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마시는 이야기들/세계음식 이모저모

봄의 미각, 나물을 찾아서

향기男 피스톨金 2006. 2. 27. 15:55

 

 

           봄의 미각, 나물을 찾아서

 
 
▲ 봄에 맛은 들에있다
ⓒ2006 맛객
봄! 만물이 소생하는 봄… 이렇게 진부한 표현 말고 좀 더 산뜻한 거 없을까? 아~ 봄의 미각, 나물이 나를 부르는 봄이 오고 있다.
 
 
어디쯤 왔을까? 뒷동산에 올라 확인해 볼까? 논둑을 거닐어 볼까? 참! 나 도시에 살지. 할 수 없다. 시장으로 가는 수밖에… 아~도시인의 비애여~


없는 것 빼고 다 있다는 서울 경동시장, 그곳으로 봄 마중을 갔다. 아쉽지만 이렇게라도 봄을 느껴 보는 수밖에 없다. 기자의 눈에 처음 들어오는 저것은… 아 보리다. 보리 순이 버금다리 나물과 섞여져 있다. 갑자기 보리된장국이 당긴다.

▲ 봄에는 쑥국과 함께 보릿국이 맛있다
ⓒ2006 맛객
보리 순과 멸치 넣고 끓인 된장국, 그 참맛을 아는가? 식은 밥 한 그릇 말면 결정적 맛을 자랑하는 보리 된장국, 끓이고 남은 것은 새콤 달콤 무쳐 양푼에 밥을 비비면 꿀맛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 저건 사주자. 가서 맛있고 구수하고 시원한 보리된장국 끓여 봄을 느껴 보리라~ 여기저기서 봄을 알리는 냉이 달래 원추리가 자꾸만 유혹한다. 아… 먹고 싶고 느끼고 싶은 봄나물이여~ 하지만 냉이는 구입하지 않았다.


이 곳의 냉이가 싫은 이유는 재배된 놈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편리함을 추구하는 현대인을 위한 배려라지만 깨끗하게 씻겨져 있는 냉이가 왠지 탐탁치 않다. 향을 머금고 있는 냉이뿌리를 저리 발가벗겨 놓았으니 향이 제대로 있겠는가.


나물을 애써 외면하면서 시장을 둘러봤다. 한 가지를 먹더라도 제철에 나는 것을 먹고 싶다. 미역을 비롯한 해초류도 이 시기에 나는 맛이다. 도시에서는 곰피라고 불리는 쇠 미역을 한 묶음에 1000원 줬다. 물에 씻어 생 미역쌈을 먹으리라.


 
▲ 쇠미역에 작년에 따서 보관해 오던 두릅과 함께 쌈을 하니 바다와 산의 향이 절묘하게 어울린다
ⓒ2006 맛객
데쳐서도 먹지만 바다 향을 제대로 느끼고자 한다면 생 쌈이 최고다. 달작 시큼한 초장보다 막 된장에 먹는 쌈 맛은 소문내지 않고 혼자만 알고 싶을 정도다.


밭과 바다를 느꼈으니 이번엔 산으로 가볼까? '마'가 많이 나왔다. 흔히 갈아서 먹지만 나는 소금구이를 해야겠다. 사찰음식 마 구이는 5~7mm 두께로 썰어서 참기름 두르고 소금 살짝 뿌려 구워내면 밥반찬으로 술안주로 그만 아닌가? 5000원을 드렸더니 마 1kg에 덤으로 하나 더 얹어준다. 그렇지, 요게 바로 재래시장 보는 재미지 암!


 
▲ 달래
ⓒ2006 맛객
길다랗게 파란 줄기가 자란 달래 옆에는 줄기보다 뿌리가 더 많은 달래가 눈에 띈다. 자연적으로 자랐구나. 오케~ 사가자! 맛있는 놈이라 일반 달래보다 1000원 더 비싸네~ 한 바구니에 3000원. 요즘은 뭐든 철모르고 나온다지만 막상 취나물을 만나니 반갑다기보다 끔찍하단 생각이 든다.


