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르페르)
몽골 여행을 하면서 굳이 세계사에서 칭기스칸의 기억까지 애써 끄집어낼 필요는
없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광활한 자연의 내음만 맡겠다는 소박한 욕심만 있다면 족하다.
번지르르한 호텔 뷔페, 화려한 상점에서의 쇼핑을 기대했다면 차라리 다른
나라를 찾아보는 것이 나을지 모르겠다. 몽골에는 명품 매장이 모여 있는 상점가도 없고, 당신의 입에 착착 달라붙는 맛있는 음식과 우아한
레스토랑도 흔하지 않다.
비릿하고 투박한 양고기를 소금에 툭툭 찍어 먹어야 하며 급한 볼일도 드넓은
초원에서 슬그머니 해결해야 한다. 또 비포장 도로를 자동차로 장시간 달리면서 엉덩이에 멍이 드는 것도 각오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고난의 행군길이 아닌 신선한 쾌감으로 되새김질할 수 있는
사람만 몽골을 돌아다닐 자격이 있다. 국내 여행사들이 몽골 여행상품을 많이 취급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엇비슷하다. 워낙 넓은 몽골이다보니 핵심
관광지만 상품에 집어넣기 때문이다.
일주일 남짓한 여정을 계획한 여행자에게는 별다른 선택의 대안이 없다. 몽골
수도인 울란바토르,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자연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테렐지, 전통가옥인 게르에서 1일 숙박, 마유주인 '아이락'과 양고기 요리인
'허르헉' 시식, 몽골 최대의 호수인 '홉스골' 등이 공통적으로 포함되어 있다. 많은 여행자들이 가보고 싶어하는 고비사막은 별도의 일정을
추가해야 한다.
▲포인트 하나
비자 및 항공편_몽골을 여행하기 위해서는 우선 비자가 필요하다. 여행자
대부분이 30일간 체류할 수 있는 단수 비자를 신청하고 있으며 수수료는 4만5천 원, 비자발급 소요시간은 3일이다.
항공권을 구입하면 여행사에서 수속대행을 해준다. 항공의 경우 대한항공은 주
3회, 몽골항공은 주 7회, 인천-울란바토르 구간을 운항하고 있다(9월 기준). 여행자의 경우 가급적 시간대가 다양한 몽골항공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비행시간은 3시간대이며 주간 항공편을 이용할 경우 하늘에서 고비사막의 장엄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에 창가쪽 좌석에 앉는 것이 좋다. 항공기가 울란바토르 공항 착륙을 위해 고도를 낮추면 푸른 하늘과 드넓은 초원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몽골과의 첫 만남이다.
▲포인트 둘
시차 및 기후_수도인 울란바토르의 경우 우리 나라보다 1시간 늦지만 4월부터
9월까지 서머타임이 적용돼 시차가 없다. 하절기에는 오후 9시가 되어도 밝기 때문에 여행자의 경우 수면 리듬이 깨질 수도 있다. 몽골은 대륙성
기후로 여행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5월에서 10월까지이다.
여름철에도 습도가 낮고 우리 나라 가을같이 맑고 쾌적한 날씨가 이어진다.
다만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야간에 온도가 크게 떨어지는 9월부터는 두툼한 옷을 꼭 챙겨야 한다. 겨울철에는 추위에 자신이 있는 여행자가 아니라면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포인트
셋
환율_화폐단위는 '투그릭(Tugrik)'이며 국내에서는 환전이 불가능하다.
국내에서 달러로 환전한 뒤 몽골에 도착해 재환전해야 하는데 1달러에 약 1200투그릭이다. 몽골 내 시중은행이나 호텔에서 환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택시, 관광지 입장료 등을 제외하고는 달러도 많이 통용되기 때문에
투그릭 환전은 처음부터 많이 하지 말고 필요한 만큼 환전하는 것이 좋다. 패키지 여행의 경우 대부분의 비용을 여행사에 지불하기 때문에 현지에서
사용할 비용이 그렇게 많지 않다.
공항에서 시간이 없어서 달러로 환전하지 못했더라도 방법은 있다. 예금잔액이
있는 국내은행 현금카드가 있다면 울란바토르 시내 호텔에 설치된 현금자동지급기에서 현지화폐를 인출할 수 있다. 단 카드 뒤편에 'PLUS'나
'CIRRUS' 마크가 있어야 한다.
