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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강원도" 멋길 맛길"

향기男 피스톨金 2006. 8. 7. 16:41

 

          강원도로 오세요" 멋길 맛길


교통 인프라의 ‘무서운’ 발달은 여행의 진정성을 왜곡시킨다. 출발지와 목적지만 있고 그 사이의 내용은 생략된다. 강원도 동해안 가는 길이 특히 심하다.

직선으로 뚫린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총알처럼 서울과 바다를 왕복한다. 허망한 왕복달리기이다. 여행의 기쁨 중 절반 이상을 포기하는 ‘짓’이다.
 
강원도의 속살은 바다만큼 아름답고 깊다. 동해안으로 가고 오는 길, 그 속살을 들여다보자. 이번 장마에 비가 많이 온 지역이기도 하다. 백두대간 넘는 3곳의 길을 따라 여행을 살찌울 명소들을 짚어본다.

A코스:손때 타지 않은 원시의 비경들

6번국도, 44번국도를 이용해 북부 동해안으로 가는 길이다. 수해 피해가 가장 컸던 지역을 지난다. 한계령 고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복구가 끝나 여행하는 데에 큰 불편은 없다. 워낙 명소가 많고 길이 잘 연결되어 있어 다양한 변주가 가능하다.

인제군 기린면으로 슬쩍 방향을 바꾼다. 31번 국도를 타고 현리를 지나면 방태산 자락. 휴양림중 가장 아름답다는 방태산자연휴양림이 있고, 열목어 펄떡이는 청정계곡인 진동계곡과 미산계곡이 산자락을 휘감고 있다.
 
방동약수와 개인약수에서 목을 축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 진동리에서는 원시림 트레킹과 다양한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곰배령과 아침가리계곡은 원시 자연 그 자체를 체험할 수 있는 계곡 트레킹 코스이다.
 
야생화 천국인 곰배령에 오르려면 인제국유림관리소(033-463-8162, 9)에 하루 전 신고를 해야 한다. 기린면을 가로지르는 내린천은 남한에서 가장 다이내믹한 래프팅을 즐길 수 있는 곳. 지금 수량이 적당하다.

인제에서 속초 가는 길의 미시령에는 터널(통행료 소형 2,800원, 중형 4,800원, 대형 6,200원)이 뚫렸다. 그래서 미시령 고갯길은 한산하다. 울산바위 등 설악산의 위용을 잘 볼 수 있다.

속초에서 북쪽으로 오르거나, 진부령을 넘으면 금강산자락의 고성이다. 금강산을 대표하던 큰 사찰이었던 건봉사는 전란을 겪으며 황량한 터만 남았었다. 수년 전부터 중층불사가 한창이다.

돌아오는 길. 인제를 지나 만나는 홍천 또한 심산유곡. 아름다운 수타사 계곡이나 팔봉산을 끼고 흐르는 홍천강은 물속에 다리를 담그고 견지낚시를 하기에 제격이다.

추천 맛집 3(지역번호 033)

양지말화로구이:고추장 삼겹살, 홍천군 44번 국도변, 435-7533

진동산채가:산채비빔밥,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 버스종점, 463-8488

박포수가든:막국수, 고성군 화진포 7번국도변, 682-4856


B코스:산골마을을 관통하는 드라이브

42번 국도는 인천에서 동해시까지 한반도의 허리를 관통하는 길이다. 인천에서 원주까지는 도회지를 지나는 4차선 도로지만, 이후는 횡성, 평창, 정선 등 강원도의 ‘진짜’ 산골을 지난다. 멋있고 맛있는 길이다.

산골길은 새말에서 시작된다. 문재라는 고개를 넘으면 찐빵마을 안흥이다. 소박했던 시골마을은 오로지 찐빵 덕분에 번듯한 신식마을로 거듭났다. 상점 대부분이 찐빵집이다.
 
한 박스 사면 여행 내내 즐거운 간식이 된다. 평창읍에서 가까운 뇌운계곡, 평창강유원지 등도 다리를 쉬기에 좋은 곳이다. 평창에 또 하나의 명소가 생겼다. 영화 ‘웰컴투 동막골’의 촬영장이다.
 
영화 속 마을이 실물 그대로 관광객을 맞는다. 영화를 봤기 때문에 찾아 온 것인지 촬영장을 둘러보는 사람들의 대화가 모두 강원도 사투리로 바뀐다는 점이 재미있다.

정선 읍내에 들어가기 직전에 선택의 기로에 선다. 왼쪽 읍내로 방향을 잡으면 42번 국도를 타고 동해시에 가는 것이고, 직진해 59번 국도를 선택하면 정선의 동면을 거쳐 삼척시나 태백쪽으로 빠진다.

우선 42번 국도를 선택하면 정선읍내(정선장 2, 7일), 오대천, 아우라지, 구절리 등의 관광명소와 만난다. 구절리에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주는 오장폭포가 있다. 요즘 수량이 많아 장관이다. 폭포 바로 옆으로 굵은 다리를 놓았는데, 그래서일까 폭포 주변의 토사가 모두 흘러내렸다.

