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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여행/노대통령보다 북한 먼저보기

향기男 피스톨金 2007. 8. 16. 11:02

 

         북한여행/노대통령보다 북한 먼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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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공항에서 평양으로 직접 부친 여행 가방
ⓒ 김필영

2007년 7월 17일부터 21일까지 학술교류 사업차 평양을 방문했다.

짐이 많아서 북경에서 고려항공을 갈아탈 일이 걱정됐다. 사전에 북경 고려항공에 전화를 해 상의했더니 인천공항에서 평양의 순안공항까지 바로 짐을 부칠 수 있다고 했다. 짐을 부쳐주며 염려를 하던 아시아나항공의 직원처럼 나 역시 짐 속에 든 중요한 물건들 때문에 좀 불안했다.

순안공항에 도착하니 무더웠지만 흐린 날씨 덕분에 견딜 만 했다. 입국심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가니 내가 부친 짐들이 이미 선명한 꼬리표를 뽐내며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비가 올 것이라는 일기예보에 따라, 18일 날은 특별한 일정을 잡지 않고 인민대학습당과 대동강안을 둘러보기로 했다. 이 곳에 들린 이유 가운데 하나는 북한 최대의 도서관인 인민대학습당의 전산화 수준을 보기 위함이었고 다른 하나는 지난 해 이맘때 시작해 금년 봄에 마친 대동강안 정리사업의 결과를 살펴보기 싶었기 때문이었다.

평양에도 인터넷이? 알고보니 인트라넷

ⓒ 김필영
▲ 인민대학습당 전자목록실에서 자료를 검색하고 있는 사용자들
ⓒ 김필영
인민대학습당에서 발견한 두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전자목록과 전자열람실이었다. 인민대학습당 입구에 있는 목록실에서 사용자들이 컴퓨터 앞에서 전자목록을 이용해 필요한 도서를 검색하는 장면이 아주 새로웠다. 평양에도 세계 추세에 발맞추어 전자시대가 도래하고 있음이 틀림없었다.

전자목록실을 둘러본 뒤, 전자열람실에 들어서면서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 이용자들을 보면서 나는 깜짝 놀랐다. 호텔 방에서 직접 프랑스나 기타 국가로 전화를 사용해 본 것은 꽤 오래 된 일이지만 지금까지 한번도 평양에서 인터넷을 사용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평양을 방문할 때마다 전자우편을 사용하려고 했으나 인터넷 시설이 갖추어져 있지 않아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내가 이날 본 것은 뜻밖의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갑자기 내 전자우편을 확인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 한 컴퓨터 앞에 앉아 인터넷 접속을 시도했으나 번번히 실패하고 말았다. 마지막에는 아예 인민대학습당 홈페이지마저도 연결되지 않았다. 인민대학습당의 인터넷망이 국외 인터넷 매체와의 연결이 차단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곳을 나와 나의 안내를 맡았던 분에게 물어봤으나 인터넷 매체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는 듯 했다.

ⓒ 김필영
▲ 전자열람실 컴퓨터 화면에 뜬 인민대학습당 홈페이지 바탕 화면에서 자료를 검색을 하고 있는 이용자
ⓒ 김필영
ⓒ 김필영
인민대학습당의 인터넷망에 대한 궁금증 때문에 석연치 않은 기분으로 삼복기간에 먹는 별식으로 알려진 '단고기 국밥'(보신탕)을 먹었다.

안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18일 오후 4시에 평양대극장에서 가극 <꽃파는 처녀>를 공연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20년 가까이 평양을 다녔지만 기회가 없어 가극공연을 한번도 관람한 적이 없던 터라 안내에게 부탁해 입장료 20유로를 내고 처음으로 가극 공연을 보기로 했다.

15분 간의 중간 휴식을 포함하여 3시간에 걸친 공연이었다. 배우들의 가창 실력과 무대장치·음악효과가 아주 돋보이는 공연이었다. 나와 함께 관람한 한 독일인 사업가도 자신이 1973년에 평양대극장에서 봤던 같은 제목의 공연과 비교해 볼 때 공연이 알차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 독일인 사업가는 동독 출신으로 이미 8년째 평양에 거주하면서 인터넷망 구축에 관한 사업을 하고 있었다. 그는 1970년대 초반에 평양에서 유학했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평양에서 유학을 한 동독 베를린에 사는 내 독일 친구의 선배가 되는 분이었다.

이 분한테 오전에 인민대학습당에서 봤던 인터넷망에 관한 이야기를 했더니 평양의 인터넷망에 대해 자세하게 말해 줬다.

평양에서 사용되고 있는 인터넷망은 사용기관의 업무 성격과 필요에 따라 여러 단계로 구축돼 운영되고 있다고 했다. 내가 본 인민대학습당의 인터넷망은 외부와 접속이 되지 않는 내부용 인터넷망(intranet)이라고 했다. 특별한 임무나 사업을 하지 않는 기관에서는 외부와의 접속이 금지돼 있다고 한다.

깔끔하고 참신한 거리에는 지프차가 달리고

평양의 현대화를 위한 도로 개선 사업과 대동강안 정리 사업에 따라, 평양 시내는 완연히 다른 모습을 띠고 있었다.

내가 다녀본 모든 거리에는 여러 색상으로 구성된 보도 블록을 다시 깔았고, 평양대극장·옥류관·모란봉극장·평양역백화점 등 주요 건물들은 물론 대부분의 건물들을 새로 도색했다.

평양을 처음 찾은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겠지만, 지금까지 우중충한 도시 경관을 봐온 내게는 평양의 거리나 건물이 더할 데 없이 깔끔하고 참신해 보였다.

또하나 새로운 것은 작년까지만 해도 흔치 않던 지프차가 눈에 띄게 많이 늘었다는 점이다. 주로 해외동포들이 머무는 곳인 해방산호텔 앞에도 지프차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평양에서 사용되는 대부분의 승용차들은 일본에서 들여온 폐차 대상 수준의 것들이어서 상태가 좋지 않는 데 비해 지프차들은 그런대로 쓸만한 것들이었다. 이런 현상은 자동차에 대한 평양사람들의 취향이 바뀌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 해방산호텔 정문 앞에 늘어선 지프차들
ⓒ 김필영
도시 경관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평양사람들의 생활수준은 여전한 것 같았다. 일년 전 미국 화폐 1달러가 2800원이었는데 현재는 2900원이니, 달러에 대한 원화 가치는 비교적 안정된 것 같았다.

하지만 장마당에서 쌀 1㎏로그램이 1000원, 현지에서 생산한 크라벤(Craven, 일명 고양이 담배)' 담배 한 갑이 1200원, 300㎖ 짜리 평양소주 한 병에 700원이니, 지난 해에 비해 물가가 많이 오른 편이다.

현재 보통 월급이 대개 2000원 내외인 것을 감안한다면 경제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들이 태산 같음을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 김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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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 도색한 건물들과 산뜻하게 조경한 대동강안에 인접한 도로들
ⓒ 김필영
▲ 대동강안 정리사업을 마친 평양 대동문 근처 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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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영
▲ 방파벽을 헐어버리고 새로이 단장한 대동문 앞 대동강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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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동문 앞에 새로 깐 보도 블럭
ⓒ 김필영(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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