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마시는 이야기들/세계와인 이모저모

와인 제대로 즐기는 법…품종만 구분할줄 알아도 절반은 성공

향기男 피스톨金 2006. 8. 30. 17:33

 

              와인 제대로 즐기는 법…

 

       품종만 구분할줄 알아도 절반은 성공

 

 회사원 김형태씨(41·대전시 서구 둔산동)는 얼마전 와인을 사러 대형할인매장에 들렀다가 그냥 돌아왔다.

 

레드와인이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 좋고, 항암효과도 있다는 얘기를 듣고 적당한 가격선에서 하나 구입하려 했으나 와인의 종류가 수십가지나 되고 가격도 천차만별이어서 어떤 제품을 골라야 할지 가늠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와인을 단순한 술이 아닌 건강음료로 인식한다. 레드와인이 화이트와인에 비해 건강에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레드와인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와인의 맛이나 향은 염두에 두지 않은 채 무조건 레드와인만 찾는 사람들도 많다. 비싼 게 건강에 좋겠지라는 그릇된 선입견으로 7만-8만원짜리 고급 와인도 거리낌없이 사는 돈 많은(?) 주머니들도 더러 있다.

 

자! 이제부터 와인에 대한 심리적 거품을 빼자. 심리적 거품이라면 우선 건강때문에 매일 꼬박꼬박 마셔야 한다는 강박관념, 비싼 것 마시면 괜히 자신의 위상이 높아질 것 같다는 ‘체병’을 벗어던지라는 말이다.

대전와인아카데미 박한표 원장과 장영수고문의 도움말로 와인을 제대로 즐기는 법을 알아보자.

 

◇와인품종만 알아도 와인의 절반은 안 셈이다.

 

와인은 품종에 따라서 맛과 향이 결정된다. 레드 와인 중 ‘메를로’ 품종은 부드러우면서 떫은 맛이 덜해 와인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나 여성들에게 인기다. 레드와인의 대명사인 ‘카베르네 쇼비뇽’은 떫은 맛이 나면서 맛이 깊고 무거운 느낌이다. ‘피노누와’는 맛이 담백하면서도 약간 느끼한 맛이 느껴진다.

 

화이트와인의 대표품종은 ‘샤르도네’로 청량감과 달콤함이 느껴지며 약간 신맛이 난다.

 

◇고기 먹을 때 레드, 생선 먹을 때 화이트?

 

많은 사람들이 무조건 고기 먹을 때는 레드, 생선 먹을 때는 화이트를 먹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빠져 있다. 고기와 레드와인이, 생선과 화이트와인이 어울리는 것은 사실이다. 레드와인의 타닌 성분(떫은 맛)을 고기가 중화시키고, 화이트와인의 신맛이 생선의 비린맛과 소화를 돕는다.

 

하지만 고기=레드, 생선=화이트는 꼭 고집할 필요가 없다. 육질이 고기와 비슷한 참치의 경우 가벼운 레드와인도 무난하며 닭고기와 같은 화이트 미트의 경우에는 화이트 와인도 곧잘 어울린다.

 

◇수확연도(빈티지)가 오래될수록 좋은 것만은 아니다.

 

와인을 고를 때 수확연도(빈티지)가 오래될수록 좋은 줄 안다. 하지만 와인은 위스키처럼 보관기간이 길수록 양질의 상품이 나오는 게 아니고, 기후적(가물수록 좋다)인 영향을 많이 받는다.

 

프랑스 보르도산의 경우 1989년과 1990년, 2000년산을 최고품으로 치는 반면 1994년, 1997년, 1998년, 1999년도 산의 품질은 2000년대 이후에 수확한 와인에 비해 떨어진다. 기후변화가 거의 없는 호주산의 경우에는 빈티지와 상관없이 대부분 품질이 균일한 편이다.

 

2004년에 수확한 와인이라고 해도 집에서 2년정도 잘 보관한 뒤 먹으면 얼마든지 좋은 와인을 즐길 수 있다.

