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Travel)이야기들/재밋는 동남아 섬

사이판,시간이 멈춘 산호바다

향기男 피스톨金 2006. 7. 20. 11:00

 

          사이판, 시간이 멈춘 산호 바다

 

 

사이판의 가장 큰 매력은 보석처럼 투명한 바다와 갖가지 모양으로 눈을 유혹하는 산호초에 있다. 밑바닥의 수중창을 통해 바다 속 비경을 볼 수 있는 '산타로사(Santarosa)'호에 올랐다. 까맣게 그을린 차모로족 뱃사람들이 넉넉한 미소로 인사를 건네온다.

 

산호초로 이뤄진 자연 방파제가 파도의 진입을 막아내 섬 주변의 바다는 파도소리 하나 없이 고요하기만 하다. 배를 간지럽히는 잔물결을 밀어내며 천천히 나아가자 햇빛과 구름이 조화를 부린 바다는 계속해서 색깔을 변화시킨다.

 

 화려한 빛깔의 바다 위로는 제트스키와 카이트보드가 빠르게 질주하기도 한다. 산호방파제에 가까워질수록 물 속의 산호들은 그 화려한 형체를 점점 뚜렷하게 드러낸다.

 

산타로사 호의 관계자는 "바다 속을 보지 않고서는 사이판을 가봤다 할 수 없다. 스노클링이나 다이빙 장비를 착용하고 물 속에 들어가기만 하면 누구나 다양한 모양과 빛깔의 산호에 매료되어 사이판은 떠나고 싶지 않은 섬, 다시 오고 싶어지는 섬이 되어버린다"며 사이판 바다 속의 매력을 자랑한다.

 

적당한 지점에 배를 멈추고 스노클 장비를 착용해 바다 속으로 들어갔다. 물 속으로 고개를 들이밀자 이내 산호가 포착됐다. 커다란 바위처럼 생긴 산호의 무리는 황홀한 아름다움을 뽐낸다.

 

산호들 사이로는 꽁치처럼 생긴 것부터 줄무늬 화려한 것까지 갖가지 빛깔의 열대어들이 한가로이 노닐고 있다. 손을 뻗어 잡으려 했지만 좀체 거리가 좁혀들지는 않는다. 한참을 그러다보니 이곳이 거대한 수족관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정보

 

사이판은 비행기로 4시간 거리에 있는 가까운 섬이다. 시차는 1시간 빠르다. 남국의 태양이 내리비치는 해변에서 이국적인 낭만을 즐기기도 좋지만 자동차나 자전거를 빌려 섬을 한바퀴 돌아보는 일정도 즐겁다.

 

무엇보다 산호가 흐드러진 바다 속 여행은 여행의 즐거움을 배가시킬 것이다. 호텔, 식당, 쇼핑센터 등에서는 한국어가 통용되고, 달러는 물론 원화도 사용할 수 있다.

 

▲항공편

 

아시아나 항공이 매일 오후 8시 10분에 출발, 사이판에는 새벽 1시 30분에 도착하고, 사이판에서는 새벽 2시 50분에 출발, 인천에는 아침 6시 30분에 도착한다. 직장인이라면 금요일 오후에 출발, 월요일 아침에 인천공항에 도착해 곧바로 출근할 수 있는 주말여행도 선택해 볼 만하다.

 

▲렌터카

 

일주일 이내 단기간만 사용할 예정이라면 국제면허증이 필요없다. 여권과, 국내의 운전면허증만 있으면 공항, 호텔, 렌터카 회사 등에서 자동차를 빌릴 수 있다. 렌트 비용은 국내와 비슷하거나 조금 비싸다.

 


▲선택관광

 

>>마나가하 섬 투어

 

사이판의 부속섬으로 이곳을 가지 않으면 사이판은 ‘가나마나’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빼어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곳이다. 얕은 바다가 섬을 둘러싸고 있어 수영을 즐기기에 좋고, 백사장에 누워 한적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즐겁다.

 

>>원주민문화체험

 

사이판 원주민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관광상품으로 원주민 의상을 입고 기념촬영, 원주민 전통수공예 제작 강습 및 실습, 닭싸움 관람, 원주민식 통돼지 바비큐 디너, 민속무용관람 등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샌드캐슬쇼

 

사이판 하얏트 호텔에서 펼쳐지는 마술쇼로 미국 본토에서도 유명한 안토니오 리드라는 마술사가 아름다운 무희들과 함께 신비로운 마술세계를 보여준다. 호텔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디너쇼와 음료수 및 주류를 주문할 수 있는 칵테일쇼가 있다.

 

>>티니안 섬 1일 관광

 

티니안 섬은 사이판에서 5km 가량 떨어져 있는 섬으로 파도가 밀려오면 바위 구멍들 사이로 물기둥이 치솟는 블로홀(blowhall)을 비롯해 거대한 바위나 산호를 깎아 기둥을 만든 타가(taga) 유적 등이 있다.

글/임동근 기자(dklim@yna.co.kr)ㆍ사진/김주형 기자(kjhpress@yna.co.kr)


 

 

 

     사이판① 하파데이, 상상 그대로의 휴식

 

연합르페르 2006-07-19 13:58]


'하파데이(Hafa Adai, 안녕하세요)!'

 

주먹을 쥔 상태에서 엄지와 새끼손가락을 쭉 펴는 원주민식 인사가 하루도 지나기 전에 익숙해져 버렸다. 차모로 원주민 처녀들의 화사하고 따스한 환영인사는 짧은 비행시간만큼이나 그들과 거리를 좁혀주었다.

