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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여행의 시작, 핀란드 헬싱키에 도착하다

향기男 피스톨金 2007. 2. 22. 12:59

 

                 북유럽 여행의 시작,

 

             핀란드 헬싱키에 도착하다

▲ 탈린에서 출발한 배가 도착한, 헬싱키 마카시나 터미널
ⓒ2007 강병구
출발 20여일 만에 유럽에 들어서다

전날 존과 새벽 3시까지 즐긴 탈린의 음주가무가 무리였는지, 오전9시에 예약해 둔 헬싱키행 여객선을 놓칠 뻔했다. 8시에 일어나 부리나케 짐을 싸고, 정신없이 체크아웃 한 뒤에 항구로 뛰었다.

아침에 일어나 다 못찍은 예쁜 탈린의 모습들을 사진기에 담고 가려고 했는데 그것도 불가능했다. 이렇게 되고 보니 전날의 과하게 즐긴 탈린의 밤놀이가 그저 한스러울 뿐이었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정신없이 뛰어 배에는 무사히 탈 수는 있었다. 뛰어온 탓에 땀을 뻘뻘 흘리며 예매한 티켓과 여권 등을 보여주고 배에 올랐다. 헬싱키로 가는 이 배는 실자라인(Silja Line)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약 1시간 30분 정도면 헬싱키로 도착하는 쾌속선이었다. 슈퍼씨켓(Super Sea cat)이란 이름의 이 배는 크지는 않았지만, 푸드 코트 식의 식당부터, 면세코너, 슬롯머신과 게임장 등의 시설이 되어있는 것이 신기했다.

정신없이 나온 탓에 먹을 것도 제대로 먹지 못해 마침 허기가 졌다. 간단한 음식을 사먹고 배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그러던 중 눈에 띄는 장면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배안의 면세코너에서 맥주를 박스 채로 사는 것이 아닌가. 그러고 보니, 면세코너의 상품 대부분은 여러 종류의 술과 담배였다.

왜 그럴까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대부분의 상품들이 그렇지만 특히 술과 담배는 에스토니아에 비해 핀란드가 몇 배 이상 비싸다고 한다. 그래서 핀란드 인들은 주말을 이용해 싼 값에 쇼핑할겸 해서 탈린에 자주 들르는데,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이 술과 담배라고 한다. 그래서 생각을 해보니, 배에 타던 많은 사람들이 낑낑거리면서 맥주 박스나 담배보루를 들고 오던 모습이 기억났다. 결국 그들 대부분이 핀란드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 헬싱키로 들어오는 실자라인의 슈퍼씨켓(Super Sea Cat) 여객선
ⓒ2007 강병구
이런 저런 구경에, 밥도 먹고, 짐 정리도 좀 하고, 발틱해 풍경도 구경하다보니 벌써 헬싱키에 도착했다. 무거운 가방을 매고 사람들을 따라 나섰다.

입국심사장에는 긴 줄이 늘어서 있었고, 난 비유럽인이란 표시가 된 입국 창구에서 순서를 기다렸다. 차례가 되어 여권을 보여주자, 제복을 입은 심사관은 싱긋 웃으며 영어로, "한국에서 왔어요?" 하고 물었다. 그렇다고 대답하자. 목적이 뭐냐고 물어본다. 갑자기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입국장이 생각나며 긴장된다.

"관광"이라는 짧고 딱딱한 대답을 하자, 내 긴장한 표정이 우스웠는지, 웃으며 "핀란드에서는 뭘 볼려구요?" 하고 묻는다. 헬싱키도 구경하고 로바니에미에 가서 산타마을도 가볼 생각이라고 말하자, "오! 산타클로스" 하며 좋은 여행되라는 말과 함께 입국도장을 찍어준다.

