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사는 이야기/하얼빈은 지금 어떤일이?

벤젠공황 하얼빈 탈출러시

향기男 피스톨金 2005. 11. 25. 11:14
‘벤젠 공황’ 하얼빈 탈출행렬
[서울신문 2005-11-25 08:45]

[서울신문]벤젠공장 폭발로 인해 상수원이 심각하게 오염된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시에서 23일 밤 수천명의 주민이 도시를 탈출하기 위해 공항과 역에 몰려드는 등 공황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하얼빈에서 700㎞ 떨어진 러시아 극동의 하바로프스크 주정부도 25일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로 하는 한편,60만 주민들로 하여금 지하수를 개발하고 생수를 비축하도록 지시했다.

중국과 마찬가지로 이곳에서도 식수 사재기가 성행해 생수는 물론, 음료, 주스 값까지 10% 이상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길이가 80㎞에 이르는 벤젠 오염띠는 380만 하얼빈 시민이 식수원으로 사용하고 있는 제2 쑹화(松花)강을 거쳐 24일 새벽 쓰방타이(四方臺) 취수장에 도달했고 26일 새벽에는 시 구간을 완전히 빠져나가게 된다.

 

 중-러 국경의 아무르강을 통해 하바로프스크에는 다음달 1일쯤 당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3000여명의 하얼빈 교민들은 식수는 비교적 충분하게 확보한 상태이며 모자란 양은 창춘(長春), 선양(瀋陽) 등에서 들여온 생수를 평소의 2∼3배 가격에 구입해 먹을 수 있어 큰 걱정을 하진 않지만 앞으로 어떤 상황이 전개될지 긴장하고 있다.

 

중국 환경보호총국은 23일 오후에야 비로소 지난 13일 하얼빈에서 200㎞ 떨어진 지린(吉林)시의 한 벤젠공장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로 인해 쑹화강에 중대한 오염 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하얼빈시는 21일 상수도 공급을 다음날부터 나흘동안 중단한다고 발표해놓고 23일 새벽부터 단수 조치가 시작된다고 정정하는 등 우왕좌왕한 데 이어 단수 목적이 통상적인 수질 점검이라고 해명해 주민들의 분노를 샀다.

 

당국은 폭발 다음날인 14일부터 수질 검사를 실시한 결과 벤젠, 아닐린, 니트로벤젠, 크실렌 등이 국가 기준보다 최고 100배 이상 나타난 곳도 있었으나 24일 새벽 하얼빈시 근처의 수질감측소에서 검사한 결과 니트로벤젠 농도가 기준의 0.27배에 불과했다고 발표했다.

 

장줘지 헤이룽장성장은 “나흘 뒤면 수돗물 공급이 재개되며 성장으로서 내가 가장 먼저 물을 마시겠다.”고 말했고, 왕리민 헤이룽장성 부성장은 “물값이 폭등하지 않도록 공급을 충분히 하겠다.”고 강조하는 등 민심 달래기에 안간힘을 썼다.

 

시 당국은 2000t의 식수를 긴급 수입하고 가까운 다칭(大慶)유전의 장비를 빌려 지하수 개발에 나서는 한편, 시내 수백곳의 우물도 봉쇄했다.

 

그러나 도시를 빠져나가려는 인파로 항공권과 열차표 가격이 최대 60%까지 뛰었다고 홍콩 언론들이 전했다. 열차는 이번 주말분까지 매진됐으며 23일 하얼빈 공항을 떠난 42편의 항공기 모두 만석이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