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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행/꽃천지 하동군 북천면/ 지천으로 핀 그녀, 예뻤다

향기男 피스톨金 2007. 10. 5. 08:59

 

꽃천지 하동군 북천면/ 지천으로 핀 그녀, 예뻤다


하늘하늘 처녀 허리 같은 코스모스, 소금을 뿌린 듯 숨 막히는 메밀꽃밭. 경남 하동군 북천면 직전리 남바구 들녘에 가을의 전령들이 지천으로 피었다. 홀로 피어도 가을이 왔음을 알리고도 남을 텐데, 함께 어울려 아우성이다.

 

파란 하늘 아래로 구불구불 뻗은 붉은색 코스모스 길이 끝나면, 이내 안개 깔린 듯 메밀밭이 펼쳐진다. 코스모스와 메밀꽃 유명한 곳이 어디 북천뿐이랴마는, 둘이 함께 어우러진 곳은 드물다. 그래서 가을의 정취를 느끼기에 이만한 곳이 없다는 얘기다. 거리도 멀지 않으니 연인과 데이트 코스로, 당일 가족 여행지로 제격이다.연인과 거닐어요

 

- 북천역 코스모스 길

 

코스모스 하면 경기도 구리시가 떠오른다. 2001년부터 한강변에 핀 코스모스를 주제로 축제까지 벌이고 있으니 가히 원조 격이라 하겠다. 이에 반해 하동군 북천면 직전리 사람들은 지난해에야 코스모스를 심기 시작했다.

 

유명세를 위한다거나 관광자원으로 삼을 요량은 애초 없었다.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젊은 사람이 대부분 도시로 빠져나간 데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로 벼농사가 수지타산이 맞지 않자 궁여지책으로 꽃을 심기 시작했다.

 

그렇게 심기 시작한 꽃밭이 21㏊(6만3천여 평)에 이르면서 장관을 이루게 된 것이다. 박래철 북천면장은 "지난해 가을 벼농사 대신 심은 꽃이 피기 시작하자 국도 2호선을 지나던 차량들이 멈춰서 장사진을 이루게 됐다"면서 "올해부터는 구경꾼들을 더 불러 모아 본격적인 축제로 승화시킬 수 있을지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전리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코스모스 군락은 북천역 일대에 있다. 부산에서 전남 순천으로 향하는 무궁화호를 타고 가다보면, 단층 슬래브 지붕의 전형적인 시골역이 나오는데 바로 북천역이다.

 

3시간여를 달린 열차가 속도를 줄이며 역사로 진입하면 철길 양옆으로 흐드러진 코스모스 길이 시야에 쏟아져 들어온다. 주황색깔 열차가 지천으로 핀 꽃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면, 어느 것이 꽃이고 어느 것이 열차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열차에서 내리면 역사 오른쪽으로 코스모스 오솔길이 펼쳐져 있다. 북천역 직원들이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일부러 조성한 것이다. 길이가 무려 3㎞로, 남바구 들녘까지 연결돼 있다.

코스모스의 꽃말은 순결(흰색), 순애(붉은색)다. 사랑과 애정, 조화를 의미한다고 한다. 해서 데이트 나온 여인들은 이 길을 꼭 걸어 보길 권한다. 사랑을 확인하고 키울 수 있는 낭만적인 공간이다.

 

오솔길을 벗어날 즈음 문득 바람이 스친다. 바람결을 따라 몸을 내맡기는 저 꽃을 뒤로하고 떠나간 첫사랑을 생각하는 건, 무슨 청승일까.

 

가족과 놀아요 - 남바구들녘 메밀꽃밭 길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북천역에서 코스모스 오솔길을 따라 남바구 들녘으로 내려오면 이효석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을 연상시키는 장면이 그대로 펼쳐진다. 이효석의 소설은 강원도 봉평의 메밀밭을 묘사한 것이 분명하지만, 남바구 들녘도 이 묘사에 딱 들어맞는다.

 

남바구 들녘의 메밀밭은 유명세에 있어서 봉평에 한참 못 미치지만 꽃이 아름답기로 치자면 봉평 못지않다. 12㏊에 걸친 메밀밭이 넓기도 넓으려니와, 코스모스 군락과의 절묘한 색 조화는 봉평에서는 도저히 볼 수 없는 장면이다.

 

북천면은 이 넓은 메밀꽃밭에 미로길을 만들어 각 논과 밭을 연결해 놨다. 메밀밭 중간중간에는 6개의 초가지붕 오두막을 만들어 미로를 걷다가 쉴 수 있도록 했다. 간단한 도시락이라도 준비한다면 꽃밭 속 오두막에서 함께 더없이 낭만적인 소풍을 즐길 수 있을 게다.

 

국도 2호선 오른편 아래로 펼쳐져 있는 메밀꽃 밭을 직전천이 가로지른다. 군데군데 보를 쌓아 수량이 풍부한 직전천에는 30m 길이의 섶다리가 놓여 있는데 저번 태풍에 많이 부서졌다.

