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Travel)이야기들/재밋는 오세아니아

북마리아제도의 아름다운 삼형제 섬

향기男 피스톨金 2006. 2. 11. 14:10

 

 

 

 

    북마리아제도의 아름다운 삼형제 섬

 

괌에서 비행기로 30분 거리인 북마리아나 제도는 14개의 유·무인도로 이뤄져 있다.
 

낮은 지대에 산호층이 융기하고 화산의 작용으로 생성된 섬들이라 울퉁불퉁한 바위 절벽과 너른 백사장을 자랑한다.

 

석회암 동굴과 해저 동굴도 많다. 사이판, 티니안, 로타는 북마리아나 제도의 삼형제 섬으로 통한다.

 

 

 

북마리아나 제도의 주도인 사이판은 남북으로 21㎞, 동서로 8.8㎞밖에 되지 않는 좁고 긴 섬. 제주도의 9분의 1 크기다.

 

하지만 국내에 신혼여행지로 널리 알려져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해변을 자랑하는 곳이다. 섬 중앙에는 타포차우산(473m)이 우뚝 솟아 있고, 섬 서쪽 해안의 평지에 마을이 모여 있다.

 

사이판을 가장 잘 드러내는 사진은 대개 만세절벽에서 찍은 것들. 깎아지른 절벽에서 내다려보이는 푸르디푸른 태평양의 모습이 아름답지만,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패배가 짙어지자 수많은 군인들이 ‘천황 만세’를 외치며 떨어진 곳이다. 영화 ‘빠삐용’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사이판의 대표적인 해변 휴양지인 마이크로 비치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해변 길이는 1㎞ 정도로 그리 길지 않지만 멀리 쪽빛 바다 위에 떠 있는 마나가하섬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하루 일곱 번 색깔이 바뀐다고도 한다. 잔잔한 바다와 흰 모래밭이 꿈인 듯 손에 잡힌다. 마이크로 비치의 석양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풍경 중 하나. 캐피털 언덕 역시 석양이 아름다운 곳이다.

 

유달리 새가 많아 ‘바닷새들이 잠자고 있는 작은 섬(Isleta Maigo Fahang)’이라 불리는 새섬도 이채롭다.

 

사이판은 스페인, 독일, 일본을 거쳐 현재는 미국과 정치적으로 연방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스페인의 영향을 많이 받아 가톨릭 신자가 90%에 이른다.

 

성모마리아 성당이나 마운트 카멜 성당에 들르면 그들만의 종교 의식도 엿볼 수 있다. 역사가 궁금하다면 북마리아나 제도 박물관을 찾으면 된다. 구석기 시대부터 일본 점령 당시의 모습까지 자세하게 남아 있다.

 

일본인 최후 사령부 자리에는 녹슨 대포와 콘크리트 벙커 등 미군에 끝까지 저항하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섬 동남쪽에 위치한 10만여평의 열대식물원에서는 2000여종의 열대 식물을 둘러볼 수 있다.

 

사철 열대 과일의 향기가 감도는 곳이다. 마도그곶 절벽 아래에는 바다와 연결되어 다이버들이 주로 찾는 블루 그로토가 있다.

 

스노클링과 스쿠버다이빙을 경험하기에 좋다. 이 밖에도 제트스키, 윈드서핑, 패러세일링 등 대표적인 해양 레포츠를 비롯해 잠수함을 타고 2차대전 당시 바다 속에 가라앉은 선박 등을 구경할 수도 있다.

 

커다란 투명 산소통을 머리에 쓰고 바다 속을 헤엄치듯 걸어다니는 시워크도 인기고, 배를 빌려 바다에 나가 낚시를 즐기며 석양을 기다리는 재미도 쏠쏠하다.

 

 

 

 

사이판 남쪽으로 3㎞쯤 떨어진 조그만 섬 티니안. 사이판에서 4인용 비행기를 타고 가면 10분, 배로는 50분쯤 걸리는 티니안섬은 때묻지 않은 자연을 자랑한다.

 

대개 티니안의 다이너스티 호텔에서 카지노를 즐기는 이들이 많이 찾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이판의 절반 크기이다 보니 북마리아나 제도의 3개 주요 섬 중 인구가 가장 적다. 티니안 유일의 마을인 산호세 마을은 비행장에서 5분 거리에 있다.

