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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비가 뚝…뚝…,옛사랑이 바스락 ,함양

향기男 피스톨金 2006. 11. 15. 11:22

 

        낙엽비가 뚝…뚝…,옛사랑이 바스락


늦가을 숲은 사색의 공간이다. 가을이 깊어갈수록 오색으로 물들고 있는 적막한 숲길에는 만추의 서정이 낙엽처럼 쌓여만간다.

 

요즘 지리산 자락의 함양군 상림에는 낙엽비가 한창이다. 상림 옆의 홍련지와 백련지의 연잎들이 시들고 붉은 꽃무릇이 질 무렵이면 천년숲은 비로소 가을을 맞는다. 숲길로 들어서자 하늘을 가리는 갈참나무와 졸참나무, 떡갈나무, 단풍나무 등이 감싸고 있는 고즈넉한 숲길에는 온통 낙엽천지다. 이곳에는 아름드리 낙엽수와 활엽수만 120여종 2만여그루가 자라고 있다.

 

올해는 이상기온과 오랜 가뭄 탓에 비록 단풍 빛깔이 곱지 않아도 수북이 쌓여있는 낙엽길을 걸으면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오히려 계절의 정취를 더 느끼게 한다.

 

바람이 불 때마다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비는 비발디의 사계의 선율을 떠올리게 만든다. 이렇게 가을이 익어가는 숲길은 연인과 함께 걸어도 좋고, 혼자만의 외로움에 빠져보거나 잠시 나무의자에 앉아 시집을 들춰보는 것도 좋을 성싶다.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 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안도현의 ‘가을 엽서’)

 

서늘한 숲길에는 손잡고 산책하는 노부부, 헤드폰으로 음악을 나눠 들으며 마냥 즐거운 젊은 연인, 나무의자에 기대어 골똘히 사색에 빠져있는 한 남자의 모습 등이 익숙한 풍경처럼 다가온다.

 

붉은 꽃무릇 질 무렵
갈참…졸참…떡갈나무…
바람의 지휘로 잎 떨구어 가을 연주
구절양장 지안재 고개 넘으면
변강쇠와 옹녀 전설의 오도재가

 

숲을 거닐면서 최치원의 후손인 경주 최씨문중이 세운 문창후 최치원 신도비와 그를 기리기 위해 세운 정자 사운정, 함양읍성의 남문으로 쓰였던 누각 함하루, 심원정, 일제시대 독립운동에 참가한 애국지사들의 기념비와 이은리 석불 등 옛 유물들을 만난다. 간혹 잘 여문 도토리가 툭 툭 소리를 내며 떨어지고, 그럴 때마다 다람쥐들이 재빠르게 뛰어간다.

 

숲속 개울을 따라 길이 1.6㎞ 폭 100~200m의 아름드리 숲이 펼쳐진 천연기념물 제154호 상림은 9세기 말 진선여왕 때 고을부사로 부임한 최치원이 조성했다.

 

그는 당시 마을을 가로질러 흐르는 위천이 홍수 때마다 넘쳐 큰 피해를 입자 마을 중앙에 둑을 막고 호안림을 심었다. 지리산과 백운산에서 나무를 가져와 금으로 만든 호미로 하루만에 3㎞ 길이의 대관림을 일궜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일제시대 마을이 생기면서 상림과 하림으로 나뉘었으나 지금은 상림만 남아있다.

 

상림에는 최치원과 얽힌 전설이 많다. 어느날 그의 어머니가 상림을 거닐다가 뱀을 보고 깜짝 놀란 이야기를 하자 곧바로 숲으로 달려가서 “모든 해충은 다시는 이 숲에 들지 마라”고 꾸짖어 벌레 한마리 얼씬거리지 못하게 했다는 전설도 남아있다. 그 때문인지 상림에는

지금도 뱀이나 벌레들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

 

상림의 낙엽길은 노을이 물드는 저녁 무렵이나 이른 아침에 운치가 있다. 한낮에 하늘을 가린 넉넉한 숲을 헤집고 어렵게 비쳐든 한줌의 양광이 시간의 변화에 따라 단풍을 붉고 노랗게 물들이는 모습이 그림 같다.

 

또 이른 아침에 짙은 물안개가 내려앉은 숲을 걷노라면 아침 햇살이 밝아오면서 낙옆과 나무에 흥건히 맺힌 이슬을 비추는 풍광이 신비감을 불러일으킨다.

 

함양읍에서 마천면의 벽송사와 서암(서암정사)로 넘어가는 길목에 지리산 능선을 타고넘는 구절양장의 고갯길 지안재와 오도재가 있다. 예부터 하늘과 맞닿은 고개라는 뜻의 ‘천령’의 땅 함양의 옛 사람들이 장터목으로 가기 위해 괴나리봇짐을 지고 넘었던 험한 길이었다.

