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으로 덮인 '천국', 외도로 오세요 | |||||||||||||||||||||||||||||||||||||||||||||||||||||||||||||
"언니야, 여~어가(여기가) 천국
맞제(맞지)?"
"그래, 진짜로 천국이네." 붉게 핀 튤립 사진을 찍느라 허리를 숙인 채 열심히 셔터를 누르고 있는데, 등 뒤에서 할머니들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뒤돌아보고 나서 60대로 보이는 자매의 대화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할머니의 대화처럼 지금 외도는 꽃이 핀 천국의 모습인 것 같습니다. 4월부터 6월까지 외도는 꽃이 만발한 천국입니다. 천국이 어떤 모습인지 직접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천국이 있다면 지금 외도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유람선에서 내려 스페인풍 건물인 정문이자
매표소를 지나면, 고목으로 만든 외도(外島)라는 표지판을 보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념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길을 따라 올라가면서
양쪽에 아름다운 모양으로 조성된 수목을 보면 여기에 얼마나 많은 열정이 들어갔는지,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는지 짐작이 가고 남을 정도입니다.
금빛보다도 더 진한 황금색의 황금사철나무를
지나면 작은 분수대에서 솟아오르는 물줄기가 시원한 모습으로 더위를 식혀줍니다. 이 분수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무척이나 많습니다.
역시, 여행은 사진밖에 남지 않는다는 일반적인 생각이 들게 해 주는 것 같습니다.
비너스 가든에 올라서면 거제도의 푸른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집니다. 하얀 유럽풍의 조각상에 시선이 이끌리고 사이사이로 심겨진 형형색색의 튤립에 정신을 잃고 맙니다.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어떤 여행객은 비명을 지르기도 합니다. 실제 상황입니다. 인간이 제 아무리 색을 재현한다고 해도 자연색만큼 색상을 만들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튤립은 그 종류도 다양해 60가지가
넘습니다. 수십 종의 튤립과 봄꽃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봄철에 이 꽃을 보기 위해 얼마나 많이 모여드는지, 사람들에 떠밀려 갈 지경입니다.
꽃밭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가볍게 산책하듯 무작정 걸어가노라면 자연의 향기에 취하고 자연의 아름다움에 반해 시 한 수 읊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천국의 계단을 내려가다 보면 저 멀리 구름
속에 노니는 것 같은 명승 2호 해금강이 보입니다. 신선이 구름을 타고 유람하는 모습입니다. 열대식물이 많은 외도, 쭉쭉 뻗은 선인장의 끝이
하늘을 찌르는 것만 같습니다.
섬을 한 바퀴 돌며 식물원을 관람하는 데
한 시간 반 정도면 충분합니다. 유람선 선착장으로 내려가는 길목 벼랑에는 외관이 아주 좋은 건물이 하나 있습니다. 1층은 기념관으로 외도 개발
과정에 관한 여러 가지 자료들을 전시해 놓아 외도의 역사를 알 수 있는 곳입니다. 2층은 거제도 앞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돌아가는
유람선을 타기 전 잠시 시간을 내어 이곳에서 여행에 대한 명상에 잠기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외도의 남쪽은 대한해협을 지나 망망대해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여름철이면 무서운 태풍이 거제도를 강타하며 사람과 자연에 큰 피해를 주곤 합니다. 외도도 태풍의 예외일 수는 없었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큰 피해도 여러 번 입었습니다.
그렇다고 포기하고 방관만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인간승리를 보여준 설립자의 정신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겉모습의 외도도 아름답지만, 설립자의 정신을 엿볼 수 있는
외도의 내적인 모습도 배울 게 많기에 여행객들이 외도를 더욱 사랑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외도는 8백여 종의 꽃과 2백여 종의
나무가 잘 어우러진 식물원으로 국내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규모가 큽니다. 지난 2003년 타계한 고 이창호(李昌浩) 회장이 1969년
낚시하러 왔다가 태풍을 만나 우연히 이 섬에서 하룻밤 민박한 것이 인연이 되어, 전기와 전화는 물론 선착장 하나 없던 섬에서 30여년에 걸쳐
삽과 괭이로 땅을 갈아 만든 인간승리의 현장이기도 합니다.
외도를 만들고 사랑한 사람, 고 이창호
회장, 그리고 그 영혼을 이어받은 아내인 최호숙씨. 아름다운 여인 최호숙씨가 고 이 회장 타계 3주기를 맞아 남편을 추모하며 쓴 글이 그가
아끼고 사랑했던 외도 한 자리에 세워졌습니다. 많은 여행객들이 발길을 잠시 멈추고 숙연한 모습으로 비에 새겨진 추모의 글을
읽어봅니다.
