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밭(GOLF)이야기들/재밋는 풀밭(golf)이야기

인생을 아는 어른들의 놀이 골프

향기男 피스톨金 2010. 10. 14. 11:09

 

인생을 아는 어른들의 놀이 골프

 

사람들은 흔히 골프를 인생에 비유하곤 한다.

겨우 산을 넘고 한시름 놨다 싶으면 건너야할 물을 만나고 그러다 보면 느닷없이 나타나 발목을 잡고 늘어지는 벙커와 워터 해저드...

마지막 홀에 도달하는 그 순간까지 단 한순간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점이 우리네 사는 모습과 너무 비슷하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홀을 도는 그 4시간 30여분 동안 온갖 기쁨과 울분, 체념과 역전의 감격이 한 편의 드라마처럼 펼쳐지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골프는 아주 단순하고 지루한 운동이다. 그러나 그 어떤 운동보다 복잡하고 재밌는 것이 바로 또 골프다.

생각해 보라. 인류가 즐기는 운동 가운데 이만큼 지루하고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운동이 있는지.

또 이만큼 극적인 운동이 골프 말고 또 있는지.

골프란 막대기로 공을, 그것도 정지해 있는 공을 때려 10.8cm의 구멍에 밀어 넣는 게임이다.

그 안에 무슨 기술이 필요하고, 무슨 전략이 필요할까 싶다. 재미없고 지루하기 짝이 없는 스포츠라는 말이다.

 

but...그러나~

골프는 그 자체가 역설의 운동이다. 오른쪽으로 치기 위해서는 왼쪽을 향해야 하고, 왼쪽으로 치기 위해서는 오른쪽을 향하며,

공을 띄우려면 아래로 내려 쳐야하고, 또 낮게 날아가길 원하면 올려 쳐야한다. 역설적이다.

 

또... 구멍까지 가는 여정은 멀고도 험난하다. 연못을 넘겨야 하고 나무사이를 뚫어야 하며,

모래 구덩이에서 간신히 탈출하면 숲이 떠억 버티고 있다. 설사 그 여정을 용케 극복해 구멍 1미터 전방에 왔다고 치자.

그 1미터를 한번에 넣을 수 있을까? 두 번, 심지어는 세 번 만에야 겨우 넣기도 한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꼭 실력대로 된다는 보장도 없다. 타수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는 물론 실력이다.

하지만 바람이나 잔디, 도 그 날, 그 순간의 기분은 물론이고 심지어 잔디 속에 숨은 모래 한 알에 따라서도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한마디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오직 신만이 아신다는 말이다. 극적이지 않은가?

그러니 몇 타 앞서 있다고 잘난 체 기고만장할 일도, 또 뒤졌다고 채를 던질 일도 아니다.

이즈음 한반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인생역전...'. 바로 그 인생역전의 감동이 필드 위에서 펼쳐지는 것이다.

 

이런 맛이 없다면? 물론 당신 옆자리의 골프광도 없을 것이다.

10.8cm의 구멍 안에 108가지 인간의 온갖 번뇌가 숨어있다는...

혹자는 G(Green), O(Oxyzen), L(Light), F(Friend)....

'푸른 잔디 위에서 맑은 공기와 따뜻한 볕에 몸을 맡기고 친구들과 거닐며 즐기는 운동'이라고

제법 그럴듯한 의미로 해석되는 골프.

 

인생을 아는 하사모동지들이여..

삶과 필드가 하나되는 흑룡강 최고의 그린 핑산골프장에서 멋진 하루되시길요.

 

몇년전 핑산골프장에서 싱글을 놓친(?) 아쉬움을 그리며 피스톨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