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밋는~한국여행/재밋는 한국의 섬

떠나라,울릉도 여행

향기男 피스톨金 2006. 5. 25. 12:08

 

                   울릉도 여행…

 

                  바다 맛에 풍덩!

 

  막 뜯은 미역·붉은 해삼 돌돌 말아 한 입에


 

울릉도 옆 죽도. 일본이 ‘독도’를 지칭하는 ‘다케시마’(竹島)와는 물론 다르다. 멀리서 보니 위가 평평한 모양이 꼭 상암동 축구경기장처럼 생겼다. 국유지 죽도에는 딱 한 가구가 더덕 농사 등을 지으며 살고 있다.

 

선착장에 도착, 하얀색 나선형 계단을 힘들게 다 올라가면 동화 속 한 장면처럼 아기자기한 죽도 풍경이 펼쳐진다. ‘풍산개 잡종’ 순둥이가 마중 나온다. 더덕 밭은 푸른 초원처럼 펼쳐져 있고 은밀한 숲 길에는 솔가지가 부드러운 카펫처럼 깔려있다.

 

파란 바다 건너 웅장하게 치솟은 울릉도를 바라보기 좋은 전망 포인트에 벤치도 있다. 섬 한 바퀴 돌고 나오는데 순둥이가 따라와 배가 사라질 때까지 선착장을 지키며 배웅한다. 죽도 들어가는 배는 매일 오후 4시 도동항(문의 054-791-4468)에서 떠난다. 배로 15분. 왕복 1만원. 섬 입장료 1200원.

천부에서 차를 타고 나리분지로 들어갔다. 가는 길에 통통 튀어가는 꿩을 만났다. 울릉도 돌아다니며 울퉁불퉁한 산과 경사지, 몽돌 해변만 보다가 60만평 규모의 초록 평지를 만나니 신기하다. 울릉도 개척민들의 지난한 삶을 보여주는 너와집·투막집 옆에 예쁘장한 노인정과 버스 정류장이 서 있다. 조용한 나리 분지, 꼭 영화 세트장 같았다.


오후 5시30분 도동에서 떠나는 묵호행 여객선을 타러 가는 길, 태하리에 들렀다. ‘태하 황토굴’ 옆을 보면 철제 계단이 보인다. 스릴 만점의 산책이 시작된다.

 

바다 위로 붕 뜬 듯 올라가자 갯바위가 달 표면처럼 이어진다. 허연 바위와 미역 말리는 아주머니, 그리고 텅 빈 검문소. 여행객이라면 디카를 들이댈, 디카가 없다면 가슴에라도 오래도록 간직해 둘 울릉도 풍경이다.

여행수첩
 

●‘테마21여행사’에서 울릉도 1박2일·2박3일 여행상품을 판매한다. 가격은 각각 1인당 20만9000원·22만9000원(2인1실 여관기준)이다. 자유여행 가는 손님도 서울~묵호 셔틀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오전5시30분 덕수궁·6시 강남구 신사동·6시10분 잠실에서 손님을 태워 간다. 9시30분 묵호 도착, 아침 먹고 10시 쾌속선을 타는 일정이다. 울릉도서 오후 5시30분 배를 타고 오후 8시(한겨레호) 쯤에 묵호 도착하면 다시 버스 타고 서울로 이동하는 식. 편도 1만7000원·왕복3만원. 문의 02-544-6363, http://tour.theme21.net


●묵호-울릉도를 2시간20분에 가는 한겨레호(매주 화·수는 결항)에는 배 흔들림을 잡아주는 일명 ‘멀미 방지 장치’가 돼 있다고 한다. 묵호?울릉도까지 3시간 좀 넘게 걸리는 ‘씨플라워’를 타고 간 날, 파도가 거세 멀미가 심했다. 가능하다면 맨 앞줄에 앉자.

 

멀미를 하지 않더라도 주위에서 비닐 봉지에 고개 박는 모습이나 웩웩 거리는 소리를 듣다 보면 덩달아 울렁거린다. 울릉도서 묵호·후포·포항을 오가는 선박시간표 문의는 대아여행사(02-514-6766), ‘울릉도 가는 길’(www.ulleungway.com), 독도관광해운(1688-3800, www.dokdotour.com) 등.


●울릉도는 먼 바다에 떠 있는 섬이니만큼 여행경비가 만만치 않다. 별미 역시 재료 귀한 만큼 가격이 비싸다. 대중 교통이 불편하기 때문에 패키지 여행이나 배낭 여행이 아니라면 택시(울릉택시·054-791-2315·5시간 대절에 10만원)나 미니 버스, 낚싯배를 빌려야 한다.