이젠 사시사철 언제든 사서 먹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구나… 그래도 지금은 나처럼 이건 아니다 하는 사람도 있지만 앞으로는 철모르고 나오는 농수산물이 당연시 되는 세상이 되겠구나 생각된다. 제철에 나는 음식을 먹자고 주장하는 사람이 이상한 사람이 되는 사회, 우린 그 방향으로 자꾸만… 자꾸만… 가는 것 같아, 저기 보이는 씀바귀보다 씁쓸하기만 하다.


가는 겨울이 아쉬웠을까? 홍어 꼬막과 함께 남도 겨울바다의 3대 진미, 매생이에 자꾸만 눈길이 간다. 이제 지나면 1년 후에나 다시 맛볼 수밖에 없는 매생이다. 6000원 주고 샀다. 더불어 굴도 2000원 줬다. 함께 끓이면 맛 본 사람만 그 맛을 아는 매생이국이 된다.


 
▲ 버들강아지가 봄을 알리고 있다
ⓒ2006 맛객
겨울에는 맛이 바다에 있다면 초봄 맛은 밭과 들에 있다. 이번 주말에는 바람도 쐴 겸 들로 나가보는 건 어떨까? 온 가족이 나물 뜯어 입맛도 되살리면 1석2조, 1석3조가 아닌가? 오감으로 느끼는 봄 그중에 단연 미각이 첫째고, 그 미각은 나물에 있기 때문이다.

 

오마이뉴스 2006-02-25 11:35]    
[오마이뉴스 김용철 기자]
 
 
덧붙이는 글
고향신문 www.sigoli.com에도 실렸습니다.

김용철 기자는 닉네임 '맛객'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봄나물의 효능

 

            파릇파릇 봄향기 식탁 ‘점령’

[서울신문 2006-02-24 08:45]

봄이 오고 있다. 계곡의 얼음이 녹아 흘러내리는 물소리, 언 땅을 비집고 솟아나는 새싹들의 소리 등 모두가 ‘봄 소식’을 갖고 오는 소리다. 귓가를 스치는 바람결에도 이젠 봄기운이 많이 느껴진다.
 

이즈음 양지바른 언덕에서 파릇하게 얼굴을 내미는 생물이 바로 봄나물이다. 냉이·쑥·보리순·취나물·씀바퀴 등…. 이들은 아직 잎이 어리지만 겨울철 잃었던 입맛을 살려주는 ’입맛의 전령사’다.

 

봄나물은 또한 겨울동안 부족해졌던 영양분을 보충해 준다는 점에서도 식탁에 내놓을 만하다. 냉이는 장과 위에 좋다.

 

머위는 항암제로 알려져 있다. 비타민C가 많은 쑥은 환절기 감기를 이기는데 큰 도움을 준다고 알려졌다.

 

양지바른 언덕에 나가 봄나물을 캐봐도 좋겠지만 시간 여유가 없다면 오늘에라도 인근 시장과 매장에 들러 보자.

 

묵은 김치에 질려 입맛을 잃은 가족에게, 새로운 학기를 시작하는 아이에게 분명 ‘식탁의 선물’이 될 것이다.

 

냉이, 달래, 씀바귀, 섬초, 돌나물, 곰취, 머위, 미나리…. 이른 봄철 미각을 돋워줄 봄나물들이다.

 

2월말, 중부지방은 아직 찬기운이 가시지 않았지만 남녘에서 올라온 봄나물들은 벌써 매장 한쪽을 차지했다. 얼었던 땅을 뚫고 나온 파릇한 봄나물은 향긋한 냄새에다 떫은 듯 쓴 맛으로 저만치 달아난 입맛을 당긴다. 봄나물에는 신선한 영양소가 가득해 보약과 다름이 없다.

