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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 박물관 화장실에는 창문이?

향기男 피스톨金 2006. 5. 5. 15:55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화장실에는 창문이 ○○?

 

Vienna
 

 

퀴즈1. 루브르 박물관 화장실에는 창문이 있다? 없다!

퀴즈2. 웨스트 민스터 사원엔 사과나무가 있다? 없다!
 

[조선일보 류정기자]

 

“앗, 루브르 박물관에 보안 철문이 없다고요?”


 

18일 개봉될 영화 ‘다 빈치 코드’ 촬영지 투어는 흥미진진했다. 원작 소설과 실제의 차이점을 짚는 재미부터 톰 행크스·오드리 토투 등 배우들이 스쳐간 공기를 마시는 즐거움까지.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링컨·스탬포드·에든버러로 이어지는 중세 유적지 탐방 길엔 과거와 현재, 신화와 역사가 깜박거리는 신기루가 가득했다.

 

루브르 박물관 화장실에는 창문이 없고, 웨스트 민스터 사원에는 사과나무가 없다는 사실, 웨스트 민스터 사원의 촬영불허로 링컨 성당에 가짜 벽화를 그렸던 사정 등은 과거 유럽관광에선 발견할 수 없던 정보다.

 

막달라 마리아가 예수의 동반자였고 그 후손을 낳았다는 충격적인 가설을 내세워 논란이 되고 있지만, ‘다 빈치 코드’ 읽느라 밤 꼴딱 세워본 적 있는 독자라면 해볼만한 투어다. 소니에르가 죽어간 루브르 박물관부터 사일래스가 수녀를 살해한 생 쉴피스 성당, 9명의 기사단이 누워있는 템플 교회, 성배를 품고 있을법한 로슬린 예배당 등 ‘다 빈치 투어’의 맛보기를 소개한다.

(파리[프랑스]·런던·링컨·스탬포드·에든버러

[영국]=글·사진 류정기자 [ well.chosun.com])

 

 

● 프랑스

 

파리=루브르 박물관 www.louvre.fr


루브르 관장이자 시온 수도회 수장인 자크 소니에르가 살해 당한 곳. 파슈 반장이 ‘파리 얼굴에 난 작은 흉터’라고 말했던 유리피라미드<아래 큰 사진>가 번쩍거린다. 저자 댄 브라운은 유리판 666개라고 했지만 실제는 다이아몬드형 603개와 삼각형 70개다.

 

또 소니에르가 그림을 떼어내 작동시키는 보안 철문은 존재하지 않는다. 소피 느뵈가 도청장치를 밖으로 던졌던 화장실에도 창문은 없다. 소설 막바지, ‘칼날과 잔’으로 묘사되는 역피라미드는 다행히 지하 안내소 뒤편 회랑에 있다.

 

파리 시내 135개 박아 놓은 ‘남-북’ 표시 동판이 루브르 바닥에도 있다. 책은 자오선 표시라고 하지만, 천문학자 ‘아라고’를 기념하기 위함이다. 꼭 봐야 할 레오나르도 다빈치 작품은 드농관 2층에 있는 ‘모나리자’와 ‘암굴의 성모’. 유리창에 갇힌 작은 모나리자와 교회의 불만을 샀던 첫번째 암굴의 성모엔 ‘다 빈치 암호’를 찾느라 고개를 갸웃대는 관광객들이 몰려있다.

 

 

파리=생 쉴피스 성당


 

말총허리띠를 찬 오푸스데이 신도 사일래스가 ‘쐐기돌’을 찾아 향하는 곳. 성당의 웅장함을 감상하기 전에 황동선부터 찾았다. 소설에서 ‘로즈라인’으로 설명됐던 본초자오선. 대리석 바닥에 눈금 있는 황동선이 남과 북으로 선명하게 빛나고 있다.

 

북쪽 끝엔 정말 오벨리스크가 있다. 바로 옆, “다빈치 코드는 터무니 없는 허구”라고 주장하는 성당의 해명자료가 영어로 번역돼 비치돼 있다.

