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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람들/'숭례문'에 눈시울 붉힌 외국인의 쓴소리

향기男 피스톨金 2008. 2. 14. 15:03
 
'숭례문'에 눈시울 붉힌 외국인의 쓴소리
 


한국의 전통 건축에 매료돼 강릉 선교장에 이어 서울 동소문동의 한옥에서 40년째 살고 있는 피터 바돌로뮤씨가 13일 오후 화재현장에서 불타버린 숭례문을 가리키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 /주완중 기자 wjjoo@chosun.com
40년째 한옥에서 사는 미국인 피터 바돌로뮤씨 "외국친구들 오면 일부러 데려가 자랑하던 숭례문 나무 무늬까지 신경쓴 옛 한국인 정성 어디갔는지"

13일 오후 잿더미가 된 숭례문 앞에 한 외국인이 섰다. 미국인 피터 바돌로뮤(Peter Bartholomew·62)씨였다. 그의 파란 눈은 한참 동안 시커먼 잔해만 남고 무너진 지붕과 누각을 훑어 내렸다. 이윽고 눈가가 붉어지더니, 금색 속눈썹이 젖어 들었다.

"숭례문은 외국에서 친구들이 오면 일부러 데려가 자랑하던 곳이었어요. '봐라, 서울에는 시내 한가운데 이렇게 예쁜 건축물이 있다' 하고. 그런데 이제는 완전히 불타버렸으니…."

바돌로뮤씨는 1968년 평화봉사단원으로 한국에 왔다가 아예 눌러앉았다. 한국 건축의 아름다움에 매료됐기 때문이었다.

"중국 전통 건축물은 '나는 이렇게 부자고 힘이 세다. 너는 뭐냐' 하는 오만한 느낌이고 일본 전통 건축물은 너무 깔끔해서 정이 없어요. 한국은 달랐어요. 건물 전체의 부드러운 흐름이 '어서 내게 오세요'라며 따뜻하게 맞아주는 느낌이었죠."

바돌로뮤씨는 문화유산 보전을 위한 민간단체인 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의 명예이사이자, 영국 왕립아시아학회 한국지부의 회장이다. 그는 한국에서의 첫 5년을 강릉에 있는 99칸짜리 사대부의 고택인 선교장에서 살았다. 그 집이 마음에 들어 수없이 찾아가서 공을 들였다고 한다. 그는 "내 정성을 기특하게 여긴 할머니께서 '네가 청소할 수 있는 만큼 방을 차지하고 살아라'고 허락해 주셨다"고 했다.

1974년 서울에 온 그는 한옥의 정취를 잊을 수 없어, 동소문동에 한옥을 한 채 사서 35년째 살고 있다. 그는 한국인 뺨칠 정도로 우리 말이 유창할 뿐더러, 한국 전통사상과 건축, 풍수에 대한 지식은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숭례문 화재는 그에게 엄청난 충격이었다. 그는 "11일 아침 집에서 용산구에 있는 회사로 출근하다가 새까맣게 탄 숭례문을 보고 너무 놀라 하마터면 앞차를 들이받을 뻔했다"고 말했다. 그는 숭례문의 소실로 서울이 '행운의 상징'을 잃었다며 슬퍼했다. 일제시대 때 고궁부터 지방 관아까지 조선시대 건물 대부분이 철거됐는데, 서울 복판에 있는 숭례문이 헐리지 않고 남은 것은 그야말로 '기적'이었다는 것이다. "한국인들은 그런 걸 잘 몰라요. 당연히 그 자리에 있겠거니 하는 거죠. 하지만 저는 숭례문을 볼 때마다 저도 그 기적 같은 행운을 입는 느낌이 들어 정말 행복했어요."

그러나 바돌로뮤씨는 숭례문의 피해 자체가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라고 했다. 한국에 사는 40년 동안 문화재들이 홀대 받는 모습을 숱하게 지켜봤기 때문이었다. "해마다 아름다운 한옥들이 헐려 사라지는 걸 봤습니다. 한국인 조상들이 '이놈들아!' 하고 호통을 치실 겁니다."

그는 숭례문이 '개발 보상금'에 불만을 품은 사람의 방화로 사라진 데도 뜻이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한국의 혼 같은 한옥을 뜯어내고 아파트를 지은 뒤 '돈 벌었다'며 좋아하는 일이 많았죠. 관광안내 책자마다 숭례문 사진을 실어놓고 정작 방재 예산 편성에는 인색했어요. 그러니 숭례문이 얼마나 섭섭했겠습니까. 600년이나 곁을 지켜줬는데 너무 돌봐주지 않으니까 화가 나서 훌쩍 떠나버린 거지요."

