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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3국 열차여행 싱마타이 덜컹덜컹

향기男 피스톨金 2006. 4. 4. 19:41

 

      동남아 3국 열차여행 싱마타이

 

     덜컹덜컹… 이국의 속살이 달려

 

열 차를 타고 국경을 넘는다.

흔들리는 야간열차는 이동의 수단이자 지친 여행객들의 잠자리.

유럽 배낭여행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열차여행이 이젠 동남아 여행에서도 각광을 받고 있다.

그 중심에 '싱마타이'가 있다.

 

'싱마타이'는 싱가포르-말레이시아-타이(태국)를 잇는 철도여행을 말한다.

지난해에 3개국 관광청이 협의를 해 이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그러나 이번 여행은 싱가포르~말레이시아,태국 방콕~치앙마이 구간에서만 열차를 이용했다.

 

8박 9일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동안 각 지역의 명소들을 빠뜨리지 않고 둘러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싱가포르에서 말레이시아로 가는 야간열차(요금 90링깃. 한화 2만4천원 정도)는 국경을 넘기 때문에 출입국 심사절차를 거쳐야 한다.

공항과 비슷하지만 짐 검사는 훨씬 간단하다.

 

특이한 점은 탄종파가역에서 탑승 전에 말레이시아측의 입국 심사를 받은 뒤 열차를 타고 가다 우드랜드역에 내려서 싱가포르측의 출국 심사를 받는다는 것이다.

 

오후 10시 15분에 탄종파가역을 출발한 열차는 40분 정도를 달리다 싱가포르 출입국관리소가 있는 우드랜드역 출입국관리소 앞에서 멈춰섰다.

 

특히 침대칸은 열차 꼬리 부분에 배치돼 있기 때문에 심사를 받기 위해선 3~4분 정도를 걸어야 한다.

중요한 짐들을 챙겨서 어깨에 매고 심사를 받으려 가는 승객들의 모습은 한밤중의 이민 행렬처럼 보인다.

 

열차가 다시 출발한 것은 오후 11시가 넘어서였다.

덜커덩거리면서 아주 느린 속도로 달린다.

창 밖은 어둠 속에 잠겨있다.

간간이 주택가와 도로의 불빛,키 큰 나무들의 검은 윤곽만 스쳐 지나갈 뿐이다.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KL(쿠알라룸푸르) 중앙역'에 도착한 것은 다음날 오전 6시30분께였다.

태국 방콕~치앙마이 구간은 국내선이라 별다른 심사절차가 없다.

훨람퐁역은 여행자들과 현지인들이 뒤섞여서 초만원 사태를 이루고 있었다.

 

말 그대로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기자는 역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난민처럼 바닥에 주저 앉아 있는 무리들을 이상하게 보았지만 어느새 그들 틈에 끼어앉아 요기를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불교의 나라답게 역 한 쪽에는 제단과 불상이 자리잡고 있었다.

혼잡한 와중에도 손을 모아 기도를 올리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말레이시아 열차는 안그랬는데 태국 열차는 음식을 팔고 있었다.

오후 8시가 다 되어서 탑승해 보니 침대는 마주 보는 2개의 좌석 모양으로 접혀져 있었다.

 

음식이나 맥주를 시키면 간이식탁을 설치해 준다.

식사는 150바트,맥주는 한 병에 100바트.

우 리나라 돈으로 2천500원 가량 하는 맥주를 한 병 시키자 서빙하는 한 남자 직원이 스스럼 없이 다가와 건배를 권한다.

 

자신을 영화 '옹박'의 주인공 토니 자라고 소개한 이 직원은 동남아식 영어와 재치있는 몸짓으로 대화에 동참했고,은근슬쩍 일행의 술을 축냈다.

그는 헤어지면서도 빈 지갑을 내 보여 배낭여행객들에게서 컵라면까지 얻어갔다.

 

아침이 밝아오자 창 너머로 논과 밭,소떼,나무로 만든 집들이 보인다.

치앙마이역에는 예정보다 30분 늦은 오전 9시20분에 도착했다.

방콕과는 전혀 다른 태국 북부의 풍경이 이채롭게 다가왔다.

 

치앙마이행 열차 요금은 2등석 1층 침대칸 기준 781바트(한화 약 2만원). 인터넷 예약이 가능하다.

