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Travel)이야기들/재밋는 미주여행

600만년 세월이 깎아놓은 협곡

향기男 피스톨金 2006. 5. 16. 15:04

 

          600만년 세월이 깎아놓은 협곡,

 

                  그랜드 캐니언

 

 


한 해 400만∼500만명이 찾는 그랜드캐니언 탐방은 라스베이거스 관광의 필수 코스. 전체 길이 446㎞에 폭이 29㎞에 달하고, 지금의 모습을 만들기까지 300만∼600만년이 걸렸다.
 
 지금도 침식작용이 계속되고 있어 캐니언은 매년 다른 모습을 드러낸다. 헬기를 타든 경비행기를 타든,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를 기점으로 출발하면 대개 ‘사우스 림’으로 불리는 남쪽 단애에서 관광을 즐기게 된다.
 
 

고도가 낮은 곳도 해발 1900m 안팎이다. 거리로 치면 라스베이거스에서 480㎞ 정도 떨어져 있어 버스로 5시간 이상 걸린다.

 

스페인어로 ‘붉은 빛깔’을 의미하는 콜로라도강 바닥과 전망대의 표고차는 약 1200m이고 협곡의 폭은 16㎞ 정도다. 콜로라도강을 굽어보고 북쪽 단애 지형을 마주보면서 자연에 대한 외경심을 떠올리지 않는다면 참으로 ‘강적’이라고 할 수밖에.

 

협곡을 따라 사선을 그리며 바닥까지 이어지는 길이 보인다. ‘브라이트 에인절’ 산장 후원에서 내려가는 길이다. 벼랑길에서 노새를 탄 외국인 관광객을 만났는데 아무래도 위험해 보여 “괜찮냐”고 말을 걸었다. 그는“노새는 고집이 세지만 똑똑해서 말보다 안전해요.

 

교육이 잘돼서 그런지 알아서 여기까지 혼자 올라오네요”라며 싱긋 웃었다. 노새 분위기는 그리 녹록지 않다. 말보다 세 배는 힘이 세다지만 협곡 바닥에서 꼭대기까지 올라오느라 적잖이 힘든 표정이다.

 

노새 트레킹은 하루 동안 협곡길을 타고 내려가 콜로라도강을 감상하고 전망대 인근까지 올라오는 하루 코스와 밤새 노새를 타고 계곡 아래 숙소인 팬텀 목장(Ranch)까지 가는 1박2일 코스가 있다. 1박2일 코스는 하루나 이틀 밤을 캐니언의 밑바닥에서 보낸다. 1년 전 예약이 필수라니 단단히 준비해야 한다.

 

배낭 하나 메고 내려가는 이도 많다. 전망대부터 따져서 거리로 2.4㎞, 4.8㎞에 휴식할 만한 곳이 있고, 7.4㎞를 내려가면 인디언 가든이다. 바닥인 플랫포인트까지는 거리로 약 20㎞다. 협곡 중간에 식품을 파는 곳이 한 군데도 없으니 요주의. ‘당일치기는 피하라’는 경고문이 곳곳에 세워져 있는 것은 산행도 산행이지만 협곡 내부 기온 탓이다.

 

일반적인 산행과 달라 긴장감 없이 콧노래를 부르며 내려갔다가는 올라오는 길이 지옥길이 될 수 있다. 대개 올라올 때는 내려갈 때보다 2∼3배의 시간이 걸린다. 더욱이 고도가 낮아질수록 사막기후로 바뀌어 전망대 인근의 가을 날씨는 온데간데없다. 한여름에는 섭씨 40도까지 오른다.

