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사는 이야기/하얼빈은 지금 어떤일이?

쑹화강 환경대재앙 가능성

향기男 피스톨金 2005. 11. 25. 11:11
中쑹화강 벤젠 오염, 환경대재앙 가능성 높아
[업코리아 2005-11-25 10:29]

하얼빈시 등 수 천만 명 직간접 피해

'중국판 카트리나'인가.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성도인 하얼빈(哈爾濱)시에 공황상태에 빠졌다.

 

하얼빈시의 식수원인 쑹화(松花)강에 석유화학공장 폭발 사고로 유해 화학물질 벤젠이 대량 유입되면서 지난 23일 0시부터 식수 공급이 중단됐다.

하얼빈시 당국은 적어도 4일 간 단수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하얼빈 시민들 상당수는 도시를 빠져나가기 위해 역과 공항에서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하얼빈시 인구는 380만 명이고 인근 지역까지 합치면 약 900만 명이다.

교민 3000명과 조선족 5만 명도 살고 있다.

하얼빈시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등 각급 학교에 이 달 말까지 휴교령을 내렸으며, 오염된 물을 마신 환자를 대비해 시내 15개 병원에 비상 대기령을 내렸다.

 

하얼빈 인근 10여 개 소도시들도 차례로 물 공급이 중단되고 있다.

쑹화강의 벤젠 오염띠는 약 80㎞ 구간에 걸쳐 흐르고 있는데 한 지점을 통과하는데 40시간이 소요된다.

하얼빈시의 쓰팡타이(四方臺) 취수장에서는 니트로 벤젠이 기준치를 8.53배 초과해 검출됐다.

하얼빈시는 음용수의 90%를 쑹화강으로부터 취수하고 있다.

오염된 강물은 시속 2km의 속도로 하류로 내려오고 있는데 26일께 하얼빈 시를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태는 지난 13일 지린(吉林)시의 중국석유천연가스총공사(CNPC)의 지린석화공사(吉林石化公司)의 벤젠공장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로 쑹화강에 벤젠을 비롯해 아닐린, 니트로벤젠, 크실렌 등 유해 화학물질이 대량으로 유입되면서 비롯됐다.

 

벤젠은 대표적인 발암 물질로 백혈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벤젠 제조 과정의 부산물인 벤조파이렌(BAP)과 다핵탄화수소(PAH)는 소량이라도 분해도, 증발도 되지 않아 생태계에 큰 피해를 준다.

하얼빈 시 인근의 기온이 영하 12도 이하로 떨어져 강물이 얼고 수량도 적어 피해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우려된다.

 

이번 사태가 확대된 것은 중국 환경보호총국이 초기 대응을 제대로 못해 벤젠이 그대로 강으로 유입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환경보호총국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공장이 모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또 하얼빈시 당국은 거짓말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처음에는 낡은 수도관을 교체하기 위해 식수공급을 중단한다고 말하다가, 갑자기 23일 0시부터 나흘 동안 식수공급을 중단한다고 발표해 혼란을 가중시켰다.

하얼빈시는 결국 나중에 쑹화강 오염 사실을 공개했다.

 

중국은 그동안 자연재해나 각종 사고 등을 공개하지 않는 등 일종의 정보 통제를 해왔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지난 2003년 사스로 엄청난 피해를 입게되자 자연재해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인민들에게 제공할 것으로 각급 기관에 지시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 이번 사태로 볼 때 아직도 지방정부 등에는 아직도 사고 등을 숨기려는 행태가 계속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사태는 급속한 공업화가 진행중인 중국이 환경문제에 얼마나 취약한 상태인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됐다.

중국 고위관리들도 수질 오염과 물 부족이 중국에서 가장 심각하고 긴급히 해결할 문제라고 시인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강들은 대부분 오염돼 식수로 사용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환경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중국 정치 협상회의의 인구와 자원 및 환경위원회 천방주(陳邦柱) 주임은 지난 23일 중국 강과 하천 및 호수의 70%는 오염된 상태이며, 호수의 75%는 부영양화 현상 등으로 중대한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고 밝혔다.


천 주임은 이 같은 수자원 오염과 함께 토지의 3분의1도 산성비의 피해를 보고 있어 3억 이상의 농민들이 깨끗한 물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의 피해가 매우 광범위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강물 오염으로 수질에 이상이 생길 수밖에 없어 식수는 물론 농업용수에도 문제가 될 것이 분명하다.

오염된 강물이 통과하는 강의 길이는 헤이룽장 성이 940km, 지린성이 200km로 1,000km 넘으며 강 유역의 수십만 ㎢에 거주하는 주민은 수천만 명이다.

 

때문에 이번 사태로 이 지역 주민들은 직접 또는 간접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번 사태에 따른 경제적 피해도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얼빈시는 이미 경제활동에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생태계의 파괴도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쑹화강에 서식하는 물고기들이 집단 폐사하고 있으며 동식물에도 영향을 미칠 것을 추정된다.

 

국제적인 환경보호단체인 세계야생생물기금WWF)은 24일 이번 오염사태에 각별한 우려를 표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WWF는 성명에서 쑹화강의 오염은 현지 주민과 환경은 물론 러시아 인접 지역의 생태계에도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WWF는 현지 주민의 피해를 막는 것이 우선이지만 동식물을 포함한 자연자원을 오염사태로부터 보호하는데 아울러 노력해줄 것을 중국 정부에 당부했다.

이번 사태로 러시아에도 비상이 걸렸다.

 

하바로프스크 주정부는 25일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이번 사태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하바로프스크는 쑹화강 하류와 연결되는 아무르강을 식수원하고 있다.

하바로프스크시는 60만 명이 살고 있는데, 러시아 환경부 관리들은 아무르강의 오염도를 매시간 측정하는 등 비상 경계에 들어갔다.

 

이번 사태로 볼 때 앞으로 중국에서 환경재앙이 닥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 도시들은 매년 200억t의 폐수를 강과 호수로 쏟아낸다.

중국의 유기물 폐수량은 미국, 일본, 인도를 합친 수준이다.

대부분의 도시는 산업 폐수로 야채나 곡식, 가축을 길렀다.

 

전문가들은 7억 명의 중국인이 오염된 물을 마시고 오염된 물로 기른 채소를 먹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과거 선진국이 밟았던 '선 개발 후 후 보전'이라는 전철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문제는 중국의 환경재앙이 중국의 문제로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중국의 공업화와 이에 따른 환경 재앙은 인접국인 한국, 북한, 일본의 환경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장훈(국제문제 애널리스트) [중도와 균형을 표방하는 신문-업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