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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한계상황에 몰린 한국기업

향기男 피스톨金 2007. 11. 26. 00:46

 

       중국에서 한계상황에 몰린 한국기업

 

경영여건이 날로 악화돼 비밀리에 철수하는 기업이 많다. 청산절차라도 간단해졌으면 좋겠다"
"칭다오(靑島)의 한국 학생 1만명 가운데 한국국제학교에 못가는 학생이 80-90%인데 중국 공립학교는 한국학생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준비없이 입학하는 학생들의 학력저하도 심각한 문제다"

24일 쿤밍(昆明) 방크호텔에서 열린'중국한국상회 지역상회 회장단 회의'에서는 위기감이 극에 달한 중국 진출 한국 기업인들의 하소연이 봇물 터진 듯 쏟아졌다.
재중(在中)기업인들은 제품의 고부가가치화와 유통업을 비롯한 새 시장 진출 등 기업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한계상황에 처한 우리 기업들을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도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최영철 칭다오한국상회 상임 고문은 "경영이 날로 악화돼 비밀리에 철수하는 기업인이 많고 이는 한국기업에 대한 이미지 실추를 가져온다"면서 "청산절차를 간단히 할 필요성을 중국 정부에 제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재찬 옌타이(煙臺)한국상회 감사도 "산둥(山東)성에는 봉제, 완구 등 노동집약형 업체들이 많이 있으나 각종 비용이 증가해 공장을 가동해도 적자가 나는 상황이어서 내년에는 문닫는 업체들이 굉장히 많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회사를 청산하고 싶어도 소득세를 환급해라, 대출이나 지원액 차액을 갚아라 등 요구조건이 까다로워 청산이 어렵다"고 호소했다.

윤은석 칭다오한국상회 부회장은 "최근 1천300만달러에 달하는 대출을 받은 기업인이 중국 내 납품업체나 종업원에 납품대금과 급여도 주지 않고 야반 도주했다"면서 "칭다오 지역에서만 비밀리에 철수한 외국 기업인이 119명인데 이 가운데 103명이 한국인이어서 칭다오은행이 한국 업체들의 신용등급을 일괄적으로 한단계 하향하기도 했다"고 실태를 전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어려움은 세제, 환경, 노동 등의 정책적 환경이 불리해진데다 기업 자체의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고 있기 때문이라고 재중 기업인들은 자체 진단했다. 여기에 일부 대기업들은 '단가 후려치기' 등 국내에서의 악습을 되풀이하고 있고 교육 등 생활여건의 열악함도 어려움을 더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정현혁 광저우(廣州)한국상공회 회장은 "인건비가 3년 전에 비해 80%나 상승했고 인력확충도 심각한 문제"라면서 "값싼 제품을 공급하기보다는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드는데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백이현 둥관(東莞)한국상회 부회장은 "중국 진출 대기업들은 현지 협력업체들에게 재료는 한국 것을 쓰라고 하면서 가격은 중국업체 수준으로 맞추라고 요구한다. 요즘에는 3개월 단위로 단가를 내리라고 요구하고 있다"면서 "대기업의 하청업체 횡포 실태도 조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은석 부회장은 "칭다오에 거주하는 한국인 학생 1만명 가운데 한국국제학교에 못가는 학생이 80-90%"라고 어려움을 하소연했고 남희백 우시(無錫)한국상회 사무국장도 "중국정부가 30억원을 지원해서 국제학교가 오픈했지만 내년학기에 운영이 될지 걱정인데 정작 한국정부는 법 문제를 들어 인가를 해주지 않고 있다"면서 "국가적으로 창피한 일"이라고 정부를 원망했다.

일부 기업인들은 어려운 상황을 돌파 하기 위한 기업 스스로의 노력과 정부의 지원대책을 강조했다. 강훈열 단둥(丹東)한국상회회장은 "대만과 일본 기업들은 정부와 상회의 치밀한 전략에 따라 중국에 진출하는데 우리나라 업체는 각개전투식이며 대한상의나 중국상회 등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수종 중국한국상회 회장은 "창조적이고 도전적인 발상으로 위기를 극복해야 하며 우직하고 신뢰받을만한 마음으로 중국에서 사업해야 한다"고 기업인 스스로의 자세를 가다듬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했다.

회의를 주관한 김상열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교육문제, 노동집약산업 퇴출에 따른 청산문제 등 기업인들이 제기한 문제들에 대해 빠른 시일 내에 지원입법 마련 등 해결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