 

경비행기 투어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출발해 내셔널파크 공항(약 1시간 소요)에 내린 뒤 버스로 갈아타고 공원을 둘러본다. 요동이 심해 멀미하는 사람이 많은 편이다. 헬기 투어는 통상 라스베이거스에서 출발하기도 하지만 먼저 차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모하비 사막과 후버댐을 지나 공원 인근까지 육로로 간 뒤 헬기로 갈아타고 캐니언을 즐긴다. 경비행기나 헬기를 타고 창밖의 협곡을 즐기는 것보다 버스로 공원까지 이동한 뒤 전망대에 올라 둘러보는 캐니언이 훨씬 매력적이다.

 

갖가지 색깔을 뽐내며 깎아지른 계곡들. 그 위로 드러난 지평선은 왠지 직선이 아닌 곡선인 듯 보인다. 진짜 서부여행의 맛을 보고 싶다면 윌리엄스에서 출발하는 관광 증기기관차 투어에 참가하면 된다. 90㎞ 정도의 거리를 하루 한 차례 왕복한다. 증기기관차는 1920년대에 만들어진 골동품. 플래그스태프의 암트랙 역에서 하차하고 버스로 캐니언까지 이동한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여행정보

 

우리나라에서 라스베이거스로 가는 직항 편은 9월쯤 대한항공에서 주 3회 띄울 예정이다. 아직까지는 로스앤젤레스(비행시간:약 11시간)나 샌프란시스코(약 10시간30분)까지 간 뒤 미국 국내선(LA∼라스베이거스:약 50분, 샌프란시스코∼라스베이거스:약 1시간10분)을 이용해야 한다.

 

라스베이거스는 서울보다 16시간(서머타임 적용) 늦다. 서울이 2일 오전 9시라면 라스베이거스는 1일 오후 5시다. 연평균 기온이 섭씨 19도 정도로 약간 덥고 사막지대 특성상 맑은 날이 대부분이지만 매우 건조하다.

 

 공연장이나 고급 레스토랑에서 정장 차림을 요구할 수 있으니 캐주얼한 정장을 챙겨 가면 좋다. 그랜드캐니언을 둘러볼 생각이라면 우리나라의 가을 날씨에 걸맞은 옷차림을 챙기면 된다. 기타 여행 정보는 라스베이거스 관광청(www.visitlasvegas.co.kr, 02-777-9282) 참고.

 

 

 

                 [그랜드 캐니언]

 

     수줍은듯 발그레 드러낸 세월의 속살…

 

                20억년 지구의 증인

 

[국민일보 2006-05-11 15:28]

 


지구가 수줍은 듯 속살을 드러낸다. 까마득한 협곡을 달리는 구절양장 콜로라도 강은 양파껍질 벗기듯 끊임없이 지구의 비밀을 캐고,카이바브 고원을 달려온 탈지면 모양의 구름 그림자는 지구의 역사를 기록한 붉은 바위산과 숨바꼭질을 한다. 인디언 마을에서 비상한 콘도르 한 마리가 언제나처럼 그랜드 캐니언을 벗 삼아 산책에 나선다.

 

‘사막의 도시’ 라스베이거스에서 날아오른 경비행기가 후버댐 상공에서 기수를 동쪽으로 돌려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푸른색으로 빛나는 미드 호수와 콜로라도 강을 거슬러 오른다.

 

로키 산맥에서 발원한 2350㎞의 콜로라도 강은 본래 붉은색이었다. 콜로라도는 스페인어로 ‘컬러 레드(붉은 빛깔)’라는 뜻으로,유속이 빠른 콜로라도 강이 사암으로 형성된 그랜드 캐니언 협곡을 달리면서 엄청난 양의 흙을 운반하면서 물빛이 붉어졌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하지만 그랜드 캐니언 상류에 글랜 캐니언 댐이 완공되면서 토사가 거대한 파웰 호수에 침전돼 물빛이 푸른색으로 바뀌었다.

 

창밖은 벌써 그랜드 캐니언이다. 지진으로 땅이 갈라진 듯 거대한 협곡에서 불어오는 난기류에 경비행기가 낙엽처럼 요동친다.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 황량한 사막은 여호수아의 기도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죠수아 트리’로 명명된 사막 식물군 군락지로 바뀌고,빨랫줄처럼 곧게 뻗은 도로와 철도는 폰데로사 소나무와 향나무가 숲을 이룬 사우스 림을 향한다.

