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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황우석팀 비교분석

향기男 피스톨金 2005. 12. 7. 10:09

 

      삼성과 황우석팀 비교분석 재계 화제

[ 2005-12-07
(서울=연합뉴스) 추왕훈 기자 = '세계1위, 손가락 기술, 연구원이 전재산, 불의의 사건으로 브랜드 이미지에 치명타'

 

MBC PD 수첩 보도를 전후해 곤경을 겪고 있는 서울대 황우석 교수팀과 안기부 'X파일' 사건 등으로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에 처해있는 삼성그룹의 공통점이다.

 

이 같은 황 교수팀과 삼성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관한 비교분석이 재계에서 화제거리가 되고 있다.

 

인터넷 공간에서 일부 네티즌들이 단편적으로 제기한 이 같은 분석은 재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취합되고 걸러져 일목요연하게 핵심을 요약한 온.오프라인의 문건들도 나돌고 있다.

재계 관계자들과 네티즌들의 분석에 따르면 두 그룹의 공통점으로는 우선 세계 1위라는 점을 들 수 있다.

 

황 교수팀이 보유하고 있는 배아복제 기술은 단연 세계최고. 황 교수 스스로가 '펠레축구와 동네축구'로 외국과의 기술차이를 자신감있게 표현한 바 있다. 삼성이 만드는 메모리 반도체와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휴대폰 역시 세계1위를 고수하고 있는 제품들이다.

 

물론 황 교수팀의 배아복제 기술은 당장 시장가치로 환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장차 실용화할 경우 산업연관 효과가 33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연간 수출액이 58조원으로 삼성이 국민경제에 미치는 효과도 이에 못지 않다.

생명공학기술(BT)과 정보기술(IT)로 분야가 다르지만 황 교수팀과 삼성의 기술 역시 유사한 측면이 많다. 배아복제나 반도체, 휴대폰은 모두 '손가락 기술'이 핵심이라는 것이 공통점이다. 황 교수는 한국이 배아복제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할 수 있었던 이유를 '젓가락 문화'로 설명하기도 했다.

 

연구원의 두뇌가 사업의 요체라는 점도 두 그룹의 공통점이다. 배아복제기술은 '사람에서 사람으로' 이전되며 반도체, 휴대폰 기술은 '사람과 설계도를 통해' 이전된다.

 

황 교수팀이 미국의 제럴드 섀튼 피츠버그대 교수팀에 파견된 연구원 3명의 거취에 마음을 졸이는 것처럼 삼성 역시 핵심기술을 보유한 연구원들의 관리에 언제나 촉각을 곤두세운다.

두 그룹이 현재 처한 상황에도 비슷한 점이 많다. 전국민의 기대를 모으던 황 교수팀은 난자취득을 둘러싼 논리와 PD수첩의 보도 이후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고 삼성은 'X파일' 사건과 지배구조 논란, '삼성공화국론'으로 대표되는 견제와 질시 여론으로 곤경에 직면해 있다.

 

일부 재계 관계자들은 황 교수팀과 삼성의 또다른 공통점으로 은근히 몰락을 바라는 해외 경쟁자들의 속셈을 지적하기도 한다. 두 그룹의 윤리적, 법적 논란에 관해 정치권이나 시민단체들이 개입하고 있는 점도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두 그룹의 차이점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황 교수팀은 대다수 국민, 특히 네티즌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지만 시민사회나 인터넷 공간에서 삼성에 대한 지지여론은 이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재계의 일부 관계자들은 언론에 활발하게 스스로를 노출시키는 황 교수가 대중의 사랑을 받는 반면 거의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이 회장의 경우 존경과 거부감이 공존할지언정 애정을 가진 국민은 황 교수만큼 많지 않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또한 거의 모든 국민과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갖지 않은 황 교수팀과는 달리 삼성은 경쟁업체 또는 협력업체, 전현직 종업원, 소비자 등 수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거래를 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적대적 세력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이와 같은 분석에 대해 "황 교수팀의 상황을 보면서 일종의 동병상련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황 교수팀으로부터 교훈을 얻을 점이 없는지 살펴보기 위해 최근의 상황들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