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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마타이 철도여행 낭만을 찾아서

향기男 피스톨金 2006. 5. 7. 19:43

 

       싱마타이 철도여행 낭만을 찾아서
[스포츠서울] ‘세계로 가는 기차타고 가는 길은 좋지만…’ 듣기만해도 신나는 80년대 들국화의 히트곡.
 
분단의 벽에 가로막혀 이땅에서는 기차로 ‘도라산역’까지 밖에 못가지만 밖으로 눈을 돌리면 언제라도 세계를 달리는 철도를 맘껏 지칠 수 있는 시대.
 
여기 새로운‘세계로 가는 기차’가 도착한다. 열대의 땅을 가르는 그 옛날 플랜테이션 농업철로를 이용, 말레이반도와 인도차이나반도를 종으로 지르는 철도여행.
 
인천∼싱가포르∼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방콕(태국)∼치앙마이∼방콕∼인천의 ‘싱마타이’ 9일 일정 내내 기차여행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다.
 

◇제1포인트 싱가포르(2박)

 

싱가포르의 첫인상은 동남아로 들어가는 관문의 ‘쇼케이스’였다. 마치 거대한 테마파크 앞 시원한 전시관처럼 깔끔한 거리와 화려한 쇼핑가, 그리고 눈부신 강변에 늘어선 노천카페들이 밤새워 불밝히는 남양의 진주.

 

성항(星港)이라는 중국식 이름은 괜히 붙은 것이 아니다. 낮엔 시내 중심부 오차드로드에서의 윈도쇼핑을, 밤엔 강변의 클락키(Clarke Quay)에서 시원한 맥주와 함께 먹는 칠리크랩을 추천한다.

 

물론 담배꽁초나 침, 껌 등을 함부로 뱉으면 낭패를 겪는다. 싱가포르니까. 드디어 기차에 오르게 되는 탄종파가역은 싱가포르에 있지만 말레이시아 철도라서 먼저 개찰과 동시에 말레이시아에 입국후 한참을 가다 싱가포르를 출국하는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호주 멜버른에서 온 올리버 힝키씨(23)는 “인터넷으로 예약했다”며 “호주와 아시아를 잇는 철도라 (오세아니아에서) 많이들 온다”고 말했다.

 

◇제2포인트 쿠알라룸푸르(1박)

 

2층침대로 구성된 침대칸은 여행객들이 재잘대는 각국의 언어와 에어컨 냉기로 가득하다. 하지만 밤 12시가 넘으면 이마저도 잠잠해진다. 쿠알라룸푸르(KL)역에 도착하면 새벽.

 

역인지 공항인지 모를만큼 잘 꾸며놨다. ‘두동(이슬람식 여성두건)’속 밝은 표정처럼 역은 화려했다. 특히 그 유명한 페트로나스 트윈빌딩(452m)은 자원부국 말레이시아의 위상을 말해주는 듯 당당히 서있다.

 

그 안에 가득찬 쇼핑몰은 이곳이 쿠알라룸프르인지 도쿄,뉴욕인지 모를 정도로 화려해 넋을 빼놓는다. 메르데카 광장의 박물관은 말레이시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관광명소. 원래 태국까지 철도로 이어지지만 일정상 비행기로 이동했다.

 

◇제3포인트 방콕(1박)

 

격동의 근대사에서도 서양열강으로부터 식민지배를 받은 적 없는 태국. 그런데 현재 태국은 수도 방콕의 한복판에 외국인들에게 ‘조차지’(?)를 내주고 있다. 세계배낭여행의 중심지 ‘카오산로드’로 전세계에서 온 ‘배낭족’들이 모인다.

 

느긋하게 여행을 즐기며 친구를 사귀고 정보를 교환하며 다음 행선지도 정하는 곳. 4000원 정도의 저렴한 숙소와 750원짜리 식사,게다가 여행사들이 많이 모여있어 마음만 먹으면 유적지 아유타야·해변 파타야·콰이강의 다리 칸차나부리 등을 다녀올 수 있다.

 

방콕이 처음이라면 차이나타운, 불야성 유흥가인 팟퐁거리, 시암스퀘어 등을 추천한다. 국왕이 사는 왕궁과 인기 나이트클럽 ‘87PLus’는 긴바지를 입어야 입장이 허용된다는 점이 닮았다.

 

태국북부 치앙마이로 이동하기위해 방콕 훨람퐁역에 갔더니 아까 본 배낭족들이 다 모여있다. 역바닥은 프랑스 파리 북역처럼 배낭하나씩 끼고 누운 젊은이들로 빼곡하다. 이틈에 섞여앉는 재미가 싱마타이 기차여행의 백미다.

 

◇제4포인트 치앙마이(1박)

 

태국의 기차는 객실이 말레이시아보다 낫다. 하지만 냉장고 야채실에 들어있는 듯 냉기에 쏘여 죽을 맛이다. 대신 ‘익사이팅한 나라’ 태국답게 맥주를 시켜 먹으며 가는 재미가 있다. 식당칸은 아예 UN본부처럼 각양각색의 인종들이 파티를 벌이고 있다.

 

덜컹거리는 밤기차안에서 벌이는 맥주파티. 한동안 이 즐거운 추억에서 헤어날 수 없을 것같다. 치앙마이는 태국의 옛 수도. 그래서 그런지 대자연에 둘러싸인 차분한 맛이 있다.

 

도착해서 산꼭대기 절인 도이수텝에 들렀다가 야시장을 다녀오면 하루가 간다. 뗏목과 코끼리를 타다 고산족마을에서 묵는 2일짜리 트레킹코스도 추천코스다. 싱가포르·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

방콕 치앙마이(태국) | 글·사진 이우석기자 dem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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