 

애리조나 주 북쪽 경계선 근처의 파리아 강 어귀에서 네바다 주 경계인 그랜드위시 절벽까지 이어지는 443㎞의 그랜드 캐니언은 콜로라도 강이 수백만 년이라는 긴 세월에 걸쳐 카이바브 고원을 침식하면서 생긴 거대한 협곡이다.

 

너비 6∼29㎞,높이 2000m 안팎인 그랜드 캐니언 협곡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은 파웰 호수에서 미드 호수까지 90㎞ 구간. 콜로라도 강에 의해 침식된 계단 모양의 협곡과 깎아지른 절벽,그리고 협곡에 솟은 바위산은 저마다 독특한 형상인 데다 보는 위치에 따라 다양한 표정을 연출한다.

 

붉은색 분홍색 연노란색 회색 흰색 등 색색의 지층으로 형성된 바위산은 전함을 닮기도 하고 혹은 쿠푸왕의 피라미드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뿐만이 아니다. 신전을 닮은 바위산과 사원을 닮은 바위산들이 어깨동무를 한 채 콜로라도 강에 발을 담그고 있다.

 

그랜드 캐니언 관광의 중심지는 공원 남쪽에 위치한 사우스 림. 공항과 기차역,호텔 등이 위치한 사우스 림을 중심으로 동쪽 길은 이스트 림 드라이브,서쪽 길은 웨스트 림 드라이브라고 부른다. 림(Lim)은 ‘계곡의 가장자리’라는 의미로 림 주변의 포인트에는 전망대들이 설치되어 있다.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웨스트 림 드라이브와 이스트 림 드라이브 길을 달리면 서쪽에서부터 피마 포인트,모하비 포인트,호피 포인트,파웰 포인트,마리코파 포인트,야바파이 포인트,머더 포인트,야키 포인트 등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그랜드 캐니언 관광은 셔틀버스를 타고 포인트를 찾아다니며 절벽 위에서 협곡의 장관을 감상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헬리콥터나 세스나기를 타고 콘도르처럼 하늘에서 그랜드 캐니언의 장관을 감상하거나,걷거나 노새를 타고 협곡 아래로 내려갈 수도 있다.

 

대표적 트레킹 코스는 브라이트 에인절 트레일. 절벽에서 콜로라도 강 바닥까지 급경사의 오솔길을 따라 이어지는 브라이트 에인절 트레일의 길이는 약 20㎞로 8∼12시간이나 걸린다. 사우스 카이바브 트레일도 그랜드 캐니언의 협곡 바닥으로 내려가는 길로 콜로라도 강변에서 올려다보는 협곡의 웅장함은 황홀하다 못해 숙연함마저 느끼게 한다.

 

그랜드 캐니언의 포인트 중 장관이 아닌 곳이 어디 있으랴만 웨스트 림 드라이브의 브라이트 에인절 로지 뒤편의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풍광만큼 장엄한 곳도 드물다. 깎아지른 듯 황갈색 바위산 연봉들이 동서로 길게 이어지고 2000m 아래 협곡 바닥에는 콜로라도 강이 바위산과 숨바꼭질을 하며 흐른다.

 

사우스 림 맞은편은 협곡 너머 카이바브 고원으로 이어지는 해발 2500m의 노스 림이 하늘과 맞닿아 있다. 황갈색 협곡에서 유독 푸른 나무들에 둘러싸인 곳은 여행자들을 위한 숙박시설이 위치한 팬텀 랜치.

이스트 림 드라이브의 머더 포인트에서 바라보는 바위산들은 유난히 붉다.

