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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오리,'황제'가 되어… 자금성 돌아 오리요리·경극감상

향기男 피스톨金 2006. 3. 10. 15:56

 

                북경 오리요리

 

       '황제'가 되어… 자금성 돌아

 

               오리요리·경극감상



3,00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한 베이징(북경)은 6개 왕조의 수도였으며, 현재까지도 중국의 수도로 정치, 경제, 문화, 예술 등 모든 분야의 중심이다. ‘2008년 올림픽’이 열리는 베이징이지만 여전히 도시 곳곳에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있다.

베이징에는 중국을 상징하는 건물중 하나인 천안문을 비롯, 자금성 만리장성 이화원 명13릉 북해공원 옹화궁 등 둘러볼 거리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또 베이징을 들렸다면 반드시 즐겨야 할 것으로 북경 오리구이와 경극이 있다. 오리구이는 ‘전취덕’이라는 곳이 유명하며, 베이징 시내에는 경극을 감상하며 차와 간식을 즐길 수 있는 극장들이 있다.

베이징에는 옛 문화뿐 아니라 현대적 도시의 면모도 만날 수 있다. 대표적인 번화가로 서울의 명동에 비길 수 있는 왕푸징 거리를 들 수 있다. 또 지구촌 유명 관광지를 미니어처로 만들어 놓은 세계공원도 가볼 만하다.

중화민족원을 찾으면 다민족국가인 중국에 속한 여러 민족의 각기 다른 문화를 만날 수 있다. 특히 중화민족원에는 중국내 각 민족의 건축 양식과 생활 방식을 모형으로 만들어 전시해 놓았으며, 각 민족의 특산품도 구입할 수 있다.

<5대 관광명소>

▲ 천안문

중국의 영광과 상처를 상징하는 천안문은 5대 관광명소 중 첫번째로 꼽히는 ‘자금성’의 정문으로 명나라 영락제 때 건설됐다. 원래 이름은 승천문으로, ‘하늘로부터 천명을 받다’란 뜻을 담고 있었다고 한다.

건축 당시에는 3층으로 이뤄진 단순한 목조건물이었으나 모두 불타 없어졌고, 지금의 천안문은 청나라 순치제 때 만든 것이다. 천안문을 지나면 중국 황제의 궁궐이었던 자금성과 만난다.

일부 공개된 곳만 구경해도 하루가 꼬박 걸린다는 자금성은 방의 개수가 9만9,999칸에 이를 정도로 방대한 규모. 자금성을 지나면 자금성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경산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 만리장성

달나라에서도 그 모습이 보인다는 ‘만리장성’. 중국을 대표하는 건축물이자 세계적인 문화유산인 만리장성은 서쪽 산해관에서 동쪽 가속관까지 무려 6,000km에 이르러 도저히 인간의 힘으로 만들어졌다고 믿기 어려워 ‘건축사의 기적’으로 불리기도 한다.

북방 유목민족의 침입을 막기 위해 건립된 이 장성은 이제 중국을 찾을 때면 반드시 들러야 할 필수 관광코스가 되었다. 베이징 시내에서 서북쪽으로 약 70km 떨어져 있는 빠다링장성은 베이징 인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장성으로, 산 정상까지의 높이가 해발 1,015m에 이른다.

▲ 명 13릉

만리장성을 둘러보았다면 ‘명 13릉’을 만날 차례다. 북경에서 서북쪽으로 50km 떨어진 창평현 경내 텐셔우산 자락에 위치한 이 곳은 명나라 황제 13명이 잠들어 있는 대규모 제황릉묘군이다. 이 거대한 공동묘지에는 명나라 17명의 황제 중 가장 뛰어난 업적을 남긴 제3대 황제 영락제를 필두로 13명의 황제와 23명의 황후가 묻혀 있다.

▲ 이화원

관광명소 이화원은 중국 4개 공원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황실정원이다. 한때는 그 유명한 서태후의 여름별장이었다고 한다.