섶다리 건너 산자락 중턱에 닿으면 전망대에 오를 수 있는데, 여기서 내려다본 남바구 들녘은 색의 향연이다. 메밀꽃의 흰색과 코스모스의 붉은색, 누렇게 익기 시작한 벼, 하늘의 파란색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남바구 들녘에 꽃구경 말고도 즐길 거리가 많이 준비돼 있다. 북천면은 오는 7일까지 농악 연주와 스포츠댄스 공연, 사진 촬영대회, 한밤의 영화 상영, 풍물패 공연 등 날짜별로 각종 이벤트를 준비했다. 또 음식판매장과 야시장, 농산물 전시판매장, 나비와 곤충 표본 전시장, 농기구 전시 체험장 등을 마련해 관람객들이 직접 먹고 마시며 농촌체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참고로 먹을거리는 직전리 마을 주민들이 직접 키우고 만든 것들이다. 방앗간을 운영하는 한정상(60)씨도 솔잎 막걸리를 만들어 내놓을 예정이다. 북천은 재선충 피해가 없어 농약 솔잎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단다. 북천면사무소 055-880-6332∼5.

글=박진국기자 gook72@ busanilbo.com 사진=김병집기자 bjk@

부산일보 | 기사입력 2007-10-04 12:33 기사원문보기

 

 

[꽃천지 하동군 북천면] 함께 둘러보면 좋아요


모처럼 하동까지 어려운 걸음을 했다면 청학동과 삼성궁도 둘러보자. 여유가 있다면 대하소설 '토지'의 주 무대였던 평사리 최참판댁도 가볼 만하다. 한민족의 역사와 삶의 원형을 반추해 볼 수 있는 공간들이다.

 

청학동

 

해발 800m 지리산 중턱인 청암면 묵계리에 위치하고 있다. 북천면 직전리에서 서북쪽으로 승용차로 가면 30분 거리다. 도인들이 타고 다닌다는 푸른 학이 노닐던 곳이라는 유래를 가진 곳으로, 도교 신도들이 이상향을 꿈꾸며 살아가고 있다.

 

청학동 사람들은 대부분 논밭에서 식량을 자급하고 양봉과 축산, 약초, 산나물 등을 캐다 팔고 하동장에서 생필품을 구입해 쓰고 있다. 이곳 주민들은 전통적인 생활방식을 고수한다. 흰 한복 차림에 처녀·총각은 머리를 땋아 댕기를 드리고, 결혼한 남자 어른은 상투를 튼다.

청학동 마을에는 서당에서 글 읽는 소리가 낭랑하다. 서당에서 한학과 예절 등을 가르쳐 준다.

 

삼성궁

 

청학동 도인촌이 있는 골짜기 서쪽 능선 너머 해발 850m 지점에 있다. 정식 이름은 지리산청학선원 삼성궁으로, 묵계 출신 강민주(한풀선사)가 1983년부터 33만㎡의 터에 고조선 시대의 소도(蘇塗)를 복원하였다. 궁의 이름은 환인, 환웅, 단군을 모신 궁이라는 뜻으로 지어졌다.

 

한풀선사와 수행자들이 이곳이 소도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쌓고 있는 솟대는 1천개가 넘는다. 한반도와 만주를 상징해 조성한 연못, 한낮에도 햇빛 한점 들지 않는 토굴, 전시관, 전통찻집 아사달, 천궁, 숙소 등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맷돌·절구통·다듬잇돌 등으로 꾸며진 길과 담장과 함께 짜임새 있게 가꾸어져 있다. 관광을 하려는 탐방객이 궁 입구에 있는 징을 세 번 치면 안에서 수행자가 나와 맞이한다.

 

최참판댁

최참판댁은 악양면 평사리 498 일원에 위치하고 있다. 지리산 쌍계사 쪽으로 섬진강을 좌측으로 끼고 가다보면 화계장터 조금 못 미친 곳에 있다.

 

동학혁명에서 근대사까지 한민족의 대서사시인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의 배경인 이곳 평사리에는 소설 속 최참판댁의 한옥 14동이 있다. 또 조선후기 생활모습을 담은 초가집, 우물 등 드라마 토지의 촬영세트장도 조성돼 있다.

 

최참판댁이 위치한 지명인 악양은 중국의 악양과 닮았다 하여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평사리 강변 모래밭을 금당이라 하고 모래밭 안에 있는 호수를 동정호라고 하는데, 이 역시 중국 지명에서 따왔다고 한다. 매년 가을이면 전국 문인들의 문학축제인 토지문학제가 이곳에서 개최돼 문학마을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중이다.부산일보 | 기사입력 2007-10-04 12:33 기사원문보기

 

 

[꽃천지 하동군 북천면] 교통편


철도를 이용할 경우 부산 사람들은 부전역과 사상역 구포역에서 북천행 무궁화호를 탈 수 있다. 하루 4차례 출발하며 오전 6시55분(부전역) 열차가 첫차, 오후 4시10분 열차가 막차다. 올해 북천면의 각종 축제 이벤트는 오후 2시에 절정을 이루기 때문에 늦어도 오전 10시 기차를 타는 것이 좋겠다. 경남지역 사람들은 창원과 마산역에서 하루 6차례 운행하는 북천행 열차를 타면 된다. 1588-7788.

 

부산에서 시외버스를 이용할 경우 사상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진주를 거쳐 북천으로 들어가는 것이 좋다. 진주에서 북천행 버스는 1시간에 1대씩 있다. 하동읍에서 북천으로 가는 노선이 가깝긴 하지만 하루에 1번(오후 2시30분)만 운행한다. 자가운전일 경우에는 부산에서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1시간30분가량을 달린 뒤 곤양IC에서 내리면 된다.

 

요금소를 빠져나와 첫 번째 사거리에서 곤명 방면으로 오른쪽으로 꺾어 국도 2호선을 따라 북천면 사무소까지 10여분을 더 간다. 도로변으로 코스모스와 메밀꽃이 지천으로 피어있는 곳이 나오는데 바로 행사장이다. 하동IC나 진교IC에서도 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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