 

속살을 드러낸 절벽에는 키 작은 나무들이 듬성듬성 뿌리를 박은 채 모진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 바위산은 20억년에 걸쳐 형성된 수십 개의 지층을 통해 지구의 역사를 말해주는 산증인.

카이바브 고원을 달려온 구름이 붉게 물들기 시작하면 ‘지질학 교과서’인 그랜드 캐니언은 수백만 년째 핏빛보다 더 붉은 환상적 풍경을 연출한다.

그랜드 캐니언=글·사진 박강섭 기자 kspark@kmib.co.kr

 

 

 

[그랜드 캐니언]

 

라스베이거스 직항항공 9월하순 취항

[국민일보 2006-05-11 15:28]

 


대한항공은 오는 9월 하순 인천공항∼라스베이거스 노선에 주3회 직항편을 취항한다. 이로써 로스엔젤레스에서 비행기를 갈아타는 불편을 없애고 비행시간을 단축,라스베이거스와 그랜드 캐니언 여행이 한결 편해질 전망이다. 비행시간은 12시간 30분 정도(1588-2001).

 

그랜드 캐니언은 애리조나 주에 속해 있지만 한국인 관광객들은 대부분 네바다 주의 라스베이거스에서 출발하는 당일 코스를 선호한다. 라스베이거스에서 경비행기로 그랜드 캐니언에 도착한 후 무료셔틀 버스를 타고 몇 개의 포인트를 둘러보는 게 일반적이다.

 

라스베이거스와 그랜드 캐니언 공항을 연결하는 시닉항공

 

(www.scenic.com)은 유일하게 기내에 한국어 안내방송 시스템을 갖췄다. 왕복항공료와 점심식사를 포함해 244달러(세금 불포함)로 호텔에서 출발해 호텔로 돌아가기까지 약 8시간이 걸린다.

 

4시간의 자유시간을 포함한 12시간 코스와 1박2일 코스,콜로라도 강 보트투어 등 다양한 상품이 있다. 비행시간은 편도 1시간. 비지터 센터에서 관람하는 34분 분량의 그랜드 캐니언 아이맥스 영화도 감동적이다.

 

삼호관광(02-771-3575)은 대한항공 직항편 취항 시점에 맞춰 라스베이거스와 그랜드 캐니언을 관광하는 다양한 여행상품을 판매한다. 라스베이거스에 관한 자세한 여행정보는 라스베이거스관광청 한국사무소에서 얻을 수 있다(02-777-9282).

 

 

 

      라스베이거스, 달라진 밤의 풍경…

 

      도박타운서 엔터테인먼트 도시로

 

[국민일보 2006-05-11 15:28]

 


24시 정각.

 

‘사랑은 빗물을 타고(Singing in the Rain)’ 선율이 라스베이거스의 밤하늘에 흐른다. 순간 벨라지오 호텔의 음악분수 1000여 개가 일제히 물줄기를 쏘아 올린다. 상모를 돌리듯 트위스트를 추던 물줄기가 왕관을 연출하고 산산이 부서진 왕관은 순식간에 형형색색의 물보라로 스러진다.

 

미국 네바다 주의 라스베이거스가 엔터테인먼트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갬블 타운’이라는 어두운 이미지를 벗는데 공헌한 1등 공신은 16만개의 객실을 보유한 시저스 팰리스,MGM 그랜드,벨라지오,베네치안 등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눈에 익숙한 테마호텔들.

 

네온사인 물결로 화려한 라스베이거스 대로를 중심으로 세계 각국의 도시나 기념물을 주제로 태어난 초대형 테마호텔들은 카지노는 물론 쇼핑센터,쇼 룸,음식점,컨벤션 센터,수영장,동물원,식물원,박물관,수족관,어드벤처 돔 등을 갖춘 복합공간으로 호텔 그 자체가 하나의 테마파크나 다름없다.