요즘 정선 관광에서 구절리역과 아우라지역(예전의 여량역)의 7.3km를 잇는 레일바이크(www.ktx21.com, 2인승 1만8,000원, 4인승 2만6,000원)가 하이라이트로 떠올랐다. ‘어떻게 땡볕 아래서 힘들게 발로 패달을

지치느냐’고? 구절리에서 아우라지로 향하는 철길은 대부분 내리막이다. 거의 브레이크를 잡고 내려간다.
 
철길 따라 이어지는 송천의 맑은 물과 깊은 터널의 냉장고 같은 한기를 느끼는 ‘납량바이크’이다. 1일부터 아우라지역에서 구절리역까지 바이크 탑승객을 꼬마열차에 태워 이동시키고 있다.

59번 국도를 타면 화암관광단지에 들어선다. 옛 금광을 개조해 만든 테마동굴 ‘화암동굴’을 비롯해 화암약수, 몰운대, 광대곡 등 아름다운 명소가 즐비하다.
 
화암약수에서 시작되는 정선소금강 산행이 ‘강추 코스’. 소금강을 관통하는 421번 지방도로를 타면 사북과 고한에 닿는다. 내친 김에 강원랜드 카지노에 들러 ‘소액투자’를 한 번 해보는 것은 어떨지.

정선은 강원 산골 토속음식의 백화점이다. 황기족발, 콧등치기메밀국수, 올챙이국수, 메밀전, 메밀전병, 곤드레나물밥, 옥수수막걸리, 메밀묵사발 등등. 구수하면서 자극적이지 않아 많이 먹게 된다.

추천맛집 3 (지역번호 033)

심순녀안흥찐빵:찐빵, 횡성군 안흥마을 내, 342-4461

동광식당:황기족발ㆍ콧등치기국수, 정선읍 정선역 부근, 563-3100

:곤드레나물밥, 정선군 임계면 가목리 백복령 정상부근 쉼터 먹거리촌,


C코스:강과 산을 휘감는 깊은 울림의 길

서울을 기준으로 볼 때 동해안으로 닿는 가장 길고 험한 길이다. 그러나 아름답다. 눈이 만족스러운 여행을 보장한다. 최근 제천에서 시작해 영월을 지나 정선으로 가는 38번 도로가 직선화돼(제한속도 80~90km) 명소들을 그냥 지나칠 수 있다. 미리 지도를 보고 단단히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아니면 아예 옛길로 방향을 잡는다.

중앙고속도로 신림IC에서 빠져 88번 지방도로를 탄다. 처음 들르는 곳은 주천. 약 2시간 정도의 시간을 내 남한 5대 적멸보궁 중 하나가 있는 법흥사로 방향을 잡는다. 서강의 상류인 주천강을 따라 요선정, 요선암 등 아름다운 강변풍경이 이어진다.

영월에는 아름다운 명승은 물론 역사적인 명소도 많다. 들어서면 선돌이 가장 먼저 방문객을 맞는다. 소나기재 정상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약 50m를 걸으면 영월 서강의 제1경인 선돌이 보인다.
 
톱으로 큰 바위를 잘라놓은 듯한 기이한 형상의 바위이다. 이어서 단종을 모신 장릉. 능을 에워싼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모두 단종의 능을 향해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다는 점이 신기하다.
 
그 밖에 단종의 유배지 청령포, 방랑시인 김삿갓(김병연)의 묘에 조성해 놓은 김삿갓공원, 고씨동굴, 동강 어라연 등 영월을 모두 돌아보려면 1주일이 모자란다. 꼭 가고 싶었던 곳만 ‘엄선해서’ 찾아보고 태백행을 서두른다.

태백에 들어서면 일단 시원하다. 해발 700m 이상의 고지에 위치한 도시이다. 단군께 제를 드리는 천제단을 보고 싶다면 왕복 4~5시간 정도 걸리는 태백산 산행을 감행한다.
 
험한 코스가 별로 없어 아이를 업고도 오르는 사람이 많다. 등산이 별로라면 태백산 아래의 당골광장과 석탄박물관 등에서 태백의 역사를 읽을 수 있다. 한강의 발원지 검룡소, 낙동강의 발원지인 황지 등을 돌아보며 태백이 무척 높은 땅이라는 것을 실감한다.

태백에서 동해안으로 내려가는 길은 통리 삼거리에서 갈린다. 왼쪽 38번 국도는 도계를 거쳐 동해시로 빠지는 길이고, 오른쪽 427번 지방도로는 삼척시 원덕항으로 이어지는 도로이다.
 
38번 국도는 영동선 철도, 오십천 강줄기와 나란히 간다. 찻길과 강과 철로가 겹치는 곳은 대한민국에 별로 없다. 드라이브에 좋다. 중간에 만나게 되는 덕항산과 환선굴은 삼척 여행의 필수 코스이다.

427번 지방도로는 아름다운 계곡과 함께 한다. 동활계곡이라 불린다. 미인폭포와 통리 협곡, 신리 너와집, 덕풍계곡 등이 이 길과 통한다.

추천 맛집 3 (지역번호 033)

장릉보리밥집:보리밥정식, 영월읍 장릉 옆, 374-3986

태백산청정해물:해물요리, 태백시 소도동, 552-1931

부일막국수:막국수, 삼척시 성내동, 572-1277
한국일보 2006-08-03 16:18]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강원=글ㆍ사진 권오현기자 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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