 

울릉군청 홈페이지(www.ulleung.go.kr)에서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략의 여행 경비를 산출해 볼 수 있다. 포항에서 카페리가 떠난다. 울릉도에는 LPG충전소는 없다. 한진 렌트카 054-791-1337



●울릉도에도 대형 야외 수영장에 ‘선 베드’가 늘어선 특급 호텔풍 리조트가 있다. 사동에 자리잡은 ‘대아리조트’(www.daearesort.com, 02-518-5000·사진). 해안가에 별장식 하얀 목조 건물이 드문드문 서 있는 모습이 유럽 어딘가를 연상시킨다. 시설은 훌륭한데, 기본 욕실 용품은 없다.

 

호텔서 1회용 샴푸·린스 등을 구입할 수 있다. 6월~7월14일까지 주중·주말 할인가는 1박에 각각 7만8000원, 9만3000원. 장쾌하게 삐죽 솟은 송곳봉 바로 옆 절벽에 펜션 ‘추산일가’(054-791-7788)가 자리 잡았다. 울릉도 너와집·투막집을 주인 나름대로 재해석했다.

 

부엌 딸린 콘도식 숙소에는 몸을 지질 수 있는 황토방도 있다. 2인1실 5만원, 15평 콘도는 4인 기준 10만원부터. 창문이 넓은 ‘추산일가’ 본관 2층 식당에 앉아 있다 보면 완전히 망망대해 한 가운데 떠도는 듯한 기분이다. 감로차만 시켜 마시던 손님들이 분위기에 먼저 취해 ‘술 주세요’라고 주문하고야 만다. (울릉도=글 정재연기자whauden@chosun.com )

(사진 조선영상미디어 유창우기자 [ canyou.chosun.com])


 

                    울릉도 별미…

 

기운 불끈 '약소고기' 쌉싸름 '오징어 내장탕'

[조선일보 2006-05-25 10:07]    

 


[조선일보 정재연기자, 유창우기자]

배에서 내리자마자 일단 물회 한 그릇으로 뒤집어진 속을 달랜다.

 

도동 선창회식당(054-791-0552)에서는 얼음 올려 보기에도 근사한 ‘홍삼 (붉은 해삼)물회’ 한 그릇이 1만3000원. 홍삼, 미나리, 풋고추, 오이, 상추, 배를 초고추장과 양념장, 통깨에 쓱쓱 비벼 먹는다.

 

신선한 바다가 한꺼번에 입안에 들어오는 기분.

‘약소 고기’는 서울의 특급 호텔에서도 모셔가는 바로 그 ‘럭셔리’ 한우다. 귀한 나물, 약초 먹고 큰 ‘약소’ 등심은 약간 질기나 담박한 맛. 혜솔약소숯불(054-791-1146)에서 맛본 ‘약소 소금구이’는 1인분 (250g)에 1만5000원. 살짝만 익혀 먹는 게 좋다.

 

 섬초롱, 전호나물, 취나물, 부지깽이 등 상에 나오는 나물 중 가장 신기한 것은 바로 ‘명이’. 학명은 ‘산마늘’. 은은한, 그러나 분명한 마늘 맛이 돈다. 울릉도에서는 집집마다


이 명이로 김치를 담그고, 절임을 한다. 그냥 뜯어다 고기 싸 먹어도 좋다.

 

명이가 고기 잡내를 말끔하게 잡아준다. 그래서 먹고 또 먹게 돼 문제이긴 하다. ‘약소 곰탕’(6000원)은 ‘혹시 뭘 탔나’ 싶을 정도로 아주 걸쭉하고 진하고 고소한 맛.


 

잠수부가 바위 틈에서 캐오는 울릉도 홍합은 도시 포장마차에서 보던 자잘한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잘 생긴 홍합, 아니면 따개비(일명 ‘삿갓 조개’)를 한번 삶고 참기름, 간장에 달달 볶다 쌀 넣고 밥 지은 다음 양념장에 비벼 먹는 ‘홍합밥’(1만원), ‘따개비밥’(1만2000원)을 먹을 때는 ‘오징어 내장탕’(1인분 8000원)을 곁들이자.