전국중요문물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이곳은 중심에 위치한 곤명호를 비롯해 인공산인 만수산과 3,000칸에 달하는 전각과 누각, 정자 등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이화원은 연간 1,0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자리를 잡았다.

▲ 천단공원

천단공원은 명ㆍ청시대에 황제가 하늘에 풍년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냈던 곳으로서 공원의 북부는 원형이며, 남부는 사각형, 주위는 주홍색의 벽으로 둘러싸여 있는 등 4대 기묘건축으로 유명하다. 황제가 제천의식을 거행하던 원구단을 중심으로 신주를 모셔놓은 사당인 황궁우, 소리를 전하는 신비한 벽인 회음벽 등이 이곳의 대표적인 볼거리이다.


박진우 기자
jwpark@sportshankook.co.kr
 
 

 

 

   육봉달만 북경오리 잡으란 법 있나

 

 

[오마이뉴스 2006-03-10 15:14]    

 

[오마이뉴스 윤영옥 기자] 중국을 이야기하면서 '중국 요리'를 절대로 빼놓을 수 없지요. 저는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으므로, 보통은 학교 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합니다. 평소에 먹는 북경 음식의 특징은 대체로 '짜거나 맵거나 달다'로 규정지을 수 있으며, 거의 기름에 말아놓은 듯한 느끼함을 자랑합니다.

그러한 북경의 대표적인 요리가 있다면 바로 '북경오리구이'이지요. 북경 음식의 특징은 '짜다'는 것인데, 북경 음식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북경오리구이는 전혀 짜지 않으니, 이것 참 모순입니다.

북경오리구이가 북경요리의 대표라고 하는 데는 다들 별다른 이의가 없으실 겁니다. '북경'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요리기도 하거니와, 여행사의 북경 관광 코스에도 빠지지 않고 포함되어 있으며, 심지어 이름마저도 '북경' 오리구이 아닙니까. 물론 다른 지방에서도 오리구이가 없는 건 아니겠고 북경에 오리구이밖에 없는 것도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전주'하면 비빔밥이 떠오르는 것처럼 역시나 북경 하면 오리구이입니다.

중국에 온 후, 아마 두 달 정도 지났을 겁니다. 같이 일하는 교수님의 친구가 전화를 하셨답니다. 그 친구는 한국에서 유학중인 중국인이었고요. 한참 통화를 하다 북경오리구이 얘기가 나왔는데, 그 교수님 아직 못 먹어봤다고 하자 친구의 단호한 한마디!

"아니, 중국까지 가서 아직 북경오리구이도 안 먹고 뭐 했어?"

북경 음식에서 북경오리구이가 차지하는 위상은 이 정도였던 것입니다.

저는 중국에 와서 이 오리구이를 세 번 먹어봤습니다. 전부 다른 식당이었지요. 제가 갔던 식당을 소개해드릴 테니, 북경 놀러 가서 오리구이 드실 분들 참고하세요.

제가 처음 북경오리구이를 먹었던 식당은, 그 이름도 유명한 '전취덕(全聚德)'입니다. '북경'하면 '오리구이'이듯이, '북경오리구이'하면 '전취덕'입니다. 전취덕 본점은 지하철 화평문 역 C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보입니다. 왕부정(王府井)에 분점도 있습니다.

▲ 전취덕은 유명한 식당이라 지하철 역 안의 이정표에도 나와있습니다.
ⓒ2006 윤영옥
이 식당은 너무도 유명해서, 중국을 찾는 다른 나라의 귀빈들도 꼭 이 식당을 찾으며, 중국 사람들 역시도 이 식당에서 오리구이를 먹고 나와 입구에서 기념촬영을 합니다. 식당은 매우 크고 넓습니다. 1층은 커다란 홀이고, 2층은 개별 룸으로 되어 있습니다. 복도에는 지금까지 전취덕에서 식사했던 각국 정상들이나 귀빈들의 사진이 진열되어 있지요.