 

◇건강때문에 꼭 고급와인을 마실 필요는 없다.

 

전문가들은 건강을 생각해 레드와인을 마신다면 하루에 300㎖가 적당하다고 한다. 분명한 사실은 와인의 가격이 비싸다고 건강에 더 유익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저가의 레드와인을 마셔도 상관없다. 저가와 고가의 차이는 향과 맛의 차이일뿐 와인이 갖고 있는 기능은 거의 똑같다.

 

◇와인은 냉장고에 보관하지 말아야 한다.

 

와인은 햇빛(전등 포함), 고온(섭씨18도 이상), 온도변화, 건조, 냄새, 진동 등 6가지를 싫어한다.

 

많은 사람들이 와인을 구입한 뒤 냉장고에 보관하는 경우가 많은데 냉장고는 온도변화가 심할 뿐더러 열고 닫을 때마다 병이 흔들리기 때문에 와인보관에 적당하지 않다.

 

굳이 서늘하게 보관하고 싶다면 섭씨 5도를 유지하는 김치냉장고가 좋은데 반드시 김치등 다른 물건들과 따로 보관해야 한다. 왜냐하면 와인은 냄새에 민감하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본래의 향을 잃어버릴 수 있다.

 

아파트 등에서 가장 좋은 보관장소는 햇빛이 들어오지 않는 뒷베란다 다용도실에 코르크가 약간 적셔질 정도로 눕혀 놓는게 가장 좋다.

 

또 한가지 조심해야 할 사항은 할인매장등지에서 와인을 구입한 뒤 곧바로 눕혀 놓는 경우가 많은데 와인은 진동에 민감한 만큼 2시간정도 세워 놓아 안정상태로 만든 뒤 눕혀 보관해야 한다.

 

◇와인을 마실 시기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와인을 고를 때 가장 고려해야할 사항은 와인을 언제 마실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식사전에 마실 와인이라면 단맛이 가미되지 않은 드라이한 와인이어야 하며 식후에 입가심으로 마실 와인이라면 아이스와인으로 대표되는 스위트 와인이 적당하다.

 

식사 중간에 마실 와인이라면 요리의 재료에 따라 화이트, 레드를 고르는 게 좋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대전일보 글 韓景洙·사진 張吉文 기자

 

 

 

“와인은 술이 아니라 사람을 이끄는 마술”…

 

           박한표 와인아카데미 원장

 

[쿠키뉴스 2006-08-23 03:49]

[쿠키 문화] “술은 껄끄러운 관계를 부드럽게 만드는 마법이 있잖아요. 와인만큼 그 역할을 톡톡히 하는 술은 없어요.

 

 건강에 좋으면서 속도를 조절할 수 있고 대화를 이끌어내는 술은 와인 말고 뭐가 있겠어요.”

 

대전와인아카데미 박한표 원장는 대전에 와인문화를 전파하는 전도사다. 현재 그의 와인철학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은 대략 150명.

 

1개월 코스의 와인아카데미 교육과정이 벌써 13기째이고 한 기수에 10-15명정도 수강하니 그 수치가 나온다. 의사, 변호사, 검사 등 전문직에서부터 주부, 회사원, 학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와인아카데미 수강생 모집은 철저하게 추천제를 고집하고 있다. 수료생이 추천을 하는데 추천대상이 수업참석을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수료생의 추천권 자체를 박탈한다.

 

다소 폐쇄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 추천제에 대해 그는 “정말로 와인을 좋아하고, 와인문화를 정착시키려는 사람들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냥 폼잡기 위해서 와인아카데미를 들어오는 사람을 막기 위한 장치죠”라고 답했다.

 

와인아카데미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7시부터 9시까지 와인과 관련한 강의를 한 뒤 1시간정도의 시음회를 갖는다. 하루에 4종류씩 10명당 1병꼴로 시음을 하는데 레드와인과 화이트 와인, 포도품종과 생산국, 저가와 고가 등 다양한 형태로 맛본다.