러시아에서는 적지 않게 당황했었고, 에스토니아 입국 때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간단했다. 핀란드 입국심사는 절차는 거쳤지만, 당황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할까? 여하튼 짐을 챙겨 여객터미널을 나와 헬싱키에 들어섰다. 4월 21일에 출발하여 23일만인 5월 14일에서야 실감나는 유럽에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유레일패스를 개시하다

▲ 헬싱키를 시작으로, 두 달간의 여행동안 사용했던 여러장의 유레일패스
ⓒ2007 강병구
러시아야 워낙 걱정이 많아 한국에서 계획을 다 잡고 출발했었고, 에스토니아도 러시아의 아는 사람들을 통해 어렵지 않게 준비하여 갈 수 있었다. 하지만 출발한지 한 달 뒤쯤의 여행 일정은 확실히 정하고 출발할 수는 없었다. 중간에 일정이 어그러지기라도 한다면 정말 큰일이 날 것 같기도 했고, 러시아 준비에 워낙 정신이 없다보니 유럽은 도착하기만 해도 다 될 듯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정작 헬싱키에 도착하고 보니, 당장 뭘 어떻게 해야 할지가 막막했다. 짐을 풀어놓을 숙소도, 뭘 구경해야 할지도, 어디로 가야할지도 아무런 준비가 안 되어 있는 상태였다. 정막 막막한 배낭여행의 시작이었다.

갑작스럽게 당황한 마음을 진정시키고, 천천히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북유럽 여행서를 펴고 뭘 할지부터 생각했다. 우선 다음날 일정을 정하기로 하고 여행서를 뒤적거렸다. 그러다 다음날 저녁 로바니에미로 출발할 일정을 정하곤, 기차 예약을 위해서 무작정 헬싱키 중앙역으로 향했다.

지도를 보고 사람들에 물어 한 20여분을 걸어가자 헬싱키 중앙역이 나왔다.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 한참 서성이다, '예약'이란 글씨가 보이는 창구로 갔다. 안에는 우리나라 은행 창구처럼 번호표를 뽑고 순서를 기다리는 식이라 금방 알아볼 수 있었다. 순서를 기다려 유레일패스를 보여주곤 "내일 야간 로바니에미행 열차 예약해주세요"라고 말했다. 뭔가 잘못됐는지 영어로 설명을 하는데, 당황해서 그런지 무슨 소린지 도무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당황하는 내 모습에 답답해하던 창구 아주머니는, 손짓을 하며 따라오라고 했다. 그러더니 창구의 끝의 의자에 나를 앉게 하곤 유레일패스를 사용하는 법을 천천히 설명해 주었다.

패스를 개시하는 것부터, 사용일자를 지키는 것, 플렉시 패스인 내 것에 날짜를 기입하는 법까지 하나하나 설명해주었다. 그리곤 패스에 개시 도장을 찍고, 유효기간을 쓰더니 다시 자기자리고 돌아와 로바니에미 열차 예약을 하곤 예약증을 주었다. 역시나 하나하나 표시를 해가며 시간과 열차번호 등을 알려주었다.

좋은 여행을 하라는 아주머니의 말을 듣고 창구에서 나오는데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정말 당황스러워 버벅거리던 나에게 큰 친절을 베풀어 안정을 시켜준 그 예약창구 아주머니가 너무 고마웠다.

숙소를 찾아 올림픽스타디움으로

▲ 스타디온 호스텔이 위치한, 헬싱키 올림픽스타디움의 모습
ⓒ2007 강병구
열차를 예약하니 좀 힘이 나는 듯했다. 이젠 숙소를 예약할 차례. 전화카드를 사서 여행서에 나온 호스텔들에 전화를 해보기 시작했다. 처음과 두 번째 한 호스텔은 방이 없다고 했다. 약간 불안해지던 때 세 번째로 한 호스텔은 방이 있으니 와도 좋다고 했다.

반가운 마음에 전화를 끊고 가려고 지도를 보니 시내에서 좀 떨어진 곳에 위치란 곳이었다. 특히 무거운 배낭을 메고 있는 나로서는 또 그곳까지 걸어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역의 사람들에게 물어 트램(전차)을 타고 가게 되었다. 알려준 대로 전차를 탔지만 왠지 불안해 기사 아주머니에게 말했더니, 도착하면 알려줄 테니 바로 뒷자리에 앉아 있으라고 했다.

10여 분을 가자, 내 눈에도 목적지인 헬싱키 올림픽스타디움이 보였다. 기사 아주머니의 안내를 받고 내려, 호스텔로 향했다. 스타디움 안의 위치한 스타디온 호스텔은 알고 보니 꽤 유명한 곳이었다. 로비에서 침대를 배정받고 몇 가지 주의사항을 들은 뒤 방으로 갔다.

