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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에 눈멀고, 음식에 말잊고 ‘유토피아 장강’

향기男 피스톨金 2006. 3. 7. 23:12

 

          중국 양주,풍경에 눈멀고,

 

       음식에 말잊고 ‘유토피아 장강’

 

 

 


[양주ㆍ진강=박영서 기자]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고향이기도 한 강소(江蘇)성 양주(楊州)는 2500년의 유구한 역사를 지닌 문화의 도시다.

 

남경에서 버스로 약 1시간30분 정도 걸리는 양주는 대운하 등 많은 유적지가 있어 도시 자체가 아름답고 고풍스럽고 깔끔하다.

 

남경에서 1시간 거리인 진강(鎭江)은 ‘강중명주(江中明珠)’로 불린다. 예로부터 수상교통의 중심지로 3000년 전부터 문명을 꽃 피운 유서 깊은 고도다.

 

▶물과 정원의 도시 양주=

 

“나를 황학루에 남기고(故人西辭黃鶴樓) 안개 낀 3월 친구는 배에 올라 양주로 떠나고(烟花三月下楊州) 이윽고 돛대마저 시야에서 사라져(孤帆遠璟碧空盡) 뵈는 것, 아득히 하늘에 닿은 장강물 뿐이어라(惟見長江天際流).”

이태백이 오랜 친구인 맹호원을 양주로 떠나 보낼 때 지은 시다.

 

양주는 장강과 대운하로 이어져 있어 그때도 마치 유토피아처럼 여겨진 듯하다. 양주는 대운하의 중심지로 예로부터 풍요로운 문화를 뽐냈다.

 

양주의 정취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이 수서호(瘦西湖)다. 능수버들과 복사꽃, 살구꽃이 늘어져 있는 수서호는 많은 홍교(虹橋)로 연결돼 있고 주변에는 원림(園林), 정자, 누각, 탑 등이 한데 어우려져 글자 그대로 선경(仙境)을 이루고 있다.

 

청나라 건륭황제도 남순(南巡)을 할 때마다 매번 이곳을 찾을 정도였고 김일성 주석도 배를 타고 수서호의 아름다운 경치에 탄복했다고 한다.

 

양주의 또 한가지 볼거리는 1818년 대부호였던 황지균이 지은 개원이다. 개원의 아기자기한 모습은 중국의 사가원림(私家園林) 가운데 으뜸이란 평가를 듣고 있다. ‘고기 없는 밥은 먹을 수 있어도 대나무 없는 곳에서는 살 수가 없다’는 말처럼 개원은 대숲이 일품.

 

푸른 대숲과 그 사이에 있는 집과 연못, 그리고 태호석으로 꾸며놓은 가산(假山)은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가산은 모두 4개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의 테마로 나눠져 있다. 거대한 자연이 불과 높이 15m 정도의 가산에 집약돼 있는 걸 보면 숨이 막힐 지경이다.

 

마치 신선이 사는 나라를 구경하는 듯하다.

또한 당ㆍ송대에 대외 항구로 유명했던 양주의 역사는 한ㆍ중 문화교류의 역사이기도 하다. 신라 때 최치원은 당나라 과거에 급제해 양주에서 8년 동안 관직에 있었다.

 

최치원이 양주에서 벼슬할 때 남긴 ‘계원필경집(桂苑筆耕集)’은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현재 양주의 당성(唐城)유지박물관 내에 최치원기념관이 있고 매년 한국에서 최씨 종친회가 방문해 제사를 올리고 있다.

 

양주에서는 아름다운 경치를 구경하면서 다양하고 맛있는 음식들도 맛볼 수 있다. 양주의 대표적인 요리로 ‘양주볶음밥(揚州炒飯)’과 ‘사자두(獅子頭)’를 꼽을 수 있다.