 

겨우내 묵은 김치에 질렸다면 봄나물을 찾아 가까운 할인점·백화점에 가보자. 가격도 싼 편이다.100g기준으로 1000원선이다. 달래김치·참나물무침 등도 나와 있다.

 

봄기운이 깊어지면 봄나물 가격은 더욱 내려갈 전망이다. 심상호 홈플러스 신선1팀 바이어는 “봄나물은 자라면서 섬유질이 많아지고 맛이 떨어지므로 어리고 연하며 색이 짙은 것을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위와 장에 좋은 냉이

 

봄나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냉이다. 야채 가운데 단백질 함량이 많고 철분과 칼슘, 비타민A가 풍부해 춘곤증 예방에 좋다. 한방에서 소화제나 지사제로 이용할 만큼 위와 장에 좋고 간의 해독작용을 돕는다고 한다.

 

또 냉이 뿌리는 눈 건강에 좋고, 고혈압 환자에게 냉이를 달여 먹도록 처방하기도 한다. 고추장 등의 양념을 곁들여 생채로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 김치를 담가 먹기도 하고 국을 끓여 먹기도 한다. 냉이를 잠깐 삶아낸 물에 국수를 말아 먹어도 별미다.

 

여성에게 좋은 달래

 

달래도 봄나물에서 빠질 수가 없다. 쓴 듯 쌉쌀한 맛이 매력인 달래는 비타민C를 비롯한 여러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고 특히 칼슘이 많아 빈혈과 동맥경화에 좋다.

 

알칼리성 강장식품인 달래는 한방에서 불면증, 장염, 위염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부인과 질환뿐만 아니라 양기를 보해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좋은 봄나물로 손꼽힌다.

 

춘곤증에 효과적인 두릅

 

맛이 상큼하고 향이 은은한 두릅은 살짝 데쳐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맛이 일품이다. 단백질과 무기질, 비타민C가 특히 많고 두릅의 쓴맛을 내는 사포닌 성분은 혈액순환을 도와 피로회복에 좋다. 살짝 데쳐야 비타민이 파괴되지 않는다.

 

감기 저항력을 길러주는 쑥

 

생명력이 끈질긴 쑥은 무기질과 비타민C가 풍부하며 신경통이나 지혈에 좋다. 감기 예방과 치료에 좋을 뿐더러 한방에서는 해열과 해독, 혈압강하, 복통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본초강목은 “쑥은 속을 덥게 하고, 냉한 기운을 쫓아내고, 습을 없애준다.”고 기록하고 있다.

 

산나물의 왕 취나물

 

취나물은 칼륨, 비타민C, 아미노산 함량이 높은 알칼리성 식품이다. 끓는 물에 데쳐서 무쳐 먹으면 입맛을 돋워 주고 봄철 춘곤증 예방에도 매우 좋다. 성숙한 취나물은 두통과 현기증에 약으로 쓰이며, 하루에 5∼10g을 지속적으로 먹으면 당뇨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입맛을 당기는 씀바귀

 

고들빼기로 불리는 씀바귀의 쓴맛은 봄철 입맛이 없을 때 식욕을 돋우는 데 도움을 준다. 씀바귀는 위장을 튼튼하게 해 소화기능을 좋게 하는 특징이 있고 예부터 이른봄에 씀바귀 나물을 먹으면 그 해 여름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전해진다.

 

항암제로 통하는 머위

 

유럽에서 우수한 항암제로 인정받는 머위에는 암 환자들의 통증을 완화시켜 주는 성분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머위는 각종 비타민이 골고루 함유돼 있고 칼슘 성분이 많은 알칼리성 식품이다. 머위 나물은 볶음, 조림, 장아찌 등으로 조리하며 머위 잎은 삶은 다음 아릿한 맛을 우려내 쌈으로 먹기도 한다.