 

해외여행이라고 하면 으레 시리도록 맑고 푸른 바다가 보이는 상앗빛 백사장의 야자수 그늘에서 가장 편한 포즈로 누워있는 모습을 떠올리곤 한다.

 

눈부신 햇살을 적당히 걸러주는 선글라스를 끼고 아름다운 열대바다와 시원한 파도소리를 배경으로 간간이 상큼한 열대과일음료로 목을 축이며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을 읽어 내려간다.

 

푸른 하늘에 걸린 조각구름 뒤로 갈매기 조너선 리빙스턴의 비상(飛翔)을 그리다 보면 어느덧 달콤한 꿈속으로 빠져 들어간다.

 

따스한 햇살 아래서 맘껏 여유를 부리는 달콤한 상상에 빠져있는 동안 비행기는 이른 새벽 사이판 공항에 내려앉았다. 미국령 북마리아나 제도의 지루한 입국절차를 마치고 공항을 벗어나자 별이 총총 뜬 사이판의 새벽 하늘 아래에 담긴 포근한 공기가 몸을 파고든다.

 

새벽의 정적에 휩싸인 사이판. 가로등 몇 개만이 조는 듯 밝혀진 섬 위로는 별 무리와 보름달이 쏟아져 내릴 듯 반짝이고 있었다.

 

슬프도록 아름다운 북쪽 해안

 

플레임트리(flame tree) 가로를 따라 북쪽으로 향하는 길에는 싱그러운 하늘 아래 펼쳐진 바다가 푸른 빛깔의 오묘한 변화를 일으키며 동행했다. 태양이 내리쬐고 있는 수수페와 가라판 등의 번화가들은 가벼운 옷차림의 관광객들로 분주하지만 그들에게서는 느림의 철학이 몸에 밴 듯한 여유마저 묻어났다.

 

제주도의 4분의 1도 안되는 크기의 작은 섬. 번화가를 벗어나 하늘을 향해 뻗은 열대 수림을 뚫고 20여 분도 채 달리지 않아 섬은 끝머리를 내밀었다. 차를 내려 깎아지른 절벽 끝에 서자 파란 빛깔의 고운 바다가 펼쳐졌다.

 

코발트 블루라는 것이 이런 빛일까? 시리도록 푸르면서도 따스함이 감도는 청정한 빛깔. 아마도 사이판만이 만들어내는 '사이판 블루'인지도 모르겠다. 아래를 내려다보자 저 멀리 파도는 맹렬한 기세로 단단한 바위를 할퀴어댄다.

 

 하얀 파도의 현란한 몸짓은 바위를 핥더니 이내 이방인의 눈을 어지럽히고, 정신을 앗아간다. 현기증이 일며 몸이 기울어 떨어져 내릴 것 같은 위기. 필리핀인 낚시꾼의 '조심해!'라는 소리가 겨우 몽환적인 위태함에서 벗어나게 했다.

 

몸과 정신을 집어삼킬 듯한 절경을 뽐내는 이 절벽은 제2차 세계대전의 뼈아픈 상흔과 기억을 품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에 몰린 일본군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자 이곳

 

'만세 절벽(Banzai Cliff)'과 마주 보이는 '자살 절벽'에서 '천황만세'를 외치며 뛰어내렸다고 한다.

 

그리고 그 가운데는 일본군 총칼의 강압 아래 어쩔 수 없이 몸을 던져야했던 한국인 징용군과 '위안부'가 섞여 있었다.

 

사이판이 일본인들에게는 세계제패의 아쉬움이 담긴 곳이라면 한국인에게는 쓰라린 역사에 가슴이 젖어드는 섬인 것이다.

 


화사하고 따스한 차모로 인사법

 

차모로족의 전통 생활방식과 폴리네시안 댄스를 경험할 수 있는 '하파데이 컬처센터'를 찾았다. 탄탄한 근육질의 차모로족 남성과 아름다운 여성이 환한 미소로 관광객들을 따스하게 맞는다.

 

해가 서쪽 수평선 너머로 떨어져 내리자 무대에는 대낮처럼 환한 불이 밝혀지고 차모로족의 민속공연이 시작되었다. 한국인과 일본인 관광객들은 열대의 꽃과 야자나무, 기하학적 무늬가 새겨진 차모로 전통의상을 입고 한밤의 축제에 참여한다.

 

차모로족 타악기의 경쾌한 진동이 밤하늘을 울리는 가운데 사이판, 괌, 뉴질랜드 등 폴리네시안 춤이 이어진다. 차모로 남성들은 전사의 춤과 불춤을 선보인다.

 

코코넛을 갈고 즙을 내어 천연 샴푸를 만들고 코코넛 나무의 잎을 이용해 머리띠를 만드는 등 그들의 전통적인 삶의 모습도 보여준다.

 

 그리고 차모로족과 관광객들이 함께 하는 춤의 향연이 펼쳐진다. 서로 손과 손을 맞잡고 미소를 나누며 추는 춤은 언어와 피부색을 뛰어넘어 진한 친밀감을 느끼게 해주는 공통언어가 되고 있었다.

 

글/임동근 기자(dklim@yna.co.kr)ㆍ

사진/김주형 기자(kjhpress@yna.co.kr)

 

 

 

창가에 흐르는 달빛 속으로
띄우고 또 띄워 보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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