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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블루 트레인', 27시간 낭만 싣고 달리는 초특급 호텔

향기男 피스톨金 2007. 7. 12. 12:21

 

              남아공 '블루 트레인',

 

   27시간 낭만 싣고 달리는 초특급 호텔

  '달리는 특급호텔'이라는 별칭을 가진 호화 열차

  '케이프 타운 → 프리토리아 1600km' 27시간의 긴 여로

  홍학의 군무-평원의 넉넉함, 그리고 빈민가의 고단함.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한편의 현장 다큐였다.

 
1. 19세기 살롱풍의 라운지
2. 평범하지만 특별한 객차 3. 원목으로 만든 열차 내부
4. 빅토리아풍의 화려한 바 5. 호텔같은 안락한 객실
 '달리는 특급호텔'이라는 별칭이 따라 붙는 호화열차 '블루 트레인'은 아프리카에 대한 단견을 깨뜨리기에 충분하다. 마치 케이프타운 희망봉에서 한겨울 추위를 맞는 것 만큼이나 신선하다.
 
로버스 레일, 로키마운티니어 레일, 오리엔트 익스프레스 등 지구촌을 누비는 호화열차도 여럿 있지만 여행가들은 블루 트레인을 단연 세계 최고로 꼽는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 타운을 출발해 프리토리아까지 1600km,
 
1박2일의 대장정 동안 블루 트레인은 호화열차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화려한 빅토리아풍 객실에 누워 영화를 보다 지치면 고품격 바로 자리를 옮긴다. 쿠바 산 고급 시가에 와인 잔을 기울이는 동안 차창밖엔 아프리카 자연의 서정적 다큐멘터리가 흐른다.
 
분홍색 플라밍고 무리가 나타나는가 싶더니 이내 물소 떼가 출몰하는 등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2007년 식 버전이 빠른 속도로 펼쳐진다.
 

 목가적 풍광 사이로 아프리카의 현실도 함께 비친다. 다닥다닥 양철 지붕 얹혀진 거대한 빈민촌도 섞여 지나간다. 이처럼 블루 트레인은 아프리카 평원을 가로지르며 검은 대륙의 속내를 가감 없이 드러낸다.

 

환상적인 자연부터 제국주의의 잔영과 빈부 차의 현주소 까지. 때문에 혹자는 블루 트레인을 단순 '호사 여행'으로만 취급하지 않는다. 긴 레일을 따라 아프리카 대륙의 근현대사도 음미할 수 있어 '역사 다큐 기행'이라고도 말한다.

 

 ▶낭만을 싣고 달리는 초특급호텔 '블루 트레인'

 

 블루 트레인은 출발부터가 유다르다. 아른바 대합실부터가 별도로 마련돼 있다. 19세기 유럽의 살롱처럼 고풍스러운 전용 라운지에 들어서 호텔식 체크인을 하는 것으로 승객의 수고는 끝난다.

 

라운지에 앉아 환영 음료를 마시고 담소를 나누는 동안 '버틀러'라 불리는 담당 승무원이 객실까지 짐을 옮겨준다. 라운지에서 객차까지는 블루 카펫이 깔려 있다. 블루 트레인 탑승을 실감할 수 있는 순간이다.

 

 하지만 블루칼라 열차의 외관은 차라리 평범해 보인다. 기관차의 색상도 늘 블루 색상만은 아니다. 때론 오렌지빛깔 등 경우에 따라 제각각이다.

 

 블루 트레인의 감동은 객차에 들어서면서부터 시작된다. 빅토리아풍 다이닝카와 바, 객실은 그야말로 화려함 그 자체다. 블루 트레인은 18∼20량의 객차로 구성된다. 길이 4m, 너비 2m의 객실마다 전용 샤워실과 화장실이 설치돼 있고, 원목으로 만든 객실 옷장에는 목욕 가운도 걸려 있다.

