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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이곳은 하얀 동화 속 나라 오대산 눈꽃

향기男 피스톨金 2006. 2. 16. 12:23

 

 

 

    이곳은 하얀 동화 속 나라 오대산 눈꽃


[조선일보 한필석 기자]

“꼭 봄날 매화나무 아래 있는 기분이네요.” 오대산(五臺山·1563.4m)은 바람의 산이자 동화의 나라였다.

 

정상인 비로봉에 다가서는 사이 점점 차갑고 강한 바람이 얼굴을 때려댔다. 이러다 얼어붙는 게 아닌가 싶었다.

 

짙푸른 하늘에서 내리쬐는 햇살에 용기를 내어 고개를 치켜들었다. 순간 여기가 어딘가 싶었다. 동화 속의 세계였다.

 

바람에 날린 눈꽃가루를 맞은 김창호(서울 목동·36)씨는 매화 꽃밭을 지나는 기분이라며 소년처럼 해맑은 웃음을 지었다.

 

25년만의 한파에 충청 서해 일원과 호남 지방의 폭설 소식이 연일 전해지는 가운데 오대산을 올랐다. 월정사를 지나 이제 희귀한 도로로 꼽히는 비포장도로를 따라 상원사로 올라서는 사이 꽝꽝 얼어붙은 계곡은 쩡쩡거리며 소리내어 울부짖고 있었다.

 

상원사와 중대사자암을 거쳐 적멸보궁으로 다가서는 사이 길 양옆에 도열해 있는 아름드리 전나무 노거수에 마음이 넉넉해진다. 그러다 능선마루에 올라서는 순간 머리와 허리가 절로 숙여진다. 강풍이 우리를 그냥 오르게 할 참이 아닌가 보다.

 

“석가모니불~” 염불 소리가 전나무 향기와 함께 은은하게 숲에 스며든다. 적멸보궁을 향해 얼른 뛰어올랐다. 앞마당에서 바라본 적멸보궁은 비로봉이 굽어살피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오대산은 불법(佛法)의 산이 아니더냐. 대개의 대찰(大刹)이 있는 자리는 눈앞에 펼쳐지고 등뒤를 둘러싼 산의 선이 부드러운 곳이다. 거친 암봉도 없고 숲 짙으며 물의 흐름도 순하고 넉넉한 오대산은 지리산처럼 절집을 앉히기엔 최적인 산이다.

 

그곳에 월정사가 들어앉아 있고 상원사에 중대 사자암, 동대 관음암, 서대 수정암, 남대 지장암, 북대 미륵암의 다섯 암자가 있다.

 


부처의 기운이 흐르기 때문인가, 적멸보궁 갈림목을 지나면서 상서로운 기운이 숲을 감돌고, 부드러운 비로봉 능선은 눈부실 만큼 반짝였다. 그 유혹에 가파른 산길을 한달음에 뛰어올랐다.

 

그곳에는 꽃길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봄철 꽃을 활짝 피운 매화나무 숲으로 들어선 기분이다.

 

눈꽃에 취해 떨어지지 않는 발을 한 발짝 한 발짝 옮겨 비로봉에 올라선다. 그곳에는 또 다른 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눈꽃 활짝 핀 능선들은 사방팔방 뻗어나가며 강원 내륙을 끌어안고 있었다.

 

그 북쪽에 설악산이 넓은 품을 벌린 채 솟구치고, 남으로 백두대간은 두타산을 거쳐 함백산을 향해 내리닫았다. 강원 내륙의 산이 모두 발아래 놓이고, 동대산 너머 동해에는 흰 파도가 넘실대고 있었다.

 

 

>> 코스 가이드

 

오대산은 해발 1563.4m 높이의 산답게 조망이 뛰어나다. 설악산에서 함백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상의 명봉 명산뿐 아니라 강원 내륙의 고산준령과, 동대산~대관령 너머의 동해바다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

 

새해 일출 맞이 산행 코스로도 권할 만하다. 상원사~적멸보궁~비로봉~상왕봉~북대사길~상원사주차장 코스 외의 산길은 자연휴식년제나 비지정 탐방로이므로 산행이 불가하다.

 

짧은 시간에 비로봉 정상을 밟고 하산하려면 상원사~비로봉 왕복 산행이 어울린다(3시간). 적멸보궁을 지나 첫 번째 둔덕을 넘어선 다음 비로봉까지 이어지는 계단길은 빙판인 경우가 많으므로 아이젠을 꼭 착용한다.

 

겨울산 다운 맛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비로봉에서 상왕봉을 거쳐 북대사길로 하산하는 코스가 어울린다(4시간30분). 비로봉에~상왕봉 능선 구간에서는 장쾌한 조망과 더불어 발목 이상 잠기는 눈을 경험할 수 있다.

 

상왕봉 너머 능선 갈림목(상왕봉 0.75km, 북대사 1.1km, 상원사 5.85km, 두로봉 2.7km)에서 오른쪽 지능선 길을 따르면 북대사 비포장도로로 내려선다. 여기서 임도를 5km 내려서면 상원사주차장이다.

 

 

국보 제48호인 8각9층석탑 등 문화재가 많은 월정사와 전나무숲길 탐방도 권하고 싶다. 오대산 능선에는 추위가 매섭다. 보온 방풍에 최대한 신경쓴다. 두터운 장갑과 얼굴

가리개, 예비용 양말 정도는 휴대하는 게 겨울산에 대한 ‘예의’다.

 

공원 입장료 어른 3400원, 청소년 1300, 어린이 800원. 주차료 승용차 4000원, 버스 6000원. 국립공원 오대산 관리소 (033)332-6417.

 

>> 대중교통

 

진부버스정류장에서 오대산행 버스가 다닌다. 월정사행은 오전 6시30분부터 오후 7시40분까지 1일 12회, 상원사행은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4시40분까지 6회 운행한다. 평창운수 (033)335-6963.

 

 


진부행 노선버스는 서울 상봉터미널(02-435-2122)과 동서울터미널(02-446-8000)에서 1일 각각 2회, 원주시외버스종합정류장(033-746-5223)과 강릉종합버스정류장(033-643-6092)에서 각각 22회씩 다닌다.

 

>> 맛집

 

매표소 부근에 오대산 산나물 음식점이 여럿 있다. 산채비빔밥 6000원, 산채백반 9000원, 산채정식 1만3000원. 비로봉에서 바라본 동해바다의 싱싱한 회가 생각난다면 6번 국도를 타고 진고개를 넘어 주문진으로 가보자(약 50분 소요).

 

송천식당(033-661-5294)은 토종닭 요리로 이름났다. 3만원. 단, 국립공원 관리소에 진고개 도로의 노면 상태를 확인하고 나서도록 한다.

(월간산 한필석기자 [ pshan.chosun.com])


[조선일보 2005-12-22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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