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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안 드라이브, 나는 달린다, 포근한 풍경속으로

향기男 피스톨金 2006. 2. 23. 20:50

 

                  남해안 드라이브

 

     나는 달린다, 포근한 풍경속으로


남해안 드라이브 여행
 

 

 

>> 남해안 드라이브 여행

 

대전~통영 고속도로가 완전 개통되면서 남해안 당일 여행이 가능해졌다. 그래도 봄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 이틀쯤 잡고 남해군을 찾자.

 

연륙교가 놓인 남해도와 창선도 외에 조도, 호도, 노도 3개의 유인도와 73개의 무인도까지 합쳐 76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남해군은 무엇보다 302㎞의 해안선을 따라 그림 같은 절경이 연속된다.

 

남해 접근로는 두 가닥. 남해고속도로 하동나들목이나 진교 나들목에서 빠져나와 19번국도나 1002번 지방도로를 따라 남하, 남해대교를 건넌다. 2003년 4월 창선·삼천포대교 개통 이후 삼천포항에서 늑도와 창선도를 거쳐 진입하는 여행객들도 많아졌다.

 

사천시를 거쳐 남해로 들어설 경우 첫날 점심은 창선-삼천포 대교를 건너 창선교 부근의 식당에서 지족해협의 죽방렴을 바라보며 먹도록 하자. 회도 좋고, 멸치쌈밥도 좋다.

 

이제 물건리에서 미조항으로 이어지는 물미 해안도로(약 20㎞)를 달린다. 물건리에는 남한 최대의 방풍림뿐 아니라 60년대 초 외화 벌이를 위해 독일 취업에 나섰다 돌아온 한국인과 독일인 부부들이 살고 있는 독일마을과,

 

해오름예술촌(www.sunupart.co.kr 전화 055-867-0706) 등 그냥 지나치면 후회할 만한 명소가 여럿 있다. 미조항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항이자 최고의 멸치 어항 중 하나다.

 

물미 해안도로를 지나 상주 해수욕장을 지날 즈음 시간이 많지 않다면 모래 곱기로 이름난 상주해수욕장의 모래밭을 걸어보고, 시간이 넉넉하다면 산허리를 넘고 해안도로를 따르다 금산 보리암 길로 접어들어 올라보자.

 

 


금산 보리암 입구 삼거리에서 19·77번 국도를 따라 1㎞쯤 더 가면 신전 삼거리. 여기서 왼쪽 1024번 지방도로를 타고 앵강만 해안도로를 따라 설흘산 산행 기점인 남면 선구리로 달려 첫날 일정을 마무리 짓는다.

 

펜션이나 민박집에서 저녁 태평양을 붉게 물들이는 노을을 바라보며 낭만에 빠져 있다 보면 밤하늘에 별이 반짝이고, 어느 샌가 다음날이 밝아올 것이다.

 

>> 설흘산 산행

 

남해도 최남단의 남면 동서로 뻗어 있는 설흘산(雪屹山·482.5m)~응봉산(매봉·472.7m) 능선은 봄철에 인기를 끄는 산행 대상지다. 봄 분위기 물씬 자아내는 부드러운 능선과 스릴이 넘치는 바윗길을 따르는 사이 태평양까지 펼쳐지는 바다 조망과 더불어 아늑한 내륙의 산지를 바라보는 듯한 분위기가 계속된다.

 

선구리 서낭 느티나무~병풍바위~칼바위~응봉산~설흘산~가천 다랭이 마을 코스는 3시간30분, 다랭이 마을 주차장~육조문능선~응봉산~설흘산~다랭이 마을 코스는 2시간 정도 걸린다.

 

설흘산 정상에서 가천 다랭이 마을로 내려서려면 응봉산 쪽으로 향하다 첫 번째나 두 번째 갈림목에서 왼쪽 길로 빠지도록 한다 능선상에 샘이 없으므로 식수는 출발 전 준비하도록 한다.

 

점심 식사를 마치면 귀갓길을 서둘러야 할 시각. 이제 남해읍을 거쳐 남해대교를 건너기 전 이충무공의 유해를 처음 모셨던 이락사를 들러 여행을 마무리짓자. 비각 옆길로 돌면 울창한 송림길이 펼쳐진다.

 

산림욕을 하며 10여 분 걸어가면 충무공이 마지막 격전을 벌였던 노량해협이 보이는 누각 첨망대(瞻望臺)에 다다른다. 이락사에서 남해고속도로 하동 나들목이나 진교 나들목은 20㎞도 안 되는 거리다.

 

 

맛집

 


앵강만 남해자연회집: 남면 홍현리 소재 전복죽 전문집. 맛도 맛이지만, 유리창 너머 앵강만 풍광에 식욕 돋는 음식점이다. 앵강만 청정해역에서 키운 전복으로 죽(1인분 1만2000원·사진)을 해낸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해산물만으로도 술안주가 될 정도. 전복회(8만원), 모듬해산물(5만원)도 있다. 날씨가 좋을 때는 해녀들의 작업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전화 (055)863-0863

 

한정식집 미담: ‘맛 이야기’ 미담(味談)이란 이름의 남해군청 옆 한정식집. 1인분에 7000원~1만원인 진짓상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으나, 남해의 싱싱한 해물까지 원한다면 수랏상(1만7000원~2만2000원)을 주문하도록 한다. 전화 (055)864-2277.

