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보벌 비지네스/중국 부동산 소식들

미국발(發) 집값 하락 지구촌 확산…中·베트남 최근 20~50% 빠져

향기男 피스톨金 2008. 10. 6. 11:40
미국발(發) 집값 하락 지구촌 확산… 소비 위축·경기침체 부채질
中·베트남 최근 20~50% 빠져 '불패신화' 마감
유럽 공사중단·미분양 속출… 실업률 치솟아
高금리에 홍콩·싱가포르도 하락세로 돌아서
하노이=유하룡 기자 you11@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홍원상 기자 wshong@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부동산을 팔겠다는 간판이 줄줄이 내걸린 영국 런던의 주택가. 미국?영국 등 주요 국가 집값이 폭락하면서 우리 주택 시장도 비슷 한 운명을 맞을지 모른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신시가지로 꼽히는 미딩(My Dinh) 지역의 '마노'(Manor) 아파트. 작년 말 준공된 이 아파트는 밤마다 암흑천지로 돌변한다. 전체 가구의 3분의 2 이상이 미분양돼 빈집으로 남아있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연초만 해도 ㎡당 2000~3000달러(약 244만~366만원)에 달했던 집값이 경제 위기 여파로 최근 20% 이상 빠졌다"고 말했다.

하노이의 대표 아파트 단지인 쭝화년찡·메찌 등도 작년보다 20~30%씩 가격이 떨어졌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실업자도 늘어나는 양상이다. 호찌민의 'B무역개발'이란 부동산 회사에 다니던 응웬 � 중(38)은 "최근 경기 침체로 회사가 사실상 영업을 중단해 월 200만동(약 12만원)을 받고 채권추심인으로 일하고 있다"면서 "회사 직원 30명 중 10명이 짐을 쌌다"고 전했다.

지난 2~3년 동안 동남아지역에서 가장 뜨거웠던 베트남 부동산 시장도 최근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집값이 급락하고 있는 것은 미국뿐만 아니다. 베트남 중국 등 아시아는 물론 유럽 등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집값이 급락하면서 건설·부동산업체 부도, 실업률 증가 등 경기침체도 본격화되고 있다.

중국도 집값 하락 몸살

지난달
중국의 남동부 항저우(杭州)에 있는 한 아파트 모델하우스. 이곳에 기존 아파트 계약자들이 몰려와 가구와 내부 인테리어 물품을 마구 부수며 '분양가 인하'를 요구했다. 중국의 최대 부동산 기업인 완커(万科)사가 현재 건설 중인 아파트가 완공을 앞두고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하자 신규 계약자에 대해 분양가를 25~30% 할인해 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가격 급락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곳은 항저우만이 아니다.

중국의 선전 경제특구의 아파트들은 151㎡(약 45.7평)의 가격이 ㎡당 2만~2만300위안으로 작년 7월(3만8000~4만2000위안)의 거의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급락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주택 시장과 관련, "부동산 가격이 최고가 대비 10~40% 떨어진 남동부를 시작으로 중국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모건스탠리의 제리 루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집값은 이미 주요 대도시에서 무너지고 있어 부동산 시장의 붕괴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유럽도 집값 하락, 실업률 치솟아

스페인의 대표적 휴양도시 알리칸테(Alicante). 자동차로 해안가를 따라 달리다 보면 파헤치다 만 땅과 황폐한 언덕, 공사가 중단된 주택 등이 삭막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끝없이 이어진다. 이 지역은 원래 골프장과 주택 1100가구가 함께 들어설 예정이었던 곳.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불어닥친 주택경기 침체로 부동산개발업체 산호세(San Jose)가 지난 7월 부도를 내면서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 스페인은 집값이 하락하면서 주택공사 중단이 속출, 건설·부동산 산업 중심으로 실업자가 급증하며 실업률이 전년도 7%에서 최근 11%로 뜀박질하는 등 경기침체가 본격화되고 있다.

영국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리즈(Leeds)시에서도 100여 개의 중개업소 가운데 10곳이 최근에 문을 닫았다. 지난 8월에 쏟아져 나온 신규 주택 중에 5% 정도만 팔릴 정도로 매출이 뚝 떨어졌기 때문. 최근 요크셔(Yorkshire)주 동부 지역에 아파트를 지은 주택건설업체 '배럿'(Barratt)사는 분양가를 절반 이하로 낮췄다. 그런데도 집을 사려는 사람은 전혀 찾을 수 없다. 영국상업회의소(BCC)는 "주택 가격 하락 등으로 소비자 지출이 급감하면서 영국의 실업자 수가 앞으로 25만~30만 명쯤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질랜드·캐나다도 줄줄이 급락

