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Travel)이야기들/재밋는 남미여행

볼리비아,불안한 남미 여행의 전주곡

향기男 피스톨金 2006. 3. 25. 21:44

 

                   남미 볼리비아,

 

           불안한 남미 여행의 전주곡

 

볼리비아를 향해 떠난 비행기가 서서히 내려가는 느낌이 오기에 ‘이제 착륙하나보다’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웬일. 창 밖에 보이는 건 온통 만년설뿐. 놀란 가슴을 잠시 진정시키고 다시 내려다보니 그제야 도시가 눈에 들어왔다.
 
비행기가 내린 곳은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다는 볼리비아의 수도 ‘라파스’. 볼리비아의 헌법상 수도는 ‘수크레’지만 정치·문화·경제의 실질적 중심지는 라파스다. 첫인상은 아름답고 상쾌했지만 머무는 내내 다시는 겪기 힘들 산전수전의 경험을 안겨줬다.
 
우선 지긋지긋한 고산병이 골치였다. 볼리비아는 나라 전체가 해발 3600m가 넘는 고지대여서 갖고 있던 약을 먹어가며 겨우겨우 버텨냈다. 라파스 시내 어디에서나 눈만 돌리면 만년설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안데스 산맥 중 가장 폭이 넓다는 ‘레알 산맥’의 위용이다. 어쨌거나 시작은 운이 좋았다.
 
라파스 시내에서 버스를 내리니 화려한 의상을 차려입은 사람들이 몰려나와 음악에 몸을 흔들며 신나는 축제 한판을 벌이고 있었다. 선두에 ‘망코 카팍’ 이라고 써 있는 깃발을 보니 과거 잉카의 전통을 기리는 축제 같았다.
 
‘망코 카팍’은 잉카 제국의 첫 번째 왕의 이름이라고 한다. 축제의 분위기가 어찌나 흥겨운지 사람의 혼을 쏙 빼놓는지라 모두들 넋을 빼놓은 채 퍼레이드 구경에 열중했다.
 
한참만에 축제 현장을 빠져나와 여행자용 게스트 하우스에 체크인을 하니 1박 요금이 20볼리비아나(우리나라 돈 4000원 가량)였다. 짐을 풀고 나와 시장 구경을 하는데 길가의 즉석 햄버거는 300원, 바나나 한 보따리가 겨우 400원이라는 얘기에 만세를 부르고 싶은 걸 꾹 참았다.
 
게다가 각종 생과일주스와 한국식 튀김만두, 치킨, 감자칩, 콩 등 싸고 맛있는 먹을거리가 어찌나 많은지 고산병으로 지치고 괴로웠던 마음을 위로받을 수 있었다.
 
음식은 주재료가 거의 감자여서 입에도 딱 맞았다. 유럽의 살인적인 물가에 바들바들 떨었는데 남미에 도착하자마자 먹고 싶은 걸 골라서 마음껏 먹는 호사까지 누릴 수 있어 행복했다.
 
그런데 영원할 것 같던 만족감은 바로 다음날 무참히 박살났다. ‘우유니’ 소금사막 투어에서 벌어질 엄청난 일은 상상도 하지 못한 채 그렇게 나는 라파스에서의 여유에 흠뻑 빠져들었다. 〈자유여행가〉
www.zonejung.com
 
 
[세계일주는 이렇게] 골목마다 PC방 성업중

남미, 그것도 고산지대에 있는 볼리비아라고 하면 정보통신면에서 많이 뒤떨어질 것이라고 짐작하기 쉬운데 천만에 말씀. 라파스에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속도 빠른 인터넷망이 잘 갖춰져 있다. 골목 곳곳에서 PC방 간판이 보여도 놀라지 마시라.

 

 

      남미여행의 꽃 ‘우유니 소금사막’

 

[뉴스메이커 2006-03-24 11:06]

 


볼리비아의 우유니(Uyuni) 소금사막은 남미여행의 꽃이라 불린다. 우유니 소금사막을 보려면 버스를 타고 라파스에서 오루로를 통과해야 한다. 오후 3시 반에 출발해서 다음날 새벽 6시에 우유니에 도착하는 장장 15시간의 강행군이다.
 
몸도 정상이 아닌 상태에서 긴 일정을 소화할 수 있을지 불안했는데 우유니로 향하는 버스의 모양새는 마음을 더욱 심란하게 만들었다. 버스는 겉모양만 허름한 게 아니었다.
 
의자는 쿠션이 거의 없어 딱딱한데다가 등받이가 제 기능을 못해선 허리가 거의 휠 것처럼 고통스러웠다. 게다가 현지인들은 버스의 좌석과 좌석 사이의 통로에 자리를 잡더니 모두 드러누워버렸다.
 
보통 때 같으면 이런 것쯤 여행의 낭만이자 특권으로 넘길 수도 있겠지만 상황이 그렇지 못했다. 난방이 안 되는 버스 안에서 몸을 웅크리고 잠을 청했지만 밤새 빽빽 울어대는 아이가 선잠마저 쫓아버렸다. 휴게소가 없어서 밤새 화장실도 못간 채 새벽녘 안데스 산맥 추위에 부들부들 떨다가 겨우 우유니에 도착했다.
 
 
우유니의 소금사막은 면적 1만2000㎢로 전라남도와 비슷한 크기. 원래는 바다였는데 안데스 산맥이 융기하면서 함께 솟아올라 호수가 되었다가 물은 모두 증발하고 소금만 남은 거란다.
 
소금층의 두께는 1m에서 120m로 다양했는데 추정되는 소금의 양은 최소 100억t. 소금사막을 직접 보지 않고서는 도무지 상상이 안 되는 풍경이다.
 
새하얀 사막 위를 한참 달리다 보면 소금 벽돌로 지은 ‘소금호텔’이 보인다. 딱딱한 소금을 벽돌처럼 잘라서 만든 건물인데 식탁용 테이블조차 소금으로 만들어졌다. 소금호텔 근처에는 ‘이슬라 페스카도스(Isla Pescados)’라는 선인장섬이 있다.
 
거대한 선인장들이 지키고 있는 섬은 특이하고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우유니는 문명의 이기가 전혀 없는 자연 그대로의 관광지였기에 물이 나오지 않는 폐교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다음날 아침 볼케이노 ‘투누파’ 화산 지대 등반을 위해 길을 나섰다. 가뜩이나 고산병으로 고생하다 해발 5000m가 넘는 정상에까지 올라 후들거리는 다리를 부여잡고 정상에서 내려다본 우유니 소금사막은 말 그대로 장관이었다.
 
붉은색 화산과 새하얀 소금사막이 어우러진 황홀한 풍경에 감탄만 연신 터져나왔다. 힘들었지만 평생 잊지 못할 아름다운 경치를 가슴 속에 간직하고 다시 라파스로 돌아가려는데 관광객들 사이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내전이 터져 지금 라파스로 가기엔 위험하다는 것이다.
〈자유여행가〉 www.zonejung.com
 

[세계일주는 이렇게] 미리 간식을 준비하세요

 

우유니 소금사막 여행상품은 당일코스에서 4일 일정까지 다양하다. 가격은 20~80달러 안팎인데 약간의 흥정도 가능하다. 고산병이 걱정스럽다면 1박 2일 코스를, 칠레로 이동할 예정이라면 소금사막 투어 후 칠레에서 해산하는 2박 3일 코스를 추천한다.

 

 3박 4일 투어는 4일째 되는 날 하루 종일 차를 타고 처음 출발한 곳으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투어 내내 지프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이 많으니 간식을 준비해두는 게 여러모로 낫다.

 

***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 K.622 아다지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