 

티니안에는 고대 차모로족의 하나인 타가 왕조의 전용 해변 타가비치와 별 모양의 모래로 유명한 출루 비치가 자리하고 있다.

 

출루 비치의 모래를 한 움큼 집어 별 모양의 모래가 많이 붙어 있으면 부귀영화를 누린다고 알려져 있다. 거대한 바위나 산호를 깎아서 기둥으로 만든 신비로운 타가(Taga) 유적도 찾아볼 만하다.

 

티니안 항에서 북쪽으로 조금만 가면 3500여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고대 타가족의 유적 타가 하우스를 만나게 된다. 거대한 이 돌기둥은 현재 북마리아나 제도에 남아 있는 것 중 가장 크다.

 

 

산호초가 융기돼 형성된 타이드 블로 부근의 해안은 여러 개의 구멍이 뚫려 있어 파도가 몰아칠 때마다 10m 가까운 물기둥이 솟구친다. 마치 고래등의 숨구멍에서 물이 솟는 것처럼….

 

티니안은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이 탑재된 곳이기도 하다. 하고이 공군기지 활주로 북쪽에 원폭 탑재기 발진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일본 관광객이 가장 싫어하는 관광지라고 한다.

 

반면 사이판의 위령탑보다는 작지만 2차대전 당시 일본의 강제 징용으로 끌려와 희생당한 한국인들의 넋을 위로하는 위령탑이 자리하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낚시꾼들이 많이 몰려 큰 규모의 낚시대회는 물론 다이버들에게도 인기인 곳, 바로 티니안이다.

 

 

 

 

북마리아나 제도의 가장 아래쪽에 위치한 로타. 사이판 남쪽으로 136㎞ 떨어져 있어 경비행기로 30분 정도 걸린다.

 

사이판과 괌의 중간쯤에 위치한 로타섬 역시 잘 알려지지 않았던 곳이라 원시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다. 티니안과 달리 렌터카를 이용해 돌아볼 수 있다.

 

 낚시꾼의 안식처가 티니안이라면 골퍼들의 천국이기도 한 곳이 로타. 대부분의 골프장에서는 코발트색 바다를 바라보며 골프를 즐길 수 있다.

 

해변을 즐기기 위해서는 테테토 비치를 찾으면 된다. 현지인들이 자주 찾는 곳으로 조용하고 평온함을 안겨준다. 당연히 스노클링과 수영이 즐거운 곳이다. 물속 산호로 인해 초록을 머금은 바다를 즐기고 싶다면 남쪽 파우파우 비치가 좋다.

 

1.5m의 얕고 투명한 바다와 수많은 야자나무가 하늘을 향해 손을 벌린 백사장에 누워 있는 것만으로도 여유가 넘치고 휴식은 충만하다. 로타 역시 차모로족의 유적이 있다.

 

공항 동쪽에 위치한 타가 채석장에는 9개의 거대한 돌기둥과 7개의 갓돌(capstone)이 미완성인 채로 도랑에 누워 있다. 공항에서 16㎞ 떨어진 송송 마을은 로타의 유일한 마을이다.

 

섬 주민 모두 이곳에 산다. 이 마을에는 해산물 요리를 맛볼 수 있는 통가통가 카페, 일본 요리 전문 도쿄엔, 서양 레스토랑 하이비스커스 등이 자리하고 있다. 달콤하면서 담백한 차모로 요리를 맛보고 싶다면 작 레스토랑을 찾으면 된다.

 

과거 통가인들이 카누를 타고 건너와 살았다는 통가 동굴은 종유 동굴로서, 태풍 등 자연 재해가 있을 때 마을 사람들의 피난처로 사용되던 곳이라고 한다.

 

로타 동물원을 지나 1㎞ 정도 더 가면 과일농장에서 망고 파파야 코코넛 등 온갖 열대 과일을 즐길 수 있다. 코코넛 주스와 간장에 찍어먹는 ‘코코넛 회’도 인기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자료협조:북마리아나관광청(www.visit - marianas.co.kr)>

 

 

세계일보 2005-12-08 21:51]

 

***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 K.622 아다지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