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Travel)이야기들/재밋는 동남아 섬

사이판,롤러코스트같은 스릴 ‥ '사이판 월드리조트'

향기男 피스톨金 2006. 4. 3. 10:04

 

               롤러코스트같은 스릴 ‥

 

                '사이판 월드리조트'

 

이른 아침 하늘은 진한 먹물을 잔뜩 머금은 듯 이내 빗방울을 흩뿌린다.
20분쯤 지났을까.

그렇게 시꺼멓던 먹구름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찬란한 햇살이 모습을 드러낸다.

바닷물에 반사되는 햇살에 눈을 뜰 수조차 없다.
산들바람이 더해지니 무더위가 날아간다.

야자수 아래 그물침대에 누워 사랑의 밀어를 속삭이는 연인의 입가엔 연신 미소가 흐른다.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탄성도 한낮의 분위기를 가볍게 해준다.


# 시간잊을 만큼 쾌감이 온몸 감싸

'웨이브정글'로 향한다.

얼마전 개장한 사이판 월드리조트의 '사이판식 캐리비안 베이'. 탁 트인 해변을 배경으로 '삐~'하는 신호음과 함께 출발한다.

튜브에 의지해 출발한 지 10초. 말그대로 롤러코스터의 스릴이 느껴진다.

마찰을 없애기 위해 흘려보내는 물에 튜브를 놓고 그 위에 몸을 누이면 그만이다.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것은 250m 길이의 워터코스터. 3분에 불과한 짧은 순간이지만 시간을 잊을 정도의 쾌감이 온몸을 감싼다.

이 워터코스터를 타려는 줄은 끊이질 않는다.

2인1조가 되어 파란 튜브를 허리춤에 끼고 어른과 아이들이 섞여 길게 줄을 선다.

앞줄의 뽀글머리의 흑인소녀는 "이번에 새로 만들어진 워터코스터가 너무 재미있어 매달 오고 싶다"며 즐거워한다.


# 빙글빙글 원통형 블랙홀 스릴만점

웨이브정글에는 워터코스터말고도 길이가 조금 짧은 튜브슬라이드와 보디슬라이드가 있다.

워터코스터 바로 앞에는 원통형의 블랙홀이 있다.
말그대로 빙그르르 돌다가 2.4m 깊이의 수영장 속으로 풍덩 몸이 빨려들어간다.

팔장을 낀 채 누우면 빠르게 한 두 바퀴 돌아 내려가다 가운데 구멍 속으로 빠지는 것. 안전요원이 물을 먹지 않도록 도와주지만 웬만한 담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면 시도하기 힘들겠다.

튜브를 타고 웨이브정글을 한바퀴 돌아볼 수 있는 '아마존 리버'도 좋다.
흐르는 물줄기가 튜브를 이동시켜 웨이브정글을 모두 구경할 수 있게 해준다.

웨이브정글엔 이 외에도 놀거리가 많다.
온천을 즐길 수 있는 '자쿠지풀',높이 2m의 파도가 쉴새없이 밀려오는 '웨이브풀',꼬마들의 물놀이 공간인 '아쿠아 어드벤처' 등이 눈길을 끈다.

물놀이에 지쳤다면 테니스도 즐길 수 있다.
테니스장 옆에는 양궁장도 있다.
웨이브정글에서 조금만 걸어나가면 해변이 펼쳐진다.

바다가 아주 얕다.
200m 앞까지 수심 1.5m 밖에 안된다고 한다.
산호띠가 있어 바다는 잔잔하다.

물 속을 자세히 보니 뭔가 물컹거리는 것이 있다.
해삼이란다.


# 황금빛 석양에 물든 청량한 자유를 마신다



바다가 얕아 용기가 솟았을까.
빠른 제트스키에 도전해본다.
오토바이보다 조정이 간단하다.
조금도 겁낼 필요가 없다.

물에 빠질래야 빠질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설사 조정이 서툴러 물에 빠진다고 해도 몸에 힘을 빼기만 하면 물에 뜬다.

깊이가 2m가 안돼 겁먹을 게 없다.
20여분간 바다 위를 달리다 보니 제트스키 조종간을 놓기가 싫어질 정도다.

