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Travel)이야기들/재밋는 러시아몽골

볼거리가 넘쳐나는 상트 페테르부르크

향기男 피스톨金 2007. 1. 13. 13:32

 

   볼거리가 넘쳐나는 상트 페테르부르크

▲ 모스크바 역 앞의 광장.
ⓒ2007 강병구
넵스키 대로 일주를 시작하자

1년 중 해가 쨍쨍한 날은 60여 일에 불과하고, 북극에 가까워 흑야 기간이 되면 거짓말을 조금 더해 정말 해가 뜨지 않는 곳에 있는 도시. 겨울이면 영하 20도가 우스운 날씨가 되고, 사람이 별로 살지 않던 습한 늪지대에 인공적으로 만들어져, 해가 없는 날이면 자욱한 안개로 흑야 우울함을 10배쯤 더해주는 도시.

그런 이 도시를 왜 수많은 러시아 문호들은 사랑했으며, 모든 러시아인들이 사랑하는 도시가 되었을까? 뭔가 절대적인 매력이 있는 것일까?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대한 이런 이른 고민은, 모스크바 역에 내려 넵스키 대로를 10분 만 걸어보면 사라지게 된다. 책과 소문을 통해 안 지식이 눈앞에 있는 사실에 얼마나 무력한지 깨닫게 된다. 그럼 이제 그 넵스키 대로를 함께 걸어보자.

모스크바 역 앞의 광장에서 네바강 쪽으로 난 왼쪽의 큰길을 본다면, 바로 그곳이 넵스키 대로임을 알 수 있다. 아침을 먹은 이후라면 거리에 북적거리는 사람들 때문에, 혹 야간열차를 타고 이른 아침에 도착했다면 같이 도착한 대부분의 여행객이 숙소를 찾아가는 그곳이 바로 넵스키 대로이다.

그 길을 따라 조금 걷다 보면 오른편에 KFC와 피자헛이 보인다. 모스크바와 상트 페테르부르크만 방문했다면 특별한 볼거리는 아니겠지만, 시베리아에서부터 온 여행객이라면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곳일 것이다.

배가 고프다면 치킨과 피자를 좀 사먹어도 좋지만, 너무 오래 어슬렁거리지는 말자. 외국 관광객으로 북적거리는 이곳은 소매치기 잘 당하기로 유명한 장소라고 한다. 물론 조심한다면야 걱정 없겠지만, 반지하 같은 가게 내에 발디딜 틈도 없는 식사시간이라면 정말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

가게를 나와 걷던 방향으로 계속 걷자. 눈앞에 보이겠지만, 200여 년 전 만들어졌다는 러시아 신도시의 매력을 물씬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눈앞에 보이는 모든 건물(대부분이 아니다)이 최소 100년 이상 되었다고 하는데, 창문 유리창이 깨져도 시청에 신고하고 고쳐야 한다고 한다. 고증을 받아서 알맞은 모양으로 갈아야 한다나?

좀 더 걷다 보면 작은 강과 다리 하나가 나온다. 다리 모퉁이에 서 있는 인상적인 기마상을 보자. 다리의 네 모퉁이에 있는 이 상들은 모두 모양이 다르다고 하니 시간이 괜찮다면 천천히 다 둘러보자.

무슨 의미가 있다고 했는데, 지금은 기억나지 않는다. 다리에는 "멋진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운하를 배로 즐기자"고 홍보하는 사설 유람선 호객꾼이 있다. 하지만 여기서부터 탈 이유는 없다. 발걸음을 재촉해 더 걸어가 보자.

그랜드 유럽 호텔을 찾았다면 길 건너편에 있는 건물을 보자. 2층인지 3층인지, 아무튼 낮은 건물이지만 매우 길어 보이는 건물이 보일 것이다. 건물 앞 광장도 널찍해 보이고 말이다.

그곳이 '가스친늬 드보르라'는 세계 최초의 백화점이다. 18세기 후반 러시아 전국의 상인들이 '상인 지구'를 만들어 한 건물에서 물건을 팔게 되었다고 한다. 물론 그렇다고 지금도 최고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러시아 물건들을 구경하고 싶다면 이곳을 둘러보는 것도 괜찮다. 웬만한 러시아 물건은 다 갖추고 있으니 말이다.