뉴질랜드도 지난 8월 한 달 동안 뉴질랜드에서 판매된 주택 가구수는 4220가구로 1년 전 같은 기간(6394가구)보다 34%나 줄었고 주택 평균가격도 5.7% 떨어졌다고 밝혔다. 미국과 달리, 상반기에 집값이 오름세를 보였던 캐나다도 지난 8월 5.1%나 급락, 지난 10년 사이 최대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메릴린치는 "캐나다에 미국식 주택시장 붕괴와 유사한 사태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홍콩·싱가포르의 경우, 올 6월 말까지 연간 상승률이 10~20%에 달할 정도로 주택시장이 호황을 보였지만 담보대출에 대한 제한이 강화되는 데다 금리가 오름세여서 2분기에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집값 하락이 유럽·중국·뉴질랜드 등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실업자 증가 등 경기침체가 본격화되고 있다. 세계적 경제분석기관인 '글로벌 인사이트' 하워드 아처(Archer) 이코노미스트는 "금융위기에 따른 주식·집값 등 자산가격 하락과 소득 감소가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실물 경제 침체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력 : 2008.10.06 03:04

 

 

'저금리→집값 폭등→금리 뛰자 휘청' 닮은꼴
● 韓·美·日 주택시장 비교해보니…
금리 오름세로 바뀌자 주택수요 위축
집값급락에 담보부실로 금융권 불안

 

집값 하락에 이어 금융 위기가 발생한 미국 경제가 일본식 장기 불황 모델의 전철을 그대로 밟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경기 부양을 위한 초저금리 정책과 금융기관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에 의한 부실 대출, 집값 급락에 의한 금융 위기 발생은 일본과 미국이 닮은꼴이다. 한국도 최근 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집값이 급락하고 있어 일본식 버블 붕괴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미·일의 주택 가격 급등과 하락의 메커니즘을 비교해 본다.


◆주택 가격 급등의 원인은 저금리 정책

일본미국의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근본 요인은 저금리 정책이었다. 일본은 경기부양을 위해 1985년 정책금리를 5%에서 1987년 2.5%까지 인하했다. 당시 일본의 무역수지 흑자가 큰 폭으로 늘어나자 미국 등은 이를 견제하기 위해 일본에 엔고 정책을 요구했다. 엔고로 인한 수출 감소와 불황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자 일본 정부는 초저금리 정책을 통한 경기부양 정책을 선택했다.

 

그러나 저금리 대출을 이용한 투기가 성행하면서 집값이 3~4년 사이에 서너 배 급등하면서 각종 부작용이 속출했다. 일본 정부는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금리를 1990년 8월에 6%까지 인상했다. 여기다가 강력한 대출 규제 정책과 세금 정책을 함께 펴면서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기 시작했다. 도쿄 고급주택지의 3.3㎡(1평) 당 가격은 250만엔에서 1990년에는 1000만엔까지 급등했지만 91년 말에는 500만엔까지 하락했다. 부동산 가격 급락에 따른 담보상실로 기업과 가계 부도가 잇따르자 다시 금리를 내렸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미국 집값 급등의 직접적인 원인은 초저금리 정책이었다. 미국은 IT버블 붕괴와 9·11테러 등에 따라 경기침체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자, 경기부양을 위해 저금리 정책을 사용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000년 5월 6.5%였던 기준 금리를 2003년 6월에는 1%까지 인하했다. 초저금리로 주택시장에 돈이 몰리면서 건설 경기가 활황을 이뤘으며 집값이 오르면서 주택을 담보로 한 대출을 받아 소비를 늘리는 국민들이 늘어나 내수 경기도 호황이었다.

하지만 저금리로 주택가격이 급등하고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본격화되자 2006년에 5.25%까지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올렸다. 금리 상승으로 주택수요가 위축되면서 주택가격이 급락했고 주택담보 부실이 급격히 증가했다. 미국 20개 대도시의 집값 지수인 케이스 실러 지수에 따르면 7월 말 현재 전년 동월 대비 16.3% 하락, 2001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라스베이거스·피닉스·마이애미 등은 30% 정도 하락했다. 2007년 들어 다시 정책금리를 인하했지만 집값 하락에는 효과가 없었다.

IMF외환 위기로 고금리와 불황 속에 빠졌던 한국도 부동산 경기부양을 위해 각종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고 저금리 정책을 사용했다. 2000년 10월 5.25%에서 2004년 11월 3.25%로 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부동산 담보대출이 급증했다. 당시 집값 급등의 원인이 저금리 정책 때문이라는 비판이 많았지만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와 대출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 집값 급등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지만 정부는 재건축 규제, 분양권 전매 등의 비 금융 정책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는 경기가 어느 정도 회복되자 2006년부터 주택대출을 강력하게 규제했다. 결국 최근 기준금리가 5.25%로 인상되고 고정담보 대출 금리가 10%대를 육박하면서 주택수요가 급감하고 주택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 주택담보대출 비율 미(美)보다 낮지만 300조원 넘는
대출금액은 경제에 부담

 