 

‘사자두’는 70%는 비계이고 30%는 살코기인 돼지갈비를 완자로 만들어 작은 불로 삶는다. 익으면 완자 표면의 비계는 대체로 용해되지만 완전히 녹지는 않아 살코기가 삐죽삐죽 돋아나와 사람들에게 털이 부숭부숭한 감을 준다.

 

완자가 크고 표면이 부숭부숭하기에 사자머리라고 불렸다.

양주를 읊은 시나 문학작품을 미리 읽고 양주를 감상한다면 훨씬 재미있다. 특히 꽃피는 춘삼월에 간다면 더할 나위 없다.

 

 

▶수천년 역사가 숨쉬는 진강(鎭江)=

 

진강은 장강과 대운하가 교차되는 지역에 있어 예로부터 수상교통의 중심지였다. 삼국시대에는 오나라 손권이 이곳을 잠깐 도읍으로 삼으면서 남경의 입구란 의미에서 경구(京口)라고 불렸다.

 

진강 시 서쪽에 있는 금산사(金山寺)는 ‘금산사 절 안에 산이 있다’고 할 만큼 산과 절이 기묘한 조화를 이뤘다. 이 절의 이름은 거대한 금덩어리로 변한 한 승려의 이야기에서 유래했다.

 

특히 금산사는 중국 민간설화로 청사, 백사 두 자매 뱀의 비극적인 운명을 그린 ‘백사전’이 태동한 곳이다. 이 얘기는 조문탁 왕조현 장만옥이 출연한 홍콩영화 ‘청사(靑巳)’로 널리 알려졌다.

 

장강 섬에 있는 초산(焦山)도 조용하면서도 운치가 있다. 한나라 말 유명한 학자였던 초광이 산에 은둔했다 해서 초산이란 이름으로 불려진다. 초산엔 정혜사(定慧寺)란 유서 깊은 절이 유명하다.

 

이 절에는 ‘강남 제일’이란 비림(碑林)과 건륭황제가 남순할 때 묵었던 건륭행궁(乾隆行宮)이 빼어난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진강박물관엔 도자기와 청동기, 금은 제품 등 진강에서 발굴된 물건이 전시돼 행인의 발걸음을 잡는다.

 

※사진설명=진강 시 초산에 있는 정혜사의 전경. 건륭황제는 이곳을 좋아해 강남지역을 순시할 때마다 이곳에서 묵었다.

(pys@heraldm.com)

 

 

 

 

       [여행수첩] ‘중국의 베니스’ 양주

[헤럴드 생생뉴스 2006-03-07 08:47]

 

 

 


[양주ㆍ진강=박영서 기자]

 

양주는 수나라 때 판 운하가 아직도 남아있는 도시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중국의 베니스’라고 불릴 정도로 수로가 발달돼 있고, 한겨울에도 채소가 날 정도로 기후가 온화하다. 양주는 ‘3도(三刀)’라 하여 칼, 가위, 손톱미용칼로 유명하다.

 

이곳의 전통공예는 독특한 매력을 지녔다. 칠기와 옥, 비취 조각품은 국내외에서 상당히 잘 알려졌다. 국경로(國慶路) 주변엔 싼 옷가게가 많고 정원의 도시란 애칭답게 활기 넘치는 화조시장도 있다.

 

양주는 이틀가량 돌아보아도 좋고 남경에서 당일로 다녀가도 된다.

 

진강은 교통이 다소 불편하기 때문에 택시를 대절해서 가는 게 좋다. 봄ㆍ가을이 관광하기엔 가작 적당하다.

 

옛거리가 많아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기에 좋은 곳이기도 하다. 박물관 근처의 구 시가지는 구불구불한 자갈길이 장강의 부두에까지 이어진다. 특히 진강은 식초산지로 명성이 높다.

 

진강식초를 매일 마시면 암 예방에 좋다고 국내에도 알려져 있다.

 

 

※사진설명=양주 시 수서호에 있는 누각과 홍교. 다리 사이를 호수물이 흐르고 있고 주변은 온통 버들과 복숭아나무로 가득차 있다.

(pys@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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