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니가타,
하얀 융단 타고 하늘을 나는 이 기분? | |||
고요한 설국 니가타
눈이 마중을 나왔다.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소리없이 하지만 한아름으로 에워싸듯 다가왔다. 내린 눈은 이미 5m를 넘어 길가의 풍경을 덮고 있었다. “계속 쏟아지면 전봇대 전등이 눈속에 파묻혀요. 당신 생각을 하며 걷다가는 전깃줄에 목이 걸려 다치기 십상이죠.” 1968년 노벨문학상 수상작인 소설 ‘설국(雪國)’의 여주인공 고마코는 이렇게 말했다.
이틀이면 여섯자 이상 쌓이는 눈 길속의
연인들.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1899~1972)는 일본에서 가장 눈이 많이 온다는 니가타(新潟)현에서 눈과 사랑을
이야기했다. 이 소설의 배경이 된 니가타현에 눈이 많이 내리는 것은 지형적 특성 탓이다. 대륙에서 동해를 건너면서 습기를 머금은 구름이 니가타현의 산줄기에 부딪혀 눈으로 변하는 것이다.
덕분에 공항에서 스키장까지 가는 도로가에는
길고 긴 눈 터널이 형성돼 있다. 니가타현에만 70여개의 스키장이 있고, 11월~5월초 몰려드는 스키 인구는 연간 1300만 명이나
된다.
묘코(妙高)고원지역
아카쿠라 온센 스키장은 사람 손을 덜 탄 곳이다. 눈이 삼켜버린 장대 같은 삼나무 숲 사이를 스키어들이 숨바꼭질하듯 점점이 오간다. 스키를 신은 발밑의 파우더 스노우(powder snow·수분이 적어 잘 뭉치지 않는 눈)는 융단 같다. 넘어져도 솜이불 위에 눕는 기분이다.
리프트는 총 2454m높이의 묘코산의 1800m까지 올라간다. 대기시간 제로. 삼나무 숲을 가로질러 스키를 타다 보면 하늘과 땅의 경계가 사라져 그 중간 어디쯤에 와 있다는 착각이 든다.
가끔 숨을 고르기 위해 멈췄을 때 나무들이 어깨를 흔들어 눈을 털어내는 모습이 큰 설인(雪人)의 몸짓을 연상시킨다. 한참을 내려가도 어쩌다 스키어들을 만날 뿐이다.
수묵화같은 풍경 속에 파묻힌 사람들도 모두
눈을 닮았다. 슬로프는 모두 30개. 성인기준 하루이용권 4500엔(약 4만원). 유자와(湯澤)지역
최고 높이 1800m. 이곳에는 5.5㎞길이의 곤돌라인 ‘드라곤돌라’가 명물이다. 15분을 타고 가면 이를 통해 모두 4개의 스키장이 하나로 통합돼 운영된다.
최대 경사 32도인 슬로프는 모두 50개.
며칠을 타야 전체 슬로프를 다 가볼 수 있다는 얘기다. 스키어들도 묘코 지역보다는 많다. 길을 잃지는 않겠구나 안도가 든다. 4개 스키장 공통
성인 하루 이용권이 5000엔(약 44000원). 그로부터 약 30분 거리에는 최대 166명을 실어 나르는 케이블카(로프웨이라고 부른다)가 있다. 유자와고겐 스키장이다. 이곳을 통해 올라가는 스키장 역시 3개의 스키장이 하나로 연결돼 있다.
리프트를 타고 옆 스키장으로 옮겨가는 식으로
1시간이면 끝에 도달할 수 있다. 가운데 있는 갈라 유자와 스키장은 신간센역과 바로 연결된다. 역사 2층에는 스키센터가 있어서 리프트
이용권과 렌트 등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 이밖에 조에츠 곡사이 스키장은 스노우보더들에게 적합하다. 이 일대 스키장 10곳을 연결하는 무료
셔틀버스도 있다. (일본 니가타=최원석기자 yuwhan29@chosun.com )
[여행수첩]
하늘땅여행(www.skylandtour.com·02-724-8200)· 호도투어(www.ilbonski.com·02-753-0777)· 박경숙여행사(www.skiexpress.com·02-3785-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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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 K.622 아다지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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