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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지서 즐기는 화이트 와인

향기男 피스톨金 2006. 7. 18. 13:16

 

          휴가지서 즐기는 화이트 와인

“여름에 와인을 마신다?”
 

와인이라고 하면 가을밤의 정취를 느끼며 우아하게 마시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맥주 같은 시원한 맛이 덜해 여름에는 잘 찾지 않는다.

 

그러나 떫은맛이 나고 미지근하게 마시는 레드 와인과 달리 상큼한 맛이 나고 차갑게 마시는 화이트 와인은 여름에 더 잘 어울린다.

 

화이트 와인은 생선 등 해물요리와 담백한 음식을 즐기는 우리나라 사람의 입맛에도 잘 맞는다.

 

프랑스 알자스 지방에서 12대째 화이트 와인을 제조하는 ‘위겔(Hugel)’의 에티엔 위겔은 “레드 와인은 건강을 주지만, 화이트 와인은 행복을 선사한다”고 말했다.

 

폴리페놀 성분이 심장병에 좋다는 이유로 한때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던 레드 와인과 달리 화이트 와인은 그 자체를 ‘즐기는’ 와인이다.

 

이번 여름엔 태양이 작열하는 해변에서 시원한 화이트 와인 한 잔으로 휴가철 낭만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 여름엔 차가운 화이트 와인을

 

화이트 와인은 대부분 우리가 ‘청포도’라고 알고 있는 푸른 포도로 만드는 와인이다. 대표적인 화이트와인 품종으로는 샤르도네, 리슬링, 소비뇽 블랑, 세미용 등이 있다.

 

쉽게 접할 수 있는 화이트 와인은 대부분 샤르도네 또는 소비뇽 블랑이며, 세미용은 호주나 미국, 칠레 와인 중 일부가 해당된다. 독일 와인은 리슬링으로 만드는데, 다른 품종에 비해 단맛이 강하다.

 

레드 와인은 껍질과 씨까지 발효시켜 떫고 신 맛이 나는 반면 화이트 와인은 과즙만을 발효시켜 맛이 부드럽고 순하다.

 

또 레드 와인은 18∼20도로 미지근하게 마셔야 풍부한 향과 맛이 나지만, 화이트 와인은 8∼15도로 차게 마셔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그래야 레드 와인처럼 복잡하지 않은 향이 신선하고 상쾌하게 느껴지기 때문.

 

단맛이 강할수록 더 차게 마시는 게 좋다. 화이트 와인은 냉장고에 3시간 정도, 단맛이 강한 스위트 와인은 6시간 정도 넣어뒀다가 마신다.

 

◇(왼쪽부터) 산타리타 메다야 레알 샤르도네, 초닌 모스카토 다스티, 마운틴 크릭

# 달콤한 아이스 와인과 샴페인

 

술을 좋아하지 않거나 화이트 와인이 입에 맞지 않는다면 아주 달콤한 아이스 와인이나 샴페인을 마셔보자.

 

아이스 와인(ice wine)은 얼리거나 얼음을 넣어 마시는 와인이 아니라 언 포도로 만든 와인이다.

 

독일과 캐나다산이 대부분인데 독일은 리슬링, 캐나다는 비달 종으로 만든다.

 

포도가 얼면서 당도가 높아져 단맛이 몇 배나 강해진다.

 

술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의 단맛 때문에 음식에는 잘 어울리지 않고 디저트용으로 주로 사용된다. 일반 와인병 두께의 절반 수준인 좁고 긴 병에 들어 있다.

 

샴페인은 상파뉴 지방에서 만든 거품주로, 샤르도네와 피노누아, 피노뫼니에 3종으로 만든다. 축하할 일이 있는 날 건배하는 술이다.

 

상파뉴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만든 것은 스파클링 와인(Sparkling wine·영어), 스푸만테(Spumante·이탈리아), 카바(Cava·스페인), 젝트(Sekt·독일)라고 불린다. 10도 아래에서 시원하게 마신다.

