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SKI)이야기들/일 본 스키(ski)

천연雪의 유혹! 日 이와테현 스키장

향기男 피스톨金 2007. 2. 4. 22:19

 

        천연雪의 유혹! 日 이와테현 스키장


일본 북동부 이와테현에 머무는 눈구름은 인심이 후하다. 곳에 따라 2m가 넘는 눈을 예사로 뿌린다. 그 덕분에 이곳 스키장은 마치 바닷가 염전처럼 천혜요건을 손쉽게 얻는다.
 
한국 전체의 스키장이 15개인데, 1개 현 내 스키장만 무려 23군데다. 1:270,000 비율의 관광지도엔 손가락마디 간격마다 스키장이 표시돼 있다. 수용 인원이 넉넉해 ‘리프트 항시 대기’라는 점도 돋보인다. 스키장의 ‘비교 우위 법칙’에 따라 한국 스키어들이 점차 일본으로 흘러들고 있다.
 

#최홍만도 파묻힐 강설량… 게토 스키장

 

일본 게토 고원의 적설량은 일본 혼슈(本州)를 통틀어 으뜸이다. 한번 눈을 뿌리면 2m50㎝ 높이까지 쌓인다. 스키장 정상(해발 1070m)은 2m가량의 눈으로 덮이고, 베이스에도 1m90㎝ 가까이 쌓인다.

 

올핸 기상이변으로 약 1m 적게 왔지만, 여전히 게토 스키장은 설질·설량에서 독보적이다. 1m에 달하는 천연설은 초보자에겐 나동그라질 때의 충격을 줄여주고, 숙달자에겐 발밑의 쾌감을 음미하게 한다.

 

◇게토 스키장 노천온천

 

국내에서 5년간 스노보드를 탄 고광현(27)씨는 만면에 희색이다. “그동안 인공설이 압축된 딱딱한 사면에서만 탔어요. 사뿐히 쌓인 눈 위는 처음인데 미끄러지는 느낌이 발바닥에 착 감겨요.”

 

스키장은 슬로프 14개, 리프트 5개가 설비된 중급 규모다.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른 스노보더를 위해 레일, 키커(점프대), 하프 파이프를 갖췄다. 오후 5시부터 9시까지는 야간스키도 즐길 수 있다. 짧은 슬로프 하나만 터놓은 ‘약식 코스’가 아니라 곤돌라를 타고 정상까지 올라가 내려오는 ‘풀코스’다. 일본 전역에서도 드문 파격적인 야간 스키라고 한다.

 

숙박시설은 유스호스텔처럼 여럿이 쓰는 도미토리 형식이다. 노천온천, 휴게실 등 부대시설이 깔끔해 공동숙박의 불편을 상쇄한다. 예산이 빠듯한 헝그리 보더들이 눈독 들일 만한 곳이다.

 

센다이 공항에서 리무진을 타고 센다이역에 도달한 뒤 기타카미역까지 철도로 간다. 여기서부터 게토 스키장까지 셔틀버스가 다닌다. 센다이 공항에서 게토 스키장까지 약 2시간30분 소요된다.

 

◇시즈쿠이시 스키장

 

#한국처럼 편안한 곳… 시즈쿠이시 스키장

 

시즈쿠이시 스키장은 1993년 알파인 스키 세계선수권 대회를 개최했던 곳이다. 국제대회를 치렀다는 명성에 걸맞게 시설과 숙박, 서비스가 잘 조화됐다. 최장 5㎞까지 굽이굽이 펼쳐지는 슬로프와 약 3.5㎞에 달하는 곤돌라 코스가 자랑거리다.

 

해발 1276m의 정상에서 베이스(400m)까지 장거리 슬로프를 즐길 수 있다. 정상 부근과 산 밑동 4개의 코스엔 압설기로 다지지 않은 천연눈을 남겨 둔다. 가루 눈을 연기처럼 흩날리며 활강하는 기분이 짜릿하다.

 

객실 266개가 마련된 프린스 호텔은 널찍하고 안락하다. 아이와 함께 온 가족이 특히 만족감을 표한다. 국내 홈쇼핑 업체에 소개된 이후 한국인이 꾸준히 늘고 있다.

 

10분 거리에 있는 코이와이 농장에선 2일부터 성대한 눈축제가 열린다. 10m에 이르는 눈조각상 16개, 일본식 얼음집 가마쿠라 72개가 세워져 장관을 연출한다. 시즈쿠이시는 아키타 공항에서 버스로 2시간 정도 걸리며, 무료 셔틀버스가 공항과 스키장을 왕복한다.

 

◇시즈쿠이시 와규(왼쪽), 모리오카 냉면

 

#곱디고운 ‘아스피린’ 눈… 앗피 스키장

 

물에 떨어뜨리면 가루가 돼 흩어지는 아스피린. 앗피 스키장 눈은 미세하게 퍼지는 아스피린을 닮았다. 해발 1300m 이상의 표고와 북쪽 방향 경사면이 체에 거른 듯한 고운 눈 상태를 유지한다. 총 21개의 코스가 수박에 그어진 무늬처럼 마에모리산(前森山)에 뻗쳐 있다. 코스 중 12개가 2㎞를 넘길 정도로 스키장은 광활하다. 가장 긴 야마바도 코스는 5.5㎞이며, 나머지 코스를 전부 합하면 45.1㎞에 이른다.

 

스키에 진력이 난다면 스노모빌, 크로스 컨트리 스키, 너도밤나무 숲 탐험으로 기분전환을 하자. 앗피고원 눈 목장은 수령 400년의 너도밤나무 등 거목들이 볼 만하다. 숙박시설은 넉넉하게 지었다. 호텔 앗피 그랜드, 앗피 그랜드 아넥스 등 8개의 건물에 1000개의 객실이 마련돼 있다. 센다이 공항에서 버스로 3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이와테의 다른 자랑거리

 

이와테현엔 왕세자 부부가 머물다 간 하나마키 온천이 있다. 1923년에 개업한 유서 깊은 곳으로, 5개의 온천여관이 모여 있다. 왕세자가 ‘보증’한 만큼 연 30만명의 인파가 몰리는 명소다.

 

단순 온천욕뿐 아니라 탕치(치료목적으로 이용되는 온천)로도 잘 알려져 있다. 무색무취의 단순천과 유황천, 명반천 등이 골고루 분포돼 있다. 소문을 듣고 방문하는 한국인이 연간 1500명에 달한다. 센다이 공항에서 버스로 1시간 40분 정도 달리면 당도한다.

 

하나마키에서 북쪽으로 35㎞쯤 떨어진 모리오카시에선 모리오카 냉면의 명성이 높다. 재일교포 2세 변용웅씨가 운영하는 식당 ‘변변카이’(邊邊會)는 맛이 발군이라 도쿄까지 체인점을 냈다. 그는 요즘 순두부, 부대찌개를 개발해 일본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시즈쿠이시 와규(和牛·일본의 검은소)도 별미다. 기후가 좋은 지방에서 자라 육질이 우수하다. 와규 옆구리 부분을 얇게 썰어 갖은 야채와 간장 소스를 넣고 익혀 먹는다. 잘 익은 고기를 집어 날계란에 적셔 먹는 방식이 독특하다.

이와테=글·사진 심재천 기자

 [세계일보 2007-02-02 11:09]    

 

 

 

                            Giovanni Marradi   피아노 연주곡  

                            

 

                                                          행복한 하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