 

 지안재를 넘어 마천면 방향으로 가면 변강쇠와 옹녀가 지리산으로 들어갈 때 올랐다는 전설의 고갯길인 오도재가 나온다. 오도재 부근에 세워진 지리산전망공원에 오르면 지리산의 하봉, 중봉, 천왕봉, 백소령, 형제봉, 반야봉 등이 한눈에 잡힌다.

 

마천면에는 신라 말에 창건되었으나 화재를 입어 조선 중종 15년(1520)에 벽송 지엄대사가 중창한 벽송사와 제2의 석굴암으로 불리는 서암이 나즈막한 야산을 끼고 마주보고 자리잡고 있다.

 

벽송사 들머리에는 사천왕상 대신 잡귀의 출입을 막고 사원의 풍수를 지켜주는 신장상인 한쌍의 목장승 금호장군과 호법대장군이 이채롭다. 왕눈과 주먹코의 4m 높이 목장승은 왼쪽의 금호장군이 머리 부분이 산불에 타서 없어졌다.

 

서암은 벽송사에 따른 암자로 근대에 지어진 사찰이지만 바위굴에 모셔놓은 석불과 오밀조밀한 기암괴석, 아름다운 정원 등으로 벽송사보다 더 유명세를 타면서 함양군의 관광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만약 여유가 있으면 상림에서 머지 않은 수동 개평마을 정여창 고택과 하동 정씨 생가 등도 들러 세월의 손때가 묻은 고택에서 만추의 풍광을 맛보는 것도 알찬 여행길이다.

함양/글·사진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여행정보

 

함양은 민족의 명산인 지리산과 덕유산을 품에 안은 곳으로 빼어난 계곡들이 많다. 지리산 자락 마천면의 칠선계곡, 한신계곡, 백무동계곡 등이, 덕유산 줄기 기백산 자락의 안의면에는 화림동계곡과 용추계곡, 용추폭포 등은 여름철 피서지로도 유명하지만 가을 단풍이 아름답기로도 소문난 곳이다.

 

특히 용추계곡과 화림동계곡에 있는 심원정, 농월정, 군자정, 용추정, 거연정, 동호정 등 8개의 이름난 못에 8개의 정자를 지었다는 이른바 ‘8정8담’은 조선시대 정자문화의 풍류를 보여준다.

 

▶가는 길

경부고속도로→대전~통영간 고속도로→함양분기점→88고속도로→우회전→함양나들목→우회전→1084번 지방도→함양읍→상림.

서울 동서울터미널에서 하루 10차례,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하루 7차례 함양행 고속버스 운행.

 

함양읍→마천면 방향 24번 국도→1023번 지방도로→지안재→오도재, 지리산조망대.

 

▶잠자리

상림숲 주변에 엘도라도모텔(055-963-9449·9889)과 하얏트모텔(055-962-9696, 964-1551), 별궁장여관(055-963-7980~1), 상림장여관(055-963-1170), 산해장여관(055-963-1500) 등이 있다.

 

▶먹거리

상림숲 주차장 맞은 편에 ‘연(蓮)’으로 만든 수제비와 전통차를 내놓은 하늘바람(055-962-8700), 함양읍에 쇠고기국밥과 수육 전문 대성식당(055-963-2089),

 

염소불고기 전문 돌담식당(055-963-3198), 민물고기를 쑤어 만든 어탕밥과 어탕국수 전문 조센집(055-963-9860) 등이 유명하다. 또 상림숲 주변에 생선구이쌈밥 전문 금농(055-963-9399), 오곡정식 전문 늘봄가든(055-962-6996), 설곰탕 전문 다미원(055-963-2607) 등이 있다.

 

▶문의

함양군청(www.hygn.go.kr) 문화관광과(055-960-5555, 5531~4), 함양읍사무소(055-960-6511~2), 함양시외버스터미널(055-963-3281~2). [한겨레 2006-11-02 18:51]    

 


 

 

 

 

Giovanni Marradi 피아노연주                                                                                          
                

 

                         머무는 동안 편안한 자리 되세요.. *^^*

 

 

                                                             우리님들

 

                                                     

 

                                         

 

                                                                  

                                                          깊어가는 늦가을입니다.

                                             추억속에 남을 즐거운 이시간을 위하여
                                                 따뜻한 가족 들과  마음과 마음에
                                                     기쁨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서로 이쁜 사랑들 나누시며
                                               오손도손 행복한 시간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향기남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