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Travel)이야기들/재밋는 태국여행

태국 크라비,은밀한 밀월여행지 ‘크라비 속살 보이다’

향기男 피스톨金 2006. 3. 7. 23:54

 

                  태국 크라비

 

              은밀한 밀월여행지

 

             ‘크라비 속살 보이다’


태국은 양파 같다. 방콕, 파타야, 치앙마이, 치앙라이, 후아힌, 푸켓, 칸차나부리, 코 창, 코 사무이…. 마치 양파 껍질처럼 2~3년마다 새 여행지가 소개된다.

 

그럼 요즘 뜨고 있는 곳은? 푸켓 남부의 크라비다. 관광객은 유럽인들이 80% 이상. 한국에선 신혼여행객을 중심으로 여행자들이 늘고 있다.

 

한국 허니무너가 꽤 찾는다는 크라비의 라야바디 리조트. 들어가는 길은 조금 수고스럽다. 방콕에서 국내선으로 1시간 20분. 다시 배를 타고 10분. 필리핀의 보라카이처럼 복잡하다.

 

섬은 아니지만 육로는 없다. ‘꽝’이면 어떡하지? 여행경비도 만만치 않던데…. 하지만 크라비가 모습을 드러낼 즈음이면 우려가 설렘으로 바뀐다. 해금강을 연상시키는 해안의 기암절벽과 그 아래 펼쳐진 야자숲이 눈앞에 펼쳐지면.

 

 

#리조트

 

허니문에선 리조트가 중요하다. 전용보트로 도착한 선착장. 현지 직원이 달팽이처럼 돌돌 말아 레몬향을 뿌린 흰 수건과 코코넛주스, 재스민 꽃팔찌를 건넸다. 좋은 리조트는 ‘웰컴 세러모니’부터 다른 법. 꽃장식도, 수건 장식도 세련됐다.

 

리조트는 빌딩형이 아니라 단독 빌라형. 6만평의 부지에 98개의 방갈로형 빌라와 5개 별장형 숙소뿐. 빌라가 각 10m이상 떨어져있으니 ‘은밀한 곳을 파고드는’ 신혼부부에겐 최고.

 

다만 리조트가 너무 넓어 숙소를 잘 찾으라고 지도까지 주는데도 객실이 헷갈린다. 빌라 겉모습은 별로. 한데, 실내는 잘 꾸며져 있다. 1층은 응접실. 그네처럼 천장에 매달아놓은 의자 앞에 TV세트가 놓여있다.

 

2층은 객실. 욕실의 원형욕조는 두 사람이 들어가도 될 정도로 넉넉한 게 커플용인듯 하다. 리조트내엔 바다를 볼 수 있는 수영장은 물론 스파와 테니스코트, 라켓볼코트도 달려있다.

 

(허니무너가 운동할 시간이 있을려나?) 가장 로맨틱한 곳은 해변의 그로토. 그로토는 이탈리아 남부에서 유행하는 동굴식당이다.

 

이튿날밤 옛날 기름등잔불을 테이블 위에 놓고 노을진 바다를 바라보며 와인 한잔 했다. 새털구름을 희롱하듯 붉게 물들이는 햇덩이가 곱고, 아름답다. 바다가 새까매지고, 보석같은 별이 뜰때까지도 가슴에 물든 붉은 기운이 지워지지 않아 그날밤 해변에 발자국만 새겨놓았다.

 

 

#바다

 

크라비 앞 바다는 해상국립공원 지역. 라야바디 리조트는 3면이 바다와 맞닿아 있다. 선착장이 있는 만나오 해변은 물이 탁한 편.(아마도 하수를 이쪽 바다로 배출하는 모양이다) 대신 반대편 프라낭과 라일레이 해변이 곱고, 아름답다.

 

프라낭 해변엔 이른 아침부터 길쭉한 ‘롱테일 보트’가 속속 들이닥친다. 해변이 좋아 다른 리조트와 크라비시내에서 관광객이 몰려들기 때문. 해변 끝자락 석회암 절벽은 기기묘묘하다. 마치 촛농이 뚝뚝 떨이지는 듯한 석회암의 모습이 경이스럽다.