 

테마호텔의 화려함과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객실이 5000개가 넘은 MGM 그랜드의 경우 호텔 시설을 꼼꼼히 둘러보려면 하루가 부족할 정도. 호텔과 호텔은 무료 모노레일(트램)이 설치돼 이동하기도 쉬울 뿐 아니라 호텔 실내외에서 수시로 온갖 무료 쇼가 펼쳐져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63빌딩처럼 황금빛 유리로 빛나는 초대형 호텔 만달레이 베이는 ‘아시아 남국의 낙원’이 테마. 파도풀로 유명한 인공해변은 서핑 콘테스트까지 열릴 정도다. 상어수족관과 레스토랑 ‘오레올’의 거대한 와인셀러도 볼거리.

 

마이크 타이슨이 홀리필드의 귀를 물어뜯은 복싱 경기가 열렸던 MGM 그랜드는 스포츠 이벤트의 산실. 엘비스 프레슬리,닐 다이아몬드 등 유명 가수를 닮은 가수들이 출연해 모창을 선보이는 레전드 인 콘서트는 일주일 전에 예약해야 할 정도로 인기 높다.

 

 1만3000평 넓이의 음악분수로 유명한 벨라지오는 세계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전문 레스토랑이 자랑거리. 특히 피카소의 그림 11점이 전시된 피카소 레스토랑이 유명하다. 벨라지오는 드라마 ‘올인’과 ‘호텔리어’가 촬영된 곳이기도 하다.

 

파리가 테마인 파리호텔은 에펠탑과 개선문,루브르 박물관 등 파리의 유명한 건축물을 그대로 재현했다. 에펠탑은 실제 에펠탑 높이의 2분의 1이지만 전망대에 오르면 라스베이거스의 황홀한 야경과 교외의 사막이 한 눈에 들어온다.

 

호텔 내부에 물의 도시 베네치아를 재현한 베네치안은 운하를 따라 들어선 거대한 쇼핑몰이 압권이다. 사공이 이탈리아 가곡을 부르며 곤돌라를 운행해 진짜로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온 듯하다. 호텔 바닥 면적이 미식축구장 3개 크기로 하루 종일 발품을 팔아도 모두 구경하기 힘들다.

 

고대 로마제국이 테마인 시저스 팰리스 호텔은 그리스와 로마의 건축물을 본떴다. 원기둥이 줄지어 선 로마풍의 수영장과 지하로 연결되는 쇼핑 포럼,그리고 콜로세움을 재현한 야외경기장이 유명하다. 이곳에서는 홀리필드를 비롯해 수많은 챔피언이 탄생했고 유명 가수의 콘서트와 데이비드 카퍼필드의 마술 쇼도 열렸다.

 

라스베이거스에는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쇼도 많다. 미라지 호텔의 화산 분출 쇼가 대표적으로 멀리서도 화산 열기가 느껴질 정도로 실감난다. 다운타운의 ‘프리몬트 스트리트 익스피어리언스’도 볼거리.

 

네 블록의 도로 위를 지붕처럼 뒤덮은 370m 길이의 아치형 LED(Light Emitting Diode,발광다이오드) 스크린에 최첨단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해 화려한 애니메이션을 보여준다. 600만개의 LED로 이뤄진 스크린은 LG의 기술로 개발됐다.

 

한해 3800만 명의 지구촌 관광객이 찾는 라스베이거스는 10년 전만 해도 관광 수입의 80%를 카지노가 차지했으나 엔터테인먼트와 컨벤션 시설이 늘어나면서 카지노의 비중이 50%로 줄어들었다.

 

사막의 오아시스에서 시작한 세계 최대의 엔터테인먼트 도시 라스베이거스. 그곳에는 인간의 상상력이 현실화되는 도시로 진화하기 위해 오늘도 W호텔 등 테마호텔들의 삽질이 한창이다.

 

 

 

 

      ''밤의 유혹'' 도박 안하고 즐기는

 

        도박의 도시, 라스베이거스

 

[세계일보 2006-05-11 22:12]    

 


“얼마 땄어?” 매캐런 국제공항에 들어서자마자 현란하게 펼쳐지는 슬롯머신 물결.