다시 만나는 그날까지 그리워하는 우리를 여기에 남겨 두시고 그리움의 저편으로 가신 당신이지만 우리는 당신을 임이라 부르렵니다. 우리 모두가 가야 할 길이지만 나와 함께 가자는 말씀도 없이 왜 그리도 급히 떠나셨습니까. 임께서는 가파른 외도에 땀을 쏟아 거름이 되게 하시었고 애정을 심어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지게 하시었으며 거칠은 숨결을 바람에 섞으시며 풀잎에도 꽃잎에도 기도하셨습니다. 더 하고픈 말씀은 침묵 속에 남겨두시고 주님의 품으로 가시었으니 임은 울지 않는데도 우리는 울고 있고 임은 아파하지 않는데도 우리는 아파하며 임의 뒷자리에 남아 있습니다. 임이시여. 이창호 씨여 임께서 못 다하신 일들은 우리들이 할 것으로 믿으시고 주님의 품에 고이 잠드소서. 이제 모든 걱정을 뒤로 하신 임이시여. 임은 내 곁에 오실 수 없어도 내가 그대 곁으로 가는 일이 남아 있으니 나와 함께 쉬게 될 그날까지 다시 만날 그날까지 주안에서 편히 쉬세요. 2003년 3월 1일. 하늘나라에 가시다. 부인 최호숙 드림
거제도에는
장승포·와현·구조라·학동·도장포·해금강 등 6개의 유람선사가 있습니다. 이달 27일부터 30일까지 나흘 동안 거제도 일원에서 제45회 경상남도
도민 체육대회가 열립니다. 거제시는 이 기간에 거제도를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더 친절한 모습을 보이고자,
외도·해금강을 관광하는 유람선 요금을
평소보다 3천원 내리기로 결정하고, 손님을 맞이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또한 외도(외도 보타니아)에서도 입장료를 1천원 내려 외도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릴 계획이라고 합니다.
꽃이 만발한 이 계절, 한 번 짬을 내어 거제도를 여행하면 좋은 추억거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여고동창 3인방의 거제 외도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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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2005-07-24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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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려해상국립공원의 한 자락인 경남 거제시 외도 해상농원에 들어서면 동화 속이나 지중해의 어디쯤으로 여겨질 정도로 이국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청주여고 동창인 이정화, 김정화, 유소영(27)씨가 올 여름 여행지로 경남 거제시 외도를 선택한 이유도 다르지 않다. 개인 소유인 외도에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은
오로지 90분. 그들의 숨가쁜 외도 여행을 들여다봤다.
청주에서 출발해 5시간 걸려 도착한 거제시 구조라 선착장. 배로 10분여를 가니 외도에 닿았다. 경사진 길을 따라 땀방울을 훔치며 삼거리를 지나치니 선인장 동산이다. 멀리 보이는 관리사무소와 갖가지 선인장을 배경으로 사진 찍는 연인들이 유난히 많다.
청주에 있는 남자친구들이 ‘살짝’ 생각난다. 관리사무소는 겨울연가의 마지막 장면을 촬영한 곳이기도 하다.
사진을 열심히 찍던 이씨가 말문을 열었다. “저 커플은 소품까지 준비했네. 저쪽에서 찍으면 바다를 배경으로 찍을 수 있겠다. 사진 찍는 것도 배워야 한다니까.” 조금 전 ‘닭살커플’이 포즈를 잡았던 곳에 자리를 잡고 다시 한 번 카메라 셔터를 누르던 김씨가 짧은 감탄사를 내뱉었다. “굿∼”
외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인 비너스 가든은 식물모양을 형상화했다. 흰색 벽에 붉은 지붕이 인상적인 리스하우스 쪽에서 바다를 향해 바라보면 언뜻 크리스마스 트리가 떠오른다.
동백나무, 주목, 영산홍, 아젤리아, 옥향, 가이스카 향나무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정원의 끝에 만들어 놓은 꽃마차 모양의 벤치에 앉은 세 사람은 서로 제안이라도 한 듯 거만한 표정을 지어 보인다. 마치 동화 속 공주가 된 것처럼….
리스하우스를 지나 화혜단지에 들어서면 생명력이 강해 장마 중에도 주황색 꽃을 피우는 크로코스미아, 민트나 파인애플 세이지 같은 허브식물, 시계모양을 하고 있는 시계초, 벌 나비를 끌어들이는 란타나 등 다양한 식물들이 관람객을 맞는다. 외도를 지칭하는 ‘보타니아’(Botania)는 ‘식물들의 낙원’이란 의미의 조어다.
외도(경남)=글·사진 정재영 기자
성수기 8월 표 예매하면 편리
■여행정보=외도는 거제시의 장승포, 구조라 등 여섯 군데 선착장에서 들어갈 수 있다. 선착장마다 배 시간과 뱃삯이 달라 각각 확인해 봐야 한다.