 


무기질이 풍부한 보리순

 

보리순에는 칼슘, 마그네슘, 칼륨, 비타민C 등이 다른 채소보다 많이 들어 있다. 주로 된장찌개에 이용되나 요즘은 갈아서 생즙으로도 많이 먹는다.

 

 

아이들이 잘먹는 유채나물

노란 유채꽃이 피기 전의 유채나물은 맛이 달콤해 아이들도 좋아하는 봄나물이다. 비타민C가 풍부하다.

 

 

맛이 단 섬초

전남 신안군 비금지역과 도초지역에서 생산되는 시금치인 ‘섬초’는 보통 시금치보다 당도가 높아 무침용으로 많이 쓰인다. 바닷바람과 게르마늄 토양에서 재배된 섬초는 비타민 성분이 많으며, 잎이 두꺼워 씹는 맛이 좋다.

 

 

간에 좋은 돌나물

돌나물은 간염이나 황달, 간경변증 같은 간질환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를 맑게 해 특히 대하증에 효험이 있다. 신선한 잎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것으로 골라야 한다. 김치나 무침을 주로 하는데, 연해서 씻을 때나 무칠 때 살살 요리를 해야 한다.

 

 

무기질이 풍부한 미나리

전골이나 생선탕에 빠지지 않는 미나리는 여러 비타민과 단백질, 철분, 칼슘, 인 등 무기질이 풍부하다. 간염, 스트레스 해소, 황달 등에 좋다.

미나리는 대개 데쳐 먹거나 편육, 쌈 등에 곁들여 먹는데, 요즘에는 마요네즈 소스에 무쳐 샐러드로도 많이 먹는다.

 

 

요리연구가 우영희씨는 “봄나물을 이용해 겉절이처럼 샐러드를 만들 수도 있다. 레몬 즙과 간장, 식초, 설탕 등을 넣어 새콤달콤한 드레싱을 만들어 가볍게 버무리는 기분으로 무치면 멋진 봄나물 샐러드가 된다.”고 말했다. 연두부를 살짝 데쳐 네모로 썰어 넣으면 맛이 더 난다고 덧붙였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어패류도 제철 만났다

만물이 약동하는 봄철에는 봄나물뿐만 아니라 어패류도 맛이 올랐다. 황태를 비롯해 펄떡펄떡 뛰는 가자미·주꾸미·조개 등이 봄철 입맛을 돋우는 대표적인 해산물이다.

 

 

홈플러스는 23∼26일 봄 생선으로 유명한 동해산 가자미를 250∼300g 기준으로 20% 할인된 2590원에 판다. 동해안이 서해안보다 수심이 깊고 모래밭이 적어 생선 육질이 여리고 맛이 좋다. 또 다음달 초까지 ‘조개류 모음전’을 마련한다.

 

삼성플라자 분당점은 다음달 3∼9일 ‘새봄 기운 나는 수산물전’을 연다. 해양수산부가 3월의 웰빙 수산물로 지정한 해삼을 100g 4500원에 판다. 또 꽃새우 100g에 8000원, 보리새우 100g 5000원, 주꾸미 1코(20마리) 3500원, 햇미역 5000원에 판매한다.

 

분당점은 이와 함께 강원도 평창군 횡계의 대관령에서 햇황태 덕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체험 참가자 30명을 23일까지 모집한다. 체험일은 27일. 문의(031)780-8549.

 

롯데백화점은 23일까지 여수건해산물 대전을 연다. 다음달 초까지가 제철인 황태채 등의 건어물과 건어물을 이용한 보리멸구이, 학꽁치 구이, 간장게장, 양념게장, 돌게장 등의 각종 반찬류를 판매한다.

 

대표적으로 국물용 멸치 1500원, 꽃새우 7000원, 황태채 3000원, 보리멸구이 3900원, 꽃멸치젓(이상 100g) 2500원이며 키조개살(500g)이 2만원이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 K.622 아다지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