공항을 떠나 라스베이거스 여행을 마무리한 귀국길인 만큼 이런 맹랑한 질문을 받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카지노만 즐겼다면 라스베이거스 관광으론 낙제점. 각종 테마로 지어진 초호화급 호텔들과 그 호텔 안에서 펼쳐지는 대형 쇼들.

명품 쇼핑센터와 예쁜 레스토랑 그리고 야경. 카지노장 밖에 더욱 유혹적인 볼거리,

 

즐길 거리가 넘치는 곳이‘도박의 낙원’ 라스베이거스이기 때문이다. 슬롯머신에 푹 빠진 듯한 유타주 토박이 케빈은 웃으며 말했다.

“나는 도박을 하러 온 것이 아니라 라스베이거스를 즐기기 위해 왔다.”

 

# 쇼와 볼거리는 공짜

 

라스베이거스를 복합관광도시로 이끈 스티브 윈이 1989년 미라지호텔을 열면서 시작된 것이 테마 호텔 붐이다. 로마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조각상들이 즐비한 시저스 팰리스 호텔의 수영장에서는 잘 생긴 로마 병사 조각상이 다 쓰고난 수건을 수거하고, 천장이 600만달러(약 60억원) 상당의 수제 유리 작품으로 치장된 벨라지오 호텔 로비를 지나면 생화가 가득 들어찬 정원이 1년 내내 꽃 향기를 뿜어댄다.

 

패리스 호텔 인근에는 ‘짝퉁’ 에펠탑과 개선문이 들어서 있어 프랑스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할인 판매’라 내건 명품 가게가 즐비한 베네시안 호텔 지하의 그랜드 캐널 숍에선 곤돌라의 뱃사공이 부르는 노랫소리가 베니스의 대운하와 성 마르크스 광장에 울려 퍼진다.

 

이처럼 테마 호텔들이 몰려 있는 곳을 ‘스트립(Strip)’이라 부른다. 100층 높이의 호텔 꼭대기에 설치돼 시속 72㎞로 낙하하는 빅샷,

 

세계 최고 높이(298m)의 롤러코스터인 하이롤러 등 스릴 넘치는 놀이기구가 있는 스트래터스피어 타워에서 이집트 피라미드 모양을 하고선 밤하늘에 한줄기 빛을 쏘아올리는 룩소르 호텔까지 7㎞에 이르는 스트립에 최고급 호텔과 레스토랑, 쇼핑몰이 몰려 있다.

 

스트립에는 무료 쇼도 있다. 카지노에서 돈을 잃어 엉덩이를 떼지 못하겠더라도 벨라지오의 분수 쇼와 미라지 호텔의 화산 쇼, 트레저아일랜드 호텔의 해적 공연인 ‘사이렌스 오브 티아이’만은 놓쳐선 안 된다.

 

이탈리아풍의 벨라지오 호텔 앞 인공호수에서 일몰 이전엔 30분 간격, 해가 진 뒤부터는 15분마다 펼쳐지는 분수 쇼는 1500개 이상의 물기둥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한 번 공연에 2200달러 정도를 쏟아붓는 쇼란다.

 

다운타운의 프레몬트 스트리트 전구 쇼는 한국인의 애국심을 부추기는 이벤트. 길을 걷다 보면 거리의 화가가 물과 잉크를 이용해 그림을 그리느라 비지땀을 흘리고, 트럭을 무대로 꾸민 무명 뮤지션은 노래를 부르며 갓 나온 음반을 홍보하기에 여념이 없다. 삼삼오오 모여 맥주 잔을 기울이고, 길가에 늘어선 아담한 카지노 직원들이 특이한 복장으로 호객하기에 바쁘다.