 

절벽 끝자락 동굴에는 나무로 남근을 깎아 바친 제단이 있는데, 동굴 제단의 전설은 이렇다. 말레이시아 공주 두사람이 난파를 당해 죽었다. 한 태국 어부가 꿈에서 두 공주를 본 뒤 나무로 남근을 깎아 바쳤다.

 

그 뒤부터 고기가 많이 잡혔고, 어부들이 이곳을 신성시한단다. 삼척 해신당의 남근설화와 거의 똑같다. 라야바디란 이름도 공주의 섬이란 뜻. 절벽엔 야생원숭이들이 사는데 쓰레기통까지 뒤지며 먹을 것을 얻으려 하는 모습이 왠지 안쓰럽다.

 

라일레이 비치는 기암절벽이 말발굽처럼 해변을 감싸고 있는 형국. 주변에 기암이 높아서 오후엔 수영장에 그늘이 드리워진다. 수영장이 바다보다 높이 설계돼 바다를 보며 수영한다.

 

 선탠에 목숨걸 이유가 없는 한국인에겐 그냥 쉬고 놀기엔 여기가 딱이다.

 

 

#액티버티

 

열대 리조트마다 ‘아일랜드 호핑투어’라는게 있다. 대개 배 타고 섬에 가서 점심 먹고, 스노클링하고 놀고 오는 것. 적어도 크라비의 호핑투어는 세계 최고 수준.

 

쾌속선과 범선형 보트 2가지. 범선형 보트를 탔다. 프라낭 앞바다엔 포다섬, 탑섬, 모섬, 탄밍섬 등 10여개의 섬이 흩어져 있다. 닭이나 거북이를 닮은 섬도 있다. 태국의 해금강쯤 된다고 생각하면 될듯.

 

탑섬과 모섬에 먼저 들렀다. 썰물 때 섬과 섬이 이어진다. 찰박거리는 바닷물을 건너는 여행자의 모습은 마치 바다위를 걷는 것 같다. 모래밭에 산호조각이 많은 게 단점.

 

포다섬엔 가슴을 다 드러낸 채 선탠을 즐기는 젊은 유럽여성들이 유난히 많아 눈길 줄곳이 마땅치 않다.

 

스노클링도 좋다. 빵 한조각 들고 바다에 들어가니 나비고기들이 벌떼처럼 몰려들었다. 거지 원숭이에 이어 거지 물고기라니! 바다카누를 타고 리조트 앞 해피아일랜드를 한바퀴 도는데 40분. 바닷가 석회암 절벽 클라이밍도 재밌어 보인다.

 

 

#나이트라이프

 

 


한국인은 밤이 더 말똥말똥하다. 주산지의 왕버들처럼 타마린드란 나무가 모래밭에 뿌리를 내린 난마오 해변엔 맥주집, 해산물식당, 인터넷카페 등 10여개 식당과 술집이 몰려있다.

 

손님은 거의 95%가 유럽인. 맥주값은 2,000~3,000원 정도. 찻값은 더 쌌다. 삼각형베개에 기대어 반쯤 누운채 술을 마시는 ‘히피식 클럽’에서 맥주를 시켰다.

 

바다만보다 하늘을 보니 별은 왜 그렇게 많은지…. 야자숲 너머 쏟아지는 별을 보고 마음이 싱숭생숭한 것은 서양 처녀들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러시아어를 쓰는 여인 3명은 양주 한 병을 들고 밤늦도록 해변을 쏘다녔다.

 

크라비에선 짝 없는 ‘나홀로 여행객’은 심심하다. 노천바에서 음악을 들어도 맨숭맨숭하고, 저녁놀도 혼자 보는 사람이 없다. 게다가 욕조도 2인용, 카누도 2인용. 허, 참! 결혼한지 벌써 11년인데 신혼부부가 이렇게 부러울 수가….