 

푸아그라나 알탕 같은, 어딘지 살짝 느끼한 맛을 좋아하면 매콤하면서도 개운한 국물에서 오징어 창자 건져 먹느라 정신 없을지 모른다. 씹으면 말랑말랑한 내장이 쌉싸름하면서도 입에 딱딱 붙는다. 울릉회타운(054-791-4054) 주인


아저씨는 “복 맑은 탕 하듯 끓였다”라고 설명한다. 해장으로는 속이 확 풀리는 ‘약초해장국’(7000원)이 최고다. 99식당(054-791-2287) 주방에는 커다란 솥 2개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하나는 물엉겅퀴 넣고 끓이는 ‘원료탕’, 그 옆은 약소 사골에 원료 넣고 끓이는 ‘재탕’ 솥이다.

 

 

나리분지 나리촌(054-791-6082)에서는 폭신한 ‘감자전’(7000원), 아삭거리는 ‘더덕파전’(7000), 더덕·황기 넣은 ‘토종 닭 백숙’(4만5000원)이 기다린다. 야외 테이블에서 ‘토종씨앗동동주’(7000원)까지 곁들이다 보면 자리에서 일어나 길 떠나기 싫어진다.

(울릉도=글 정재연기자whauden@chosun.com )

 

 

 

     1박 2일, 훌쩍 떠나는 울릉도 여행

 

[조선일보 2006-05-25 03:08]    

 


[조선일보 정재연기자, 유창우기자]

묵호서 161㎞. ‘한겨레호’가 떠나지 않는 날이라 ‘씨플라워호’를 탔더니 3시간 좀 넘게 걸렸다. 울릉도 도동항. 섬이 뿜어내는 청량한 기운 덕에 배 멀미로 울렁거리던 속이 가라앉는다. ‘주라기 공원 같아’ ‘어떻게 보면 하와이 마우이섬과 똑같다니까’….

 

 먼저 울릉도에 반했던 이들이 살짝 과장 섞어 내뱉던 감탄사들. 울창한 숲과 불끈 솟은 암벽은 그만큼 육지서 건너온 이들에게 낯설고 이국적이다. 바다는 보석상 쇼윈도에 진열된 반지에 고여 있던 바로 그 깊디 깊은 에메랄드 빛. 울릉도에 따라 붙던 ‘태고적 신비’ 란 표현이 진부하긴 해도 정말 딱 들어맞는다 싶다.

울릉도 여행의 큰 축은 육로 관광, 유람선 일주, 성인봉(984m) 등반. 1박2일 일정이라면, 셋 중 하나는 포기해야 한다. 유람선(1인 1만5000원) 타고 섬 한 바퀴 돌며 ‘울릉도 개론’을 뗀 다음 속으로 파고들기로 했다. 오후 4시 출항하는 배를 기다리면서 좌안산책로(행남해안산책로)를 따라 걸었다. ‘좌안’ ‘우안’ 다

 

둘러볼 시간이 없다면 ‘좌안’으로 갈 것. 전망이 훨씬 드라마틱하다. 섬 가장자리를 따라 가느다란 산책로가 아슬아슬, 오르락 내리락 이어진다. 암굴 밑으로 들어가거나 해초가 만들어 내는 검은 얼룩 일렁이는 바다를 따라 걷는 재미가 있다. 저녁 무렵엔 가로등에 불이 들어와 더욱 낭만적이다.

산책로에 해변 카페 용궁(054-791-7989)이 있다. “여기 미역요!” 했더니 잠수복 입은 주인이 바로 물에 풍덩 들어가 돌 미역을 뜯어온다. 카페 지나 조금 더 걸어가면 동굴 ‘약수터’가 있다. 울릉도 주민 말로는 ‘오리지널 울릉도 석수’.

핑크와 레드 여행복으로 빼 입은 아주머니들과 유람선에 올랐다. 배 타는 시간은 2시간 좀 넘는다. 울릉도의 웅장한 산세, 바다로 곧장 떨어지는 폭포, 급격하게 경사진 산비탈에 일구어 놓은 밭, 흑비둘기 서식처, 하얀 등대와 빨간 등대, 바다에 동동 떠있는 코끼리 바위·삼선암, 또 노인봉·송곳봉이 지나간다. 최고의 하이라이트는 ‘갈매기 새우깡 주기’다.

 

도동항에서부터 줄곧 따라온 갈매기떼가 손님이 내민 새우깡을 속속 채간다. 팔을 높게 뻗어 새우깡을 들어 보이면 늘씬한 갈매기가 얼굴이 닿을 정도로 가깝게 다가와 부리로 정확하게 ‘탁’ 물어간다.

‘독도박물관’이 들어 선 약수공원에서 케이블카(054-791-7160·성인 왕복6500원·비수기 때는 오전 4시50분~오후8시까지 운행·비 올 경우 오전 7시부터)를 타고 전망대로 올라갔다. ‘독도 방향 87.4㎞’라는 간판이 있다. 보통 일출 보러 많이 올라 가는 곳이다.