▲ 전취덕 본점입니다.
ⓒ2006 윤영옥
 
ⓒ2006 윤영옥
테이블 세팅은 꽤 깔끔합니다. 하얀색의 식기에 황금색으로 전취덕이라는 이름이 선명히 박혀있지요. 사진 상단에 반으로 나뉜 조그만 종지를 보세요. 왼쪽의 검은색 소스는 자장이고 오른쪽의 하얀 것은 채 썬 대파입니다. 우리가 중국집에서 자장면 시킬 때 갖다주는 자장이랑 단무지, 양파 담긴 그릇보다 작습니다.

전취덕에서는 오리 반 마리 주문이 가능합니다. 저는 오리 반 마리와 다른 요리 하나, 차(茶)를 주문했습니다(반 마리는 2인분 정도 됩니다).
 
잠시 후에 차를 먼저 가져다주는데, 찻물을 따라주는 기술이 아주 예술입니다. 사람의 팔보다 더 긴 주둥이를 가진 주전자로 물을 따라줍니다. 꼭 흘릴 것 같은데 흘리지도 않습니다. 차를 마시고 있으면, 주방장이 이동식 도마를 밀고 테이블 옆으로 와서 직접 오리를 발라 줍니다. 처음에 어떤 식으로 썰어 줄까를 묻는데, 저는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 찻물을 따르는 종업원과 고기를 썰고 있는 요리사. 왼쪽의 사진은 왕부정 분점입니다.
ⓒ2006 윤영옥
탁자에 올려진 오리구이 반 마리는 무척 양이 적습니다. 제게는 음식의 양도 중요한데 말이죠. 제가 앉은 테이블 담당 종업원이 먼저 시범을 보여줍니다. 우선 밀전병 한 장을 앞 접시에 놓고 오리고기를 자장에 찍어 올리고 파를 적당히 올려줍니다. 그리고 밀전병을 아래에서 위로 한 번 접고 돌돌 말아 먹습니다. 맛은 좋습니다. 기름이 쫙 빠진 오리구이의 껍질도 바삭바삭하니 씹는 맛도 좋고요.

혹시나 양이 적을까 하여 곁다리로 시킨 요리는, 죽순과 오리발을 볶은 것입니다. 메뉴판을 읽을 수 있었더라면 오리발을 시키지는 않았을 것을…. 그리고 구워진 오리 머리도 나옵니다. 반 마리를 시켜서 그런지, 반쪽이 나오더군요. 처음엔 뭔지 몰랐습니다. 같이 간 학생에게 물어보고 나서야 무엇인지 알았습니다.

학생은 저더러 먹으라고 양보하는데, 차마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도 알 수 없었고요. 중국에서 오리 머리는 별미에 속하는 모양입니다. 그 학생은 제가 왜 오리 머리를 안 먹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는 표정으로 아주 맛나게 오리 머리를 발라 먹습니다. 조그마한 공기에 오리의 뼈를 고아 끓인 탕도 같이 줍니다.

▲ 사진 상단의 조그만 접시가 오리구이, 왼쪽이 밀전병, 오른쪽이 오리 머리, 하단이 오리발 볶음, 오른쪽 상단의 하얀 국물이 오리탕입니다.
ⓒ2006 윤영옥
이렇게 먹고 나서 계산을 하니, 196위안(우리 돈 약 2만5000원)이 나왔습니다. 중국의 물가를 생각해 볼 때, 쉽게 먹을 수 있는 가격은 아닙니다. 일단 전취덕에 대한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대표성과 유명세를 빼고는 실속이 없는 식당입니다.

외관상 깨끗해 보이기는 하나, 제 테이블 담당 종업원은 제가 음식을 먹고 있는데 바로 옆에서 손톱을 깎는 엽기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았고, 그럼에도 계산서에는 서비스 요금 10%가 부가된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게다가 처음에 자장과 파와 밀전병을 아주 조금밖에 주지 않는데도, 더 시키면 추가 요금을 받습니다. 반 마리를 먹으면서도 턱없이 부족한데, 한 마리를 먹으면 대체 몇 번을 더 주문해야 합니까? 음식의 맛은 나쁘지 않으나, 가격 대비 그다지 추천할 만한 식당은 못됩니다.