 

이 선은 지구의 움직임을 알기 위해 설치한 해시계(그노몬)로 자오선과는 상관없고, 성당 좌우 스테인드글라스에 그려진 ‘PS’와 ‘SS’도 시온수도회(Prieur? de Sion)가 아니라 ‘성 베드로(Peter Saint)’와 ‘생 쉴피스(Saint Sulpice)’의 약자라는 설명.

파리=빌레트 성 www.frenchvacation.com


 

‘성배’를 찾기 위해 음모를 꾸민 영국 왕립역사학자 레이 티빙 경의 저택. 17~18세기 사이 지어진 고성으로 실제는 중국계 미국인 올리비아 후 데커 여사 소유다. 건물 외관은 휘황하진 않지만 성벽 둘레만 4㎞, 면적 32㏊를 호수 2개로 채우고 있는 여유에서 부티가 난다.

 

성을 관리하는 정원사 세바스찬은 “서재와 거실, 그리고 헛간에서 촬영이 이루어졌는데 무려 850명의 스태프가 왔다”고 귀띔했다. 내부 가구와 소품은 모두 새로 세팅했다. 티빙이 설치한 도청장치가 발견되는 헛간엔 실제론 15세기 만든 거대한 나무 와인프레스기가 있다.

 

 

[Side Menu]
리츠 파리 www.ritzparis.com


하버드대 종교기호학 교수 로버트 랭던이 머무는 숙소. 프랑스 최고급 팰리스급 호텔로 최저 숙박료가 680유로다. 방돔광장 내 중세시대 석조 건물로 들어가면 앤틱 가구와 샹들리에가 번쩍인다. 영화 감독과 주연들도 리츠 디럭스룸(770유로)에 1주일 묵었다. 헤밍웨이가 자주 왔다는 ‘헤밍웨이 바’에선 ‘오푸스 데이’(23유로)라는 칵테일을 판다.

 

● 영국

런던=템플 교회 www.templechurch.com

 

랭던과 느뵈가 티빙의 교란 작전으로 헛다리 짚는 곳. 소니에르는 클립텍스에 ‘기사가 누워있노라’고 남겼다. 교회 안으로 들어가자 9명의 기사가 거짓말처럼 누워 있었다.

 

(1구는 관 모양) 다리가 뒤틀린 채 죽은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낸 부조는 조금 선득했다. 영화 촬영 때는 고무 모형으로 2개 더 만들어 12개로 촬영했다. 1185년에 템플기사단이 둥근 원형 교회를 지었고 100년 후 사각예배당이 추가됐다. 2차 대전 때 훼손된 바닥은 복구돼 기사 무덤과 대비된다.

 

 

런던=

웨스트 민스터 사원(www.westminster-abbey.org) VS.

 링컨=링컨 대성당(www.lincolncathedral.com)

 

 

랭던은 이곳 정원에서 사과나무를 보고 두번째 클립텍스 암호를 푼다. 하지만 여기엔 사과나무가 없다. 게다가 사원이 촬영을 거부하는 바람에 영화는 외관만 담았다. 대신 링컨 대성당을 찾았다.

 

고딕양식인 외관도, 중앙기둥에서 방사형으로 뻗은 천장이 있는 챕터하우스도 웨스트 민스터와 거의 같다. 내부만 벽화·석조상·무덤을 가짜로 세팅했다. 안내를 해준 캠벨 사제는 유쾌했다.

 

“감독이 예배당 샹들리에를 떼고 싶다고 했을 때 처음엔 시큰둥했지요. 근데 샹들리에 청소랑 보수까지 다 해주겠다고 해서 ‘오케이’했다우.” 알렉산더 포프가 아이작 뉴튼을 묻는 장면(책엔 안 나온다)을 찍을 땐 엑스트라 400여명이 동원됐다.