 

꽃병이 놓여 있는 탁자와 의자는 밤에는 안락한 침대로 변신한다. 저녁 식사를 하는 동안 버틀러가 침실을 꾸며 놓는다. 한마디로 레일 위에 작은 호텔을 옮겨 놓은 셈이다. 방안엔 LCD TV도 달려 있다. 항공기처럼 기차의 현재 위치를 나타내는 지도가 표시 되는가 하면 영화도 감상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기관차에 달려 있는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 대자연의 풍광도 고스란히 전해준다. 재미있는 건 블루 트레인 방안 TV가 삼성전자 제품이라는 점. 글로벌 기업 삼성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블루 트레인은 나름 고품격을 내세우는 만큼 저녁식사 시간 승객들에게 '정장' 차림을 요구한다. 저녁식사는 와인을 곁들인 풀코스로 특급호텔의 정찬 못지않다.

 

 화려한 여정을 실감케 하기로는 승객 대비 승무원 숫자. 74∼80명의 승객에 28명의 승무원이 서비스를 편다. 버틀러는 담당 승객의 취향과 식성, 관심사까지 금세 파악해 부담이 느껴질 정도의 친절 서비스를 펼친다.

 

 ▶차창밖에 흐르는 감동의 다큐멘터리

 

 블루 트레인의 매력은 창밖에 펼쳐진 대자연의 서사시이다. 차창은 편집 없는 자연 그대로의 다큐멘터리 스크린으로 아프리카 사람들의 생생한 삶과 자연 풍광을 담아낸다.

 

 케이프타운을 출발하며 테이블 마운틴 전경이 펼쳐진다. 이윽고 양철로 만든 작은 집이 밀집된 빈민가가 나타난다. 케이프타운의 화려한 면모와는 생경한 광경으로 좌절감마저 느껴진다.

 

 우리의 한여름인 7월이면 남반구 남아프리카공화국은 한겨울이다. 대지는 건조한 편이다. 거대한 와인 밸리도, 푸르른 초원에도 겨울의 흔적이 내려앉았다. 끝간데 없이 펼쳐진 평원을 가로지르다 보니 좀처럼 블루 트레인의 화려한 'S'라인을 보기가 쉽지 않다. 특별히 완만한 곡선을 그려내는 지점이나 절경이 펼쳐지기라도 하면 객차 방송으로 미리 알려 준다.

 

 블루 트레인의 이색 프로그램 중 하나는 중간 기착지 투어. 27시간 여정 중 한 곳에 들러 무료함을 달래준다. 출발 후 4시간쯤을 달렸을까 열차가 마티에스폰테인 역에 정차한다.

 

다이아몬드 산지로 유명한 킴벌리나 와이너리에도 정차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번 여정에서는 유일하게 정차하는 곳이다. 승객들은 나팔을 부는 가이드를 따라 19세기말 영국 식민지 시절에 건설된 마을을 한 바퀴 둘러보는 것으로 기착지 여행을 체험한다.

 

플랫폼 주변에는 인근 마을 아이들이 나와 승객들의 '친절'을 기대하고 있다. 함께 사진 촬영에 응해주고 나름의 멋진 포즈로 고마움을 표시할 줄 아는 순진한 아이들이다.

 

 1박2일의 여정 동안 차창밖엔 '동물의 왕국'이 펼쳐진다. 임팔라. 물소, 기린, 플라밍고 등 동물원에서나 볼 법한 동물들이 유유자적 초원 위를 뛰논다. 카루 국립공원 호숫가에서는 명물 플라밍고(홍학) 무리를 만날 수 있다.

 

수천마리의 홍학 떼가 장관이다. 하지만 사자, 치타 등 맹수들을 보기는 쉽지 않다.

 

 대륙의 속내를 훑고 27시간 쉼 없이 달려 온 육중한 블루 트레인이 프리토리아의 빅토리아 역에 멈춰 선다. '비교를 거부 한다'는 제목의 생생한 아프리카 다큐멘터리가 여행자 각자의 마음속에 각인 되는 순간이다.  

< 남아프리카공화국=글ㆍ사진 김형우 기자 hwkim@sportschosun.com>

 

남아공으로 오세요~

 블루 트레인 기관차 앞에 선 아프리카 여인들. 마티에스폰테인 역에서 만났다.

 ▶가는 길=한국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향하는 직항편은 없다. 홍콩에서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까지 남아공항공(02-775-4697,www.flysaa.com)을 이용한다.