피의 사원과 까잔 성당

▲ '피의 사원'이 보이는 넵스키 대로의 다리에서.
ⓒ2007 강병구
가스친늬 드보르이를 대충 둘러보고 다시 발걸음을 옮기면, 얼마 안 가 바로 또 다리가 나온다. 이 다리에서 오른쪽을 보면 모스크바의 바실리성당 같은 건물이 멀리 보일 것이다. 가까이 다가가 보자.

테트리스를 통해 러시아의 상징처럼 돼버린 바실리 성당의 모습. 마치 그것과 친형제처럼 닮은 모습으로 서 있는 이것이 피의 사원이다.

정식 명칭은 그리스도 부활 성당이지만, 1881년 알렉산드르 2세가 그리네비츠키가 던진 폭탄에 사망한 자리에 세워졌고, 또 그런 알렉산드르 2세를 기리기 위한 목적 때문에 정식 명칭보다는 '피의 사원'이라는 이름으로 더 불렸다.

실제로 바실리 성당을 부분적으로 본 따 만들었기 때문에 바실리 성당과는 유사한 느낌을 받게 되며, 내부에 있는 모자이크가 특히 인상적이라고 한다. 하지만 난 그냥 밖에서 보는 것만으로 만족했다.

너무나 볼거리가 많은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성당 한 곳, 한 곳 다 들어가기는 어려울 듯했기 때문이었다. 비록 지금은 그때 들어가 보지 않은 것을 후회하지만, 밖에서 본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 피의 사원 모습.
ⓒ2007 강병구
다시 넵스키 대로로 돌아오면 오른편엔 까잔 성당이 보일 것이다. 좀 어두침침해 보이는 이 건물은 독특한 모양이 성당이라기보다는 그리스나 로마 시대의 사원 같은 건물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탈리아 건축가가 만들었다고 한다. 지금은 성당의 종교적 의미보다는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정말 아름다운 모습을 보려면 조명이 들어오는 야간에 가야한다고 한다.

이삭 성당과 에르미타쉬 박물관 그리고 네바 강의 다리들

▲ 공원같은 모습의 까잔 성당.
ⓒ2007 강병구
까잔 성당을 지나 다시 네바 강을 향해 걷자. 조금 걷다 보면 다리가 나오는데, 슬슬 구경하며 또 건너자. 참, 좀 전에 지나쳤던 건물 벽에 있는 푸시킨의 얼굴 드로잉을 보았나? 그곳이 푸시킨이 결투를 앞두고 마지막 아침을 먹었다던 찻집이다. 한데 지금은 푸시킨이 마셨다는 레몬에이드는 팔지 않는다고 한다.

참 그러고 보니 넵스키 대로에서 찾아보면 도스토예프스키가 <죄와 벌>을 집필한 하숙집도 있다고 한다.

푸시킨의 마지막 숨결이 묻어있는 찻집을 지나 좀 더 걷다가 왼편 하늘을 올려다보자. 아까부터 보였던 거대한 돔이 점점 더 뚜렷하고 자세하게 보일 것이다. 넵스키 대로가 끝나는 지점에 있는 구해군성과 그 앞의 잔디밭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자.

▲ 웅장한 이삭 성당의 모습.
ⓒ2007 강병구
눈앞에 보이는 어마어마한 성당이 보인다면, 러시아에서 가장 크다는 성 이삭을 잘 찾아온 것이다.

높이 100여 미터에, 길이 110여 미터의 이 성당의 규모는, 바티칸 대성당에 비할만하다. 내부에는 러시아 예술의 정수들이 모여 장식했다는 말을 실감할 정도의 작품들이 전시되어있다. 특히 내 눈을 잡아끈 것은 엄청난 크기의 기둥을 어떻게 세웠는지를 설명해 주는 모형물과, 이삭 성당의 축소 모형이었다.

이삭 성당에 충분히 감탄했다면 넵스키 대로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에르미타쉬 박물관으로 가보자.