싱가포르 관광청(02-399-5570),말레이시아 관광청(02-779-4422),태국 관광청(02-779-5417),여행사 엔투어(02-775-0900). 글·사진=이자영기자 2young@busanilbo.com


- 지역의 빛으로 독자의 희망으로 (부산일보 창간 60년) -

 

 

 

 

      [싱마타이] 남아 여행 이렇게

 

 

[부산일보 2006-03-30 12:03]

 


'지도에 점 찍고 사진 찍는 여행에서,머무르고 체험하는 여행으로.' 배낭여행이 변하고 있다.

이름난 곳을 빨리빨리 돌아보며 눈도장을 찍던 예전의 여행 패턴이,천천히 쉬고 온몸으로 느끼는 여행으로 바뀌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동남아 여행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동남아 배낭여행의 거점이라 불리는 태국 방콕 카오산 거리에서 한국식당 '동대문'을 운영하고 있는 한상묵(47)씨.

 

"요즘은 한국 여행객들도 기본 한 달은 잡고 나와요. 이미 패키지 여행보다는 자유여행이 대세고요."객실 예약과 1일 투어도 알선해 주고 있는 한씨는 방콕에 오면 무엇보다 카오산 거리의 '자유'를 느껴보고 갈 것을 권한다.

 

카오산 거리에는 슬리퍼,돗자리,해먹,담요,전대 등 여행 물품을 파는 노점상이 즐비하다.

심지어는 학생증,운전면허증 등 갖가지 종류의 증명서를 위조해 주기도 하며,길거리에서 즉석으로 레게 머리 시술을 해 주기도 한다.

 

가격도 800바트(약 2만원)가량으로 저렴하다.

클럽과 바도 많아 방콕의 '나이트 라이프'를 즐길 수도 있다.

 

카오산 거리에서 네일 아트를 받으며 즐거워하고 있는 이스라엘인 에이나브 다한씨. 여행의 마지막 밤이라는 그녀는 "태국만 한 달을 여행했지만,그래도 다 느끼지 못하고 가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태국 북부 치앙마이에서 게스트 하우스 '미소네'를 운영하고 있는 문석중씨는 "유럽 여행객들은 이곳의 아침과 여유를 즐긴다"면서 "산책도 하고 오토바이를 빌려서 며칠씩 돌아다니기도 하는 게 진짜 여행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문씨가 치앙마이에서 꼭 체험해 보라고 권한 것은 트레킹. 고산족 마을에서 소수민족들과 함께 생활하고 코끼리 타기,뗏목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단,코끼리 등에 올라탄 채 1시간 가량을 다니는 코스는 코끼리나 동물보호론자들에게는 고역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시길. 이자영기자
- 지역의 빛으로 독자의 희망으로 (부산일보 창간 60년) -

 

 

 

 

 

    [싱가포르] 밤 풍경 죽인다는데…

 

 

[부산일보 2006-03-30 12:03]

 


싱가포르의 밤을 즐길 수 있는 곳 '베스트3'. 에스플러네이드 근처와 클라크키,보트키를 꼽을 수 있다.

에스플러네이드는 지붕이 열대과일 두리안을 닮아 '두리안'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대규모 공연장이다.

 

쇼핑몰,레스토랑,노점 등이 어우러져 싱가포르의 멋진 야경을 연출한다.

근처의 멀라이언 공원도 빼놓을 수 없는 곳. 싱가포르를 상징하는 멀라이언(인어+사자)상 주변으로 환상적인 밤 풍경이 펼쳐진다.

 

클라크키는 싱가포르 최고의 나이트 라이프 장소. 레스토랑과 바로 사용되는 형형색색 구조물들이 강물 위로 살짝 걸쳐지게 설계돼 있어서 강을 더욱 가까이에서 느껴볼 수 있다.

 

클라크키에서 풀러톤 호텔 방향으로 5분 정도 걸으면 보트키가 나온다.

중국·타이·인도·아랍 요리 등을 파는 다양한 음식점과 바가 들어서 있다.

그러나 호객행위가 심해 클라크키보다는 조금 번잡한 분위기다.


 
 

 

          [싱가포르] 눈요기만으로도

 

              즐거운 '쇼핑 천국'

 

 

[부산일보 2006-03-30 12:03]

 


싱 가포르는 열대우림 속의 도시 같다.

잿빛 회색도시가 아니다.

잘 정비된 보행자 거리와 쇼핑 센터,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싼 물가. 이런 것들이 싱가포르를 '쇼핑도시'로 만들고 있다.