 

스탬포드=비버 성 www.belvoircastle.com


 

아링가로사 주교가 교황을 찾아 가는 카스텔간돌포의 교황별장 외관 촬영을 위해 섭외된 곳. 제작진은 이곳을 베이스캠프 삼아 인근 ‘버흘리 하우스’에서 내부 장면을 촬영했다. 비버 성은 11대 러틀랜드 공작이 1000년에 걸쳐 물려받아 가족과 살고 있는 성이다. 5대 공작 부인이 1816년 다시 지은 성이 지금까지 내려온다. 입구엔 중세 기사가 쓰던 칼과 투구가 전시돼 있고, 다양한 테마로 꾸며진 호화로운 침실이 300개가 넘는다. 정원에는 ‘공작’을 상징하는 공작새 한 마리가 우아하게 걸어다닌다. 영국 귀족의 생활상을 실감할 수 있다.

 

스탬포드=버흘리 하우스 www.burghley.co.uk


 

비버 성이 무관(武官)의 집이라면 버흘리 하우스는 문관(文官)의 집이다. 전체가 400여개의 그림과 각종 수공예품으로 꾸며진 거대한 갤러리 같다. 세실 가문이 400년 전 지었고, 현재 민간단체가 위탁운영하고 있다.

 

‘지옥’이라는 벽화가 천장에 그려져 ‘지옥의 계단’으로 불리는 곳에서 아링가로사 주교가 교황을 만나러 올라가는 장면을 촬영했다. 소니에르가 시온수도회원들과 비밀의식을 벌이는 장면은 버흘리 하우스 별관에서 촬영했으나 개방하진 않는다. ‘오만과 편견’도 이곳에서 찍었다.


 

에든버러=로슬린 예배당 www.rosslynchapel.org.uk

 

랭던이 클립텍스의 마지막 암호를 풀고 찾아가는 성당. 이곳에서 소피는 죽은 줄만 알던 가족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소피 할머니가 살고 있던 별관은 실제 없다. 예배당도 별을 그리며 관람할 수 없는 구조다. 15세기 건축된 교회는 전체가 ‘조각품’이다.

 

로슬린의 영주였던 윌리엄 세인트 클레어 경이 “가장 빛나고 영광스런 교회”를 짓기 위해 수십명의 석공을 불러들여 1㎝, 1㎜ 공간까지 조각을 새겼다. 아치천장 위엔 댄 브라운이 이교도적이라 주장하는 장미꽃, 비둘기 문양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고 곳곳에 석공들의 얼굴상을 찾을 수 있다.

 

도제석공이 오른쪽 기둥에 아름다운 꽃무늬를 사선으로 새겨 넣자, 그 솜씨를 질투한 장인석공이 그를 죽이고 왼쪽 기둥을 수직으로 새겼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사람들은 이 기둥 중 하나에 성배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역사가 신화를 뿌리치는 순간, 그 진실이 밝혀질까?

[Side Menu]
내셔널 갤러리 www.nationalgallary.org.uk


 

런던 내셔널 갤러리 15~16세기 그림관에선 다빈치의 ‘암굴의 성모’ 2탄을 볼 수 있다. 원래 클림트 작품이 있었지만 사람들이 너무 몰려 입구 가까운 곳에 걸어놨다. 파리와 런던의 ‘암굴의 성모’는 묘한 차이가 있다.

 

첫번째는 누가 예수이고 누가 요한인지 알아보기 힘들고 우리엘의 손가락이 찌르듯 요한을 향해 있다. 두번째 그림에선 요한이 십자가 지팡이를 들고 있어 구분이 쉽고 우리엘 손도 내려가 있다.

 

그런데 어쩐지 마리아와 천사 우리엘의 표정은 지루해 보인다. 다빈치는 정말 이교도적 상징을 암호처럼 넣었던 것일까?

 

요한이냐 막달라 마리아냐, 헷갈리는 ‘최후의 만찬’을 보고 싶다면 이탈리아 밀라노까지 가는 코스를 추가한다. 티빙 경이 그의 집사 레미를 살해하는 곳, ‘세인트 제임스 공원’은 웨스트 민스터 사원·내셔널 갤러리와 도보 10분 거리에 있어 산책코스로 좋다.


[취재협조=영국관광청(www.visitbritain.com

             프랑스관광청(kr.franceguide.com)]

조선일보 2006-05-04 09:57]    

조선일보 2006-05-04 09: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