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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필리핀 남서부 바쿠잇 군도를 지칭하는 엘니도는 45개의 아름다운 섬

향기男 피스톨金 2007. 6. 24. 21:40

 

     필리핀 남서부 바쿠잇 군도를 지칭하는

        엘니도는 45개의 아름다운 섬으로

 

 

         작은섬 옹기종기 ''동화속 나라''


엘니도(EL Nido)는 ‘동화 속 나라’였다.

필리핀 남서부 바쿠잇 군도를 지칭하는 엘니도는 45개의 아름다운 섬으로 이뤄졌다.

 

스페인 탐험가들이 처음 이 섬을 발견했을 때, 수많은 제비들이 섬 주위를 날아다니는 것을 보고 ‘엘(새) 니도(둥지)’라고 불렀다고 한다. 지금도 제비를 비롯해 수십종의 새들이 군락을 이루며 산다.

 

섬마다 2억5000만년 전에 형성된 석회암 절벽들이 절경을 이루고, 곱고 깨끗한 모래 해변에는 온갖 형태의 산호 조각이 즐비하다. 필리핀 정부와 유네스코가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할 정도로 청정하기가 이를 데 없다. 이들 섬 가운데 미니락, 팡갈루시안, 라겐 등 3개의 섬만이

극히 제한적으로 개발돼 전 세계의 손님을 맞는다.

 

마닐라에서 경비행기로 1시간 20분쯤 날아가 엘니도 리오공항에 닿았다. 미니락은 리오공항에서 ‘방카’라는 미니 유람선을 타고 45분가량 더 들어가야 한다.

 

뒤로는 석회암 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쳐 있고, 섬 곳곳에 다양한 형태의 숙소(커티지)가 멋스럽게 지어져 있다. 물 위에도 떠 있고, 열대림 속에도 지어져 있고, 절벽 위에도 세워져 있다. 미니락 리조트에는 모두 43개의 커티지와 야외식당, 생필품점, 배구장, 포켓볼장, 야외 바가 있다.

 

미니락에 머무는 동안 여러 번 놀란다. 먼저 수려한 자연경관에 놀라고, 수정처럼 맑은 바다에 놀라고, 천혜의 요새 같은 아늑함에 놀란다. 종업원은 왜 그리도 많은지. 작고 순박하게 생긴 젊은 남녀 종업원이 90명에 달해, 일대일 서비스가 가능할 정도다. 이곳에서는 야외 바에 이용객이 단 한명이라도 남아 있으면 문을 닫지 않는다.

 

◇마닐라 SM몰에서 바라본 ''마닐라 선셋''

 

쪽빛 하늘과 바다, 밀가루같이 보드라운 모래, 온갖 무동력 해양 스포츠가 집결된 미니락은 한마디로 ‘최고급 쉼터’다.

 

짐을 부려놓고 커다란 그늘집이 지어진 나루터로 나가면 스노클링이 준비돼 있다. 물안경과 안전조끼, 오리발을 착용하고 물 위를 헤엄쳐 다니면 형형색색의 열대어가 반긴다. 바닷물이 따뜻해서 감촉이 좋다.

 

산소통을 메고 좀더 깊은 곳까지 내려가 보는 스킨스쿠버 다이빙도 할 수 있다. 조교로부터 10분가량 교육을 받으면 누구나 바다 속 유영을 즐길 수 있다. 100여종의 멋진 산호도 만져볼 수 있고, 제법 몸집이 큰 물고기들이 툭툭 치며 지나가는 것도 느낀다.

 

굳이 수영을 못 해도 이곳에선 누구나 열대어가 된다.

방카를 타고 주변 섬을 돌아볼 수도 있다. 여기서 만나는 것이 ‘라군(석호)’이라는 바다 한가운데 형성된 호수다. 사방으로 깎아지른 석회암 절벽이 둘러쳐져 있다. 별유천지에 온 느낌이다.

 

여러 라군 중 스몰 라군이 미니락에서 가장 가깝고 풍광이 좋다. 라군 입구까지 방카로 이동했다가, 카약으로 옮겨탄 뒤 2인 1조가 돼 라군 안으로 노를 저어 들어간다. 갑자기 사방이 고요해지면서 시간이 멈춰버린 듯하다. 태고의 적막감이 이런 것일까.

 

◇미니락

방카를 타고 갈 곳은 라겐, 팡갈루시안 등 무수히 많다. 라겐은 객실 51개 등 미니락과 비견되는 시설을 갖추고 있고, 팡갈루시안은 초가 지붕의 바와 너른 모래사장, 낙조가 일품이다. 해가 질 무렵 10분가량 바다와 주변 섬들이 오렌지빛으로 변하는데, 시간이 짧은 것이 아쉽다.

 

무인도도 많다. 안전요원 2명이 원하는 섬 어디에나 내려주고, 바비큐도 해 주는 등 야외식사를 돕는다. 온종일 섬에서 책을 보거나 일광욕을 즐기는 관광객도 있다.

 

모든 것은 오직 나를 위해 존재한다. 이러한 매력 때문에 연인이나 신혼부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리오공항에서 경비행기를 타고 이륙했을 때 비로소 동화속에서 빠져 나온 느낌이 들 정도로, 엘니도는 강력한 흡입력을 갖고 있었다.

 

필리핀 여행에서 ‘마닐라 선셋’은 보너스다. 오후 6시쯤 마닐라만으로 둥근 해가 떨어지는데, 이때부터 바다는 갖가지 모양의 뭉개구름과 노을이 25분가량 장관을 연출한다. 마닐라만의 낙조는 “세계 최고”라고 필리핀 사람들은 자랑한다.

엘니도(필리핀)=글·사진 정성수 기자

hulk@segye.com

 

≫여행정보

필리핀 항공(02-774-3581)에서 매일 2회 마닐라 직항을 띄운다. 왕복 50만원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도 운항된다. 인천공항에서 3시간30분이면 니노이 아키노 공항에 도착한다.

 

바로 옆의 국내선 공항에서 경비행기를 갈아타고 엘니도 공항으로 이동한다. 왕복 24만원. 엘니도 공항에서 미니락까지는 방카로 45분 거리. 미니락 리조트 숙박비(성수기 1박 기준)는 커티지 종류에 따라 17만∼26만원으로 다양하다. 라겐 리조트는 약간 더 비싸다.

 

양쪽에서 1박씩 해도 좋다. 숙박비에는 3끼 식사비와 방카 사용료, 해양스포츠 체험 비용이 모두 포함돼 있다. 좀더 저렴한 숙소를 원한다면 리오공항에서 트라이시클(필리핀 삼륜차)로 10분 정도 떨어진 엘니도 타운을 이용하면 된다. 이곳엔 하루 6000원짜리 숙소도 있다.

세계일보 | 기사입력 2007-06-22 10:15 기사원문보기

여행정보 필리핀 관광청(www.wowphilippines.or.kr/02-598-2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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