▲포인트
넷
전화_몽골 단기여행자의 경우 호텔 전화를 많이 이용하고 있지만 요금이 매우
비싸다.국제전화를 이용하는 여행자에게는 선불전화카드 구입을 추천한다. 국내뿐만 아니라 몽골 현지 쇼핑센터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전화카드회사마다
요금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가격을 꼼꼼히 비교해보는 것이 좋다.
▲포인트 다섯
복장 및 소지품_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긴팔옷을
지참해야 하며 초원과 비포장도로가 많기 때문에 샌들보다는 등산화가 좋다. 또한 습도가 낮으므로 보습 화장품도 준비한다.
-밑창이 두툼한 운동화 또는 등산화 : 초원과
사막을 보행하기에 적합하다.
-폴라폴리스 소재 재킷 : 가볍고 보온성이
높기 때문에 기온이 떨어진 밤에 필요하다.
-고어텍스계열 윈드스토퍼 : 9월 이후에
출발하는 여행자라면 필수 품목이다. 초원과 사막의 찬바람을 피하기에 제격이다.
-선글라스 : 공해가 없는 고산지대이기 때문에
자외선이 무척 강하다. 선글라스는 물론 선블록 크림도 필요하다.
-보습용 크림 : 습도가 낮기 때문에 피부가
쉽게 거칠어진다. 현지 교포들이 제일 아쉬워하는 품목이 보습용 제품이다. 크림은 물론 입술보호크림도 챙기는 것이 좋다. 굳이 필요없다고 하더라도
현지인들에게 선물로 주면 아주 좋아한다.
-물티슈 : 광활한 자연을 돌아다니다보면 손을
씻을 수 있는 장소가 그렇게 많지 않다. 넉넉하게 가지고 가면 식사나 화장실 이용 후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고추장
: 현지 음식을 즐기는 것도 '여행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한식을 고집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필요없지만 양고기 위주의
현지 식단을 우려한다면 슈퍼에서 판매하는 튜브형 고추장을 준비한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튜브형 고추장은 볶음식이기 때문에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튜브형 고추장 외에 라면 등 다른 품목은 가져가지 않아도 된다.
울란바토르의 대형 슈퍼마켓마다 라면은 물론 꽁치 통조림까지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한국음식을 가져갈 필요가 없다. 가격도 국내와 비슷한 수준으로 몽골 배낭 여행자들도 현지에서 구입한 뒤 일정에 나서고 있다. 또한
울란바토르에는 한국음식점이 많기 때문에 음식에 대한 향수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랜턴 : 울란바토르 위주의 여행이라면
필요없지만 외곽을 다니는 여행자라면 꼭 필요하다. 도심만 벗어나면 조명시설이 많지 않기 때문에 야간보행 등에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포인트 여섯(쇼핑)
몽골에서 최첨단 전자제품이나 의류구입을 원하는 여행자라면 일찌감치 포기하기를
권한다. 몽골 최대 쇼핑몰도 상품이 다양하지 못하기 때문에 실망할 수 있다.
술을 좋아하는 여행자라면 몽골 공항에서 보드카를 구입하는 것이 좋으며 전통
모자 정도의 기념품을 구입하는 것이 최적이다. 담배를 비롯한 면세품의 가격은 우리 나라 면세점보다 10~20% 저렴하지만 품목이 다양하지 않다.
▲포인트 일곱(여행상품)
휴가를 받아 1주일 동안 몽골을 여행하고 싶다면 자유여행보다는 패키지 여행을
추천한다. 언어 소통은 물론 교통 사정도 열악하기 때문에 가이드와 차량이 제공되는 패키지 여행이 오히려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몽골을 여행하다보면 배낭을 짊어지고 지도를 보면서 돌아다니는 서양 여행자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 대부분 1달 이상 체류하는 장기 여행자들이다.
대부분 여행사들이 4~6박 일정으로 울란바토르 시내관광, 몽골 전통 가옥인
게르 1박, 테렐지 등 유명 관광지 방문을 포함해 100만 원대에 판매하고 있다. 고비사막과 바이칼 호수가 포함되는 상품은 별도의 일정과 요금이
추가된다.