 

아시아나항공과 남아공항공의 코드쉐어 협정으로 항공권 발권 및 갈아타기가 쉽다. 마일리지도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인천∼홍콩 3시간40분, 홍콩∼요하네스버그 13시간, 요하네스버그∼케이프타운 2시간10분 소요.

 

 블루 트레인 홈페이지(www.bluetrain.co.za)에 접속하면 곧장 블루 트레인을 예약할 수 있다. '프리토리아∼빅토리아 폭포', '케이프타운∼포트 엘리자베스' 등 4개 노선이 있지만 현재는 '케이프타운∼프리토리아' 왕복 노선만 월 3∼4회 운행한다.

 

 블루 트레인 요금은 비수기인 11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디럭스 스위트 기준 220만원(2인1실)으로 꽤 비싼 편이다. 저녁식사 때는 정장을 갖춰야 한다.

 남반구에 위치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계절은 한국과 반대. 겨울철인 7∼9월 기온은 2∼16도로 한낮은 우리나라 가을 날씨처럼 선선하지만 아침저녁으로는 일교차가 커 두툼한 옷이 필요하다. 한국보다 7시간 늦다.

 

 ▶그 밖의 들를 만한 곳=

 

희망봉으로 가는 케이프 반도의 해안도로는 절경이다. 360도 회전하는 케이블카를 타고 케이프타운의 상징인 테이블 마운틴 정상(1086m)에 오르면 멀리 구름 속에 앉은 희망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호우트 베이의 바위섬은 5000마리의 물개와 고래가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 볼드스 비치의 펭귄 서식지도 둘러볼 만한 곳이다.

 

 ▶묵을 곳=요하네스버그의 더 그레이스 호텔(www.thegrace.co.za)은 유럽식 호텔로 고풍미를 자랑한다. 로비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벽면을 가득 메운 책장에 가죽 장정 책들이 꽂혀 있어 인상적이다. 호텔과 쇼핑가로 이어지는 통로도 있다.

 

 ▶상품=아프리카 전문 여행사인 인터아프리카(02-775-7756,www.interafrica.co.kr)는 프리토리아에서 블루 트레인을 타고 케이프타운에 도착한 뒤 희망봉과 펭귄 서식지, 물개섬, 테이블 마운틴 등을 둘러보는 8일 일정의 여행상품을 선보였다. 요금은 349만원. 이밖에도 인터아프리카는 다양한 아프리카 여행상품과 항공권을 판매하고 있다. 개별여행과 맞춤여행도 가능하다.

 

 스포츠조선 | 기사입력 2007-07-11 13:16 | 최종수정 2007-07-11 14:31 기사원문보기

 

블루 트레인?
 

 블루 트레인이 운행하는 케이프타운과 프리토리아 사이에 철길이 놓인 것은 1901년부터다. 금광과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로 아프리카 종단 철도를 구상한 영국인 광산업자 세실 존 로즈가 철로를 개척했다. '유니온 리미티드'라는 이름으로 첫 기적을 울린 열차는 에게해의 바다색을 닮은 외양으로 '블루 트레인'이라는 별칭을 얻게 됐고, 1946년부터 공식명칭으로 사용하게 됐다. .

 

 블루 트레인은 출범 이래 세계적 명사와 거부들이 애용해왔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과 남아공의 넬슨 만델라 대통령, 마이클 잭슨, 타이거 우즈, 나오미 캠벨 등 숱한 명사들이 블르 트레인에 몸을 싣고 아프리카 대륙의 낭만을 즐겼다.

▶Blue Train

 

1. 1901년 영국 광산업자가 개척

2. 1946년부터 공식 명칭으로…

3. 18 ~ 20량 객차로 운행

4. 길이 4m-너비2m 객실

5. 객실마다   전용 화장실 + 샤워 시설

6. 객실엔 LCD TV (삼성전자)

7. 승객 74 ~ 80명

8. 승무원 28명

9. 엘리자베스 여왕 우즈 등 탑승

 

 

 

                             yoshikazu mera, counter-tenor
                    
 
 

 

            

                                           

                                          향기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