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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빙하 8각 청정 생수 "있지만 안 팔아요"

향기男 피스톨金 2006. 11. 26. 17:47

 

             만년 빙하 8각 청정 생수

 

               "있지만 안 팔아요"

컬럼비아(Columbia) 대빙원(icefield), 캐나다에 있다. 아타바스카 빙하(Athabasca Glacier), 서스캐처원(Saskatchewan), 돔(Dome) 등 8개의 빙하로 이루어진 컬럼비아 대빙원은 면적이 325㎢나 되어 우리나라 울릉도(약 7만㎢)의 46배가량이다.

지구상에서 북극 다음으로 넓은 빙원이다. 로키산맥에 형성된 이 빙원의 가장 높은 지점은 콜롬비아산 정상으로 해발 3745m이며 평균 고도도 3000m나 된다. 얼음덩어리 중 가장 두꺼운 곳은 365m 정도로 추정된다.

▲ 콜롬비아 대빙원으로 들어가는 입장권을 판매하는 아이스필드센터에서 바라본 선웹타 호수와 애서배스카 빙하
ⓒ2006 정만진
이 곳에는 해마다 7m 안팎의 눈이 내린다. 그렇지만, 장엄함을 자랑하는 이 빙원은 근래 내린 눈이 쌓이면서 만들어진 게 아니라 지금으로부터 불과 1만 년 정도 전에 끝난 최후의 빙하기 때에 형성되었다.

내린 눈이 채 녹기 전에 그 위로 또다시 새로운 눈이 내려 쌓이고, 쌓이고 또 쌓이다가 마침내 30m 이상 쌓이면 이윽고 아래에 눌린 눈은 압력을 받아 거대 얼음덩어리(氷原)가 되고, 이 빙원 위로 거듭 눈이 쌓이면 아래에 눌린 거대 얼음덩어리는 더욱 두꺼워지면서 계곡으로 넘쳐흘러 강(氷河)이 된다.

지금 북미 대부분의 빙하는 겨울에 쌓이는 적설량보다 여름에 녹는 양이 더 많아서 점차 그 면적이 줄어가고 있다. 컬럼비아 대빙원에서 흐른 빙하는 태평양, 대서양, 북극해로 골고루 흘러들어간다.

관광객들을 빙하로 안내하는 브루스터(Brewster) 관광회사 컬럼비아 대빙원 지사의 안내책자에는 이렇게 써 있다.

컬럼비아 대빙원에서 흘러나온 물은 숲과 농원에 생명을 주고, 산업 분야에서 엔진을 작동시켜 주며, 사람들에게 식수를 주고, 주민과 방문자들에게 다각도의 레크리에이션을 제공해준다. 이 산상의 계곡으로부터 흘러나온 물은 초원과 숲, 평원, 툰드라 지대를 지나면서 건강하고 자연 그대로의 생태계에 의존하는 야생지와 야생의 생명의 멋진 패티스트리를 만드는 데 기여한다.

컬럼비아 대빙원으로 들어가는 입장권을 파는 아이스필드센터는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댄다. 브루스터 관광회사 컬럼비아 대빙원 지사에서 근무하는 65명 직원 중 한 명인 안내원은 "앞으로 500년 정도 지나면 컬럼비아 대빙원도 다 녹아서 없어져 버릴지 모른다"는 말을 전한다.

▲ 녹색 지붕의 아이스필드센터. 멀리 애서배스카 빙하가 보이고, 관광객들과, 그들을 설상차까지 실어나르는 셔틀버스도 보인다.
ⓒ2006 정만진
이 말을 들으면 왠지 처연한 느낌이 일어난다. '모든 사라지는 것들은 아름답다'고 노래한 시인도 있지만 아이스필드에서 대빙원으로 들어가는 설상 차를 바라보는 심경은 그리 가볍지가 못하다.

고개를 들어 정면을 바라보면 대빙원의 눈이 녹아 흘러 형성되었다는 선왑타(Sunwapta) 호수가 푸르게 빛나고 있다. 이렇게 아름다운 선왑타 호수도 25년 정도 뒤면 빙하에서 흘러내려 쌓이는 모래더미 때문에 흔적을 감출 것이라고 한다.

선왑타 호수 너머로는 꺼뭇꺼뭇한 거대 악산(惡山) 사이로 광막한 백야(白野)― 컬럼비아 대빙원이 장엄한 면모를 살짝 드러내고 있다. 불원천리 멀다 않고 지구 곳곳에서 찾아온 관광객들을 맞이하는 이곳, 컬럼비아 대빙원의 들머리가 바로 아타바스카 빙하(Athabasca Glacier)이다. 아타바스카 빙하는 길이가 6㎞, 면적이 6㎢, 깊이가 90〜300m에 이르는 계곡 빙하이다.

아이스필드센터에서 컬럼비아 대빙원 초입 아타바스카 빙하까지는 얼핏 보기에 그리 멀지 않은 듯 느껴진다.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여행 안내원이 다가서며 "걸어서 가면 6시간 이상 걸려요. 까마득해요" 한다. 사람이 빠른 걸음을 재촉하면 한 시간에 약 4km을 걸을 수 있으니 아이스필드센터에서 대빙원 들머리까지는 무려 50리가 넘는 먼 길이다.

