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한강시민공원·장자호수공원
[조선일보]
강바람에 실려 오는 꽃 향기를 맡으며 거닐기에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있을까?
공원 주차장도 온통 잔풀로 덮여있어 차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풋풋한 풀냄새가 코를 찌른다. 눈은 즐겁고 코도 호강하는 기분 좋은
곳이다.
경기도 구리시 토평동 한강시민공원
7만여 평에 달하는 공원 부지중 절반 이상이 코스모스 밭. 요즘 절정에 달한 코스모스를 9월말까지 원 없이 볼 수 있다. 드라마에서도 감칠맛 나는 조연이 있어 더 재미있듯 이곳 역시 코스모스 꽃 길에 자줏빛 맨드라미와 새빨간 장미, 보랏빛 맥문동 등 다양한 꽃이 어우러진다.
초입에는 200m 짜리 ‘호박·수세미 터널’도 있다. 철제로 만든 아치형 뼈대를 타고 촘촘하게 오른 넝쿨마다 퉁퉁한 호박과 길쭉한 수세미가 주렁주렁 달려있다.
코스모스 꽃밭 옆으로 흙길과 자갈길이 나 있고 야트막한 풀 담장 너머론 강변에 바짝 붙은 좁은 길이 이어진다. 구불구불 흐르는 실개천을 따라 가다 나무다리·돌다리·징검다리 등을 지그재그 건너 볼 수도 있다. 산책할 때는 시계방향으로 도는 것이 좋다.
호박 수세미 터널을 지나? 코스모스 길 왼편에 있는 실개천을 따라 걷다가? 세 번째 원두막이 있는 지점에서 유턴? 초록색 보행자 도로와 강변 길도 걸어본 후? 마지막으로 맨발 지압로에서 발을 풀어주면 좋을 듯. 이 코스대로 쉬지 않고 걸으면 한 바퀴 도는데 40~50분쯤 걸린다.
곳곳에 벤치와 전망대가 있고 코스모스 꽃밭 안에 원두막도 있다. 자전거를
싣고 와 가을 바람을 쐬며 시원하게 한 바퀴 돌아도 좋을 듯 하다. 공원 가장자리에 말끔한 자전거 도로가 있다.
‘코스모스 축제’(9월16~17일) 기간 중 이 곳에는 고구려 문화촌과
고구려 영상관이 들어서고, 고구려 의상 입기, 활쏘기 뿐 아니라 코스모스 압화 만들기, 꽃마차타기, 소달구지타기, 연 만들기 등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축제 기간에는 아무래도 사람에 치여 꽃 구경하기 쉽지 않으므로 가을날의 산책을 온전히 즐기려면 축제를 피해 가는 것이 좋겠다. 문의
구리시청 문화예술팀 (031)550-2065
●코스모스 산책 팁
-꽃길은 나무 숲길과 달리 그늘이 없으므로 따가운 가을 햇살을 피하기 어렵다. 챙 넓은 모자나 양산을 챙겨가자.
-가족끼리 연인끼리 소풍가는 마음으로 도시락과 돗자리를 챙겨오면 금상첨화. 주차장 입구에는 포장마차 간이음식점(커피 1000원·우동 3000원·파전 7000~1만원)도 있다. 중국음식을 시켜 먹을 수도 있다. 원두막 천장에 중국집 스티커가 붙어 있다.
-원두막은 3개뿐. 한번 자리를 차지하면 일어설 줄 모르고 아예 누워서 자는
사람도 있다. 다른 이들을 위해 적당히 비켜주는 매너가 아쉽다.
-코스모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고 굳이 꽃밭 안에 들어가는 사람이 있다.
이러면 꽃밭이 망가지는 건 시간 문제.
●가는 길
-승용차: 강북강변도로 천호대교에서 구리 방향으로 4km쯤 가면
한강시민공원으로 내려가는 길이 나온다.
-대중교통: 지하철 5호선 광나루역, 2호선 강변역에서 내린 후 구리시 방향
버스(1번, 1-1번, 9-1번) 이용하여 구리시청 앞에서 하차. 구리시청 인근에 있는 장자호수공원을 거쳐 20~30분쯤 걸어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