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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페인의 고향 샹파뉴를 가다

향기男 피스톨金 2006. 7. 18. 12:55

 

           샴페인의 고향 샹파뉴를 가다


샴페인(Champagne)에 관해 잘 알려지지 않은 상식 하나.

 

샴페인은 프랑스 샹파뉴 지역에서 만든 발포성 와인에 국한한다. 샴페인은 샹파뉴의 영어식 발음이다.

 

프랑스 안에서도 샹파뉴 지역 이외의 발포성 와인은 무세(Mousseux)라고 부른다.

 

독일에서는 제트(Sekt),

스페인에서는 카바(Cava),

이탈리아에서는 스푸만떼(Spumante),

미국에서는 스파클링 와인(Sparkling wine)이라고 칭한다.

프랑스 코냑 지방에서 생산된 브랜드만 코냑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은 이치다.

 

세계적인 프리미엄 술 시장인 한국에 고급 샴페인 브랜드들이 하나둘 소개되고 있다. 한국인들의 삶이 윤택해지면서 '즐기는' 술인 와인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임페리얼, 발렌타인 등 위스키 브랜드로 우리에게 익숙한 페르노리카그룹도 'G.H.멈(Mumm)'과 '페리에 주에(Perrier Jouet)'를 앞세워 국내 프리미엄 와인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햇살이 따사롭던 이달초, 페르노리카의 초청으로 샹파뉴를 찾았다.

 

◇샹파뉴는 천혜의 와인 나라

 

샹파뉴는 쟌다르크의 고향 랭스(Reims)와 인접해 있다. 14세기 중엽부터 1세기에 걸쳐 영국을 상대로 치러진 100년 전쟁의 여걸 쟌다르크. 샹파뉴의 붉은 와인은 프랑스의 구원자에서 마녀로 몰려 화형에 처해지기까지 쟌다르크의 열정을 닮았다.

 


파리를 기준으로 샹파뉴는 동쪽으로 120km 떨어져 있다. 전체 면적 3만5000헥타르(약 1억500만평) 중 3만3000헥타르(약 9900만평)가 포도밭이다.

 

지하 300m에 이르는 석회석 토양은 배수가 잘되고 물을 오래 지닐 수 있어 어지간한 가뭄에도 땅이 마르지 않는다.

 

대부분 포도원이 언덕에 자리잡고 있어 햇빛을 최대한 받을 수 있다. 햇살과 물이 풍부해 포도를 기르기에는 더 없이 안성맞춤이다.

 

샴페인에 쓰이는 포도는 샤도네(Chardonney), 피노 누아(Pinot Noir), 피노 므뉘에(Pinot Meunier) 등 3종이 전부다.

 

샤도네는 백포도의 일종으로 와인의 섬세하고 우아한 맛이 특징으로 전체 수확량의 27%를 차지한다. 피노 누아는 와인의 기본 맛을 이루는 종으로 수확량의 37%에 이른다.

 

피노 누아와 함께 적포도로 분류되는 피노 므뉘에는 와인의 부드러움과 균형감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전체 수확량의 36%가 피노 므뉘에다.

 

◇동굴에서 펼쳐지는 와인의 미학

 

샴페인을 와인과 다른 종류의 술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샴페인은 와인의 한 갈래로서 거칠게 말해 샴페인은 탄산가스가 함유된 와인이라고 보면 된다.

 


샴페인은 1차 발효 및 블랜딩 과정을 거쳐 2차 발효 단계에서 당분과 함께 함유되는 효소가 탄산을 유발시킨다. 2차 발효는 3~5년에 걸쳐 진행되는 데 이때 모든 병들은 아래위가 뒤집혀진 채 숙성된다. 효모 찌꺼기를 병 입구로 모여들게 하기 위해서다.

 

2차 발효가 끝나갈 무렵에는 병 입구를 영하 25도로 냉각시킨 후 풀어준다. 이렇게 하면 병 속 압력에 의해 코르크마게에 붙은 찌꺼기들이 터져 나온다. 이 과정이야말로 비로소 샴페인으로 태어나는 제조 과정의 백미다.

 

찌꺼기를 제거할 때 손실된 양은 도자쥐(dosage)를 첨가하는 것으로 보충한다. 도자쥐의 함량에 따라 샴페인의 스타일과 당분이 결정된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샴페인은 약 3개월간 기간을 거쳐 지상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훈장 장식에 빛나는 샴페인의 대명사

 

랭스에 위치한 G.H.멈 본사 지하 동굴에는 2500만병의 샴페인이 3~5년여의 세월을 견디고 있다. 전체 길이 25km의 동굴은 19세기 중엽부터 30여년에 걸쳐 완성됐다고 한다. 이곳은 벽면이 온통 석회석이어서 연중 11도 온도가 유지된다.

 

동굴을 안내하던 로라 실레오 파바트씨는 "멈 샴페인은 프랑스 1위 브랜드이며 세계 3대 샴페인 브랜드로서 150여개국에서 800만병이 팔렸다"고 말했다.

 

멈 샴페인은 샴페인의 상징이 돼버린 붉은 리본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이 리본은 프랑스 최고 명예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Legion d'honneur)로서 라벨에 선명히 새겨져 있다.

 

1904년 프랑스 탐험가 쟝-밥티스트 샤르코가 남극을 탐험하면서 남긴 사진에서 붉은 리본이 선명한 와인이 바로 G.H.멈 꼬르동 루즈(Cordon Rouge)였다.

 

멈 샴페인에서 프랑스인들의 자존심과 명예가 녹아 있다면 페리에 주에는 예술의 향기가 물씬 풍겨난다. 1902년 세계적인 유리 공예가 에밀 갈레가 디자인한 꽃 무늬는 19세기 말 아르누보(art nouveau) 영향을 받은 '예술 작품'이다.

 

랭스에서 남쪽으로 20분 차량 거리에 있는 에페르네에는 페리에 주에의 본사가 있다. 3개층으로 나뉘어 총 연장 10km 거리의 이곳 지하 동굴에는 1100만병이 저장돼 있다. 페리에 주르 홍보 담당 산드린느 카바진느씨는 페리에 주르에 대해 "미국에서 인기가 높은 '샴페인의 꽃(Fleur de Chmpagne)'"이라고 표현했다.

 

◇샴페인 맛 제대로 즐기기

 

샴페인은 7~10도의 저온을 유지, 보관해주는 게 가장 좋다. 최적의 샴페인을 맛을 즐기기 위해서는 30분 전에 찬물과 얼음이 담긴 얼음통에 담궈놓았다 꺼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냉장고에 며칠간 넣어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냉장고 속 냄새가 코르크마게를 통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너무 빠른 온도 변화는 샴페인의 맛과 향을 해칠 수 있기 때문에 냉동고는 가급적 피해야 한다.

 

지난 93년부터 페리에 주에 샴페인의 맛을 지켜온 에르베 데샴씨는 "샴페인은 튤립 모양의 플룻(Flute, 샴페인잔의 일종)에 마시는 게 가장 좋다. 샴페인의 빛깔을 가장 잘 살려주고 거품이 우아하게 올라가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잔은 샴페인의 온도가 너무 빨리 올라가지 않도록 손잡이 부분을 잡는 게 기본 상식이다.

랭스(프랑스)=김지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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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2006-07-14 12:51]    

[머니투데이 랭스(프랑스)=김지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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