Tip_ 주요 여행지 및 주의사항
▶자이산 승전기념 전망대
제2차 세계대전 승리기념 전망대. 시내 외곽에 위치해 울란바토르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다. 탑에 그려진 그림을 통해 몽골과 러시아의 관계도 이해할 수 있다. 오후에 방문하면 울란바토르 시내를 배경으로 물드는 석양도
감상할 수 있다.
▶국립 자연사 박물관
1924년 개관한 몽골 최초의 박물관으로 1992년 자연사박물관으로
개명됐다. 몽골 내의 지질학, 지리학 등의 자료가 전시되고 있으며 모두 24개 전시실을 보유하고 있다.
▶겨울궁전 박물관
몽골 정치와 종교의 수장이었던 승정들의 궁전. 하얀 2층 건물로 제정러시아
시대 기술자가 건설했으며 당시 종교 관련 유물 및 생활용품이 전시되어 있다. 이태준 선생 기념공원 울란바토르 복드한 산 남쪽에 위치한 공원으로
2000년 재몽골한인회와 세브란스병원이 건립했다. 이태준 선생은 1914년 몽골에 병원을 개업해 현지인들에게 인술을 펼쳤다.
▶수흐바토르 광장
몽골혁명의 아버지로 불리는 수흐바토르가 1921년 몽골 인민정부를 수립한
것을 기념해 만든 광장으로, 몽골여행의 출발점이다.
전형적인 사회주의국가의 중앙 광장으로 북쪽에는 정부청사, 동쪽에는 문화궁전,
남쪽에는 오페라극장이 자리잡고 있다. 최근 광장 중앙에 칭기스칸 동상이 건립됐다. 고비사막 몽골을 찾는 여행자들이 가장 가고 싶은 여행지로
여름에도 얼음이 있는 계곡을 볼 수 있으며 운이 좋으면 신기루도 만날 수 있다.
▶테렐지
몽골에서 제일 유명한 관광지로 수도인 울란바토르에서 자동차로 2시간
소요된다. 관광객들을 위한 게르, 승마시설 등이 있기 때문에 패키지 상품의 경우 대부분 이곳을 포함하고 있다. 게르에서 숙박을 하면서 무수히
떨어지는 별똥별을 감상하는 맛이 일품이다.
▶홉스굴
울란바토르에서 700㎞ 떨어져 있는 홉스굴은 우리 나라의 경상도만한 크기로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호수로 알려졌다. 울란바토르에서 항공기로 가야하기 때문에 추가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몽골의 한인 식당
울란바토르에는 한국 식당이 많이 있다. 여행중 한식이 그립다면 한번 방문해
보자. 일부 식당은 호텔까지 배달해주기도 한다. 가격은 우리 나라보다 10% 저렴하거나 비슷하다.
서울레스토랑 (tel)315395 / 무지개식당 324812 / 코리아하우스
328406 / 홍길동식당 461064 / 우리동네야식 91197238 / 신라정 91192231 / 목란식당(북한)
9986-9305
◆몽골에서 찜질방을 가다!
울란바토르 시내에는 한국식 찜질방이 있다. 추운 몽골지역을 여행하면서 따뜻한
찜질방이 그리울 때 이용한다. 웬만한 한국 찜질방보다 규모가 더 크며 PC방, 스낵바, 마사지시설이 있다. 동대문랜드 사우나
(tel)305873
◆몽골여행 시 주의사항
사람 사는 사회는 어느 곳이나 선과 악이 존재한다. 밤늦게 인적이 드문
거리를 배회하지 않는 것은 여행자의 기본상식이다. 울란바토르 거리는 가로등이 충분하지 않아서 더욱 위험하다. 또 몽골인들의 삶의 현장을 본다고
재래시장을 갈 때는 소지품에 주의하자.
여행가이드책에서는 외국인들이 몽골에서 제일 많이 겪는 범죄가 소매치기라고
강조하고 있다. 또 사전 양해없이 현지인에게 카메라 렌즈를 들이대면 돌에 맞거나 멱살을 잡힐 수도 있다.
현지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고성방가는 더더욱 금물이다. 조심하고
최소한의 예의만 갖춘다면 몽골은 당신에게 멋진 추억을 안겨줄 것이다.
사진ㆍ글/이진욱 기자(cityboy@yna.co.kr)
(대한민국 여행정보의 중심 연합르페르, Yonhap Rep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