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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도,멋진 다리 덕에 완도 명물된 신지도

향기男 피스톨金 2006. 2. 11. 12:11

 

 

 

       멋진 다리 덕에 완도 명물된 신지도

 
▲ 신지도 명사십리 백사장
ⓒ2006 최성민
한겨울에 유달리 뭍사람들을 불러들이는 섬이 있다. 전남 완도군 신지도가 그곳이다. 신지도는 예전에도 '명사십리'라는 해수욕장으로 유명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13일 신지대교가 개통되면서 신지도는 이제 '섬 아닌 섬'으로서 완도의 명물이 되고 있다.

한국 최고의 청정해역 200여 개의 섬으로 이뤄진 완도 다도해의 관문 구실도 하게 되었다. 신지도와 가까운 금당도, 금일도, 약산도, 고금도, 생일도 등도 신지대교 이어짐에 덩달아서 뭍에 더 가까워졌다.

무엇보다도 신지도의 '얼굴'은 명사십리이다. '명사십리'란 이름은 '길다란 고운 모래밭'을 일컫는 보통명사이기도 하지만, 길고 고운 모래밭을 걸치고 있는 각 섬마다 그 모래밭을 일컫는 고유명사로 쓰는 경우도 많다. 신지도 명사십리는 신지도 남쪽 임촌리에 있는 4㎞, 폭 70~100m 모래밭이다.

신지도 하면 바로 명사십리가 연상될 만큼 신지도의 명사십리는 그 모래의 질이 곱고 백사장 규모가 길고 넓으며 주변 바다의 색깔이나 섬들과 어우러지는 운치가 좋다. 신지도 사람들은 명사십리를 '울모래등'이라 부르기도 한다. 워낙 고운 모래알들이 한꺼번에 파도에 부딪히면서 "으엉~의엉~"하는 울음소리를 내기 때문이라고 한다.

▲ 명사십리 앞바다
ⓒ2006 최성민
신지도 명사십리해수욕장은 길고 고운 모래밭, 맑은 물, 이제 다리로 이어지는 편리한 교통 등으로 인해 남해안 제일의 해수욕장으로 꼽히게 될 것 같다. 해수욕장 옆 민박 단지에 깨끗한 민박집들이 많이 들어서 있고 호텔이나 유흥업소가 전혀 없는 것도 신지도 명사십리해수욕장의 특징이다.

신지도 명사십리해수욕장은 한겨울인데도 화장실을 짓고 백사장가에 몽골천막을 여러 채 앉히는 등 지금 한창 새 단장을 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에도 신지대교를 타고 들어온 겨울손님들로 명사십리에 발자국이 지워지질 않는다.

▲ 신지대교
ⓒ2006 최성민
오늘의 신지도는 울모래등이 모래알만큼이나 많은 피서객들로 붐비지만 옛적에는 유배객과 궁중에 대는 말이 가득했던 곳이다. 조선시대에 경평군(景平君) 이세보(李世輔)와 정약전, 그리고 우두(牛痘)를 처음 들여온 지석영도 신지도에서 귀양살이를 했다.

명사십리에서 1㎞ 남짓 버스를 타고 가면 나오는 송곡마을에는 지석영이 살던 집(적소)이 남아 있다. 마을사람들은 어른들로부터 전해들은 종두전문가 지석영의 일면을 얘기해준다.

"그 양반이 멀쩡한 소 엉덩이들을 다 째고 댕겨서 마실 사람덜이 '저 영감탱이가 소 다 죽인다'고 소들을 감추는 난리가 났드랍니다. 또 사람들이 그 영감 침 안 맞을라고 어깨 사매고 도망 다니는 굿도 벌어졌고라우……"

송곡마을에는 또 동헌터, 장정터, 형장터, 무기고 등 임란 때 설치한 진(陣)의 여러 흔적들이 뚜렷이 남아 있다. 신지도는 또 조선시대 궁중에서 쓸 말을 길러내는 곳이었는데 신지면 대곡리를 둘러싼 '독고재' 능선에는 말이 산을 넘지 못하도록 1미터의 높이로 돌담을 쌓아 올린 흔적이 남아 있다.

▲ 완도항 풍경
ⓒ2006 최성민
신지도 주변 바다는 청정해역이어서 김, 미역, 톳 등 해초류가 많이 난다. 특히 신지도에서는 문어가 많이 잡혀서 완도로 넘겨지는데 그 덕에 완도 시장이나 식당가에서는 다리를 휘둘러대는 싱싱한 문어를 싼 값에 실컷 먹을 수 있다.

신지도 주변에는 아름다운 섬들이 많다. 조약도(약산도), 금당도, 금일도, 생일도(평일도), 황제도, 덕우도, 청산도… 그리고 각각의 섬들은 각자 앙증맞은 새끼섬들을 거느리고 있다.

▲ 완도항 앞 섬 주도. 99종류의 상록수가 살고 있다고 한다.
ⓒ2006 최성민
▲ 완도항
ⓒ2006 최성민
이 가운데 금일도와 생일도에도 아름다운 백사장이 있다. 금일도는 섬 자체도 제법 크고 끝이 안 보이는 광활한 해수욕장을 두르고 있다. 금일도 월송리에서부터 시작되는 동백해수욕장은 길이가 3.8㎞, 폭 250m로 '금일 명사십리'로 불린다.

태평양을 정면으로 향하고 있는 바람따지여서 늘 굵직한 파도가 밀려오기에 한국에서 유일하게 서핑(파도타기)을 할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 금일도 아이들은 여름에 서핑보드 삼아 널찍한 널빤지를 등에 업고 다닌다.

약산도(조약도)는 산이 깊어서 약초가 많다는 섬이다. 약초가 많은 약산도 산에 방목한 '약산 흑염소'가 유명하다. 완도읍 식당에서 흑염소 고기를 맛볼 수 있다. 우리 겨울 식탁의 보배 '김'(한자어로 '해태'라고 했었다)은 일제 때 약산도 사는 어느 김씨가 처음으로 양식재배에 성공했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은 것이라고 한다.

▲ 드라마 <해신> 촬영장
ⓒ2006 최성민


덧붙이는 글
<신지도 가기>

서해안 고속도로-목포나들목-영산호방조제-해남-완도. 완도대교를 건너 완도읍으로 들어가는 초입에서 우회전하여 신지대교를 건넌다. 완도대교를 건너자마자 오른쪽 해안도로를 타면 완도 본섬(읍) 순환도로를 달리게 되고 중간쯤에 드라마 <해신> 촬영장이 나온다.

조금 더 가면 우리나라 최남단 '땅끝'이라고 하여 해남군과 '땅끝다툼'을 하는 정도리 몽돌해안이 나온다. 바다 위에 한쪽 다리를 세워 지은 씨월드관광호텔(061-552-3005)이 있다. 이 호텔 '신지도를 바라보며 핼레레..'라는 별칭의 해수사우나가 명물이다. 해수사우나가 그만큼 삼투압 기능이 세어서 사람이 들어갔다 나오면 몸이 처질 정도로 노폐물이 빠진다는 뜻이다. 바닷쪽 창문을 열고 낚시를 할 수도 있다.

[오마이뉴스 2006-02-07 11:00]    
[오마이뉴스 최성민 기자]

 

 

 

 

***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 K.622 아다지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