▲ 호스텔 인근의 수영장 입구 모습
ⓒ2007 강병구
짐을 풀고 숙소를 나선 나는, 호스텔 게시판에서 본 스타디움 단지 내의 수영장으로 향했다. 게시판에 3유로라는 입장료가 눈을 잡기도 했지만, 이런 곳에서 수영을 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 될 듯해서 가보았다.

한국에서와 별 차이 없이 현금을 맞기고 락커 키를 받아 안으로 들어갔다. 수영복을 갈아입고 나가 본 수영장은 예상과 달리 야외수영장이었다. 시설도 좋았고, 비가 살짝 오는 안 좋은 날씨에도 수영을 할 수 있을 만큼 물이 따뜻했다.

멀리 핀란드 헬싱키까지 와서 수영을 한다는 것도 참 재미있는 경험이었고, 샤워장 안에 간단히 마련된 핀란드식 사우나도 인상적이었다.

운동을 하고 숙소에 돌아오자, 하루 종일 긴장을 한 데다 오랜만에 운동을 해서 그런지 잠이 쏟아졌다. 백야가 시작된 북국의 땅이기에 저녁 8시가 넘은 지 오래지만 해가 질 줄을 몰랐다.

도미토리의 다른 사람들은 이제야 하루가 시작되는 듯 옷을 챙겨 입고 나갔다. 하지만 너무 힘든 하루를 보낸 난 그대로 쓰러져 잤다. 생각보다 북유럽 여행도 쉽지 않을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나를 더 피곤하게 했다.

▲ 올림픽스타디움 주차장에서 본 우리나라 상표가 붙은 차량
ⓒ2007 강병구
[오마이뉴스 2007-02-22 10:49]    
[오마이뉴스 강병구 기자]

[여행팁 15] 헬싱키에서 1

▲스타디온 호스텔 홈페이지 메인화면 ⓒ www.stadionhostel.com
ⓒ www.stadionhostel.com  
스타디온 호스텔 : 제15회 올림픽과 두 번의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렸던 헬싱키 올림픽스타디움 안에 위치한 호스텔이다. 방이 꽤 많은 편이고,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관계로, 다른 호스텔들이 방이 없을 때도 연락하면 방을 구할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

시설은 오래 전에 만들어 졌다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깔끔하다. 여러 개의 샤워부스와 화장실, 그리고 넓은 부엌이 있으므로 가난한 배낭 여행자에겐 부족할 것이 없다.

현재(2007년 2월) 가격은 도미토리 1베드에 16유로이고 성수기엔 17유로라고 홈페이지에 나와 있으며 시트비는 4유로이다. 카운터에 말하면 5.70유로짜리 아침 식사도 가능한데, 그 돈이면 장을 봐와서 부엌에서 만들어 먹길 권한다.

헬싱키 중앙역이나 시내에서 헬싱키 북쪽으로 가는 트램 7A나 3T를 타면 어렵지 않게 갈 수 있다. 홈페이지 - www.stadionhostel.com

수영장 : 스타디온 호스텔 인근에는 앞에서도 소개한 괜찮은 수영장이 있다. 가는 방법이나 이용법은 호스텔 로비에서 물어보면 잘 알려준다. 필자가 갈 당시에는(2006년 5월) 3유로의 입장료에 50센트의 보증금을 내고 이용했다.

여행서 : 북유럽을 여행하며 가지고 다닌 여행서는 맵스&가이드에서 나온 <세계를 간다 - 북유럽>이었다. 시중에 북유럽 여행서가 별로 없고, 유럽여행서 뒷부분에 몇 장 붙은 것이 대부분인데 그런 것에 비하면 자세히 설명되어 있는 편이다. / 강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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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남그늘집

                                                                  

                                 

                                             추억속에 남을 즐거운 이시간을 위하여
                                                 따뜻한 가족 들과  마음과 마음에
                                                     기쁨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서로 이쁜 사랑들 나누시며
                                               오손도손 행복한 시간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향기남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