아타바스카 빙하로 들어가려는 사람들은 아이스필드 센터에서 빙하로 들어가는 버스를 타야 한다. 이 버스는 바퀴가 좀 커보여서 흔히 '아하, 이 차가 바로 빙하를 다니려고 특수하게 만들었다는 설상차로군!' 하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다.

이 버스를 타고 10여 분 들어가면 모두 차에서 내려야 한다. 여기서 진짜 설상차로 갈아타게 된다. 이 설상차는 보기만 해도 빙하를 다니는 특수 차량이라는 사실이 그대로 느껴진다. 차량 옆에 서서 견줘보면 바퀴가 일반 성인의 키보다도 더 크다.

▲ 애서배스카 빙하 방문 관광객을 수송하는 설상차 대기소까지 왕복하는 셔틀버스 길이 산 아래로 까마득하게 보인다.
ⓒ2006 정만진
컬럼비아 대빙원 중에서 일반 관광객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은 아타바스카 빙하뿐이다. 그러나 몇 천 년 내려 쌓인 눈이 만들어낸 수백m 두께의 빙하가 아무리 신기하기로서니 고삐 풀린 말처럼 아무 데나 뛰어다녀서는 안 된다. 빙하 곳곳에 날카롭게 틈이 갈라져 생성된 낭떠러지(Crevasse)가 있어 '아차' 하다간 살아서 돌아올 수 없다.

아타바스카 빙하로 들어가고 나오는(Snochoach tours) 여행 과정에서 갈증이 난 사람은 아이스필드 센터 2층에서 생수를 사 마시게 된다. 캐나다는 호텔에서 수돗물을 틀어 마셔도 그것이 바로 7각 생수인 나라이므로 특별히 물을 사서 마실 필요가 없는 국가이지만 아이스필드 센터에 들어온 관광객은 거의 대부분 생수를 구입해서 마시게 된다.

왜냐하면 아이스필드 센터에서 판매하는 생수는 바로 컬럼비아 대빙원에서 받아온 바로 그 원시의 눈이 녹아 흘러내린 100% 완벽한 8각 생수이기 때문이다. 아니, 아이스필드센터 아닌 캐나다 다른 곳에서 판매하는 생수는 이곳 대빙원에서 생산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캐나다는 대빙원에서 흘러내리는 원시의 천연 8각 생수를 병에 담아서 판매하지 않는다. 물론 그렇게 하지 않아도 온 국민이 얼마든지 깨끗한 물을 먹고 살 수 있는 조건이 되니 그럴 만도 한 일이다.

어쨌건 길거리에서 늘 생수를 사야하고 버스를 타고 다녀도 기사 양반이 운전석 옆 소형 냉장고에 생수를 넣어두고 판매하는 독일, 동유럽 등과 견주면 수도꼭지를 틀기만 하면 곧장 7각 생수가 쏟아지는 캐나다 사람들은 얼마나 행복한가.

▲ 구형 설상차. 바퀴가 탱크 바퀴처럼 보인다.
ⓒ2006 정만진
언젠가 세계적 생수 회사가 천문학적 금액을 제시하며 생수 채굴권과 판매권을 달라고 했지만 캐나다 정부는 그것을 한마디로 거절했다고 한다.

여기서 우리는 교훈을 얻는다. 자연을 고스란히, 가만히, 있는 그대로 놓아두는 것이 최고의 환경 정책이다. 개발의 논리는 현재의 기성세대가 자기의 배를 불리기 위해 만들어낸 이기주의의 결과일 뿐이다. 북극을 제외한 세계 최대의 빙하를 손대지 않고 가만히 놓아두는 캐나다 사람들의 지혜는 정말 지혜롭다.

우리는 조금만 높은 산이면 아무 곳이든 케이블카를 개설하고, 구릉진 언덕만 보이면 골프장을 만들고, 무턱대고 포장도로를 놓아 고속도로와 국도와 지방도로가 세 줄로 나란히 달리는 기이한 경치를 생산해낸다.

'빨리, 편하게' 살겠다는 조급한 인생관의 표출이다. 좁은 땅이 온통 도로와 골프장으로 메워진 꼴이다. 대도시를 푸른빛으로 감싸주는 고마운 '앞산'까지도 내장이 드러나도록 관통 터널을 뚫고, 그곳을 쌩쌩 달리는 자동차를 보아야만 직성이 풀리는 것도 바로 '눈앞의 이익'만 추구한 결과이다.

이제 금수강산은 만신창이가 되고 말았다. 세계 최대의 대빙원을 소유하고 있지만 거기서 나오는 천연수를 병에 담아서 판매하지는 않는 캐나다 사람들의 지혜를 본받아야 한다. 삼천리금수강산을 온전한 모습 그대로 지켰다가 후손들에게 고스란히 물려주려는 마음을 거듭거듭 다독여야 한다.

오마이뉴스 2006-11-25 14:56]    [오마이뉴스 정만진 기자]

 

 

Giovanni Marradi 피아노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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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억속에 남을 즐거운 이시간을 위하여
                                                 따뜻한 가족 들과  마음과 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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