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Vienna
괴테가 사랑했던 빌레머 부인이 그에게 편지를 보냈다. '나는 항상 어른이지만, 크리스마스가 되면 다시 아이가 된다.'고. 크리스마스는 어린 시절의 추억 가운데 가장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있는 유쾌한 날이었나 보다. 유럽인에게 '민족 최대의 명절'은 설이 아니라 크리스마스이니 마땅히 그랬을 것이다.
눈밭에서 눈덩이를 굴리면 조금씩 커지듯이 독일 사람들은 4주 동안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며 축제의 열기를 고조시켜 나간다. 12월의 각 일요일을 '강림절(Advent)'이라 하는데, 네 번째로 돌아오는 주일이 바로 크리스마스다.
아이들은 첫 번째 일요일부터 하루씩 날짜를 떼게 돼 있는 '강림절 달력'을 보며 크리스마스를 기다린다. 강림절 기간에 각지의 크리스마스 마켓에서는 주민들이 모여 트리를 꾸밀 예쁜 장식품을 구입하고 따뜻한 와인을 마시면서 흥을 돋운다.
로텐부르크의 크리스마스 용품점 '케테 볼파르트(Kaethe Wohlfahrt)' 내부에는 소중하고 고귀한 크리스마스가 과거에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보여주는 박물관이 있다.
4세기 이후 정착돼 유서 깊은 전통으로 자리 잡은 크리스마스는 시간에 따라 변화했고, 트리나 산타클로스 역시 지금과는 같지 않았다. 트리에 장식하는 물건들은 점점 화려해졌으며, 산타 할아버지의 표정은 온화하고 푸근해졌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파랑과 흰색 톤으로 단장된 실내로 들어가자 먼저 19세기 후반 트리가 눈에 띄었다. 트리로 사용되는 나무에 걸린 물건은 참으로 다양했다. 카드보드지로 만든 그림, 동그란 구, 짧은 양초, 조잡한 인형 등 그때그때 유행이 존재했었던 것 같다.
크리스마스는 독일어로 '신성한 밤(Weihnachts)'이라고 하는데, 예전에는 그만큼 예수의 탄생을 대하는 태도가 경건하고 종교적이었다. 산타클로스도 선한 사람이 아니라, 1년간의 선행과 악행을 가늠해 상과 벌 가운데 한쪽을 택하는 무서운 신의 대리인이었다. 그래서인지 전시된 산타 모형들은 하나같이 무뚝뚝한 얼굴을 한 채 몽둥이를 들고 있었다.
산타의 놀라운 변신은 '코카콜라'사가 겨울에 수익을 증진시키기 위한 마케팅의 일환으로 그를 광고 전면에 내세우면서 이루어졌다. 어찌 보면 자본에 의한 문화유산의 왜곡일 수 있겠지만, 그 전략이 밉지만은 않다. 아무래도 방긋 웃어주는 정겨운 산타할아버지가 맘에 드니까 말이다.
![]() |
▶ 여행정보
- '로텐부르크 옵 데어 타우버' 역에서 도보로 20분. 구시가 중심인 마르크트 광장에서 도보로 3분.
- 2006년 1월 9일부터 3월 31일까지는 토ㆍ일, 4월부터 12월까지는 매일 운영 오전 10시∼오후 5시30분
- 어른 4유로, 어린이(6∼11세) 2유로, 가족 7유로
www.weihnachtsmuseum.de, ☎ 98.61.40.93.65
사진/김주형 기자(kjhpress@yna.co.kr),
글/박상현 기자(psh59@yna.co.kr)
(대한민국 여행정보의 중심 연합르페르, Yonhap Repere)
(끝)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