 

 

▶크라비 길잡이

 

 

타이항공이 방콕에서 하루 4편 크라비행 항공편을 운항한다. 1시간20분거리. 인천~방콕은 6시간~6시간30분. 한국보다 2시간 늦다. 크라비는 환전소가 많지 않다. 국내에서 또는 방콕에서 환전을 하는 것이 좋다.

 

1바트=약 30원, 1달러=40바트. 라야바디 리조트는 달러가 통용되므로 상관없다. 신용카드는 될 수 있으면 안쓰는 게 좋다.

 

 

고급호텔이나 리조트는 비교적 안전한 편이라해도 컴퓨터망이 간혹 해킹당하는 경우가 있다. 자칫하면 신용카드가 복제돼 엉뚱한 곳에 쓰일 경우도 있다.

 

크라비 현지에는 라야바디를 비롯, 쉐라톤 등 약 30여개의 리조트가 있다. 특급 리조트는 하룻밤에 20만~30만원이 넘을 정도로 고가. 고급 리조트를 이용할 경우 여행 상품을 활용하는 게 낫다.

 

가야여행사

(www.kayatour.co.kr) 등에서는 라야바디 리조트 2박, 방콕 힐튼 계열의 최고급 호텔인 콘라드호텔 1박을 포함, 3박5일 일정이 1백74만9천원부터 나와 있다. (02)536-4200

 

고급 리조트 내에선 제트스키, 바나나보트 같은 동력스포츠를 제외하고 대부분 시설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환경친화를 강조하는 일부 리조트는 동력스포츠를 아예 취급하지 않는다.

 

현지 리조트 상품을 이용할 경우 아일랜드 호핑이나 해양레저스포츠 프로그램이 옵션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게 노하우.

 

아일랜드 호핑 투어 같은 경우 보통 한 사람에 100달러 정도 한다. 상품가는 싸보이더라도 식사, 스포츠 프로그램이 비싸면 오히려 돈을 더 쓰게 된다.

 

크라비 시내는 푸껫 파통비치의 5분의 1 정도의 크기로 보면 된다. 크라비는 인구 40만명의 중급도시. 자유여행자들은 이곳에서 자신이 원하는 해변을 찾아가게 된다.

 

자유여행을 통해 라일레이해변이나, 프라낭 해변을 찾을 경우 현지에서 롱테일 보트를 타야 한다. 롱테일 보트는 일종의 택시. 10명 정도 여행자들을 모아 떠나는데 보통 80~100바트 정도 한다.

 

2~3명이 갈 경우 2~3배 이상 돈을 줘야 한다. 태국관광청(02)779-5417

 

〈크라비(태국)/글·사진 최병준기자 bj@kyunghyang.com

[경향신문 2006-03-07 16:00]    

 

 

 

            [트래블]태국 맛 좀 봐라…

 

             값싸고 맛있는 타이푸드

[경향신문 2006-03-07 16:00]    

 

 

 


태국여행의 재미 중 하나는 음식이다. 타이푸드는 유럽에선 중국 음식, 프랑스 음식, 이탈리아 음식만큼이나 세계적인 음식이 됐다.

 

웬만한 대도시에도 태국 식당이 있을 정도. 심지어는 전쟁의 참화가 가시지 않는 아프가니스탄의 카불에서도 태국식당을 만날 수 있다. 카불에선 음식값이 서울 호텔식당처럼 비싸지만.

 

태국 음식이 이처럼 유명해진 것은 1970년대 태국이 세계적인 관광지로 떠오르면서부터다. 유럽인들이 태국에서 휴가를 즐기기 시작하면서 태국음식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느끼하지 않고 담백해서 건강식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태국까지 갔으면 현지 식당에 들어가서 제대로 된 맛을 한번 볼 필요가 있다. 값도 싸고 실패할 확률도 적다.

 

태국음식을 전채나 메인 코스처럼 서양식으로 나누면 복잡하고 일단 우리식으로 국수, 국(탕), 밥, 볶음요리 등으로 나눈 뒤 음식용어만 알면 현지에서도 제대로 된 태국음식을 즐길 수 있다.

