편의 작은 오름인 어승생악 트레킹도 자 연을 만나는 각별한 재미를 안겨준다.

 

서어나무, 졸참나무, 당단 풍, 때죽나무, 팥배나무 들이 도열해 있는 1.3㎞의 울창한 숲의 터널을 지나 어승생악 정상에 오르면 탁트인 제주의 정경을 만끽 할 수 있다. 쾌청한 날에는 이 곳에서 추자도와 비양도 성산일?羞응?한눈에 내려다보인다.

 

3. 돌하르방의 개성과 해학 돌하르방은 제주의 ‘아이콘’과도 같다. 독특한 생김과 생략된 묘사가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풍긴다. 수많은 기공의 화산석을 깎 아서 만든 돌하르방은 섬세한 조각에 적합지 않은 재질 탓에 간 결한 단순미와 자연미가 물씬 풍긴다.

 

돌하르방이라면 흔히 툭튀 어나온 눈과 뭉툭한 코를 연상하지만 실제 모습은 이렇게 정형적 인 것이 아니? 돌하르방은 주로 성문 앞에 세워졌는데, 성을 지키는 수호의 기능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제주 전역에 기록 으로 남아 있는 돌하르방은 모두 48개. 이중 1개는 행방이 묘연 하고, 나머지 47개만 남아 있다. 이 돌하르방은 저마다 다른 독 특한 모습으로 조각돼 있어 하나하나 개성과 매력, 해학이 넘친 다.

 

 

이런 돌하르방의 모습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북 제주군 조천읍 북촌리의 ‘돌하르방공원’이다. 지난해 개관한 이 곳은 제주지역 예술가들이 뜻을 모아 5년여의 준비기간을 거 쳐 설립한 곳이다. 이 곳에는 제주에 남아 있는 전통적인 돌하르 방 47개를 1대1로 복원해 전시해놓았다.

 

특히 전통적인 돌하르방 외에 제주지역 예술가들이 직접 쪼아 만든 다양한 모습의 돌하르 방들은 현대적 감각의 세련된 모습으로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두 손을 허리춤에 올리고 삐딱하게 서있는 돌하르방도 있고, 두손을 크게 벌리고 사람들을 맞이하는 모습의 돌하르방도 있다.

 

돌에 숨어 있던 생생한 표정을 꺼내놓은 듯 정감 넘치는 돌하르방을 돌아보며 나지막한 돌담과 난대림 사이로 난 산책로를 따라가면 절로 마음이 푸근해진다. 공원에는 돌하르방 토기와 판화 체험공 간도 따로 마련돼 있다.

 

4. 탁월한 가격대비 만족도 저가형 패키지 여행이 고객들로부터 가장 지탄받는 점은 바로 부 실한 식사다. 한푼이라도 원가를 줄이려다보니 제대로 된 식사가 제공될 리 없다.

 

그러나 최근 들어 소비자들의 욕구가 다양화되 면서 패키지 여행상품에 따라 식사도 다양하게 제공되고 있다.

 

‘오감오행’ 제주패키지의 특징은 단연 식사다. 이틀 동안의 여 행을 기준으로 두끼의 점심식사가 제공되는데 한 끼는 성읍민속 마을에서 돼지불고기가, 또 한 끼는 하얏트 호텔 식당에서 고등 어조림이 제공된다.

 

기존 패키지는 물론, 자유여행의 경우에도 쉽게 맛볼 수 없는 호텔식사가 제공되는 것이다. 창밖으로 바다 가 한눈에 들어오는 식당에서 제공하는 싱싱한 고등어에 감자를 넣고 달큰하게 조려낸 고등어 조림은 말 그대로 오감을 만족하게 해 준다.

 

이렇게 두끼의 식사와 오름 트레킹, 조른모살 방문, 승마체험, 도예체험, 해안도로 드라이브, 섭지코지, 풍력발전소 등을 돌아 보는 이틀동안의 여행일정의 패키지 가격은 1인당 3만5000원.

 

자 유여행의 원가로 따져본다면 식사비 정도만으로 이틀동안의 관광 과 안내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동양썬라이즈 호텔(4인기준·24 시간 렌터카 제공)과 오션그랜드, 선샤인, 꼬뜨도르, 오션플로라( 이상 2인1실) 등의 숙소와 왕복항공권을 합친 패키지도 이용할 수 있는데 이런 경우, 주중 24만원, 주말 26만원선이다.

 

5. 패키지 + 자유여행 ‘나만의 여행’ 여행일정이 여유있고, 제주를 한 번에 욕심껏 둘러보고 싶다면 패키지상품과 자유여행을 섞어서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예를 들어 4박5일 일정이라면 이틀은 패키지상품을 이용하고,

 

나머지 이틀은 렌터카 등을 이용해 자유여행을 즐기는 식이다. 최근들 어 생태여행이나 레포츠 여행 등 주제에 따른 다양한 제주 패키 지 관광상품이 나와있어, 자신이 관심있는 여행상품을 선택하는 것 이 좋다.

 

이 경우 이름있는 관광지는 가이드 없이 자유여행만으 로도 무리없이 찾아다닐 수 있으므로 패키지상품은 개인적으로 찾기 어려운 관광지나 지역을 도는 상품을 택하는 것이 요령이다 .

 

‘오감오행’ 제주 상품의 경우는 문화관광부 등에서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정한 것이므로 믿을 만하지만 다른 상품의 경우는 식사나 옵션여행, 광광지 입장료 포함여부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오감오행’

 

제주 패키지 여행 예약문의 ‘탐라산업개발 ’ 1544-4118. www.tbus.co.kr.

제주=글·사진 박경일기자 park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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