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남녘엔 목련까지 피고 있어요. |
ⓒ2006 서종규 |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아 - 박목월 시 <사월의 노래> 중에서
![]() |
▲ 하얀 꽃이 고개를 내밀었으니 얼마나 환해지겠어요. |
ⓒ2006 서종규 |
![]() |
▲ 봄을 맞은 우리 모두에게 희망과 생명이 가득하였으면 좋겠어요. |
ⓒ2006 서종규 |
지난주엔 교정에 핀 개나리를 보았답니다. 채 일주일이 지나기 전에 교정이 온통 노랑 물결로 출렁거리고 있어요. 그 노랑 물결 틈새에 하얀 꽃이 고개를 내밀었으니 얼마나 환해지겠어요. 카메라를 챙기지 못해 안달이 났답니다. 결국은 쉬는 시간에 외출을 하여 가지고 온 사진기에 목련의 하얀 미소를 담기 시작했어요.
![]() |
▲ 교실에서 수업을 하다가 문득 눈을 들어 보니 하얗게 미소짓고 있는 얼굴이 있었어요. |
ⓒ2006 서종규 |
그런데 3월 중순에도 가끔은 꽃샘추위가 있잖아요. 금년엔 아직 추위가 없어서 하얀 목련의 아름다움이 그대로이지만, 꽃샘추위가 다가온 어느 해에는 하얀 목련 꽃잎이 모두 벌겋게 말라죽어 더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답니다.
3월인데도 남녘에 목련꽃이 하얗게 피었습니다. 개나리가 먼저 피더니 목련이 뒤따르더군요. 그 모습이 봄의 생동감으로 다가오네요. 아울러 교정에 심어진 청매화나 홍매화도 꽃을 틔우기 시작했어요. 교정이 온통 꽃 천지로 변하였다니까요.
![]() |
▲ 청소년들의 마음에 생명의 희망으로 자라는 하얀 목련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
ⓒ2006 서종규 |
서양에서는 흔히 목련의 꽃을 팝콘에 비유하며, 불교에서는 나무에 핀 연꽃이라는 의미로 목련(木蓮)이라고 부른답니다. 흔히 사찰의 문살 문양에서 볼 수 있는 6장의 꽃잎을 가진 연꽃은 목련을 형상화한 것이래요. 또한 월트 디즈니의 만화영화 제목 <뮬란>은 중국어로 목련을 뜻한다고 해요.
![]() |
▲ 목련은 청소년들에게 많은 꿈을 갖게 해 주었답니다. |
ⓒ2006 서종규 |
어머니는 그 목련을 텃밭에 정성스럽게 심고 거름을 주셨고요. 어머니의 정성은 곧바로 하늘로 뻗어났나 봐요. 이듬해부터 하얀 목련꽃이 피기 시작하더니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자라기만 하는 목련 나무는 어느덧 커다랗게 하늘을 떠받치고 있었다고 하네요. 동네 한가운데 집에서요.
![]() |
▲ 불교에서는 나무에 핀 연꽃이라는 의미로 목련(木蓮)이라고 부른답니다. |
ⓒ2006 서종규 |
비난의 화살이 어머니께 돌아오자 어머니는 목련 나무의 목 부분을 자르셨다고 하네요. 그래도 거름이 풍부한 땅인지라 이듬해에 또 온통 하얀 꽃이 만발하였고, 또 동네 사람들의 입방아에 가슴 눌린 어머니는 결국 밑동 채 나무를 잘라내고, 사흘 동안 식음을 전폐하셨다고 합니다.
![]() |
▲ 우리 어머니께서도 목련을 좋아하셨답니다. |
ⓒ2006 서종규 |
하이얀 목련 온 마을을 물결치니
보리농사 앗아간 재수 없는 흰 꽃이라고
귀를 찌르는 온 동네 사람들의 입방아에
목 부분을 잘라 버리고
서럽도록 탐스런 목련꽃 한 이파리에 따라 마신
막걸리 한 사발에 취해 가슴 두드리던 어머니는 - 저의 시 <하이얀 목련> 중에서
![]() |
▲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
ⓒ2006 서종규 |
남녘에 개나리에 이어, 목련까지 피고 있어요. 그것도 꿈 많은 청소년들이 배우는 교정에요. 늘 그렇듯이 봄을 맞은 우리 모두에게 희망과 생명이 가득하였으면 좋겠어요. 결코 농촌을 피폐하게 만들어버린 꽃이 아닌, 청소년들의 마음에 생명의 희망으로 자라는 하얀 목련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 | |||
▲ 목련꽃 아래에서 눈이 부시게 푸른 하늘과 하얀 꽃잎을 헤아리며 서성거리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면 교정은 봄의 낭만에 젖어 들었지요. | |||
ⓒ2006 서종규 | |||
|
덧붙이는 글
이 목련꽃은 3월 20일(월) 광주경신중학교 교정에서 찍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