 

샴페인 코르크가 튕겨 나가고 거품이 넘치게 하는 것은 예의 없는 행동이니 주의해야 한다.

 

# 휴가철에 즐기는 미니 화이트와인

 

와인은 좋아해도 양이 부담스럽다는 사람들이 있다. 부부나 연인의 단출한 여행에서 750㎖ 한 병은 다 마시기에 너무 많다. 이럴 땐 와인 병의 절반 크기인 미니 와인이 제격이다.

 

특히 로맨틱한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스파클링 와인이면 더 좋다. 부드러운 향기가 특징인 스페인산 ‘프레시넷 카바’와 장미 향 짙은 이탈리아산 ‘로사 리갈’이 대표적이다.

 

부드럽고 달콤한 향으로 연인들에게 어울린다. 손에 쏙 들어올 정도로 병이 작아 음료처럼 빨대를 꽂아 해변을 거닐며 마셔도 된다.

 

무더운 여름밤 휴가지의 호텔 방이나 테라스에서 딱 한 잔 마시는 미니 와인 맛은 각별하다.

 

# 화이트 와인 마시기

 

화이트 와인은 오래되지 않은 빈티지를 고르는 것이 좋다. 값비싼 고급 와인이 아닌 이상 레드 와인처럼 숙성되지 않고 맛과 향이 날아가 버리기 때문. 레드 와인과는 잔 크기도 다르다.

 

레스토랑에서 와인 잔이 여러 개 놓여 있을 때 크고 넓은 것은 레드 와인, 덜 넓은 것은 화이트 와인용이며, 좁고 긴 것은 샴페인 잔이다.

 

또 화이트 와인은 차게 마셔야 하므로 손의 온기가 전해지지 않도록 반드시 와인 잔의 다리를 잡는다. 두 가지 이상을 마실 때는 단맛 순으로 마신다.

 

고기에는 레드 와인, 생선에는 화이트 와인이라고 굳게 믿는 사람이 많지만, 고기요리도 담백하고 깔끔하게 조리한 것이면 화이트 와인과 궁합이 맞는다.

 

국내 최초의 와인 경매사 조정용 아트옥션 대표는 “마시는 사람이 좋다고 느끼면 좋은 와인”이라며 “형식에 얽매이지 말고 본인의 입에 맞는 것을 고르면 된다”고 조언했다.

글 권세진, 사진 송원영 기자 sjkwon@segye.com

 

>>추천 화이트 와인 3선
산타리타 메다야 레알 샤르도네

샤르도네로 만든 칠레 와인. 산타리타는 120년 역사를 지닌 칠레 와인 제조사로, 프랑스 와인 올림피아드에서 처음으로 수상한 비유럽 와인이기도 하다. 프랑스산 오크 통과 스테인리스 스틸 통에서 숙성된 원액을 섞어 만들었으며, 신선한 과일 향이 경쾌한 느낌을 준다.

초닌 모스카토 다스티

이탈리아의 유명 와인제조업체 초닌이 만든 달콤하고 약한 거품이 있는 화이트 와인.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화이트 와인 ‘빌라M’이 취향에 맞는다면 추천할 만하다. 단맛이 강한 모스카토 품종으로 만들어 요리보다는 디저트에 어울린다. 풍부한 과일 향과 입 안에 닿는 거품의 상쾌함 때문에 여성들이 선호하는 와인이다. 와인 초보자에게 선물하기에도 좋다.

마운틴 크릭

호주산 아이스 와인. 독일산 아이스 와인 가격이 10만원 이상의 고가인 데 비해 3만원선으로 구입할 수 있어 인기다. 고급스럽고 깊은 맛은 덜하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달콤한 아이스 와인을 맛보고 싶은 소비자들에게 추천한다. 달콤하고 상쾌한 맛이다

세계일보 2006-07-1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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띄우고 또 띄워 보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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