장승포(055-681-6565)와 와현(055-681-2211)은 1만5000원, 구조라(055-681-1188)와 학동(055-636-7755)은 1만4000원, 해금강(055-633-1352)과 도장포(055-632-8787)는 1만2000원이다. 구조라 선착장이 가장 가까워 외도까지 10분 거리고, 가장 큰 장승포 선착장에서 30분이 걸려 가장 멀다.
여행객의 발길이 부쩍 잦은 8월에는 미리 현지에서 배표를 예매해 두고 주변 관광에 나서면 오랜 시간 기다리는 수고를 덜 수 있다. 유람선 삯과 국립공원 입장료(1600원)는 각 선착장에서 지급해야 하고, 외도 입장료(5000원)는 섬에 들어서서 내야 한다. 외도 안내사무소 (031)717-2200
한려해상국립공원 끝자락 소매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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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려해상국립공원 끝자락에 위치한 소매물도는 쪽빛 바다와 어우러진 기암괴석이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낸다. 흰 등대를 품고 있는 등대 섬을 보고 싶다면 마을 뒤편으로 난 비탈길을 올라 망태봉 정상에 서야 한다.
망태봉 옆에 위치한 등대 섬 등 남해에 떠 있는 섬들에다 거제 해금강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소매물도 등대 섬 사진은 대개 이곳 망태봉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동백나무가 우거진 본 섬과는 달리 등대 섬은 잔디로 덮여 있다. 본섬과 30여m 떨어진 등대 섬은 하루 두 차례 썰물 때만 모습을 드러내는 몽돌밭을 통해 걸어들어갈 수도 있다. 거제에서 소매물도로 가는 배가 생긴 뒤로는 외도에 들렀다
소매물도를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갯바위 낚시로 유명한 소매물도는 요즘 참돔, 농어, 볼락, 돌돔을 노리는 낚시꾼들의 발길도 잦다.
■여행정보=통영여객선터미널(055-642-0116, 3717)에서 하루 3회(오전 7시, 11시, 오후 2시) 페리호가 운항한다. 8월부터는 오전 7시부터 2시간 간격으로 운항할 계획이나 미리 배 시간을 확인해야 한다.
거제 장승포 여객터미널(055-641-2619)에서도 해금강, 외도, 소매물도를 함께 둘러보는 배편을 마련하고 있다. 소매물도 안에는 식당이 없으니 도시락을 싸가는 게 좋다.
다만, 잠을 청할 수 있는 다솔산장(055-641-2619)에 홍합밥 등을 예약하면 맛볼 수 있다. 다솔산장은 25일부터 8월 숙박 예약을 받으며 산장이 5만원, 민박이 4만원 정도다. 통영시 문화관광과 (055)650-5371 정재영 기자
■ 거제에서 가볼만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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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 소매물도 등 인근 섬을 구경하려는 여행객의 발길이 잦은 피서철에는 배 시간을 맞추기도 쉽지 않다. 표를 예매한 뒤 2∼3시간 동안 둘러볼 만한 곳을 소개한다.
고현시외버스터미널 인근에 있는 거제포로수용소(055-639-8125)는 6·25 당시 가장 큰 포로수용소를 유적으로 되살린 곳이다. 전시실에는 당시 포로들의 생활상을 짐작할 수 있는 유품 등이 진열돼 있고, 영상실에서는 당시에 촬영한 화면 등을 보여준다. 또 6·25 때 사용되던 무기와 장비 등도 함께 전시하고 있다.
거제도에는 파도에 동글동글하게 깎인 몽돌이 깔린 해수욕장이 유난히 많다. 거제도 최남단 남부면 다포리의 여차몽돌해수욕장(055-639-4004)이 거제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다. 동해의 넓은 해변을 생각했다면 실망스러울 수도 있지만, 길이 700m, 폭 30m의 아기자기한 몽돌밭은 ‘한적하고 아름다운 곳’으로 이미 입소문이 났다.
주변 경치가 좋은 이곳에서 영화 ‘은행나무 침대’를 찍기도 했다. 고현버스터미널에서 50여분 거리라 좀 멀고, 버스가 하루에 한 번만 다니는 게 흠이다.
거제에서 가장 큰 몽돌밭은 장목면 농소몽돌해수욕장(055-639-4010)이다. 고현버스터미널에서 승용차로 30분 거리이고, 1시간마다 버스가 다닌다. 농소와 크기가 비슷한 동부면 학동몽돌해수욕장(055-635-5421)은 외지인들에게 가장 잘 알려져 있다.
해안을 따라 천연기념물 제233호인 동백림이 펼쳐져 있으며, 팔색조 번식지로도 유명하다. 구조라 선착장 뒤편에는 백사장이 아기자기한 구조라해수욕장이 있다.
옥포동 옥포대첩기념공원(055-639-8129)은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첫 승리를 했던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고현버스터미널에서 30여분 거리이고, 인근 덕포해수욕장에서 해수욕을 하거나 방파제 낚시를 즐기는 이들도 많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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