 

앞으로는 도동항과 바다, 뒤로는 성인봉 자락까지, 360도 빙 돌아 어디를 봐도 절경이다. 오징어잡이 철에 본격 들어서면 바다 위로 깨알 같은 ‘어화’(漁花·오징어잡이배의 불빛)가 반짝반짝 빛나는 장관이 펼쳐진다고 한다.

왁자지껄한 울릉도 최대 번화가 도동에 비해 언덕 하나 건너에 자리한 저동은 조용하다. 아침 산책 겸 저동항에 나가 촛대 바위 앞에 길게 뻗은 방파제 위를 걸어 보자. 저동 어판장에서는 오징어 할복하고, 꽁치 포 뜨는 아낙의 손길이 바쁘다. 즉석에서 오징어 회를 맛 볼 수 있다. 울릉도 오징어 4마리에 1만원을 받았다.

 

울릉도를 찾은 이들이 최고의 트레킹 코스로 꼽은 곳이 바로 내수전 옛길(내수전~석포~섬목 7.5㎞)이다. 내수전 전망대 아래, 찻길 끝나는 지점부터 옛길 시작이다.

 

길은 죽도가 보이는 바닷가를 따라가다 울창한 숲 속으로 이어진다. 하늘은 푸르고, 새들은 끊임없이 지저귀고, 고로쇠 나무와 해송 사이사이로 걷는 기분이 상쾌하다. 땀이 나고 숨이 가빠도 발걸음이 통 멈춰지질 않는, 계속해서 걷고 또 걷고 싶어지는 매력 만점, 묘한 길이다.

(울릉도=글 정재연기자whauden@chosun.com )

 

 

 

    그림같은 물빛 속에 빠져들고 싶다면

 

                  그대여, 떠나라

 

[조선일보 2006-05-25 03:08]    

 


울릉도

 

아니, 물 색깔이 왜 저래? 바닷물이 형광색으로 빛난다. 그 순도 높은 블루의 바다 속에 강풍에 굴러든 방파제 돌이 몇 개 잠겨 있다. 검은 머리 풀어헤친 미역이 물살에 흐느적거린다. 쥐치 몇 마리가 왔다 갔다 헤엄친다. 이 초현실적인 풍경… 한국 맞아?


 

울릉도다.


 

울릉도는 먼 곳, 가기 힘든 곳, 가긴 가도 자칫 나오기 힘든 곳, 오지 여행의 대명사였다. 그런데 요즘엔 울릉도를 ‘1박2일’에 다녀온다. 길 좋아졌고(영동고속도로 확장·대관령 터널 공사), 배 빨라졌다(쾌속선 ‘한겨레’호 타면 묵호?울릉도가 2시간 20분). 울릉도 여행은 지금부터, 장마 오기 전까지가 좋다. 바다는 잔잔한 편이고, 피서철 여행객이 밀려 들기 전이라 섬은 비교적 조용하다.


 

바위 틈에서 떨어지는 물은 차디 차고, 육지에 비해 나무가 몇 배는 더 촘촘하게 들어찬 듯한 산은 짙푸르고, 공기는 청정 그 자체다. 모든 것이 맑고, 선명하다. 암초에서 캤다는, 이글거리는 주홍색 홍합은 어른 손바닥 만하다.

 

지천으로 널린 약초 먹고 자란 ‘약소’부터, ‘미니 전복’ 따개비, 그 옛날 섬 사람들이 눈 속에서 뜯어 먹고 명을 이어갔다는 명이 나물까지 육지서 경험해 보지 못했던 맛이 기다린다. 최근에는 야외 수영장 딸린 ‘특급 호텔’ 풍 리조트부터 이색 펜션까지 다양한 숙박시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울릉도에 편하게 들어가 쾌적하게 머물다 왔다. 그런데 떠나 오면서는 울릉도가 지금보다 더욱 가기 어려워지기를, 험악한 지형 때문에 4.4㎞만 남긴 채 완공하지 못했다는 일주도로(44㎞)가 영영 연결되지 말기를, 섬이 쉽게 들락거리는 여행객들 때문에 변하거나 닳지 말기를 기원했다. 얌전한 태풍에 발목이라도 잡혀 현포, 통구미… 울릉도의 그 작고 예쁜 마을에 기꺼이 묶여 있고 싶었다.

 

(울릉도=글·정재연기자 [ whauden.chosun.com])

(사진·조선영상미디어 유창우기자 [ canyou.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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