 

지족리 우리식당: 창선교 남쪽 삼동파출소 앞에서 30여년간 식당을 해온 집이다. 멸치쌈밥(6000원)이 별미. 갈치조림(6000원), 된장게찌개(5000원)도 해낸다. 6월달 들어서면 죽방렴에서 잡은 잡어로 만드는 생선찌개(6000원)도 일품이다. (055)867-3399.

 

 

금산 보리암

 

3대 관음기도도량으로 꼽히는 사찰로, 남해 풍광이 특히 일품이다. 국립공원 매표소(입장료 2600원)에서 3㎞ 위쪽의 주차장까지는 셔틀버스(왕복 2000원)로 오를 수 있고, 셔틀버스에서 내려 800m만 걸으면 보리암이다. 38경으로 일컬어지는 금산 절경지를 둘러보려면 적어도 2~3시간은 잡아야 하므로, 아쉽더라도 보리암에서 남해바다를 조망하는 것으로 만족하자.

 

지족해협 죽방렴

 

참나무와 대나무를 촘촘히 박아 만든 V자 형의 구조물 안쪽에 설치된 그물에, 들물 때 들어온 고기가 날물 때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방식으로 멸치와 생선을 잡는다. 1700년대 후반의 화가 김홍도의 그림에도 나올 만큼 역사가 오래 되었고, 창선교가 가로놓인 지족해협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지족해협에 바닷길이 3월1일 열린다. 창선교 남단 지족갯마을에서는 이날 오후 3시부터 굴·홍합 따기, 고동·해삼·게 잡기, 미역 채취 등 다채로운 체험행사를 열린다. 문의 운영위원장 011-881-1993, 이장 016-9677-1751

 

숙소

 

앵강만과 가천 다랭이 마을을 거쳐 선구리로 이어지는 해안 곳곳에 아예 눌러 살고픈 마음이 들 만큼 아름답고 깨끗한 펜션과 민박집이 많이 있다. 남해군가족휴양촌(055-863-0548), 노을펜션(www.noelpension.com, 055-862-0596). 어촌의 인심을 느낄 수 있는 가천 다랭이마을 팜스테이(055-862-0002, 011-862-6333 운영위원장 김주성)도 권할만하다.

 

펜션 안내는 남해군 문화관광과 홈페이지(www.tournamhae.net) 참조.

 

 

다랭이 마을

 


40~50도 가파른 해안에 주름처럼 층을 이룬 다랭이(계단식으로 만든 좁고 긴 논배미)는 억척스런 삶을 보여주는 바닷가 농촌으로, 마을 아래 해안절벽과 쪽빛 바다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광을 연출한다. 마을 한가운데 커다란 남근석이 서 있는 다랭이 마을은 60여 호로 민박집도 있고, 목 축일 막걸리집도 있다.

 

(글=한필석 월간산 기자 [ pshan.chosun.com])

(사진=조선영상미디어 정정현기자 rockart@chosun.com )

 


 


 

 

 

          봄 오는 길, 그곳으로 마중 간다

[조선일보 2006-02-23 03:03]    

[조선일보 월간산, 정정현 기자]

 

설흘산 기슭 가천 다랭이 마을 에 벌써 봄이 왔다는 소식에 남해로 들어선다.

이른 봄 안개가 ‘몽유도원’을 연출하는 것인가. 삼천포항에서 창선-삼천포대교를 건너는 사이 그랬다.

 

옅은 안개가 깔린 바다 곳곳에 크고 작은 섬들이 솟아올랐다. 다리 오른쪽 가까이 마도와 두응도와 딱섬, 왼쪽 가까이 코섬, 독섬, 장구섬. 신수도 너머로 사량도와 수우도까지도 보였다. ‘이어도’ 같은 그 섬들을 향해 고깃배들이 짙푸른 바다에 흰 꼬리를 흔들며 다가가고 있었다.

 

오늘 같은 날은 먼바다로 나가거나 아니면 바닷가에 눌러앉아 잔잔한 바다에 떠 있는 고래등 같은 섬들과 고깃배나 실컷 봐야겠다는 욕망이 꿈틀거렸다. 그도 쉽지 않았다.

 

다리를 하나 하나 건너는 동안 흥분이 더욱 고조되고, 조금 더 들어서면 어떤 선경이 기다리고 있을까 하는 기대에 멈춰 설 수 없었다.

푸른 바다와 올망졸망한 섬들에 해안절벽이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광을 자아내는 물미 해안도로 를 따르다 금산을 끼고 돌자 앵강만이 펼쳐진다.

 

 이건 바다가 아니라 넓은 호수다. 그 부드럽게 휜 앵자만은 멀리 수평선이 펼쳐지는 가운데 서포(西浦) 김만중(金萬重·1637-1692)이 살았다는 섬 노도가 오롯이 있다. 나만의 생각일까, 그는 비록 유배 생활일망정 굳이 떠나고 싶지 않은 곳이었으리라 짐작된다. 밖을 내다보면 망망대해요, 등을 돌리면 이렇듯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져 있는 것을-.

 

남면 해안도로 는 유난히 발목을 붙잡는다. 바닷가 풍광에 넋을 잃다보면 바닷가 갯마을, 산기슭 산촌이 정겹게 다가와 또다시 멈춰서고 만다. 그러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가천 다랭이 마을, 아니 봄이었다. 푸른 바다를 내려다보며 주름살처럼 겹을 이룬 다랭이 논에는 마늘, 유채가 파릇파릇 봄을 맞고 있었다.

 


(글=한필석 월간산 기자 [ pshan.chosun.com])

(사진=조선영상미디어 정정현 기자 rockart@chosun.com )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 K.622 아다지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