한국과 미국 간 부동산 담보대출을 비교해 봤을 때 우리나라에서 미국식 금융위기를 맞을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우리 은행들은 이미 3~4년 전부터 주택 담보대출 때 집값의 40~60%만 빌려줬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에선 대부분 집값의 70~80%를 대출해주었고, 100%를 빌려줬던 금융기관도 적지 않았다. 주택값이 조금만 떨어져도 대출이 부실해지는 위험한 구조였던 것이다. 특히 '서브프라임'이라는 신용도 낮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대출이 문제를 일으켰다. 2006년 이후 금리가 급등하자 이들이 이자를 갚지 못한 것. 부실 채권이 늘자 금융기관들이 빚 회수에 나섰고 이로 인해 다시 집값이 떨어지는 악순환 고리가 형성됐다.
반면 우리나라에선 정부가 2005년 투기지역에 대한 LTV를 40%로 낮췄다. 2006년에는 DTI제도를 도입, LTV 내에서도 연봉의 3~4배 금액까지만 대출해줬다. 이로 인해 국내 주택 대출의 평균 LTV는 48%대에 머무르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유정석 박사는 "국내 금융기관들의 주택 대출 통제나 대출 채권 유동화 정도를 감안하면 현 시점에서 부동산 대출 부실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인 주택 담보대출이 300조원을 넘는 등 규모가 늘어나는 것은 부담스러운 점이다.

게다가 개인 대출이 아닌 금융권이 건설업체들에 해준 프로젝트 파이낸싱(아파트 등 개발 사업에 빌려주는 돈)에서는 대규모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미분양이 16만 가구를 넘어서고 있어 원리금 상환이 제대로 안 된다는 것. 현대경제연구원은 "중소건설업체 이용이 많은 저축은행 PF 대출 연체율이 높아지는 등 관련 자산 부실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의 90년대 버블 붕괴는 가계 대출이 아닌 기업 대출에서 대규모 부실이 발생하면서 촉발됐다.

LTV·DTI 

주택담보대출 때 은행이 돈을 얼마나 빌려줄지 기준이 되는 지표. LTV(Loan To Value)는 집값 대비 일정 한도 내에서만 대출해주는 제도를, DTI(Debt To Income)는 대출자의 연 소득을 따져가며 빌려주는 제도를 말한다. 적용 LTV와 DTI수치가 낮을수록 대출 가능한 돈은 줄어든다.


IMF "부동산 하락기 평균 4년 지속"
차학봉 기자 hbcha@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부동산 가격 급등과 급락은 일본미국에서만 나타난 현상은 아니다.


IMF보고서(When bubbles bust)에 따르면 1970~2002년 선진국 14개국에서 20번의 주택가격 급락(Crash)현상이 발생했으며 정점 대비 30% 정도 주택가격이 하락했다. 하락기는 평균 4년 정도 지속됐다. 주택가격이 급락한 국가에서는 주택담보 대출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금융기관의 부실을 초래, 금융위기와 실물경제 침체가 동시에 발생해 다시 부동산 가격을 낮추는 악순환이 벌어졌다. 대표적인 나라가 일본이다.

일본의 경우, 정부가 적기에 공적 자금 투입과 금융 기관 구조 조정을 제대로 하지 못해 불황이 장기화됐다. 집값은 지금도 91년의 절반 수준에 머물 정도로 극심한 디플레이션(물가의 지속적 하락)으로 이어졌다.

반면 일본과 비슷한 시기에 부동산 가격 급락이 발생한 스웨덴의 경우, 비교적 위기를 잘 극복한 사례이다. 스웨덴의 경우, 85년 금융규제가 완화되면서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고 1990년에 부동산 가격이 급락했다. 당시 스웨덴도 신용경색 현상이 발생, 금리가 치솟고 5개 은행이 파산 상태에 빠졌다. 주요 지역의 집값은 18개월 만에 50~60% 폭락했다. 당시 스웨덴 정부가 공적자금을 조성, 신속하게 금융기관의 부실을 털어내면서 시장을 정상화시켰다. 집값 급락과 금융 위기가 발생한 미국이 신속하게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것도 일본에서 배운 교훈 덕분이다.

삼성경제연구소 박재룡 연구위원은 "일본은 구조조정이 늦어진 데다 고령화로 인한 주택 수요감소 등이 겹치면서 위기가 발생한 지 10여 년이 지났지만 주택시장이 여전히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다"며 "일본식 침체를 막기 위해 세계 각국이 조기에 대응하는 만큼 장기 불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한성대 이용만 교수는 "집값이 다시 회복되기 위해서는 미분양 주택이 팔려야 하는데, 이 기간이 보통 4년 소요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미국발 금융위기를 계기로 신용경색 현상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영국·아일랜드·스페인·중국의 주택가격 동반 하락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일부 거시경제학자들은 부동산에서 시작한 금융 위기가 장기화하면서 공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입력 : 2008.10.06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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