 

시음경비는 철저하게 더치페이제다. 1회당 개인경비는 식사비를 포함해 대략 4만-5만원선이다.

 

공주사대 불어교육과를 졸업한 박원장은 한 때 중학교 영어교사를 한 적이 있다. 불문학을 전공한 사람이 영어를 가르치는 게 아이들에게 죄를 짓는 것 같아 과감하게 학교를 그만 두었단다.

 

국내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뒤 프랑스로 건너갔다. 불문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8년만에 귀국한 뒤 청주대에서 국제 매너학 강의를 맡았다.

 

“국제매너학을 가르치다보니 자연스럽게 와인을 접하게 됐죠. 다행히 불어 구사가 자유로워 와인을 독학하는데 그리 어렵지 않았어요. 4년간 공부하다보니 와인은 단순한 술이 아니라 문화라는 것을 깨닫게 됐죠. 그래서 프랑스 문학이 아니라 문화를 알리기 위해 나서게 된 것입니다.”

 

그의 꿈은 대전에 전용와인 바를 만드는 것이다. 현재 거품이 잔뜩 낀 와인의 가격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낮춰 많은 사람들이 와인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의 음주문화가 결과중심이었다면 와인은 과정중심이죠. 또한 기존의 음주문화가 남자들 중심의 밖의 문화였다면 와인은 부부, 가족 중심의 안의 음주문화예요. 와인을 부담스럽지 않은 편안한 문화로 인식하는 사회가 빨리 자리잡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대전일보 글 韓景洙·사진 張吉文 기자

 

 

중국요리와도‘찰떡궁합’…

 

노다지엔 까르미네르ㆍ

 

팔보채엔 카베르네 쇼비뇽

 

[쿠키뉴스 2006-08-23 03:49]

[쿠키 문화] ‘중국요리에 와인?’

와인은 일반적으로 스테이크나 생선에 곁들이는 술로 알고 있다.

 

반면 기름기가 많은 중국음식은 알코올 도수가 높은 증류주나 소주가 제격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중국음식과 와인은 의외로 궁합이 잘 맞는다는 게 와인 전문가들의 얘기다. 특히 레드와인은 중국음식과 찰떡궁합이다.

 

과거 전통중국요리는 향신료를 많이 사용해 강한 자극과 함께 느끼한 맛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와인이나 생과일을 소스로 사용해 육질이 훨씬 부드러워 지면서 깔끔한 맛을 내고 있다.

 

와인이나 생과일 소스는 기존의 자극이 강한 소스에 비해 훨씬 담백해 중국요리의 맛을 더욱 풍부하게 한다.

 

중국요리 전문점 이금당 정철성 지배인은 “와인으로 요리를 하면 전통중식이 갖고 있는 느낌함과는 사뭇 다른 독특한 맛이 난다”면서 “와인소스는 의외로 한국인들의 입맛에 잘 맞는다”고 말했다.

 

와인은 모든 음식이 갖고 있는 결점을 보완해 주는 보충제 역할을 한다. 생선요리를 할 경우 와인을 넣으면 속을 매스껍게 만드는 비린내를 없애주고 육질은 더욱 더 부드러워져 입안에서 살∼살∼녹는다.

 

또한 코 끝에 전해지는 와인의 은은한 향은 식욕을 당기게 해 음식의 미감을 더욱 살린다.

 

정씨는 와인에 잘 어울리는 중국음식으로 단호박에 키조개, 전복, 해삼등 해산물과 크림소스를 끼얹은 노다지(1접시 6만원)를 적극 추천했다.

 

노다지의 맛은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워 칠레산 까르미네르 와인이나 달콤한 맛이 감도는 메를로 와인과 잘 어울린다.

 

팔보채나 깐풍꽃게요리처럼 소스의 향이 강한 중국요리에는 떫은 맛과 깊은 맛이 잘 어우러지는 카베르네 쇼비뇽 와인이 제격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대전일보 글 黃陳鉉·사진 張吉文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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