두 번째로 갔던 곳은 그냥 조그만 식당입니다. 식당 간판을 찍지 않아 이름은 알 수 없지만, 지하철 전문 역에서 나와 길 건너에 보이는 KFC의 옆 옆 가게입니다. 이 식당은 푸짐한 양과 저렴한 가격을 자랑합니다.

채 썬 파와 오이도 접시 수북이, 자장도 커다란 공기에 가득, 밀전병도 듬뿍, 오리고기도 많이 줍니다. 무엇보다도 좋았던 것은, 전취덕에서는 조그만 공기에 담아주었던 오리탕을, 이곳에서는 커다란 그릇에 고기까지 넉넉히 넣어 갖다준다는 것입니다.

▲ 전문 역 근처의 식당. 너무 배가 고파 정신없이 먹고 난 후에야 사진 찍을 생각이 났습니다.
ⓒ2006 윤영옥
이렇게 한 마리 세트가 68위안입니다. 맛은 전취덕과 비교할 때, 껍질의 바삭거림이 조금 부족하다는 것과 밀전병이 조금 두툼하다는 것 말고는 그다지 떨어지지 않습니다. 저렴한 가격으로 북경오리구이를 드시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합니다.

 
▲ 망경의 순천부 식당 입구입니다.
ⓒ2006 윤영옥
가장 최근에 갔던 곳은 한국인들이 많이 살아 중국 속의 한국이라 불리는 '망경(望京)'의 '순천부(順天府)'라는 식당입니다.
 
망경은 중국어 발음으로 '왕징'이라고 합니다. 이 식당은 조금 찾기가 어렵습니다. 지하철 망경서(望京西) 역에서 내려 택시를 타는 것 말고는 별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망경 역 근처에는 버스가 거의 없어 한 시간에 한 대꼴로 다닌다고 합니다.

순천부도 꽤 화려하고 깨끗한 게 고급 식당처럼 보입니다. 사천요리 전문점인데, 메뉴는 사천요리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고 다양합니다. 심지어는 중국 사람들은 잘 먹지 않는다는 회도 있었으니까요.

이날은 중국에서 많은 사업체를 경영하고 있는 사장님에게 대접을 받은 날이었습니다. 열 접시도 넘는 음식을 시켰는데, 다른 요리들도 다 맛있었지만 하이라이트는 역시 오리구이였습니다. 저를 비롯한 한국인들은 계속 오리구이 접시로만 향하는 젓가락을 막을 수 없었지요. 한 마리를 시켰는데, 테이블이 넓다는 것을 참작해 두 접시에 나눠 나왔습니다. 서비스라면 이 정도는 되어야지요.

함께 먹는 파와 자장과 밀전병도 부족함이 없었고, 맛은 제가 먹어본 오리구이 중에 최고였습니다. 그날 같이 갔던 교수님과 저는 아직까지도 그 집의 오리구이를 이야기합니다. 다음에 꼭 다시 한 번 가자고요.

▲ 순천부의 오리구이. 오리모양 접시가 애교스럽습니다.
ⓒ2006 윤영옥
계산을 제가 한 게 아니라 대접을 받은 거라 안타깝게도 가격을 알 수는 없지만, 어쨌거나 전취덕보다는 훨씬 쌀 것이라 생각됩니다. 엄청나게 많은 요리와 술을 시켰음에도, 총 가격은 약 800위안 정도 나왔으니까요. 찾기가 어려워, 시간적인 여유가 있으시고 가격은 조금 비싸더라도 맛을 추구하시는 분들에게 이 식당의 오리구이를 추천합니다.

육봉달만 북경오리를 때려잡으라는 법 있습니까? 북경에 오시면 꼭 북경오리구이 때려잡고 가세요. 힘들게 젓가락질 말고, 맨손으로 먹어야 더 맛있답니다.

 

 

***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 K.622 아다지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