자,쇼핑의 거리 오차드 로드로 가 보자.

 

잎 많은 가로수들이 5층 건물 정도의 높이로 서 있는데다 인도의 폭이 기본적으로 열 걸음 이상(보폭을 50㎝로 쳐도 5m가 넘는다)이나 돼 걷는 게 마냥 즐겁다.

게다가 각 쇼핑몰은 냉방이 잘 돼 있어서 무척 시원하다.

 

명품 몰로 유명한 파라곤에 들어서자 탁 트인 통로를 사이에 두고 구찌,버버리,에트로 등이 줄줄이 보인다.

버버리 매장에 들어가 점원에게 명품의 가격이 나라마다 차이가 있는 지,한국인 손님은 많은 지 물어봤다.

 

20대로 보이는 여성 점원은 "각 나라의 세금체계나 물가 수준에 따라 조금씩 가격이 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고객은 대부분 중국인이나 인도네시아인"이라고 일러준다.

2층으로 올라가자 화장품과 가방류가 주를 이룬다.

 

우리나라 백화점 1층과 비슷한 분위기. 우리나라 중저가 브랜드 라네즈가 눈길을 끈다.

고가 화장품에 속하는 SK-Ⅱ 페이셜 트리트먼트 에센스의 가격을 직접 비교해 보았다.

 

싱가포르 달러로 149S$. 우리나라 돈 9만원에 해당하는 가격으로 우리나라에서보다 5만 5천원이나 싸다.

가격표를 잘못 본 게 아닐까 싶을 정도. 반면 클리니크의 일명 '노란 로션'은 68S$(약 4만1천원)로 가격 차가 거의 없다.

 

이번에는 규모가 가장 크다는 니안 시티로 간다.

이 쇼핑몰 안에는 다카시마야 백화점이 입점해 있다.

1층 폴로 매장의 남성용 면바지는 8만원 대로 10만원을 훌쩍 넘는 한국보다는 싼 편이다.

 

3층에 진열된 게임기 PSP(플레이스테이션 포터블)는 405S$(약 24만5천원)로 우리나라 백화점 가격보다 8만원 정도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쇼핑과 상관 없이 니안 시티에서는 꼭 들러야 할 곳이 하나 있다.

 

바로 동남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다카시마야 서점. 계산대만 3곳에 이르고 여기저기에서 경비원들이 움직이고 있다.

그리 크진 않지만 탕 플라자도 둘러 볼만 하다.

 

초록 벽돌 지붕의 외관이 독특하며,화려한 색깔에 주름이 많이 잡힌 유럽 스타일의 옷들을 살 수 있다.

 

주로 합성섬유 혼방의 구김이 안 가는 소재들로 드레시한 느낌이 난다.

이곳에서 만난 관광객 김지혜(28·경기도 의정부) 씨는 "한국에서 빨간 후드 점퍼를 11만원에 구입해 입고 왔는데,여기 나이키 매장에선 7만원 정도(119S$)밖에 안하더라"며 아쉬워 했다.

 

그렇다면 현지의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쇼핑몰은 어디일까? 파이스트 플라자와 히렌이다.

특히 히렌은 우리나라 밀리오레 같은 분위기로,린넨(마 혼방) 소재를 주로 사용하는 일본 브랜드 코이 노보리의 옷들을 만날 수 있다.

 

더운 날씨에 스타일리시하게 입을 수 있는 민소매 원피스가 4만원대다.

그러나 싱가포르의 물가가 한국보다 반드시 싼 것만은 아니다.

가격 차가 거의 나지 않는 것도 많은 데다 한국에서 수출된 물건들은 오히려 비싼 값에 팔리고 있다.

 

1천원이면 살 수 있는 더 페이스 샵의 마스크 시트가 위스마 아트리아 지하에선 2천원에 팔리고 있다.

따라서 쇼핑 전에는 반드시 정확한 가격 정보를 가지고 상호 비교해 볼 것을 권한다.

 

좀 더 특별한 쇼핑을 원한다면 차이나타운,아랍 스트리트,홀랜드 빌리지로 가보자. 거리도 아름답고 아기자기한 구경거리도 많다.

 

홀랜드 빌리지 쇼핑몰 2층에서는 한국인 손미주(36)씨가 운영하는 앤티크 소품가게도 만날 수 있다.

 

 

JennyFlute(젤이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