 

 

#국수(귀 띠여우)

 

요즘은 베트남 쌀국수보다 태국식 쌀국수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흔히 국수를 ‘귀 띠여우’라고 하는데 면 종류에 따라 국수 이름이 달라진다. ‘셀렉’은 가는 쌀국수, ‘쎈야이’는 굵은 쌀국수를 뜻한다.

 

국물은 ‘남’이다. 그래서 가는 면을 넣은 국수를 주문하려면 ‘귀 띠여우 셀렉 남’이라고 하면 된다. 굵은 면을 넣은 국수는 ‘귀 띠여우 쎈야이 남’. 국물맛을 좌우하는 해산물이나 새우, 고기 등은 제일 뒤에 붙는다.

 

해산물은 ‘탈레’, 새우는 ‘꿍’, 쇠고기는 ‘느아’, 돼지고기는 ‘무’다. 해산물을 넣은 국수을 시키면 귀 띠여우 쎌렉(쎈야이) 남 싸이(넣다는 뜻) 탈레’라고 하면 된다.

 

새우를 넣은 것은 ‘귀 띠여우 쎌렉(쎈야이) 남 싸이 꿍’이 된다. 복잡하면 귀 띠여우 싸이 꿍만해도 다 알아듣는다. 귀 띠여우 외에 ‘버미’도 국수를 뜻한다. ‘버미’는 얇고 노란 국수. 비빔국수는 국물을 뜻하는 ‘남’ 대신 ‘행’이라고 하면 된다.

 

 

#볶음밥(카오팟)

 

태국볶음밥도 우리 입맛에 딱 맞다. ‘카오’는 밥, ‘팟’은 볶다는 뜻이다. 새우를 넣어서 볶은 것은 ‘카오팟 꿍’(새우), ‘카오팟 푸’(게살)는 게살볶음밥이다.

 

 ‘카오팟 사파롯’은 파인애플을 파서 넣은 볶음밥. ‘카오팟 느아(쇠고기)’는 쇠고기 볶음밥이다.

 

 

#똠양(국·탕)

 

국이나 수프 종류를 ‘똠양’이라고 한다. 세계 10대 음식으로 뽑힌 똠양꿍은 새우를 넣은 것. 해산물을 넣은 것은 ‘똠양탈레’가 된다. 우리 김치찌개 스타일로 얼큰한 매운탕은 ‘깽쏨’이다.

 

깽은 묽은 국물을 뜻한다. ‘쏨’은 시다는 뜻. 돼지완자나 두부 등이 들어간 맑은 국은 ‘깽쯧’이다. 이건 그냥 외워야할 듯. ‘팍취’(고수)를 넣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려면 ‘마이(부정을 뜻함) 싸이(넣다) 팍취’라고 하면 된다.

 

 

#커리(카레)

 

 


 

 

태국 커리도 맛이 좋다. 새우 볶음커리는 ‘꿍 팟 뿡 커리’. 매콤한 닭고기 커리는 ‘푸 팟 뿡 까이(닭고기)’다. 볶음요리인 ‘팟 까이 맷 마무앙’은 닭고기와 견과류를 넣어 볶은 것이다.

 

이제 외워두면 편리한 것을 복습해보자. 재료로 꿍(새우), 탈레(해산물), 생선(쁘라), 무(돼지고기), 느아(쇠고기), 푸(게살), 카오(밥), 까이(닭고기)가 있다.

 

요리법으로는 팟(볶다), 깽(스프), 남(국물), 수끼(샤부샤부) 등. 맛을 나타내는 것은 쏨(시다), 완(달다), 파넹(매콤) 등이다.

 

 

국내의 태국요리 전문점으로 동부이촌동의 타이보란(02-749-3822)과 이태원의 타이오키드(02-792-8836) 등이 유명하다.

〈최병준기자 bj@kyunghyang.com

 

 

 

 

 

***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 K.622 아다지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