 

정신없이 좌우로 고개를 돌리며 구경하다 보니 바야흐로 ‘쇼 타임’. 500여m에 이르는 길 위 둥근 천장을 가득 채운 전구들이 브라운관 역할을 해 우주 전쟁의 테마를 풀어낸다. 15분 정도 쇼가 이어지는 동안 고개를 빳빳이 쳐들어서 그런지 목이 뻐근하지만 LG가 만들었다는 귀띔에 가슴 뿌듯하기만 하다.

 

 

 

# 공짜는 더 이상 없다

 

다음달에 결혼을 앞둔 선배는 라스베이거스로 신혼 여행을 간다고 했다. 그 선배는 “딱 100달러만 슬롯머신에 넣고 기계가 토해내는 돈은 그대로 두고 손을 뗄 것”이라고 나름의 ‘망하지 않는 노하우’를 전했다. 물론 ‘대박’이 나면 그보다 더 좋을 순 없겠지만, 그 정도면 주위에 카지노의 도시에 다녀왔다고 생색내기에 적당하다는 설명이다.

 

또 하나의 노하우는 라스베이거스의 모든 것을 즐긴 뒤 여행의 마지막날 카지노를 찾으라는 것. 사실 아이들과 함께 라스베이거스를 찾는 것은 모험일지도 모른다. 아무리 자기 절제에 자신있는 부모에게라도 카지노는 카지노니까. 단, 부모가 작심을 하고 카지노에 빠지지만 않는다면 문제될 게 없다.

 

한창 카지노의 도시로 이름을 날리던 라스베이거스는 숙식에 돈이 거의 안 드는 곳으로 꼽혔다. 숙박객들이 대신 카지노에서 주머니를 탈탈 털어줬으니까.

 

무료에 가까운 숙식은 이제 옛말. 유명 레스토랑들이 줄지어 들어서면서 사정이 조금 달라졌기 때문이다. 그래도 국내 내로라하는 레스토랑보다는 값싸다.

 

‘연인과 함께 호숫가에 늘어선 예쁜 레스토랑에서 와인 한잔 기울이며 지켜보면 어떨까’ 하는 호사스런 생각에 벨라지오의 테라스 레스토랑인 피카소에 들렀다. 매니저는 “중년 부부는 물론 이곳에서 사랑을 고백하는 사람들도 많이 봤다”며 “창가 자리에서 분수 쇼를 보며 저녁 식사를 하려면 한두 달은 기다려야 할 것”이라며 거드름을 피웠다.

 

주변의 벽을 둘러보니 ‘베레모를 쓴 여인’ ‘풀밭 위의 점심 식사’ 등 피카소의 작품 11점이 잔뜩 늘어서 있다. 모두 진품이라니 값은 도대체 얼마나 될까.

 

미국 전역에 100여개의 직영체인을 운영하고 있는 중식 레스토랑 피 에프 창은 중국 음식에 대한 미국인들의 열망을 해소해준다. 가격도 비교적 저렴하니 주머니가 가벼운 동양의 여행자에겐 안식처가 따로 없다.

 

뉴욕에서 건너온 오리올에 들어서면 1만병의 와인이 들어찬 유리로 된 와인타워가 눈에 들어온다. 여직원이 와이어를 몸에 걸고 4층 높이를 오르내리며 와인을 꺼내 준다.

 

할리우드 스타들이 자주 찾는 곳으로 라스베이거스 야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명소는 더 호텔(The hotel)의 꼭대기에 자리한 믹스. 스타와 야경을 한눈에 지켜보며 흥겨워하다 귀국길에 즉각 ‘얼마 땄나, 잃었나’를 추궁받는 그 심정을 누가 알까.

라스베이거스=글·사진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Merci Cherie - Frank Pourcel (별이 빛나는 밤에)

 

우린 누구나가 각자의 자기만의 시그널을 갖고있다

큐사인과 함께 들어올 수도있지만 소리없이 왔다

바람처럼 그렇게 지나갈수도있다....

아무도 모르게..

 

향기남 그늘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