이삭 성당에서 나와 다시 넵스키 대로 쪽으로 걸어 나와 앞으로 보면 널찍한 광장이 펼쳐져 있는 것이 보일 것이다. 광장 한가운데에는 아주 높게 서 있는 기둥이 보이고, 그 뒤편의 연두색과 흰색으로 된 건물이 웅장하게 있다.

▲ 알렉산드르 원주 기둥과 궁전 광장.
ⓒ2007 강병구
이곳이 세계 3대 박물관이라 불리는 에르미타쉬 박물관과 그 앞의 궁전 광장, 그리고 알렉산드르 원주 기둥이다.

탁 트인 광장과 그 가운데 우뚝 솟아있는 기둥, 그리고 그 위에 십자가를 들고 있는 천사의 모습을 보면 교인이 아닌 내가 보아도 경외감이 든다. 나폴레옹을 물리친 것을 기념해 1834년에 만들었다는 이 거대한 기둥은 높이 약 50미터에 무게가 600톤이 넘는다고 한다.

더불어 궁전광장은 피의 일요일과 10월 혁명을 아는 사람에게는 참뜻 깊은 역사적 장소이다. 짜르를 타도하고 혁명을 일으켜, 세계의 절반을 호령했던 소련의 역사는 여기서 시작한 것이다.

우리는 잘 모르지만 세계 3대 박물관이라고 불리는 에르미타쉬 박물관은 원래 궁전이었던 곳이다. 겨울 궁전이라고 불린 이곳은 건물 자체의 아름다움보다도 내부의 화려함이 여행객을 압도한다.

250만여 점에 달한다는 유물과 1000여 개의 방의 이야기는 듣는 사람의 귀를 의심하게 한다. 250만여 점의 유물은 작품당 1분씩 먹지도 자지도 않고 구경해도 5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수많은 방은 미로처럼 되어 있어, 아나스타샤 공주가 탈출했다는 소문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 에르미타쉬 박물관의 모습.
ⓒ2007 강병구
에르미타쉬의 유물을 구경할 것이 아니라면 네바강으로 더 걸어보자. 에르미타쉬를 뒤로하고 궁전 다리에 올라 네바 강가를 둘러보자.

운하의 도시라고도 하는 상트 페테르부르크는 수많은 다리가 인상적인 도시이다. 특히 백야기간 새벽 2시쯤 다리들이 열릴 때면, 정말 두고두고 잊을 수 없는 장관이 펼쳐진다고 한다. 유람선을 이용해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물길을 다녀보는 것도 정말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될 것이다.

아직 바실리 섬에 있는 볼거리들과 자야치 섬의 뻬뜨로빠블롭스끼 요새까진 멀었다. 더불어 넵스키 대로 뒤편엔 여름궁전과 마르스 광장 등의 볼거리들도 남아있다.

이렇게 많은 볼거리가 넘쳐나는 곳이 상트 페테르부르크이다. 흑야의 음침함은 백야의 화려함이 뒤덮고, 혹한의 기억은 60여 일의 짧지만 강렬한 햇살로 충분히 상쇄되는 곳.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도 200년 전쯤 유럽의 가장 화려한 도시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 상트 페테르부르크이다.

▲ 상트 페테르부르크 건설의 시초가 되었다는 자야치 섬의 뻬뜨로빠블롭스끼 요새.
ⓒ2007 강병구
[오마이뉴스 2007-01-11 16:00]    

덧붙이는 글
2006년 4월 21일부터 7월 28일까지 러시아와, 에스토니아, 유럽 여러 국가를 여행했습니다. 기사는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에 이어지며, 저의 블로그(http://blog.naver.com/kbk8101)에 오시면 더 자세한 여행 정보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러시아여행클럽(http://cafe.daum.net/russiatravel)에도 연재합니다.
 
 
첫날처럼 - Comme au premier jour - Andre Gagn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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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억속에 남을 즐거운 이시간을 위하여
                                                       따뜻한 가족 들과  마음과 마음에
                                                           기쁨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서로 이쁜 사랑들 나누시며
                                                     오손도손 행복한 시간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향기남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