바돌로뮤씨는 앞으로 2~3년 안에 숭례문을 완전 복원하겠다는 문화재청의 발표도 못마땅하다고 했다. "조선시대에는 최고의 목재를 골라서 말리는 데만 3~4년이 걸렸거든요. 명장(名匠)들이 고심을 거듭해 나무의 물결 무늬까지 신경을 써서 건물을 지었는데 한국인들이 그런 정성 어린 마음을 잊어버린 것 같아요. 크면 둥글게 다듬고 작으면 섬세하게 깎아서 균형을 맞추던 옛 한국인들의 핏줄은 다 어디로 갔는지…."
[김진명 기자 geumbori@chosun.com]
 

숭례문 5시간 타고도 1층 누각 원형 유지...

"국보1호는 달랐다"

【서울=뉴시스】

13일 숭례문 화재 현장을 찾은 문화재청 문화재위원들은 잿더미로 변한 현장에서 1층 문루의 부재는 상당부분 다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후까지 국보1호로서의 위용을 지킨 숭례문은 그 구조적 안전성 덕분에 장작 5시간에 걸쳐 화마와 싸우면서도 1층 누각의 피해가 예상보다 적어 추후 복원작업에 큰 희망을 주고 있다.

▲600년 모진 풍파 이겨낸 숭례문...화마에도 위용 지켜

문화재 관련 문헌자료에 따르면 숭례문은 조선조 태조 때인 1398년 완공돼 돼 수차례의 보수공사를 거치면서도 600여 년 동안 왜침과 전쟁 등 숱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결코 훼손되지 않았다.

온갖 풍파를 견뎌낸 숭례문이 자국민의 어이없는 방화로 새까맣게 타 버린 것은 분명 가슴 아픈 일이지만 2005년 4월 양양에서 산불로 인해 낙산사 전각들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전소됐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국민들은 상당 시간 본래의 자태를 유지했던 우리나라의 국보1호 숭례문을 보면서 역시 '국보는 국보다웠다'라는 찬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진화를 위해 출동한 소방차가 95대 총 359명의 대원들이 연신 물을 뿌려대는 가운데도 꼿꼿이 서 있었기 때문이다.

▲구조적 안정성 덕에 화재에도 장시간 버텨

전문가들은 숭례문이 장시간 화마에 맞설 수 있었던 이유로 구조적 안정성을 꼽았다.

본래 숭례문은 잘 다듬은 화강석으로 정교하게 쌓은 석축 중앙에 아치형의 홍예문을 뚫고 그 위에 2층의 목조 문루(門樓)를 세웠다. 문루는 정면 5칸, 측면 2칸의 규모이며, 상층 외곽의 기둥들을 하층 외곽의 기둥열보다 안으로 들이밀어 세웠다.

또 내부 중앙에는 4개의 고주가 일렬로 세워져 위층 지붕틀까지 지지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는 문루 내부의 공간이 앞뒤로 양분되는 단점이 있기는 하나 매우 견고한 구조체계를 이뤄 결국 숭례문 전체의 구조적 안정성을 꾀할 수 있었다.

사건 발생 이후 현장을 찾았던 유근표 성곽연구가는 "일단은 소방팀이 물을 계속 끼얹으며 진화를 했기 때문에 오래토록 원형을 유지할 수 있었고, 건물구조자체가 낙산사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안정적이었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고 말했다.

그는 "낙산사의 경우 기둥과 서까래 사이에 공간이 상당히 넓어 공기의 유입이 컸던 반면 같은 목재문화재라 하더라도 중간 중간 촘촘하게 부연재를 끼어 넣은 숭례문이 구조적으로는 훨씬 안정적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1층 누각은 예상보다 피해 적어 복원 희망적

13일 숭례문 화재 현장을 둘러본 전문가들은 5시간에 걸친 화재에도 불구하고 1층 누각의 피해가 예상보다 적은 것에 놀랐다.

2층 누각이 완전히 소실돼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상황에서 1층 누각이 형체를 어느정도 유지하고 있어 숭례문 복원에 희망적이다.

전문가들은 1층 누각에 있는 부재 상당수가 복원에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2층 누각의 부재 중에도 사용 가능한 것이 있다고 전했다.

또 현재 충남 부여군 한국전통문화학교에 있는 1960년대 숭례문의 전면 해체 및 수리 당시 수습한 옛 부재를 재활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화재청은 2층 문루 부분은 대부분 새 부재로 복원해야 하지만 1층 문루의 부재는 상당부분 복원에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숭례문이 국보 지위를 유지하는 데도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서대학교 문화재보존학과 위광철 교수는 "화재규모에 비해 1층 쪽에 남아있는 부재들은 상당 수 다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복원 공사에 원부재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숭례문 어디에 쓰였는지 기록을 하고 꼼꼼히 분류를 해 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진례기자 eeka232@newsis.com
 
 
 


 Piano Concerto No.21 In C Major K.467 (Mozart)

                                    

   

                                   

                        
                                     조국 대한민국의 현재 시간입니다.
                                                     

                   
                             향기
                                   첨부이미지

 
                  

                 

                          추억속에 남을 즐거운 이시간을 위하여
                            따뜻한 가족 들과  마음과 마음에
                               기쁨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서로 이쁜 사랑들 나누시며
                           오손도손 행복한 시간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향기男피스톨金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