스노클링은 좀 먼 바다로 나가 즐긴다.
역시 물은 깊지 않다.

소시지 조각을 들고 물 속에 들어가 조금씩 떼어 주자 어디선가 금세 물고기떼가 달려든다.

수경을 끼고 바닷속을 들여다 본다.하얀 모래바닥에서 노는 열대어들을 손으로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물고기를 잡는다는 생각은 금물. 물고기를 잡아서 나오면 벌금이 1만달러란다.

몸에 물기가 마르기도 전에 배에 올라 좀 더 먼 바다로 나간다.

커다란 낙하산에 줄을 매고 배가 달리자 금세 푸른 하늘에 둥둥 뜬 자유인이 된다.

아래는 푸르디 푸른 바다.
저 멀리 마나가하섬이 보이고 사이판섬도 보인다.
어느덧 해가 뉘엇뉘엇 지려한다.

웨이브정글의 묘미는 밤에도 이어진다.
한낮의 물놀이에 허기진 배를 달래줄 BBQ바가 문을 연다.

연인들은 칵테일잔을 기울이며 한낮의 더위를 식힌다.
가까운 바다에서 잡은 랍스터를 요리사가 직접 구워준다.

그 냄새가 미각을 자극한다.
꽃무늬 장식의 빨대를 꽂아 야자열매의 즙을 마신다.

요리사는 "특히 변비에 좋다"고 말한다.
즙을 다 마신 다음 야자속살을 파 먹어보라고도 한다.

야자열매의 햐안 속살이 아주 고소하다.
원주민들의 공연도 볼만하다.

좌우에 불을 붙인 나무막대기가 꺼질 때까지 계속되는 불쇼가 원주민 공연의 하이라이트. 밤하늘의 별들이 서울 밤하늘의 그것보다 더 밝고 환하다.

멀리서는 끊임없이 밀려오는 파도소리가 시샘하는 듯하다.

----------------------------------------------------------

[ 월드리조트, 월드건설이 리모델링해 개장 ‥ 마나가하섬은 수영과 스노클링으로 유명 ]

사이판은 북마리아나제도를 이루는 섬가운데 가장 큰 섬이다.
인구는 7만여명. 한국인이 10%나 된다.

길을 가다보면 한국어 간판을 많이 볼 수 있다.
언어는 영어가 많이 쓰이지만 한국관광객이 많아 영어를 못해도 불편함은 없다.

열대성 기후로 연평균 26~28도 정도. 11~1월이 성수기라고 한다.
한국보다 1시간 빠르다.
국제면허증을 미리 발급받아 렌터카를 빌려 돌아다니는 게 좋다.

24시간에 40달러 선. 관광객으로 보이면 바가지를 쓸 수 있으니 조심. 각 호텔과 리조트에서 DSF갤러리아 백화점까지 무료셔틀이 항시 운행된다.

백화점 물건값이 부담된다면 백화점 근처 ABC마트같은 큰 슈퍼마켓을 이용하는 게 좋을 듯.

마나가하섬은 수영과 스노클링으로 유명한 섬. 돗자리와 음식 그리고 스노클링 장비를 챙겨가는 것이 좋다.

일본인이 운영하는 장비대여점은 너무 비싸다.

최근 새롭게 단장한 태평양한국인 추모 평화탑에 들러 그들의 넋을 기릴 수 있다면 좋을 듯.

아시아나항공이 사이판 직항편을 매일 운항한다.
오후 8시20분 인천공항을 출발하며,사이판에서는 새벽 2시40분에 뜬다.

대형 워터파크인 웨이브정글이 있는 사이판 월드리조트(www.saipanworldresort.com)는 한국의 월드건설이 인수해 리모델링한 뒤 최근 개장한 리조트. 지상 10층 규모로 사이판에 있는 특급호텔로는 유일하게 265실의 객실 모두에서 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

50여 가지의 세계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뷔페 레스토랑과 5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연회장,피트니스센터 사우나실 마사지실 등의 부대시설도 갖추고 있다.

북마리아나제도관광청 한국사무소(02)752-3189

사이판=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JennyFlute(젤이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