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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land 오후 4시에 달이 휘영청

향기男 피스톨金 2006. 1. 31. 15:38

 

      Finland 오후 4시에 달이 휘영청


[중앙일보 성시윤] 로바니에미 공항 바깥은 몹시 캄캄했다.
 
오전 9시30분인데 여전히 꼭두새벽이다. 하늘에는 희붐한 기색도 없다. 눈 덮인 벌판은 그래서 휘휘할 따름이다.
 

핀란드 북부에 위치한 라플란트의 주도(州都). 이곳에 오기 위해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서 정북 방향으로 700㎞를 날아왔다. 로바니에미는 북위 66도인 북극권 상에 있다.

 

해는 오전 11시쯤 떠서 오후 2시쯤 졌는데, 그 광경을 직접 볼 수는 없었다. 해가 줄곧 지평선 아래에 머물러 있는 까닭이다.

 

그러니 낮은 겨우 3시간 정도다. 여행의 대부분은 밤에 이루어졌고, 방문하는 곳은 눈 또는 얼음을 테마로 하고 있었다. 그중 대표적인 게 '얼음 식당'(Ice-Restaurant)이다.

 

밖에서 볼 때 식당은 얼음을 쌓아 만든 거대한 이글루였다. 하지만 내부 역시 죄다 얼음일 줄이야. 식당 내 기둥도 얼음이며, 식탁과 의자 모두 얼음이다.

 

의자 위에 순록 가죽이 깔려 있지 않았다면 아마 1분도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식탁 위에 올려놓은 맥주는 시간이 갈수록 외려 차가워졌다.

 

몇 년 전에 문을 열었다는 '산타 파크'(www.santapark.com)는 동굴 속에 자리 잡은 식당 겸 테마파크였다. 원래는 이 자리에는 현지인들 정도나 이용하는 조그만 놀이공원이 있었다 한다.

 

하지만 1997년 동굴을 파서 겨울은 물론 여름에도 겨울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이곳 종업원들은 라플란트 북부에 사는 원주민 복장으로 손님을 맞았다.

 

하지만 로바니에미의 매력은 눈 덮인 전나무 숲으로 대표되는 자연 자체에 있다. 핀란드는 국토의 70% 이상이 숲이라 했던가.

 

매일


눈을 치우는 도로를 빼놓고는 여지없이 1m 깊이의 눈이 쌓여 있다. 그러니 숲을 보자면 스노모빌(설상차)을 타야 했다.

 

오후 4시가 되니 숲은 벌써 달빛에 잠겼다. 스노모빌의 전조등 불빛이 닿은 숲에서는 정령(精靈)이 깨어나 움직일 듯했다.

 

 

밤과 겨울이 길다 보니 로바니에미 주민을 비롯한 핀란드 사람들은 사우나를 즐긴다. 사우나가 취미요, 생활 자체다.

 

'핀란드 인구가 500만, 핀란드 내 사우나가 100만'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로바니에미에서 만난 마들레나(26)라는 여성은 '100만 개는 너무 적게 본 것이며, 아마도 500만 개에 가까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독 주택에 사는 그의 부모는 집에만 사우나를 2개 갖고 있으며, 교외의 별장에도 사우나가 2개 딸려 있다는 것이다.

 

로바니에미를 떠나는 날. 오후 2시 비행기를 탔다가 그토록 궁금해 하던 일몰을 만났다. 땅에서는 볼 수 없던 해였다.

 

하늘로 높이 올라온 덕에 지평선 너머의 해를 볼 수 있게 된 게다. 일몰의 장관은 헬싱키로 날아갈 때까지 끊이지 않았다. 남쪽으로 700㎞를 날아가는 동안 일몰시간도 조금씩 늦어지는 탓이다.

 

1시간 여에 걸친 눈부신 일몰을 보며 여행자는 서서히 꿈에서 깨어난다.

로바니에미(핀란드) 글.사진= 성시윤 기자 copipi@joongang.co.kr

 

*** 눈길 운전 배우고 개썰매 몰아보고

 

포르셰 북극 운전 센터

 

로바니에미의 북극 운전 센터. 사방을 둘러봐도 보이는 건 온통 눈, 눈, 눈이다. 색다르게 로바니에미의 겨울을 즐기는 방법을 소개한다. 독일 포르셰 자동차가 로바니에미 '북극 운전 센터'에서 8년째


운영하는 '겨울 운전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것이다.

 

'북극 운전 센터'는 드넓은 숲 속에 자리 잡고 있으며, 자연 지형을 이용해 만든,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트랙을 갖추고 있다.

 

 트랙은 눈과 얼음으로 덮여 있는데, 트랙 주변으로 높이 쌓인 눈더미가 안전 울타리 역할을 하기 때문에 사고 위험은 별로 없다.

 

기본적 운전 자세는 물론 섬세한 운전 기술을 전문 강사에게서 배운다. 저녁 강습이 끝나면 스노모빌.개썰매.4륜 자전거(ATV) 등 겨울 스포츠를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참가비는 항공편을 제외하고 4박5일간 현지 숙박.식사.강습, 겨울 스포츠 체험 참가비 등을 포함해 3500유로(약 420만원). 1월 4일 이후 2월 13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연속해 열리고 있다.

 

포르셰는 이 외에도 전세계 20여 국가에서 여행과 운전 강습을 접목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포르셰 홈페이지(www.porsche.com)를 참조하거나,

 

포르셰 한국 판매사(02-2185-3000.www.porsche-korea.com)에 문의하면 상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 여행정보

 

핀란드는 한국보다 7시간이 늦다. 로바니에미 현지 여행 정보는 로바니에미 관광국 홈페이지(www.rovaniemi.fi/tourism) 참고.

 

인천에서 로바니에미까지 가장 빨리 가는 항공 노선은 인천~베이징~헬싱키~로바니에미다. 핀란드 항공(www.finair.com)이 베이징~헬싱키 노선을 주 5회 운행한다.

7시간30분 소요. 헬싱키~로바니에미 항공편은 하루 2~4회 있다.

1시간20분 소요.

문의는 핀란드 항공 한국 대리점(www.finnair.co.kr) 02-730-0067.

 

Torna A Sorrento(돌아오라 쏘렌토로) / Giovanni Marr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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