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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재산 하위 10명… ‘당당한 꼴찌들’

향기男 피스톨金 2006. 3. 5. 10:27

 

           국회의원 재산 하위 10명…

 

 

                ‘당당한 꼴찌들’

 

 

[문화일보 2006-03-04 20:44]

(::운동권·소외계층 출신 공통점::)

 

“가난한 국회의원이지만 누구보다도 떳떳 하다.” 지난달 28일 공직자 재산등록 결과가 공개됐을 때 유난 히 눈길을 끄는 국회의원들이 있었다.

 

평균 22억8700만원의 재산 을 가진 국회의원들 사이에 총재산이 1억원에도 못 미치고, 심지 어 마이너스 재산을 보유한 ‘재산총액 하위 10걸’ 의원들이 그 들이다.

 

국회의원 전체로 보면 ‘하위 3%’에 속하는 이들 의원 10명의 평균 재산은 마이너스 2980만원. 의원들의 재산도 양극화가 얼마 나 심한지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재산규모 만으로 이 들을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민주화운동에서부터 노동운동, 농민운동, 빈민운동 등 이들이 살아온 족적을 되짚어보면 가난 은 어쩌면 스스로 선택한 길이었는지도 모른다.

 

◈“사회운동 하다보니…

 

”=‘재산총액 하위 10걸’ 의원 중 절 대 다수는 이른바 운동권 출신이다. 재산규모 면에서 꼴찌에서 3 번째로 기록된 이기우 의원과 김태년 홍미영 우상호(이상 열린우 리당), 노회찬(민주노동당), 고진화(한나라당) 의원 등이 대표적 이다.

 

지난 1989년 성균관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이기우 의원은 졸업 이후에도 수원시민광장 사무국장을 시작으로 사회운동에 투 신했다.

 

수원기독호스피스회, 수원환경운동센터, 칠보사랑시민모임, 경기 복지시민연대, 경기정신재활센터, 수원정신보건센터 등 그가 거 쳐간 단체들을 일일이 나열하기도 어렵다.

 

당연히 남들처럼 돈을 모을 겨를이 없었다. 사회운동 와중이었던 지난 1992년부터 약 10년간 출판기획사를 운영하기도 했으나, 98년 경기도의회 의원 이 된 뒤로 사업을 접었다.

 

이 의원은 “도의원으로서 일을 해야 하는데 사업을 함께 하려니 집중이 안됐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 다.

 

1987년 연세대 총학생회장과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부의장을 지낸 우상호 의원의 궤적도 이 의원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학생운 동 와중에 수감생활까지 하게 됐지만, 이후에도 민주주의민족통 일전국연합 부대변인, 청년정보문화센터 소장, 월간 ‘말’지 기 획위원 등의 활동을 이어갔다.

 

생계를 위해 약 4년간 출판사(도 서출판 두리)를 운영하고, 애니메이션 프로덕션(비디오그래픽스) 전무로 일하기도 했지만, 사업의 길은 역시 녹록지 않았다.

 

우 의원은 “사업을 하면서도 1주일에 절반 이상은 사회운동 단 체 일을 했다. 사업이 제대로 될 리가 없었다”고 말했다. 자연 스럽게 가계 운영은 부인의 몫으로 남아있었다.

 

우 의원은 “1년 이상 월급 안끊기고 제대로 받고 있는 것은 국회의원이 된 뒤부 터”라며 겸연쩍은 듯 당시를 회상했다.

 

경희대 총학생회장 출신 인 김태년 의원, 성균관대 총학생회장 출신의 고진화 의원도 정치 권에 언제 발을 들여놨느냐에서만 차이가 있을 뿐 학생운동 출신 사회운동가의 전형적인 길을 걸어왔다.

 

이들 386세대 운동권들에게는 한참 선배이지만 홍미영, 노회찬 의원도 대표적인 운동권 출신 가난한 의원들이다.

 

홍 의원은 지 난 1980년대 인천 만석동과 십정동 등에서 빈민운동을 벌이면서 사회운동에 투신했다. 천막집 주민과 노동자들을 상대로 교육운 동을 벌이고 빈민 자녀들을 위해 공부방을 운영하기도 했다.

 

84 년당시에는 만석동에서 3만원짜리 월세방에서 생활하면서도 ‘큰물 공부방’을 운영, 빈민가 아이들을 가르치며 밥까지 지어먹였다 고 한다.

 

노 의원도 현장투신 세대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고려대 정치외교 학과 출신이면서도 2급 용접공 자격증을 갖고 있다. 그는 이 자 격증을 갖고 서울, 부천, 인천 등지에서 용접공으로 근무하면서 1987년 인천지역민주노동자연맹 창립을 주도했다.

 

이후에도 진보 정당추진위원회와 진보정치연합 대표, 매일노동뉴스 발행인 등을 맡으며 지속적으로 ‘노동자의 정치 세력화’를 추진했다.

 

17대 국회에서 민주노동당이 원내진출에 성공한 것은 노 의원과 같은 현장투신 세대의 노력 덕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노의원은 가난은 피할 수 없었다.

 

그의 재산총액은 6700만원. 노 의원측은 그러나 “이 중 의원실 계좌가 720만원, 정치자금 계 좌가 5300만원이기 때문에 실제 재산총액은 500만원 정도에 불과 하다”고 설명했다.

 

 

◈소외계층 대표 국회의원=

 

국회의원 재산총액 상 꼴찌에서 1, 2 등을 차지한 현애자,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과 꼴찌에서 4등을 한 장향숙 열린우리당 의원은 소외계층을 대표하는 의원으로 꼽 힌다. 현·강 의원은 농민을 대표하고, 장 의원은 장애인을 대표 한다.

 

우리 사회에서 농민과 장애인들이 대표적인 소외계층임을 반영하 듯, 이들 의원도 재산면에서 극빈층에 속했다. 고향인 경남 사천 에서 농사를 짓다가 국회의원이 된 강 의원의 사정은 우리 농민 들이 처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은 과수원과 논밭 등 2억4000 여만원 상당의 재산이 있지만, 은행 빚이 5억3000만원을 넘는다.

 

엄청난 농가부채를 안고 있는 국회의원인 셈이다.

 

소아마비 1급 장애인인 장 의원은 스스로 “22세가 돼서야 집 밖 으로 처음 나와 세상과 소통하기 시작했다”고 밝혔었다. 가난한 농민의 딸로 태어나 휠체어가 없어 집 안에서 책을 벗삼아 살았 다고 한다.

 

1만권이 넘는 책을 읽은 것으로 유명하지만 이 역시도 독학으로 이뤄낸 것이다. 그의 표현대로 “학교 문턱에도 못 가봤다”고 한다. 그나마 지난해 ‘마이너스 2700만원’이었던 재산이 올해 엔 ‘플러스 1100만원’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장 의원은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부산여성장애인연대 회장, 한국여성장애인연합 공동대표 등을 거치며 장애인 복지 운동을 주도해왔다.

 

 

오남석·김충남·심은정기자greentea@ munhwa.com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 K.622 아다지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